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앞으로의 경기 운영

뭐 할 말이 없을 정도로의 완패네요.

지난 글에서 예상했던 것처럼 오늘 우르퀴디가 나름 선발로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사실상 시리즈는 오버라고 봤는데요. 역시 1.1이닝을 던지는 것으로 오늘의 등판을 마무리 했습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는 사실상 ALCS는 보스턴에게 넘어가지 않았나 싶어지는게 사실이네요.

휴스턴 선발투수진의 가장 큰 문제는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하는 투수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맥큘러스가 압도적인 변화구를 이용해서 그래도 꾸준히 던지는 투수라고 보면, 다른 투수들은 참 애매합니다.

휴스턴 선발투수들은 시즌 성적이 AL 방어율 2위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좋은 선발진 같이 볼 수도 있습니다만, 이게 좀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일단 휴스턴 투수들 중 압도적인 삼진율을 가지고 있는 선발 투수는 없습니다.

2. 꽤 많은 경우 타자들이 일찌감치 점수를 뽑아주어 여유있는 투구가 가능합니다.

3. 그리고 수비가 좋은 편이라, 꽤 많은 경우 투수들을 도와줍니다.

4. 대부분 제구가 안좋습니다.

다시 말하면, 휴스턴이 선발대 선발 대결로 이기는 경기는 시즌 중에도 흔치 않았습니다. 에이스와의 맞대결들은 대충 지고, 적절한 경기들을 일찌감치 이기면서 끌고 갔죠.

그래서 휴스턴 대부분의 선발들에 대한 평가가 1,2,3,4,5 선발이 아니라 대부분이 3, 4 선발급으로 봅니다. 대신 아주 엉망인 5선발이나 스팟 선발 투수가 거의 필요없기는 했죠.

이게 플레이오프에 오면 문제가 됩니다. 타자들이 일찌감치 점수 뽑기도 힘들고, 또 구위로 압도하지 않으니 결국 인플레이가 된 볼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플레이오프같은 하이레버리지 상황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아무도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제구 안되는 구속 없는 선발 투수들. 현재 보스턴 선수들의 타격감을 생각하면 감당이 안되는 부분입니다. 사실 화이트삭스와의 시리즈에서도 이기기는 했지만, 선발 투수들은 모두 일찌감치 흔들렸습니다. 화이트삭스 선수들 상대로도 그럤던 선발 투수들이기에 현재로는 뾰족한 탈출구가 없어 보입니다.

내일은 그레인키가 나옵니다. 그리고 5차전은 아마도 발데즈가 다시 나오거나, 어쩌면 오도리찌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레인키는 아마도 2이닝을 던지는게 목표이고, 그 뒤를 하비에르가 이어 던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레인키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만 막아주고 불펜으로 넘겨도 어제 오늘과 같은 대량 실점 경기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레인키의 시즌 막판 성적을 보면 정말 처참하기에, 새로운 기대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레인키가 의외로 안정적으로 던지면서 2이닝. 아니 혹시라도 3이닝까지만 가준다면, 휴스턴에게 정말 마지막 희망을 줄 수도 있지 않겠나 싶네요. 그만큼 휴스턴의 상황이 매우 안좋습니다.

이와 함께 휴스턴의 앞 타선들이 일찌감치 보스턴 투수를 압박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보스턴 선발들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닌데, 휴스턴의 타자들이 초반에 압박을 하지 못하면서 이들에게 매우 좋은 리듬을 살려주는 모습이 반복되네요. 

사실 내일 기적처럼 이겨도, 그 뒤에도 나와서 던질 선발 투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인키가 내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팀에 새로운 계기를 좀 줬으면 하는 마음이기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