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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뒷 이야기들: ‘캡 전문가’들의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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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2-22 13:52:17

 


 

 

 

   III. CBA에도 '회색 지대'는 있다

 

 

    

 

    Larry Coon(CBA FAQ 저자):  CBA 룰 북이 얼마나 두껍습니까, 내용은 또 얼마나 방대하고요? 그런데 그 두꺼운 CBA 책으로도 모든 부분을 다 커버할 수는 없습니다. 그 한 권으로 모든 부분을 다룬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예요. CBA가 계속 업데이트 되는 이유가 '이전 CBA의 부족한 점을 메꾸기 위한' 거잖아요? 결점이 계속 드러난다는 거죠. '새 CBA'는 '보완'이지, '종착'이 아닙니다. 

 

    양 측(선수협과 사무국)이 새 CBA를 놓고 협상을 시작합니다. 각자가 들고 나온 주제들이 제시되고, 변호사들이 이를 어떻게 명문화해서 삽입할지, 또 구 CBA를 새 CBA에 맞게 어떻게 바꿀지 머리를 맞댑니다. 이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늘상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특히, 이전까지 없었던 개념을 처음 도입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죠. 그런 주제를 다룰 때 이른 바 '회색 지대'가 많이 생깁니다. 다른 사람들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걸로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그런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레나스 룰(Gilbert Arenas Provision)>이 좋은 예십니다. 그전까진 리그 내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우리 팀에 Gilbert Arenas라는 선수가 있어요. 이 친구는 1라운더가 아니라 2라운더라 버드 룰 대상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3년 차에 FA가 돼버렸어요! 신인은 3년 차까진 데리고 있을 수 있게 해주기로 했잖아요! 근데 우리 팀이 잡을 수가 없게 됐다고요!'하며 불평했죠. 

 


   그때,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창의적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Daryl Morey 같은 사람이었죠. 그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라, 그럼 포이즌 필 적용 안 받겠네?'라고요. 이렇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각도로 룰을 해석하는 단장들이 있습니다. 

 

  

  

     Bobby Marks:  멀리 갈 것도 없죠, 당장 Rudy Gobert 경우를 보세요! 원래 슈퍼 맥스의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직전 시즌, 혹은 지난 세 시즌 간 1회 이상의 MVP 수상

 

  • 직전 시즌, 혹은 지난 세 시즌간 2회 이상의 DPOY 수상

 

  • 직전 시즌, 혹은 지난 세 시즌 내에 All-NBA 팀 2회 이상 선정

 

 

  여기에 더해, 해당 팀에서 일정 시즌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조항도 있고요. 

 

  고베흐의 경우를 보면, 2017-18시즌에 DPOY를 탔고, 2018-19년에는 All-NBA에 뽑혔습니다. 하지만 CBA 슈퍼 맥스 조항 어디에도 '디포이 1회와 All-NBA 1회를 합쳐서 볼 수도 있다'는 해석은 없었습니다. 결국 이런 경우가 가능한지, 그리고 해당 조항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사무국에 직접 문의를 하게 되는데, 이번 케이스를 두고 사무국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라는 스탠스를 취했습니다. 

 

   고베흐는 그렇게 슈퍼 맥스를 받게 된 겁니다. 

 

 

 

DPOY 수상 경력과 All-NBA 선정 경력을 함께 적용시키는 방식으로 슈퍼 맥스 자격을 얻어낸 Rudy Gobert. 

 

 

 

 

     익명의 NBA 캐펄러지스트:  이번 Rudy Gobert 케이스는 미쳤어요! 각기 다른 수상을 섞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거든요. 이런 일이 한 시즌에 몇 번 일어나곤 하는데, 전에는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고, 사무국에서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경우일 확률이 높죠. 그래서 CBA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겁니다. 

 

   John Wall의 '15% 트레이드 키커'도 같은 경웁니다.* 이런 경우들이 발생하면, 사무국의 결정에 기대게 되죠. 고베흐와 월 케이스는 리그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경우였지만, 저조차도 100% 정확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힘든 자잘한 지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CBA를 완독한 후에도 말입니다. 

 

    (과거와 달리) 언제든 사무국에 연락할 길이 있다는 게 다행이죠. 

 

 

 *역주: 19-20 시즌, 월이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되기 전의 얘깁니다. 아시다시피 '15% 트레이드 키커'는 트레이드가 발생하면 팀에서 트레이드 당한 선수에게 그 시즌 연봉의 15%를 추가로 지급하는 계약조건입니다. 하지만 트레이드 키커로 받는 금액은 그 선수가 받을 수 있는 맥시멈 연봉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맥스 연봉 상한이 100만원인 선수가 95만원을 연봉으로 받고 있는데, 15% 트레이드 키커가 있다고 해서 115만원을 수령할 수는 없단 것이죠. 15% 키커가 있어도 이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연봉은 키커 포함 100만원까집니다. 

 

    위저즈가 월 트레이드를 알아보던 18-19 시즌, 존 월의 샐러리는 19.2M이었습니다. 맥스에 한참 못 미치는 계약이었죠. 15%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해도 구단 입장에서는 2M 정도만 추가 지급하면 되니 큰 부담은 아닙니다. 맥스 상한에 걸리지도 않기 때문에 월도 15%를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회색 지대'가 발생합니다. 

 

    월은 19-20시즌부터 시작하는 4년 슈퍼 맥스 계약을 2017년에 이미 맺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의 남은 계약은 1년이 아닌 5년(만기계약 1년+연장 기간 4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해가 플레이어 옵션이었으므로 트레이드 보너스 지급 조건에 해당하는 시즌은 네 시즌이었죠. 트레이드 보너스의 지급 조건은 '트레이드 된 시점으로부터 남은 계약 총액의 15%'입니다. 

 

    그래서, 리그 관계자들과 캡 전문가들 사이에서 '남은 계약 기간'이라는 부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해졌습니다. '지금 계약은 1년 남았지만, 앞으로 위저즈와의 남은 보장 계약은 총 4년이니 거기에 대한 15% 보너스를 다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하는 의견이 있었던 거죠. 이론상으로는 그리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남은 4년 총액인 142.9M의 15%를 줘야 하는데, 그러면 슈퍼 맥스 금액을 넘게 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다행히 월의 트레이드는 기존 계약이 끝나고 슈퍼 맥스 계약이 시작된 후에 이뤄졌기에 별 탈 없이 지나갔습니다만, 이 경우는 CBA 출범 이후 전무후무한 사태로 기록되었습니다. 앞으로도 'CBA의 회색 지대'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사례로 남게 됐죠. 

 

 

John Wall의 케이스는 CBA의 역사에 전무후무한 회색 지대로 기록될 것이다.

 

 

 

 

    Eric Pincus:  'CBA의 회색 지대'의 예시로, 투 웨이 계약자들의 <얼리 버드 조항(Early Bird Rights)>을 들 수 있습니다. 투 웨이 계약 자체가 생긴 지 얼마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구단들도 투 웨이 선수들에게까지 얼리 버드가 적용되는 것인지, 그리고 이 선수들의 캡 홀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리하는 중입니다. CBA 규정집에서 이 부분을 찾아봐도 명확한 기준이 없어요. 그런 주제인 거지요. 

 

    NBA 레벨 정도의 리그에 속해있는 팀이라면 이런 부분들을 깔끔히 정리해 줄 프로 캐펄러지스트를 두는 편이 좋을 겁니다. 사무국과 활발히 접촉하며 대놓고 리그에 궁금한 걸 모조리 물어봐 줄 수 있는 이들이지요. 

 

 

 

      익명의 NBA 캐펄러지스트:  사무국 직원 분들은 굉장히 일처리가 빠르고 명석very sharp합니다. 그분들도 어떨 때는 '우리도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든 그 부분에 대한 답을 반드시 찾아내서 알려주죠. 저희 업무에 정말 귀중한 자원들이세요. 

 

   

    Eric Pincus:  이런 '회색 지대 이슈들'을 트레이드 데드라인 날 맞닥뜨려선 안 됩니다. 데드라인 한참 전에 미리 해답을 찾아놓은 상태여야 하죠. 여러분이 애매한 부분을 발견해서  사무국에 뭔가를 문의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데드라인 즈음돼서는 얼마나 많은 팀들이 문의를 넣겠습니까? 우리 팀 대기번호가 어느 정도 될지 알 수가 없지요. '깔끔한 답변'을 받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겁니다. 

 

    좋은 캐펄러지스트라면 데드라인이 오기 전에 미리 숙제를 마쳐 놔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혼선이 생길지, 어떤 회색 지대가 생길지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요. 훌륭한 팀들은 한 번에 여러 딜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 그건 그 팀들이 미리 미리 준비를 해놨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캐펄러지스트를 두고 있거나, 아예 프로 캐펄러지스트를 두지 않은 프런트 오피스들은 이런 이슈에 부딪혀서 딜 자체를 망쳐버리는 경우가 더러 있죠. 

 

 

 

    익명의 NBA 캐펄러지스트:  CBA가 처음 탄생했을 때로 돌아가보면, 그때만 해도 CBA를 만들던 변호사들이 역할을 잘 못했어요. 개인적으론 CBA를 만드는 게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자기가 의도치 않은 결과가 너무나도 많이 생기긱 때문이죠. 앞으로도 이런 실수들은 계속해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똑똑하면서 농구도 잘 알고,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이 모여서 만들어도 똑같을 겁니다. 어마어마한 경우의 수를 한정된 시간 안에 생각해내야 하기 때문에 그렇죠. 이런저런 상황을 예측하는 데에 뛰어난 사람들이지만, 이건 수학문제가 아니니까요. 

 

 


 

  

 

 

     IV. 캐펄러지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익명의 NBA 캐펄러지스트:  GM이 되고 싶다거나, 농구 부문 총괄이 되고 싶어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죠. 어떻게 해야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요? 그 자리까지 올라가려면 방향 설정을 올바르게 해야 되고, 인내심을 가져야 되고,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남들이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일할 각오를 해야 하고요. 

 

    명심하세요. 리그 전체를 통틀어 GM은 '서른 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GM만 고집하는 것보다 프런트 오피스 내의 다른 직책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거죠. 여러분들이 이 쪽 일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적어도 CBA 규정집에서 시합과 관련된 부분만은 꼼꼼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CBA가 농구 경기에 끼치는 중요성에 걸맞는 '진중한 자세'로 그걸 읽어보세요. 만약 잘 이해가 안 되면 Larry Coon의 <CBA FAQ>를 읽으세요. 왜냐하면, 그 책은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자산이고, 굉장히 잘 요약돼있거든요. 추천하고, 또 추천하고 싶습니다.  

 

   요즘엔 트위터 덕분에 여러가지 정보들을 주고 받을 수 있어요. 좋은 점이죠. 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트위터에서 '자칭 캡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내뱉는 터무니 없이 틀린 정보들이 너무나 많이 보이거든요. 

 

 

 

  

    Larry Coon:  CBA에 관한 '최소한의 지식'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CBA에 관한 지식'이라는 건 두 가지를 의미하는데,

 

"오늘 이 시점에 실제로 CBA 북에 뭐라고 적혀있는가"를 암기하고 있는 것이 첫 번째고, 

"이 조항이 드러내는 뉘앙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상황에서 그게 어떻게 발현될지"를 '해석할 줄 아는' 게 두 번째죠. 

 

 

 

     Eric Pincus: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네트워크(인맥)도 많이 필요하고, 질문도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분야죠.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지요. 절대 자신이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전문가들의 머릿속에서마저 언제든지 오류가 나타나곤 하는 게 이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누군가가 제게 질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대답하지 않는 편입니다. 질문을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고, 자료들을 찾아본 후에 대답할 때도 있죠. 

 

 

 


     익명의 NBA 캐펄러지스트:  좀 포괄적인 답변일 수는 있겠지만, 그만큼 더 많은 분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답변일 겁니다. 인맥 부분에 있어서는 전 '한 명만 걸려라' 전략을 선호합니다. 농구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최대한 관계를 많이 만드세요. 그러면서 그들에게 배우는 겁니다. 만약 이 일이 진짜로 여러분의 꿈이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인턴을 해보는 게 좋은 시작점이 될 겁니다. 여러분의 능력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냥 어슬렁 어슬렁 다니면서 '나는 캡 전문가야~'하는 것만 보고 여러분을 채용할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구단에게 당당하게 보여줄 만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그걸 보여주세요. 그럼 구단에선 여러분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할 겁니다. 그런 사람은 티가 나게 되어있죠. 


 

https://twitter.com/BobbyMarks42/status/951801281336741888?ref_src=twsrc%5Etfw%7Ctwcamp%5Etweetembed%7Ctwterm%5E951801281336741888%7Ctwgr%5E2f6a83198d189b0bbf250dd30450bbf28a972314%7Ctwcon%5Es1_c10&ref_url=https%3A%2F%2Fhoopshype.com%2F2019%2F06%2F02%2Fnba-trades-rumors-capologist-general-manager-front-office-cba-salary-cap-larry-coon-bobby-marks-deal%2F

 

 

Bobby Marks 전 단장이 트레이드 해설 방송을 준비하는 모습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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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2-22 13:50:13

점점 시대가 변할수록 느바도 전문적인 분야로 나우어 지는군요. 사실 저도 머리가 아파서 저런건 신경도 안쓰는.... 그냥 큰 개념만 좀 잡으면 될것 같은 느낌...콜럭

2023-02-22 14:26:51

 단순히 수학적인 머리만 가지고 입문하면 안되겠네요. 뉘앙스를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의 어떤 언어적 능력?까지 포함되어야 할 수 있는 굉장히 어려운 직업이네요..

WR
Updated at 2023-02-22 15:29:07

오, 그렇잖아도 이 부분 찾아보는데 이해가 어렵더라고요. 매번 글에 도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살다살다 CBA 룰 북을 뒤져볼 일이 올거라곤..

-슈퍼 맥스 연장계약을 포함한 그의 잔여 연봉 총액은 총 142.9밀이고 이에 대한 15% 키커는 21.45밀.

-캡에는 남은 계약기간만큼 1/n되어 반영. 고로 매해 5.35밀이 월 소속팀의 캡에 잡힘.

-그러나 18-19 시즌 이후에는 슈퍼 맥스 계약자가 되므로, 키커를 수령하는 게 불가능.

저도 이렇게 이해했는데, 제가 이해한 게 맞는지요?

그런데 제가 찾아본 한 abc 뉴스 아티클에 이런 대목이 있었는데, 위에 있는 부분들과 부딪히더라고요.

'But Wall would also exceed the max salary THIS SEASON(2018-19) by applying the full amount of his bonus to 2018-19.'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18-19 시즌의 연봉에 11밀의 여유분을 넘는 키커가 캡에 잡힌다는 것 같은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 혼동이 됩니다.

https://abcnews.go.com/Sports/best-time-washington-trade-john-wall/story?id=5952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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