Xp
자동
Free-Talk

이기심에서 시작 된 출산 이야기 -10

 
25
  1683
2023-01-30 20:27:48

어느덧 시리즈가 10편이 되었네요...
처음쓸땐 1명당 2편씩해서
10편이면 끝날줄 알았는데....(먼산)
아직 멀었네요...



처음 제가 임신테스트기를 매직아이로 확인하고
며칠뒤에 테스트기의 두줄이 진해진뒤
임신테스트기를 보여주며
남편에게 임신을 한 것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근데 남편의 반응이 의외였어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 또....?” 라고 하는 겁니다.
이미 남편은 성별에 대한 기대를
아예 내려놓았기 때문에 그랬나 싶은 생각이
이제야 좀 드네요 ..ㅎㅎ
아무튼 어려움 없이 계획대로(?) 임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우리 부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셋째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냈지요.

임신사실을 양가 부모님께 알리고 ...ㅋㅋ
또 시어머니로 부터 어쩐지 꿈을 꿨다는
데자뷰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잔잔한 물가에서 작은 붕어들을
나무바구니에 마구 담으시는 꿈을
꾸셨대요 ㅋㅋ 이번에도...물고기 입니다....
저는 언제쯤 제 아이 태몽을 꿀 수 있을까요
심지어 신랑도 안꾸네요 ㅋㅋ

셋째의 태명은 ‘아유’ 였어요.
그때 당시에 둘째가 야구를 좋아했는데
야구를 ‘아유’ 라고 발음 하기도 했고
아빠가 좋아하던 아이유처럼 크라고
아이유를 아유로 줄여 불렀어요 ㅋㅋㅋ

우리 아유는 참 다리가 길었습니다.
초음파를 갖다대면 항상 초음파 화면으로
다리가 가로지르고 있었죠 ...ㅎㅎ
독보적인 롱다리 라는걸 초음파만 봐도
알수가 있었습니다ㅋㅋ
초음파가 다 거기서 거기 같지만 은근히
아이의 특징이 잘 나타나더라고요
아유가 지금도 손가락발가락이 가늘고 긴데,
그런 모습도 초음파에서 바로 알수 있을 정도 였어요.
초음파를 보는 사람마다 얘는 다리가 참 길다
신기하다 했었어요.

셋째 임신중일때는 계속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막 임신확인을 받았을때쯤
직장 상사분과 함께 알고 지내던 지인의 임신 소식을
들었어요. 저와 비슷하게 아들이 둘있는 분이었는데
시기상으로 저보다 한 일주일 정도 빠른 것 같더군요.
그 분 임신 이야기를 하면서 “ 커듀탐이는 임신 안했나 ?” 하는
떠보는 질문에 “ 네?????? 임신했어요..“ 하면서
걸려들고야 말았습니다 ㅋㅋㅋㅋㅋ
셋째를 가지고 싶어하는걸 알고 계셨기 때문에 ㅋㅋ
삽시간에 직장내에 소문이 퍼졌어요.

제가 전체적으로 입덧을
심하게 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이때는 참 .. 고기가 먹기 싫더군요
그냥 보기도 싫고 맛있어 보이지도 않고요.
입에 넣는 순간
‘ 내가 이런걸 돈주고 먹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덧이 심한 분들은 너무 고생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 뿐 아니라
다 토해내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ㅜㅜ
한.. 12주쯤까지 그랬던 것 같아요.

14-15주쯤 되었을 때입니다.
직장상사분 하고 같이 있는데
그분이 저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 커듀탐씨, 그때 그 임신하신분 있잖아~
딸이라고 하더라 ”
“ 와...부럽다...”
정말 1초의 생각도 들지 않고 저렇게 대답했어요 ㅋㅋ
저 대답을 할때 왜 저렇게 대답했는지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그런걸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입밖으로 비집고 나온 단어였어요 ...ㅎㅎ
진심으로 부러웠어요
“ 커듀탐씨는 아직 모르잖아 ”
“ 그래도 알고 있다는게 부러워요...”

그날은 직장내 운동회가 있는 토요일이 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운동회에 참석을 하고
아이들도 신나게 뛰어 놀고 맛있는 음식도
실컷 먹었지요.
친정엄마가 아이들을 봐주러 오셨기 때문에
신랑과 함께 먼저 집으로 돌아가고
저는 운동회 뒷정리를 위해 남았습니다.
뒷정리를 마치고 나니
산부인과가 아직 진료중일 시간이더군요.
마침 담당선생님이 당직이셔서 진료중이셨습니다.
저는 여초 직장에 근무중이었는데
우리 직장동료들은 빨리 성별 알아보러 가라며
아우성이었습니다 ㅋㅋ
그래서 직장동료의 차를 타고 산부인과로 향했어요.
아마 16주가 조금 안됐던것 같아요
그다음주 평일이 진료일이었으니 말입니다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진료실에 들어섰어요.
제 담당 선생님은 이런 저런 사담을 전혀 하지 않으십니다.
아주 조용하신 분이에요.
초음파를 보면서 이래저래
배둘레, 다리길이, 머리둘레 등을
꼼꼼히 재어 주고 계신데
제 머릿속엔 엉덩이 쪽을 좀 보여주세요
하는 마음 뿐이었어요 ㅋㅋㅋㅋ
초음파를 본 시간은 한 5분 남짓이었는데
그시간이 5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또 선생님이 저에게 물으십니다.
” 위에 아이 성별이 뭐라 하셨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둘다 아들이에요..“
” 음....... “
속으로 선생님 제발 말좀 해주세요
차마 입밖으로 내 뱉지는 못하고 심장만 쿵쾅쿵쾅
” 얘는 뭐가 안보이네요..
자꾸 봐도 안 보이는 것 같아요 “
” 네????????????진짜요??????? “
제가 눈이 똥그래져서 선생님께 되물으니
엄청 당황하시다가 다시 차분해 지시면서
“ 네 지금 안보이는데.. 저도 뭐 실수는 하니까요
하하하하... 다음에 다시 봐드릴게요 ”
이 뭥미... 이게 무슨말인가요 ㅋㅋ
딸이면 딸이지 뭘 또 다시 봐주신다고
한발 물러나시는 겁니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동안 찾지 않으려 해도
버젓히 보여주던 미사일이 없어서 행복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 딸이라는데..... ]

아니 근데 답장이 없는 겁니다....
심지어 확인도 안하고...
뭐 저야 아쉬울거 없으니까요 ~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중에
친정엄마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 뭐라하더노??? “
” 내가 문자 보냈는데 확인 안했나? “
” 문자보냈다하는데 왜 안봤노!!! 뭐라하던데 ?“
애써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 미사일이 안보인다고 하네 ~ “
” 아이고 잘됐네!! 딸이란다!!! “
수화기 너머로 진짜요??? 하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ㅋㅋ
제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남편의 SNS를 보니 우리 둘째가 덩실덩실 춤추는
영상을 올리며 자기 지금 기분이라고 너무좋다고
올렸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행복도 잠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 저도 실수를 하니까..’ 하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라고요...
워낙에 성별반전도 심심찮게 있는 터라..
그게 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언습해 왔습니다.

4주를 어떻게 기다리나요.....
4주동안 불안감에 떨어야 하나요....??

다시 주말이 되고, 남편은 출장가고 없었습니다.
토요일, 두아들을 데리고
개인 산부인과로 향합니다.
확답을 받으려고요.
안봐주는 병원도 있다고 하던데
주변에 봐줄수 있다고 하는 병원을
수소문 했네요 ㅋㅋ 정말 간절했습니다 ㅋㅋ

선생님이 우리아이들을 보고
“ 동생 보러 왔구나~~
예쁜 공주동생이면 좋겠는데 그치?? ”
하면서 초음파를 보았어요.
역시나 롱다리를 뽐내는 아기 ㅋㅋㅋ
아기가 초음파에 나타나자 마자
우리아이들은 “ 아유다! ” 하면서
신나게 춤을 덩실덩실 춥니다 ㅋㅋ

선생님이 아주 세심하게 봐 주시네요.
“ 음 탯줄에 가려져 있긴 하네요 ~
잠시만요 조금 흔들어 볼까요~~ “
꽤 오랜 시간 봤던 것 같습니다.
” 탯줄이 뒤에 보이긴 하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남자아이 같은 느낌은 없네요. 공주 같아요 “
드디어 확신이 섰습니다.
내가 딸맘이 되는 구나..
나의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구나..!

그런데 또 ...
임신성당뇨의 걸림돌에 걸리고 말았어요.
하필 전날이 회식 날이었습니다.
아니 저도 미련한게,
회식날 다음이면 검사를 미루면 되는데
왜 검사를 하겠다고 가서는...ㅜㅜㅜㅜ
여튼 자제하며 먹는다고 했는데
입덧증상이 사라진 임산부에게
고기와 냉면이 어찌 자제가 되겠어요.
그리고 고기도 고기지만..
냉면은 당수치가 정말 많이 올라갑니다.

결국 또... 아슬아슬하게 정상수치를 넘기고 ㅋㅋㅋㅋ
다신 하고 싶지 않았던 재검을 또 했네요.
2년전 데자뷰같은 지루함....
근처에 전통시장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둘째때 처럼 3번의 검사로 조기 귀가를 했습니다.
시장에서 먹고싶은 음식을 가득 안고서요 ㅋㅋㅋㅋ

27-8주쯤 되면 병원에서 입체초음파를
찍어 주십니다.
제가 다니던 병원은
담당선생님 말고 입체초음파를 찍어주는
선생님이 따로 계셨어요.
양쪽귀 손가락 발가락 얼굴형태 등을 입체적으로
봐주기 위해서 하는 초음파 였는데,
초음파를 보는 와중에
선생님 께서 저에게 물으십니다.
“ 담당 선생님 께서 딸이라고 하셨다고요....??? ”




18
Comments
3
Updated at 2023-01-30 20:29:52

(이미 다 알고 있지만) 제발 딸이라고 해주세요~

WR
1
2023-01-30 20:35:51

딸임을 확인 받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릅니다 ..ㅎㅎ

2
2023-01-30 20:35:43

으으악... 여정은 길고 기네요...

WR
2
2023-01-30 20:43:04

그렇죠..지금은 이렇게 글로 금방 쓰는데
그때는 하루하루가 어찌나 길었는지..

2
2023-01-30 20:42:29

모든 일엔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되새기고 갑니다. 아직도 셋 남았네요. 대단하십니다.

WR
2
2023-01-30 20:43:57

맞아요. 쉬운게 없습니다....
당연한 것도 없고요

2
2023-01-30 20:52:54

남자 여자 하나씩 낳는게 진짜 어려운거 같네요..

보통 한쪽 성별만 낳던데 왜 그런지 신기하긴하네요

WR
1
2023-01-30 20:58:36

아마 유전적이거나 신체적인 이유도 있지 싶어요.
생활습관도 있을거고...ㅎ

제가 이전글에 남자의 피로도에 따른 성별 확률에 대해서 썼었는데 ㅋ
제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미치게 피곤할때, 혹은 스트레스 받을때
사랑나누는걸 좋아하는 분도 있고
마음이 편하고 기분 좋을때 사랑나누는걸 좋아하는 분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ㅋ

2
2023-01-30 21:37:19

탐탐님의 딸을 향한 간절함이 절실히 느껴집니다 ㅋㅋ 

 

임신과 출산의 과정이 큰 기쁨도 주지만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일인지 글을 읽을 때마다 느껴져서 코 끝이 찡해진 적도 많았어요! 오늘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탐탐님 :-)

WR
2023-01-31 09:57:34

막 써내려 간건데.. 코끝이 찡할때도 있으셨다고 하니 놀랍네요... 부끄럽기도 하고
저때는 정말 절실했어요ㅋㅋ
그 이후로도 절실하긴 했습니다만....(이하생략ㅋㅋ)

2
2023-01-30 22:53:23

아들딸 확인의 길은 멀고도 멀군요

WR
2023-01-31 09:58:19

거의 선생님이 말씀하신게 맞긴 하지만...
그 한번씩 있는 반전이 내가 될까봐 그런 것 같아요

1
2023-01-31 09:43:16

 항상 즐겁게 읽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첫째 아들 둘째 딸 (d-85) 입니다.

하하하 연년생 테크트리..

WR
1
2023-01-31 09:59:58

좋은 비율 이네요
저도 셋째 넷째가 .. 연년생입니다...
물론 순서가 딸 아들로 다르긴 합니다만 ㅋㅋ
보통 아들이 첫째고 둘째가 딸이면
딸이 오빠를 이겨먹으려고 한다고 하더라구요....ㅎㅎ
힘내세요

1
2023-01-31 10:14:44
 아들에게는 배려를

딸에게는 존중을 가르치자고 와이프에게 늘 이야기 하지만

아직 첫째는 아빠밖에 못합니다 하하하..

와이프가 근 3년간 임신 출산 하고있어서

힘들어하는데 해줄 만한 좋은 것 있을까요!?

 

+저도 세명까지는 노려볼 생각입니다 음하핳...

WR
2023-01-31 19:33:03

저는 남편이 아이들 목욕&양치 시켜주면 좋더라구요 애들도 아빠랑 유대감 생기고요.
그리고 저는 신랑이 한번씩 아이들 전부 다 봐주고 자유의 시간을 가집니다 ㅋㅋ
요가나 마사지 하는거 좋을것 같아요!
뭐가 하고 싶은지 넌지시 물어보시고 오롯이 그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플랜짜서 가져다 주면 좋아하지 않을까요 ㅎㅎ

1
2023-01-31 17:21:52

저희 집안엔 딸이라곤 딱 2명 있는데...아들은 10여명..
형이 결혼해 조카를 낳았는데...둘 다 아들

WR
2023-01-31 19:29:47

그래도 두명이라도 있어 다행이네요..

아무래도 y정자가 강한 DNA가 있긴 한가봅니다..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