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키치-머레이-고든의 3맨 게임의 아름다움
덴버의 농구는 아름다운 패스웍을 자랑합니다.
슈퍼스타가 있지만 슈퍼스타만 돋보이지 않고, 잘 모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와, 뭔지는 모르겠는데 패턴 쩐다' 같은 감상을 남기기까지 합니다.
대표적으로 샌안토니오 팬들에게 특히 어필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외국이고 한국이고 샌안팬분들의 향수어린 감상이 퍽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다면 덴버의 이 아름다운 농구는 어떻게 이뤄지는 걸까요?
일단 이미 잘 알려져있는 요키치, 머레이의 투맨게임이 첫 번째로 보입니다.
요키치 스크린에 완전히 막힌 수비->픽앤롤->숏롤킬패스
포켓패스로 블리츠수비 붕괴->하이포스트에 요키치로 공투입->픽앤롤->숏롤킬패스
머레이의 마포주 오프스크린 후, 미드레인지 작은 픽앤팝->터치패스
블리츠수비->머레이가 포스트 요키치로 공투입->픽앤롤->숏롤킬패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픽앤롤을 잘 했고, 요키치는 원래 패스 잘하니까 고든이 거저먹었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덴버의 3맨게임의 진가는 위에서도 잠깐 봤듯이 '스크린'에 있습니다.
특히 머레이, 요키치, 고든은 모두 스크린을 너무 잘, 자주, 습관처럼, 서줍니다.
요머고는 모두 스크린을 잘 서는 선수들이고 한 가지 특징이 더 있습니다.
바로 패스 퀄리티가 높다는 겁니다. 아주 어려운 패스를 잘 하는 요키치, 머레이 뿐만 아니라 고든 역시 엔트리패스는 매우 정확하며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요키치가 마포주 스크린 후 밖으로->머레이가 아데바요 스크린-> 고든패스로 이지찬스
머레이가 가드 중에서도 덩치와 힘이 매우 좋다보니, 스크린 퀄리티가 굉장합니다.
커리도 골스 시스템 하에서 스크린을 굉장히 잘 서는 편이지만, 머레이의 피지컬에서 오는 이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요키치가 머레이 스크린 -> 컷 들어가는 머레이를 막으려 하치무라가 따라들어갑니다->요키치 몸빵으로 르브론 저지하다가 눈치보고 컷인->고든의 좋은패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고든은 확실히 저런 센스가 있습니다. 패스페이크 등의 디테일 등이 좋아서 엔트리패스 성공률도 굉장히 높습니다.
머레이가 AD 스크린->고든이 하이포스트로 올라온 요키치에게 패스->르브론 좀 딸려나온 것 보고 킬패스
이 장면도 머레이가 AD와 옥신각신하는 장면이 가장 눈에 들어옵니다.
머레이 요키치 듀오가 특별한 이유는 요키치가 가드처럼 패스를 잘하고, 머레이가 센터처럼 스크린을 잘 서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같은 패턴->미드레인지 견제 없으면 맞아야죠.
이번에도 같은 패턴인데, 머레이를 보면 그냥 가까운 수비를 막아서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요키치의 매치업인 고베어를 골라서 막아섭니다. 얼핏보면 수비가 이상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건 머레이의 전술 수행력이 대단하다는 걸 알려주는 장면 같습니다.
이번에는 고든을 위한 스크린을 서주는 머레이.
이놈은 가끔 이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스크린 하나는 정말 이타적으로 잘 서주는 선수입니다.
요키치의 어시스트가 머레이 컴백 이후 왜 늘어났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 같습니다.
잘 안 보면 그냥 고든과 요키치의 빅투빅 투맨게임 같지만 머레이의 시작 위치를 보면, 왜 안쪽이 갑자기 텅비게 되는 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KCP가 빠져나오는 머레이를 위해 또 스크린을 서주는 장면도 인상 깊네요. KCP나 브브의 경우에도 스크린을 매우 자주 서는 편이지만, 머레이의 스크린만큼 단단한 맛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덴버는 얼핏 투맨게임 원툴 같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똑똑한 스크린을 걸었기 때문에 아름다운 농구를 하게 된 것이다.
내일 승부를 마무리 짓지 못 해도 좋으니 마이애미 선수들과 덴버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 재밌는 경기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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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2옵션과 현2옵션의 절묘한 삼각관계네요.
고든은 요키치 얼굴색만 봐도 어떤 전개를 할지 아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