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가 끝난 후 아들과의 대화내용(농구 꿈나무. part 64)
<농구수업이 끝난 후 대화>
예강이(초3): 예건이는 선생님 지시한 움직임과 패턴대로 안해. 그래서 머라고 하는데 말을 안들어. 계속 1:1돌파하고 골밑에서 막히면 패스하려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거잖아. 수비도 자꾸 지시한대로 안하고 벗어나서 골 밑에 가 있고!
아빠: 아빠가 예건이한테 1:1은 어빙처럼 커리처럼 하라고 지시했어. 예강이 말이 맞고 그렇게 해야되는데 단지 예건이가 봤을땐 쉽게 뚫을수 있었고 수비가 약하니 패턴대로 안한거야. 비어있을땐 당연히 슛을 먼저 생각해야지.
예강이(초3): 아니 NBA선수들처럼 빠르고 개인기가 좋으면 나도 아무말 안해. 예건이는 자꾸 자기만 공격하고 막히면 패스하니 답답해서 짜증나. 자기가 무슨 어빙처럼 드리블도 못하는데 그렇게 잘할려고 연습을 해 훈련을 해 그것도 안하면서 자꾸 패턴대로 안하니깐 화난다고!
아빠: 그건 아빠가 예건이한테 지시한거야 미안해 예강아. 예건아 다음부터는 쌤이 하라는대로 형이 하라는대로 해. 그리고 너 1-2학년 팀가면 하고싶은대로 다해도되는데 왜 자꾸 형하고 하려고해? 형이 맨날 머라고 하는데..
예건이(초1): 1-2학년이랑 하면 너무 쉬워서 재미없어.
예강이(초3): 그러면 담부턴 쌤이 하라는대로, 형이 하라는대로 움직여, 오늘은 연습한대로 하기로 쌤하고 약속했고 이기는거 신경쓰지말라고 했잖아. 자꾸 1:1 돌파만 하지말고. 노력도 안하면서 말 좀들어!
아빠: 예강아 아빠가 예건이한테 지시한거니깐 내가 미안해
예강이(초3):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쌤이 가르쳐주는 패턴이나 패스도에 시합할 때 다 도움이 되고 지금 배워둬야지 써먹지, 그리고 다른 팀원들도 쌤이 움직이라는대로 안움직이고 그러면 농구 아니잖아. 커리나 어빙도 다 패스도 하고 패턴이 있는데 그걸 할줄 아니깐 1:1도 하고 그런거라고!
아빠: 미안하다.
<대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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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동생. 너무 다른 형제의 농구 성향은 아빠에게 행복한 고민입니다. 체육을 전공한 교육자로서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두 아들을 보며 지금까지 계속 고민해왔습니다. 형제에게 보다 효과적인 훈련 및 지도방법은 무엇일까? 자료도 찾아보고, 조언도 구하고, 외국의 사례들도 찾아봤습니다. 농구라는 스포츠 종목으로 한정되지만 제가 걸어보지 못한 길이기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선수를 시킬것도 아니지만 재능있는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동안 해왔던 훈련이나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런저런 방법도 시도해보고 농구교실 선생님들에게 조심스레 부탁도 드리고, 형제에게 부족한 부분은 나름의 티칭 방법으로 지금까지 가르쳐왔습니다. 점점 가르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오고 내가 과연 아이들을 제대로 이끌어주고 있는건지, 도움이 되고 있는건지 의문이 생겼고, 스스로에게 배우고 가르친 방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소년 농구는 자유로움 속에서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고싶은대로 해보고 실수도 해보고 부딪혀보고 그렇게 해보면서 스스로 느끼고 해결방법도 스스로 찾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발현되려면 어릴 때 공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와 게임을 적용하고 규칙이나 룰에 범위를 두지 않고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티칭해야 효과적입니다.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교육방법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많은 지도자의 세계화에 맞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6-11세의 아이들에게는 개인기 향상을 위한 스킬트레이닝이 주를 이뤄야하며 드리블과 드리블에서 슛으로 이어지는 개인기술 향상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시합을 통해 배워온 많은 기술을 활용하고 실수를 발판삼아 더 발전하는 것이 아이들의 농구입니다. 그리고 코치와 팀 동료는 그 어느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아이의 재능을 제대로 사용하게끔 해주는 역할과 동료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위치와 롤을 배우고 상호작용을 통해 성격과 성향도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성적위주 결과위주라 괴리가 있지만 유소년농구는 그렇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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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생각하는 형제의 농구 성향>
초1 예건이(동생)의 농구는 자유로움 속에서 나옵니다. 본능대로 움직이고 공을 쫓고 코트 위에서 자기가 가고자 하는 루트대로 뛰어가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드리블을 치고 슛을 던집니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뛰어나지만 다소 전술이해도가 낮습니다. 그냥 본능대로 리바운드를 잡고 패스를하고 스크린을 걸고 스틸을 하고 수비수를 자연스럽게 제치며 본인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치고 집중력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초3 예강이(형)의 농구는 훈련 속에서 나옵니다. 배운대로 움직이고 배운 자세대로 슛을 쏘고 패스를 합니다. 농구를 대하는 태도는 항상 진지합니다. 전술이해도가 상당히 높고 코치나 선생님의 말이 100프로 옳고 하라는대로 해야하며 팀원 중 지시한 부분에서 어긋나면 집중을 못하고 화를내고 멘탈이 크게 무너집니다. 연습하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고 똑같이 하는 것이 농구라고 생각합니다. 농구는 개인이 아닌 팀스포츠이며 팀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플레이나 득점보다는 팀의 승리가 중요하며, 창의적인 플레이보다는 패스나 움직임을 통한 팀플레이를 선호합니다.
* 농구스타일 & 성향이 너무 다른 형제 이대로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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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잘하네요
아직 어리니까요 많은 시합 경험과 배움으로 잘 성장 할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