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비거리를 늘리는 것이 고민인 분들께
아래 댓글을 달다 너무 길어져서 하나의 글로 남깁니다.
자신이 낼 수 있는 비거리는 크게 두 가지에서 기인합니다.
첫째는 키. 더 정확히 말하면 스탠딩 리치입니다. 자연스러운 폼을 가져간다고 했을 때 단신인 사람보다 더 오래 공을 밀 수 있기 때문에 비거리가 더 쉽게 나오죠. 총신이 길면 당연히 총알도 멀리 나갑니다.
둘째는 힘. 신체가 강인할수록 당연히 비거리가 늘어나겠죠. 단,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것은 힘이 더 세다는 개념은 단지 힘이 센 육체, 즉 베이스가 되는 몸을 얘기하는 것이지 특정 동작을 강하게 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글을 읽어보니 몬스터짐님은 꽤 웨이트가 잘 잡혀있는 분인 듯 합니다. 보통 힘이 좋은 사람은 비거리가 터무니없이 모자라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보통 좌우로 많이 튀거나 짧더라도 링의 앞코만 맞고 떨어지는 등, 왠지 여기서 힘을 좀만 더 주면 비거리가 나올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힘을 더 준다고 해서, 심지어 그 슛이 들어간다고 해서 올바른 슈팅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양한 방법이란 예를 들어 하체를 쓰기 위해(잘못된 말이지만) 더 많이 앉으라든지, 스냅을 강하게 채라든지, 특정 부위의 힘을 더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힘을 더하면 슈팅 밸런스가 무너져 슛을 일정하게 가져가기가 어렵습니다. 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슛을 데릭로즈 슛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다시 비거리를 내는 두 가지를 언급해보겠습니다. 힘, 스탠딩리치. 힘의 경우 앞에서 설명했듯이 힘을 세게 주는 게 아니라 기본 베이스가 되는 몸의 힘이 세지는 것임을 말했습니다. 둘 다 힘을 뺀 상태에서 기본적으로 유지되는 힘의 차이. 즉 패시브 스킬같은 문제이지 힘을 더 세게 낼 수 있어서 유리한 액티브 스킬이 아닙니다.
나머지 요소인 스탠딩리치. 이것이 보다 중요합니다. 스탠딩리치 자체를 늘릴 순 없겠죠. 하지만 3점 비거리를 내는데 필요한 몸의 길이는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넉넉잡아 평균적인 팔길이를 가진 175cm 전후의 가드정도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길이를 최대치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죠.
자신이 스탠딩리치를 이용하여 최대로 힘을 전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3점라인에서 오른손으로 공을 든 채로, 원핸드 푸시 패스를 골대 근처로 날려봅니다.
발을 떼지 않고 그냥 백보드 쪽으로 쭉 밀기만 하면 됩니다. 몸에 힘을 빼고 당구공에 밀어치기를 하는 느낌으로 끝까지 쭈욱 밉니다. 이 때 공이 백보드까지 쭈욱 날아가 맞는다면 이제 그 요령으로 45도로 밀기만 하면 슈팅이 완성됩니다. 한편 백보드까지 닿지 않거나 백보드에 닿게 하려면 온몸, 혹은 특정부위에 과도한 힘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아직 공을 끝까지 미는 감각을 모르시는 겁니다. 자신의 팔이 쭉 펴지기 전에 공에서 손이 빠져버리기 때문에 짧은 시간안에 필요한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위해 몸에 힘이 들어가는겁니다. 당구에서도 초보들은 한바퀴 돌리라고 하면 빵- 세게 치지만, 고수들은 밀어치기로 투욱 밀어주기만 하면 수구가 한바퀴 충분히 돈다는 걸 알고 있죠. 이처럼 공을 끝까지 밀어준다는 개념은 비단 슛 뿐만 아니라 드리블, 패스 등 농구의 모든 요소에 관여되는 감각입니다.
나는 끝까지 공이 손에 남아 있다가 떠나는 것 같은데 여전히 공이 쭈욱 날아가지 않는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볼의 중심을 정확히 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에 스핀을 준다는 것을 공을 뱅글뱅글 돌리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스핀은 돌리는 게 아니라 마지막에 손가락이 걸리면서 그냥 돌아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때 손가락과 손바닥 윗부분으로 공의 중심을 쭈욱 밀다가 더이상 나갈 데가 없어 손가락 끝을 공이 떠나면, 스핀은 자동적으로 생성됩니다. 만약 스핀을 인위적으로 주려고 공을 손가락으로 굴리게 되면 공의 중심이 아니라 밑둥을 깎게 되어 팔을 뻗은 각보다 공의 포물선이 윗쪽으로 형성됩니다. 보통 그런 경우 스핀은 많이 먹고 포물선은 이상하게 높은데 비거리는 자주 짧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포물선이 높다고 좋은게 아니라 최적으로 밀 수 있는 선을 이탈했기 때문에 공에 묘하게 힘이 없이 날아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맞는 최적의 슛메커니즘은 몸에 힘을 최대한 빼고 가볍게 던졌을 때 3점 한 두발짝 뒤 정도에서 안정적으로 닿는 것. 그정도 입니다. 비거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보시기 바랍니다.
1. 공을 끝까지 미는 감각을 익힌다. 즉, 슛연습이 아니라 볼핸들링 연습, 패스 연습으로 그 성질이 바뀝니다. 우선 패스 연습인 이유는 위에 언급했듯이 원핸드 푸시패스로 끝까지 힘이 먹는지의 여부를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끝까지 먹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볼 핸들링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이 최후의 스트로크까지 손에 일정하게 붙어있지 않고 작게나마 움직인다면, 배에서 스트로크시까지 쭉 힘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손에 붙어 있는 마지막 순간에만 힘을 전달한 것이 되겠죠. 볼핸들링 연습은 이러한 손가락 가지들이 완벽히 볼 모양과 일치한 상태로 붙어있게끔 도와줄 것입니다.
2. 만약 1번만으로 3점 길이가 충분히 나온다면 하체는 최소한의 굽힘만 가져가시면 됩니다. 커리의 3점 연습 영상이 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심히 보시면 하체는 리듬적으로 필요한 만큼만 움직이고 점프도 높게 하지 않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움직이는 것은 슈팅에 불안요소만을 더할 뿐입니다.
3. 1번으로 3점 길이가 안정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자신의 리치가 폼에 비해 짧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타점을 내려 팔꿈치가 밀 수 있는 시간을 더 늘려야 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 리치가 짧음에도 코비나 앤써니등과 같이 이마, 머리 위에서 공을 세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팔꿈치가 너무 펴져있는 상태에서 밀어야 하기 때문에 얼마 밀지도 못합니다. 공을 내려 타점이 얼굴정도에서 세팅된다면 보다 쉽게 비거리를 낼 수 있습니다.
4. 거의 없는 경우지만, 만약 공을 끝까지 밀고, 타점도 충분히 내렸는데 3점거리가 닿지 않는다....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몸이 다 자라지 않은 초중등생이거나 키가 많이 작은 경우, 혹은 여성인 경우입니다. 이 때는 3번 해결책을 극단적으로 가져가 가슴부근에서 세팅을 하고 아예 밀어버리는 방식이 있습니다. 투핸드까지는 아니더라도 배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림으로 쭉 밀면 됩니다. 커리의 유년기 시절 영상이 유튜브에 남아있는데(커리 믹스 전에 델 커리와의 유년시절을 언급하는 식으로 자주 등장하는) 배에서 가슴으로 올린 동시에 끝까지 밀어버립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방식중에서는 이 것이 가장 긴 비거리를 내는 방식입니다.
5. 만약 4번의 경우에 해당하지만 저런 슛폼은 타점이 너무 낮거나, 간지가 나지 않는다(...)라는 경우,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슛 전체를 빠르게 하는 것입니다. 릴리즈나 특정 동작을 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슛 동작을 1.2배속 하는 느낌입니다. 만약 기존의 동작의 어떤 구간에서도 추가적인(불필요한) 힘이 들지 않는 상태에서 속도만 올리는데 성공한다면 비거리는 늘게 됩니다. 그러나 이를 다시 살펴본다면, 속도를 올림에도 불구하고 힘을 빼기 위해서는 1번 문항의 난이도가 매우 상승한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슛동작을 빠르게 하려고 하면 이두나 어깨 등 상체의 온갖 부위가 긴장하게 되고, 이는 세부근육의 컨트롤을 방해하게 됩니다. 젓가락으로 콩을 집을 때 천천히 집으면 누구나 집을 수 있지만 10초에 10개를 옮기려고 하면 당연히 힘이 들어가 집기가 어렵겠죠.
또한 슛 동작을 빠르게 하려고 하면 공을 컨트롤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볼핸들링이 요구됩니다. 빠른 동작에 걸맞는 볼핸들링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당연히 공은 최후의 스트로크까지 밀기 전에 빠지게 되겠죠.
즉, 슛 동작을 빠르게 하면서 1)리듬은 똑같이 가져가고, 2)몸을 고정하는데 필요한 만큼을 제외한 힘은 모두 빼고 3)공을 끝까지 컨트롤해서 마지막까지 밀어주는 것. 이 세 가지를 완수해야하는 만큼 상당히 까다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5가지 단계를 모두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버저비터나 로고샷을 쏘는 커리.... 저 5가지 요소는 비거리를 최대로 내기 위한 효율적인 방식임을 올시즌 커리가 증명해주고 있죠. 상식 밖의 거리에서 제 폼을 지켜가며 슈팅을 던져대는 데에는 작년, 올해 오프 시즌에 상승시킨 괴물같은 볼핸들링 연습이 기인한 바가 큽니다.
그러나 다섯 가지 단계를 밟으며 비거리를 해결하는 과정 어디에도 스냅을 강하게 먹여라, 무릎을 많이 굽혀라 등, 힘을 많이 주는 요소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물론 점프를 높게 뛰어서 비거리를 해결할 수 도 있습니다. 빠르고 높게 뛰는 동작을 수행하면서 항상 곧게, 일정하게 뛰고 더불어 상 하체에는 추가적인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 중에서는 이러한 하체동작을 일정하게 가져가기 어렵고,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 더더욱 불안요소가 심해지게 됩니다. 일상생활이 있는 아마추어들은 지속적으로 컨디셔닝 훈련을 하기 어려우므로 흔들리는 하체라는 불안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더 쉽겠죠. 이러한 방식은 나이를 먹고 신체능력이 떨어지면서 슈팅이 흔들리게 되는 가장 전형적인 경우입니다.
슛은 하체다. 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하체의 힘이 필요한 것은 리듬 상 당연한 것이지만 하체의 힘이라는 것은 더 쓰고 덜 쓰고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타이밍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즉, 결국에는 리듬 문제라는 것입니다. 정확한 리듬에 둔부에서 발생되는 힘을 이용해서 일어나면 그만이지 더 폭발적으로 일어난다든지, 더 주저앉는다든지 해서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3점 라인은 (멀긴 하지만) 닿지 않을 정도로 먼 거리도 아니고, 비거리만 갖춰 놓고 나면 정확성을 올리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아래에서 위로 쭉 미는 힘으로 닿지 않는 거리라면 하체를 이용하든 개구리자세를 하든 어차피 안정적으로 닿는 거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힘을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에 힘을 어떻게 전달하는 지를 연습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면 비거리를 해결하는 데 보다 직관적인 길을 걷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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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는 이해가 안가네요. 동영상으로 보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