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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가 끝난 후 아들과의 대화내용(농구 꿈나무. part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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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9-22 21: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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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수업이 끝난 후 대화>

예강이(초3): 예건이는 선생님 지시한 움직임과 패턴대로 안해. 그래서 머라고 하는데 말을 안들어. 계속 1:1돌파하고 골밑에서 막히면 패스하려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거잖아. 수비도 자꾸 지시한대로 안하고 벗어나서 골 밑에 가 있고!

아빠: 아빠가 예건이한테 1:1은 어빙처럼 커리처럼 하라고 지시했어. 예강이 말이 맞고 그렇게 해야되는데 단지 예건이가 봤을땐 쉽게 뚫을수 있었고 수비가 약하니 패턴대로 안한거야. 비어있을땐 당연히 슛을 먼저 생각해야지.

예강이(초3): 아니 NBA선수들처럼 빠르고 개인기가 좋으면 나도 아무말 안해. 예건이는 자꾸 자기만 공격하고 막히면 패스하니 답답해서 짜증나. 자기가 무슨 어빙처럼 드리블도 못하는데 그렇게 잘할려고 연습을 해 훈련을 해 그것도 안하면서 자꾸 패턴대로 안하니깐 화난다고!

아빠: 그건 아빠가 예건이한테 지시한거야 미안해 예강아. 예건아 다음부터는 쌤이 하라는대로 형이 하라는대로 해. 그리고 너 1-2학년 팀가면 하고싶은대로 다해도되는데 왜 자꾸 형하고 하려고해? 형이 맨날 머라고 하는데..

예건이(초1): 1-2학년이랑 하면 너무 쉬워서 재미없어.

예강이(초3): 그러면 담부턴 쌤이 하라는대로, 형이 하라는대로 움직여, 오늘은 연습한대로 하기로 쌤하고 약속했고 이기는거 신경쓰지말라고 했잖아. 자꾸 1:1 돌파만 하지말고. 노력도 안하면서 말 좀들어!

아빠: 예강아 아빠가 예건이한테 지시한거니깐 내가 미안해

예강이(초3):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쌤이 가르쳐주는 패턴이나 패스도에 시합할 때 다 도움이 되고 지금 배워둬야지 써먹지, 그리고 다른 팀원들도 쌤이 움직이라는대로 안움직이고 그러면 농구 아니잖아. 커리나 어빙도 다 패스도 하고 패턴이 있는데 그걸 할줄 아니깐 1:1도 하고 그런거라고!

아빠: 미안하다.

<대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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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동생. 너무 다른 형제의 농구 성향은 아빠에게 행복한 고민입니다. 체육을 전공한 교육자로서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두 아들을 보며 지금까지 계속 고민해왔습니다. 형제에게 보다 효과적인 훈련 및 지도방법은 무엇일까? 자료도 찾아보고, 조언도 구하고, 외국의 사례들도 찾아봤습니다. 농구라는 스포츠 종목으로 한정되지만 제가 걸어보지 못한 길이기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선수를 시킬것도 아니지만 재능있는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동안 해왔던 훈련이나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런저런 방법도 시도해보고 농구교실 선생님들에게 조심스레 부탁도 드리고, 형제에게 부족한 부분은 나름의 티칭 방법으로 지금까지 가르쳐왔습니다. 점점 가르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오고 내가 과연 아이들을 제대로 이끌어주고 있는건지, 도움이 되고 있는건지 의문이 생겼고, 스스로에게 배우고 가르친 방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소년 농구는 자유로움 속에서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고싶은대로 해보고 실수도 해보고 부딪혀보고 그렇게 해보면서 스스로 느끼고 해결방법도 스스로 찾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발현되려면 어릴 때 공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와 게임을 적용하고 규칙이나 룰에 범위를 두지 않고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티칭해야 효과적입니다.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교육방법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많은 지도자의 세계화에 맞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6-11세의 아이들에게는 개인기 향상을 위한 스킬트레이닝이 주를 이뤄야하며 드리블과 드리블에서 슛으로 이어지는 개인기술 향상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시합을 통해 배워온 많은 기술을 활용하고 실수를 발판삼아 더 발전하는 것이 아이들의 농구입니다. 그리고 코치와 팀 동료는 그 어느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아이의 재능을 제대로 사용하게끔 해주는 역할과 동료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위치와 롤을 배우고 상호작용을 통해 성격과 성향도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성적위주 결과위주라 괴리가 있지만 유소년농구는 그렇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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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생각하는 형제의 농구 성향>

초1 예건이(동생)의 농구는 자유로움 속에서 나옵니다. 본능대로 움직이고 공을 쫓고 코트 위에서 자기가 가고자 하는 루트대로 뛰어가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드리블을 치고 슛을 던집니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뛰어나지만 다소 전술이해도가 낮습니다. 그냥 본능대로 리바운드를 잡고 패스를하고 스크린을 걸고 스틸을 하고 수비수를 자연스럽게 제치며 본인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치고 집중력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초3 예강이(형)의 농구는 훈련 속에서 나옵니다. 배운대로 움직이고 배운 자세대로 슛을 쏘고 패스를 합니다. 농구를 대하는 태도는 항상 진지합니다. 전술이해도가 상당히 높고 코치나 선생님의 말이 100프로 옳고 하라는대로 해야하며 팀원 중 지시한 부분에서 어긋나면 집중을 못하고 화를내고 멘탈이 크게 무너집니다. 연습하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고 똑같이 하는 것이 농구라고 생각합니다. 농구는 개인이 아닌 팀스포츠이며 팀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플레이나 득점보다는 팀의 승리가 중요하며, 창의적인 플레이보다는 패스나 움직임을 통한 팀플레이를 선호합니다.

* 농구스타일 & 성향이 너무 다른 형제 이대로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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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Updated at 2023-09-22 21:19:13

와 잘하네요

아직 어리니까요 많은 시합 경험과 배움으로 잘 성장 할거라 생각합니다!

 

WR
1
2023-09-22 21:19:33

많은 대회가 없어서 그게 가장 아쉬움이 크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1
2023-09-22 21:39:58

혹시 아이들이 농구하며 손가락이나 발목을 다치거나 하진 않나요?

저도 나중에 아들램 좀 크면 농구 교실 보내고 싶은데(이제 막 돌이 지났....)

저같은 유리몸일까봐 벌써(?) 걱정도 되고 그러네용.

WR
2023-09-22 21:44:36

형들과 항상 시합을 해서 부상이 조금 있습니다.
어제는 손가락을 또 삐어서. 인대가 늘어났다네요.
확실히 체격이 좋고 무거운 첫째는 발목 쪽이 많이 다치고
가볍고 빠른 둘째는 손목 손가락 쪽이 많이 다치네요.

그렇다고 심하게 다친 경우는 없고 발목 접질러도 아이들은 유연해서 1-2일 쉬면 금방 낫더라구요. 부상 너무 걱정 안해도됩니다.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 유연성을 많이 길러주세요.

2
2023-09-22 21:45:03

여전히 너무 너무 잘하고 대화도 농구에 열정 가득한 가족의 대화네요. 너무 멋집니다. 

저렇게 대화하고 더욱 더 멋지게 성장해서 온가족이 즐거운 농구생활하길 바랍니다!!  

WR
1
2023-09-22 21:47:07

둘째는 말이 거의 없고..
요즘들어 첫째 아이가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진거 같아서 너무 놀라웠습니다. 큰 기대는 안하고 있었는데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진지해서 또 고민이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1
2023-09-22 22:00:58

재밌게잘봤습니다. 아이들이 농구하면서 부상없이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WR
2023-09-22 22:38:18

감사합니다^^
형제가 서로를 이해하고
잘 클 수 있도록
쭉 함께할 수 있도록
케어하겠습니다!!

1
2023-09-22 22:59:32

첫째아드님은 리더기질이 둘째아드님은 에이스기질이 더 큰 거같습니다.

첫째가 이끄는 팀의 둘째가 에이스 멋있네요

WR
1
Updated at 2023-09-22 23:14:47

첫째는 시합내내 팀원들에게 지시하고 설명하고 동생 혼내고ㅜㅜ 둘째는 그냥 자기플레이에 집중하고 할거 하면서 욕심도 많고요. 리더냐 에이스냐ㅎㅎ리더가 에이스 잘하는데 자꾸 혼내서 큰일입니다ㅋㅋ
조언 감사합니다.

1
Updated at 2023-09-23 00:39:18

첫째아드님이 저랑 성향이 비슷하네요
팀게임에서 작전대로 플레이 안하면
너무 짜증나거든요
아드님말대로 팀원이 어나더레벨(커리)일때는
우와 ~하면서 인정하는데
조금 더 잘한다고 팀웍해치면 너무 스트레스받아요


둘째보단 첫째가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긴한데
교육에 대해선 저는 아무것도 모르니까요ㅎㅎ

낮은자세로 자식교육하시는 거 보면
정말 멋지십니당

WR
2023-09-23 09:53:50

맘바님도 팀플레이 스타일이시군요ㅎㅎ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저와 논쟁을 자주하지만 잘 조율해봐야죠 감사합니다.

1
Updated at 2023-09-23 20:55:09

큰 아이가 생각하는 농구가 극에 이르렀을 때 양 팀의 팽팽한 균형을 깨는 건 결국 작은 아이의 상식에서 벗어난 크랙플레이 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면 좋겠네요 어느 시점까진 잘 짜여진 농구를 숙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더라도 그렇지 못한 순간도 있디는 점이요

WR
2023-09-23 22:50:40

조언 감사합니다. 거기까지의 수준까지 도달할지는 모르겠지만 옆에서 잘 보필하겠습니다^^

1
2023-10-12 00:43:38

그러고보니 인친분이셨군요.

한동안 매니아는 들어오지않아서 그 옛날 게시물을 보며 대단하시다는 생각만했는데요.

저희아들은 드리블을 그렇게 잘하진 않지만 예건이의 성향과 비슷한것같아요. 자신이 돋보이고 싶어하고 그런플레이를 좋아합니다.

점점 성장하면서 성향도 바뀔것같아요 지금은 충분히 즐겨도 되는 나이니 너무 뭐라안하셔도 될것같습니다.

WR
2023-10-12 10:07:06

악바리! 투지라는 성향을 타고난 아드님이라면 분명 급 성장하는 포텐이 터지는 시기가 올겁니다^^ 응원할게요 ㅎㅎ

2023-10-12 00:49:14

그러고보니 출산이야기를 연재하셨던 어머님이 5 남매의 어머님이시라고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그집도 첫째둘째가 아드님이셨던걸로 기억합니다. 호옥시. 연재가 끊긴이유가 여섯째때문은 아닌가요?

WR
2023-10-12 10:05:39

맞아요^^ 여섯째가 얼마 전 태어났습니다ㅎㅎ

2023-10-13 09:16:29

축하드립니다!

2023-10-23 23:38:04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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