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심에서 시작 된 출산 이야기 -9
맞은 편 산모에게 눈짓으로 누구냐고 물었더니
본인도 눈짓으로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용히 제자리에 누워서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
옆자리에 수액 맞으시던 분이 갑자기 말을 거시네요.
“ 저기요.... ”
“ 아 네~ ”
이런 저런 이야기를 꺼내시는데
아마 철분인가 비타민D부족으로 수액를 맞는
만삭 임산부 였던것 같아요.
저에게 출산했는지 몇째인지 성별은 무엇인지
물어보더군요..ㅋㅋ
둘째고 아들이라고, 첫째도 아들이라고 했더니
저를 안쓰럽게 바라보면서..
“에구.. 어째요..저는 딸이에요.” 하는 겁니다..
” 괜찮아요. 원래 아들을 둘 낳으려고 했었고
셋째도 계획하고 있으니까요~ “ 라고하니
호호호 웃으면서
” 그래도 딸을 낳으면 비행기 탄다고 하잖아요~“
하더라고요 ㅋㅋ
앞 자리 산모와 제가 눈을 마주치며 미묘한 웃음이
오갔습니다...ㅋㅋ
그뒤로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 아 그래요? 몰랐어요 ㅋㅋ “
이러고 대충 얼버무렸어요.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간 그 산모의 대화가
참 인상 깊었네요...ㅋㅋ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요즘은 아들보다 딸이 낫다. 그런 뉘앙스였어요.
‘ 아들도 한번 낳아보세요. 얼마나 귀여운데..’
하고 싶었지만 대화가 길어질까봐
더이상 하지 않았습니다...ㅋㅋ
의사 선생님이
아기가 쉽게 내려오지 않았을때
회음부가 많이 부은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보통 자연분만은 3일입원인데
하루더 연장 입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바로 위에 조리원이라 굳이..(?) 싶었지만
그냥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아기는 3일만 의료보험이 되기 때문에
하루를 비급여로 입원비를 냈어요 ...ㅜㅜ
8만원..ㅋㅋ
첫째의 돌 이후로 메르스가 한창이었는데
그래서 면회가 자유롭진 않았어요.
또 첫째는 사라진 엄마때문에 속상했는지
구내염까지 앓았다고 하네요.
근처 소아과로 진료 왔다가 저를 보고 간다고해서
아래층 카페로 내려갔습니다.
띵똥 하고 엘레베이터가 열리는데.....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던 첫째가 갑자기
저를 이렇게 째려보더라고요.
” 네이ㄴ....너 어디갔었어! “ 이런 표정...ㅎ
참 마음이 아파서 남몰래 눈물을 훔쳤어요.
그러고는 어디로 후다닥 뛰어갔는데
다시 저에게로 와서 잘 놀더라구요.
이 마음이 참 묘합니다.
둘째는 예쁜데 첫째는 너무 안쓰럽고 그런마음이요.
첫째를 낳을때 진통의 아팠던 기억은
한 한달정도 갔습니다.
그런데 둘째는 조리원 올라 가는날
이미 잊었어요 ㅋㅋ 기억이 안나는거예요
오로지 아기에게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둘째는 젖을 참 잘 먹었어요.
분유를 거의 안먹은 것 같아요 그런데
조리원에서 잘먹고 집에와서는 첫째랑
같이 씨름 하느라고 분유로 시간을 벌었네요 ㅜㅜ
저는 둘째 태어나기전에 첫째와
준비 한것이 있습니다.
동생 받아들이기 놀이 인데요
아기인형을 사주고 같이 우유도 주고
업고 다니고 안아서 재워주고 하는 놀이를
매일 했어요!
션&정혜영 부부가 말하길,
엄마가 동생을 안고 처음 만나면
첫째는 배우자가 애인을 데리고 집에 오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는 다고, 처음부터 아이를 안고 들어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첫째 아이의 충격을 안받게 하기 위해
친정에 도착했을때 친정 엄마가 먼저 나와서
아기를 안고 저와 신랑은 들어가서
첫째를 먼저 안아주었네요.
그리고 나서 아기침대에 동생을 눕혔더니
우리 아이가 동생이 궁금한지 침대 옆으로 뛰어가
동생을 보기위해 폴짝폴짝 뛰었습니다.
그래서 첫째를 안아 올려 같이 보았죠.
그리고 함께 안아 보고 또 앉아있는
첫째위에 눕혀주기도 했어요.
동생의 작은 발가락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며
해맑게 웃는 첫째가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근데 우리 둘째가 분유를 엄청 먹더라고요.
안 먹을때는 자꾸 울고요.
눕혀놓으면 울고...
아 큰일났네 등센서 작동하는 애기구나
우리집 가면 큰일 나겠네 싶었습니다.
둘째도 한 50일까지 있다가
그때 마침 우리가 당첨된 집근처 아파트에
이사할 시점이라, 이사하는 집으로 먼저 갔어요.
텅텅빈 집에 매트와 이불만 깔아놓고
친정엄마와 저와 아이둘이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 신랑이 이삿짐센터와 함께 왔어요.
그날부터 첫째는 어린이집에 갔어요.
그때가 21개월이에요.
좀더 일찍 보내고 싶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친정에 있느라 못보내고......(먼산)
이사를 하는 동안 친정엄마께서
유모차를 끌고 둘째와 동네를
열심히 돌아주셨습니다...
우리 둘째는 집에와서 아주 잘잤습니다.
친정에 있을때 엄마가 애기 춥다고
옷을 두겹세겹 껴입히고 보일러 틀고 해서 그랬던거
같아요.. 몸을 아주 비틀어 대길래 옷을 벗겼더니
아주 꿀잠을 자더군요.
게다가 낮잠 잘쯤에 바운서에 태워놓고
설거지 하는데 갑자기 하도 울어대서 하던 것만
마무리하고 재우려고 조금만 기다려~ 5분만~~
하고 있는데...
어느새 혼자 잠이 들었더라고요 .....ㅋㅋ
그래서 그때 깨달았죠...
아 아기는 혼자 잘 수 있구나......
안아서 안재워도 되는거구나...
분유수유를 해서 그런지 둘째는 50일부터
8시간 통잠을 잤습니다.
4시간쯤지나고 일어나야하는 압박감에 자다가
일어났는데...일어나고 나서 너무 개운한 기분에
시계을 보니 8시간을 잤더군요!!!!!
그때 그 행복이란... 밝아오는 창밖을 보는 내가
이런 개운한 모습이라니 감개무량했습니다.
우리 둘째는 ㅋㅋ 아기때 눈을 잘 못떠서
참 안쓰럽게 생겼었습니다 눈두덩이에 살이 많아요
엄청 슬퍼보이는 얼굴...
근데 저는 또 그게 그렇게 귀엽더군요....ㅋㅋㅋ
지금은 눈이 많이 커졌지만
그때는 눈뜨지 못하는 아기가 서글퍼 보여서 안쓰러웠던 추억이 있네요.
둘째는 9개월부터 어린이집에 갔습니다.
제가 일을 해야 했거든요....ㅜㅜ
그래도 형아랑 같이 가니까 좀 나을거라 생각하면서
보냈어요. 어린이집에서 가장 어린 아기라 그런지
사랑은 참 많이 받았습니다.
형아도 지나는 길에 동생반 문을 열고 잘있나 확인하고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지금도 둘은 둘도 없는 친구이면서
애증의 관계입니다
맨날 싸우지만 서로 없으면 못살죠 ㅋㅋ
서로 성격이 정반대라 그런지 오히려 잘 놀아요.
셋째 계획은 저의 이기심으로 혼자 세웠습니다.
물론 신랑도 셋째를 낳자 하긴 했지만
가지는 시점을 오로지 아무 계획없이
저혼자 정했어요.
일단 둘째가 1월생이니까 좀 넉넉하게 가져도
2살 터울이 될 것 같으니까 너무 급하게 가지지
않아도 될 것같았어요.
셋째를 딸로 낳기 위해 아주 많은(?) 공부를
해야했습니다 ㅋㅋㅋ
그냥 뭐랄까 인터넷검색에 나와있는 딸 낳는법..이
우리집과는 정 반대 생활환경이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선택한 두가지 방법은
첫번째, 남자가 피곤해야 한다.
두번째, 배란예정일보다 웬만하면 2-3일
빨리 사랑을...ㅋㅋ
(배란일에 가까울수록 아들 확률이 높아진다.)
이었습니다.
물론 성별은 신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만,
과학적으로 성공율(?)만이라도 높일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한겁니다 ㅋㅋ
우리신랑은 이전에 서술했다 싶이 수면욕이
강한 남자라 자신이 피곤하다고 느끼면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잠으로 피로를 푸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닥 피곤하지 않아요.
(본인은 동의하지 않지만 제가 보는 객관적인 시선입니닼ㅋㅋ)
그런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신랑이 외국으로 2주간 출장을 가게 된 것이에요!
마침 돌아와서 3-4일쯤 뒤가
제 배란예정일이었습니다.
시차로 피곤해 있는 남편과 2-3일쯤 전에
숙제를 하면
딸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같아.....!!!
지금 이 기회다.....!!!! 라는 희망으로
계획을 진행했습니다 ㅋㅋㅋㅋ
사실 제가 먼저 들이대는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남편은 적잖아 놀랐을것 같지만
아빠를 딸바보 만들어 주기 위한 아내의 노력이었다
이제는 부디 그렇게 생각해주길 바랍니다....ㅋㅋ
처음 제가 임신테스트기를 매직아이로 확인하고
며칠뒤에 테스트기의 두줄이 진해진뒤
임신테스트기를 보여주며
남편에게 임신을 한 것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근데 남편의 반응이 의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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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셋째 따님 탄생의 서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