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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리 맥과이어: 말랑한 꿈이 현실에 부딪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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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6-21 18:49:45


 

제리 맥과이어

 

말랑말랑한 꿈이 냉정한 현실에 부딪힐 때

 

말랑말랑한 꿈이 냉정한 현실에 부딪힐 때 

섣불리 꿈을 드러내면, 현실 세계에서 배척받기 쉽습니다. 그려낸 꿈이 그 사람이 몸담고 있는 직장의 노선이나 그 사람과 미래를 약속한 연인의 청사진과 전혀 다른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린아이 같다는 힐난, 세상을 모르고 꿈에 젖어 있다는 냉소에, 용기내서 조심스레 펼쳐보인 꿈은 위축되고 잦아듭니다. 순간 꿈에 취했다며 주섬주섬 현실로 돌아오려고 할 때, 이미 직장은 그를 불순분자로, 연인은 그를 못 믿을 사람으로 규정합니다.

 

직장에서 해고됩니다: 커리어의 위기

 

제리 맥과이어는 한창 잘 나가는 스포츠 에이전트 입니다. 스포츠 선수의 계약 업무를 대행하고, 관리를 도맡으며 수수료를 얻습니다. 스스로를 되돌아볼 계기가 된 장면은, 자신이 맡은 미식축구 선수가 부상으로 재차 혼절했을 때, 그의 아들이 제리 맥과이어에게 날린 F*** ***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으며, 누군가의 건강을 해치며, 돈만 바라며 에이전트 일을 해도 될까?

 

지금까지 숨겨왔던 자신의 이상과 선수에 대한 미안함, 아들에 대한 죄책감이 겹쳐, 제리 맥과이어는 신들리듯 새벽내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메모(업무 지침서)를 만들어, 회사에 뿌립니다. 핵심은 Fewer Clients, Less Money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DbV2-tZgbg

 

잠깐 꿈에 취했던 제리가 정신을 차려, 업무 지침서를 회수하려고 할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당혹스럽게 출근한 제리에게 앞으로는 모두가 박수치고 환호하면서, 뒤로는 그에게 남은 말미는 일주일 정도라고 냉정히 예상합니다.

 

정해진 수순처럼 곧 해고 통보를 받은 제리는 자신이 담당했던 모든 스포츠 스타들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하자고 권유하지만, 모두 거절하고 회사에 남습니다. 단 두 사람만 빼고. 한 명은 NFL 1순위가 확실한 쿠쉬, 또 한명은 NFL의 투덜이 로드 티드웰입니다.

 

꿈을 섣불리 좇으려 한 제리는 커리어의 위기를 된통 맞습니다. 회사에서 내쳐진 제리에게 남은 동앗줄은 이 둘입니다. 그중에서도 쿠쉬, 예상 드래프트 1순위 초대어 유망주를 잡으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인과 헤어집니다: 관계의 위기

제리는 쿠쉬맨의 계약(드래프트)을 위해서 쿠쉬에게 달려갑니다. 쿠쉬는 물론 쿠쉬 아버지와 그동안 쌓은 인연 덕분에 신뢰는 여전합니다. 아직 굳건한 신뢰에 제리는 안심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남은 그의 사람, 로드를 데리고 그를 홍보하러 다닙니다. 마음은 쿠쉬에게 가있지만, 로드를 저버릴 수도 없습니다. 고객풀은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하지만 제리가 로드에게 잠깐 신경쓰는 사이, 쿠쉬의 아버지는 다른 이와 계약을 어느새 해버립니다. 자신들을 온전히 챙기지 않은 제리에 대한 화풀이였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제리를 미끼로 사용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제리는 쿠쉬를 잃었습니다.

 

쿠쉬를 잃었다는 소식에 연인이자 약혼녀는 도대체가 제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상의하러(징징대러) 온 제리에게 연인은 매섭게 쏘아붙입니다. “당신은 항상 그런 식이지. 언제나 도와달라, 사랑해달라. 나는 지금 우리 미래를 망치고 온 남자를 위로할 수가 없어.”

 

위로도 공감도 얻지 못한 제리는 더 이상 연인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우리 관계는 뭔가가 빠져 있어(Something missing here).” 제리가 이별을 고하자 연인은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Loser”라고 한번 외쳐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iZKrt4XAZE

 

커리어의 위기를 맞은 제리는 이제 관계의 위기도 맞습니다. 약혼까지 했던 연인을 떠나보낸 제리에게 이제 남은 동앗줄은 로드밖에 없습니다. 떠벌이 로드, 투덜이 로드, 어떻게든 함께갈 운명입니다.

 

커리어의 회복: 믿음으로 온전히 부딪친다면

제리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지만, 오히려 로드는 제리에게 우리는 한 배를 탔다.”는 둥 변함없는 신뢰를 보입니다. 브라더후드 감성인지 모를, 끈끈한 유대감에 제리는 로드와 동행하며 좋은 계약을 따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만나기로 한 감독들은 약속시간에 약속장소에 도저히 오지 않고, 푼돈과 다름없는 돈을 제시하기도 하며, 로드의 작은 신장과 투덜이 성격을 문제삼습니다. 제리는 갖가지 방법을 써봅니다. 심지어는, 감독에게 “I am Asking You...a Favor”라고 하며, 굽신거리기까지 하지요. 회사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한 일입니다.

 

여전히 활로가 보이지 않자, 제리는 로드에게 조심스럽게 진지하게 이야기합니다. 불평은 그만두고, 처음 출전했던 그때처럼, 돈이 전부가 아닌 시절로 돌아가라며, 애원합니다. 무슨소리야, 나는 광대가 아니고 선수라며 받아들이지 않는 로드에게, 제리는 답답해하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화장실에서 벽을 치고, 화를 내면서 다시 로드에게 애원합니다. 내가 얼마나 널 위해 일하는지 몰라? 자존심도 버리면서 일하고 있는데! “날 도와줘, 널 돕기 위해서(Help Me to Help You).” 연극같은 진지함에 로드는 웃음을 터뜨립니다, “제리, 너 지금 실낱 하나 붙잡고 매달리고 있구나, 그래! 도와줄게!” 이제 제리와 로드가 첫 번째 진짜 대화를 한 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1B1_jQnlFk

 

 

하지만 로드는 아직 정신을 못차렸고, 결국 제리는 로드에게 쓴소리를 다시 합니다. “너의 일상은 진심으로 가득한데, 경기에서는 돈만 생각하고 있어.” 친구라서 하는 말이라며, 모두가 널 난장이라고 할 때 네 편은 나 뿐이라는 제리는 로드의 자존심을 제대로 긁어냅니다. 이제 로드가 각성해서, 경기에 임할 차례입니다. 제리와 로드가 두 번째 진짜 대화를 한 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SVUj89hyg0

 

이제 로드는 불평을 접어두고 경기에 집중합니다. 팀의 중요한 경기에서, 로드는 극적인 터치다운을 해냅니다. 경기가 끝난 후, 영웅이 된 로드는 옷을 갈아입고 나온 복도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로, 제리와 눈이 마주칩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껴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crxiDWyeVI 

 

이제 되었습니다. 섣부른 꿈의 여정이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로드는 엄청난 계약을 따내고, 제리와 로드의 관계에 감명받은 여러 선수들은 제리를 다시 찾습니다. 제리는 커리어를 회복합니다.

 

관계의 회복: 진심으로 서로에게 다가간다면

제리가 회사에서 나올 때 도로시는 제리를 따라나옵니다. 제리의 업무지침서에 감명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제리가 제시한 방향을 믿었기 때문인지, 제리의 매력 때문에 따라간 것인지는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쿠쉬를 잃고, 방황하는 길 속에서 제리는 아직 확신이 들지 않은 상태임에도 도로시와 관계를 갖습니다. 도로시도 제리가 싫지 않고 오히려 좋습니다. 자신이 이른 나이에 얻은 아들에게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제리는 멋진 남성입니다. 외로웠던 시간이 질리고, 자신의 언니를 비롯한 이혼녀들이 저녁마다 모이는 모임에 끼고 싶지 않습니다. 둘은 결혼을 작정합니다. 하지만 성급했던 것일까요, 제리는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제리는 로드를 도와야 한다는 핑계로 도로시와 거리를 둡니다. 경기에서는 돈을 밝히지만 가정에서는 아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온 마음을 다하는 가정적인 남자 로드는 제리에게 집으로 가서 아내와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합니다.

 

제리는 도로시와 오래만에 만나 서로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라는 제리의 다짐에 도로시는 책임만을 떠맡지 말라고 하며, 제리와의 부부로서의 관계를 마무리짓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SbpNvWKK-U

 

결국 이혼녀 모임에 나오게 된 도로시는 남자는 적이에요.“라면서도, ”아직도 적을 사랑해요.“라고 합니다. 이때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온 사람이 있었으니, 제리입니다. ”, 아내를 찾으러 왔습니다.“ 어떻게 온거지? 왜 온거지? 하는 표정의 도로시에게, 제리는 고백합니다. 로드의 성공적인 경기 이후, 도로시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차 달려왔다며, ”당신은 나를 온전하게 해(You Complete Me).“라고 합니다. 더 말을 이어가려는 제리에게 도로시는 이제 그만 말해도 된다며 들어왔을 때 이미 난 당신 것이에요(You Had Me at Hello).“라는 말을 하고 둘은 재회의 포옹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THfZFGoXoE

 

이제 되었습니다. 제리는 무자비했던 옛 연인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바닥에 있던 자신을 믿어준 도로시와 새롭게 진심 어린 관계를 이어나갑니다. 책임감 때문이었나, 성급했던 것인가 의심했던 스스로를 돌이켜보면서, 로드의 건강한 가정생활에 감화해나가면서, 제리는 관계를 회복합니다.

 

미성숙이 성숙으로

제리 맥과이어는 제목처럼 제리 맥과이어가 커리어와 관계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에 초점을 둔 영화입니다.

 

제리는 꿈을 숨겨온 채 현실에 적응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다 보니 돈이 우선이었고, 연인도 예쁘고 화려한 사람을 찾았습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리를 알아온 많은 사람은, 제리가 절대 혼자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관계 속에서 관계에 기대어 자신을 확인하는 제리는 자신이 바라던 바, 자신이 꿈꾸는 이상보다 세상을 앞세워 왔습니다.

 

제리가 처음으로 자신의 꿈을 세상에 펼쳐낸 순간, 그것도 다시 무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순간, 제리에게 위기가 겹겹이 다가옵니다. 당혹스럽고, 당황하고, 어쩔 줄 모르는 제리를 구원하는 사람은 투덜이 로드와 무모한 도로시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들은 제리가 원래대로의 제리였다면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영화 초반 로드와 도로시를 적당히 무시했던 제리의 모습은 이들에 대한 제리의 시각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삶을 헤쳐나가는 제리는 그들에게서 진실한 삶의 명제를 깨닫습니다. 온전히 자신이 되라고. 자신에게 솔직해지라고. 투명해지라고

 

위기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제리는 성숙해집니다. 로드에게 쏟은 정성, 도로시에게 향하는 그리움과 진심 속에 제리는 이제 온전히 스스로일 수 있습니다. 예전의 제리가 꾸며낸 반듯함이었다면, 이제는 건강한 마음과 친절이 제리에게 가득합니다. 영화 초반 제리가 로드와 도로시를 바라보던 시각과, 영화 마무리 무렵 제리가 로드와 도로시를 바라보는 마음의 간격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고 깊습니다. 

 

영화는 마지막에 구루(guru)의 말로 주제의식을 대변합니다.

”I Love My Wife. I Love My Life.“

커리어와 관계, 성공과 같은 말입니다.

 

명대사들

 

제리 맥과이어는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많습니다.

 

도로시가 이코노미석에서 일등석을 바라보면서 하는 말 일등석, 그게 문제야. 음식이 더 좋았는데, 인생도 더 좋네(First class, that's what's wrong. It used to be a better meal, now it's a better life).“ 라든지

 

선수들을 붙잡으려고 전화를 돌리던 제리가 로드가 시키는대로, ”Show Me The Money“를 사무실이 떠나갈 듯 외치는 장면이라든지

 

https://www.youtube.com/watch?v=FFrag8ll85w

 

앞서 적은 ”You Complete Me“, ”You Had Me at Hello“ 라든지

 

기억나는 명대사들이 영화를 보다 빛나게 합니다.

 

제리 맥과이어가 제게 주는 의미

 

제리 맥과이어도 챙겨보는 영화입니다. 탐 크루즈를 좋아하기도 하고, 스포츠 관련 영화이기도 하고, 왠지 정감이 많이 갑니다. 대사들도 좋습니다. 힐링이 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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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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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6-21 18:12:50

제 인생 영화입니다. 고등학교 때 처음보고 한 20번쯤 봤는데, 다시 볼 때 제 나이에 따라 저에게 주는 감명과 감동이 달랐습니다. 어떤 때는 제리와 티드웰의 우정이, 어떤 때는 제리와 도로시의 사랑이, 어떤 때는 제리의 꿈과 현실이 와닿았어요. 1995년 영화지만 2016년(??) 재개봉도 했었죠. 안 보신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P.S 혹시 직접 쓰신 글인가요? 필력이 상당하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20-06-21 18:35:09

네 저도 자주 본 영화입니다^^ 요즘 주말에 시간이 좀 나서 영화 리뷰글 같은 글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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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18:15:37

감사합니다

2020-06-21 20:45:57

저의 인생영화기도하죠. 잘나가던 에이전트에서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 과정에서 인생의 참 진리를 깨달은 내용을 너무 가볍지도 않게 또 너무 진지하고 무겁지도 않게 잘 만든 웰메이드 영화죠

WR
2020-06-21 21:47:45

네 탐 크루즈의 적당히 오버스러운 연기가 의외로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2020-06-22 05:26:13

이건 어디서 해주면 놓칠 수 없는 영화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토리 라인이라 그렇고 거기에 탐 크루즈를 더하고 적당히 매력적인 르네 젤위거와 귀여운 꼬맹이라... 저도 여러번 보았고 좋아하지만 미식축구가 나오고 트레이드 및 꿈을 이루는 영화는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츠나 애니 기븐 썬데이를 더 좋아합니다. 당연히 영화가 미식축구가 주가 아니라 말씀하신 비유의 수단으로 사용되기에 개의치는 않습니다.

탐 크루즈는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잘 생김으로도 줄세워도 완전 앞인데, 영화 셀렉션도 좋고, 연기 자체도 웬만하면 꿀리지 않는데다가, 구설수도 적어서 여러모로 부러운 사람이에요.

WR
2020-06-22 07:19:09

보편적 감성의 스토리라인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어 뻔하지만 좋습니다 말씀하신 영화는 제가 모르던 영화인데 나중에 한번 봐야겠습니다^^ 탐 크루즈는 말씀하신대로 잘 생긴데다 단정한 이미지에 열정과 성실이 겹쳐져 참 좋아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탐 크루즈가 건강한 미국의 싱징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0-06-22 16:31:53

구설수가 적기는 한데 임팩트가 너무 커서.... 아직까지도 현지에서는 톰 크루즈를 비호감으로 보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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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2 22:47:25

종교 말씀하시는건가요? 해당 종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관련된 기사는 사실여부를 밝히기 보다 자극적으로 뽑은 것 같아서 그다지 많이 염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러 장면이 인터넷밈으로 아직도 돌아다니죠. 케빈 스페이시나 마크 윌벅 급이었으면 진작에 손절이죠. 생각해서 이름 쓰는 것으로도 기분 나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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