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매직의 트레이드 데드라인 후기
한국시간으로 2월 9일 새벽 5시에 트레이드 가능시한이 마감되었습니다. 올랜도 매직은 그 어떤 움직임도 없었습니다.
애초에 트레이드에 적극적이지 않던 듯합니다. 루머의 대부분이 '고가 비타제가 잘하네? 웬델 카터 주니어가 부상에 부진이네? 트레이드하지 않을까?'와 같은 추론뿐이었습니다. 마켈 펄츠의 경우도 비슷했고, 볼핸들러와 슈터를 노린다는 루머도 만능열쇠로 활용되고 있는 '익명의 리그 관계자의 생각'이 전부였습니다.
올랜도 매직의 경영진은 변화에 대한 유동성을 지키고 싶었던 듯합니다. 도약을 노릴 수 있는 트레이드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고, 다가올 오프시즌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많으니 일단은 이어가보자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당장도 나쁘지 않으니 섣불리 움직였다가 발목 잡히는 경우는 피하고 싶었을 겁니다.
파올로 밴케로와 프란츠 바그너 두 선수가 어느덧 팀의 근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팀 오펜스의 콘셉트가 두 선수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여기에 웬카주와 조나단 아이작이 프런트코트의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위 6피트 10인치의 콰르텟이 팀의 정체성이나 다름없습니다. 여기에 조 잉글스와 모 바그너, 비타제의 백업도 든든합니다.
반면 백코트는 하나씩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볼핸들링(제일런 석스), 외곽슛(펄츠), 판단력(콜 앤서니), 경험(앤서니 블랙), 부상(개리 해리스) 등 이유도 다양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오프시즌의 보강은 백코트 위주로 이루어질 겁니다.
|
23/24 |
24/25 |
25/26 |
26/27 |
조나단 아이작 |
17.4m |
17.4m |
|
|
마켈 펄츠 |
17m |
|
|
|
웬델 카터 주니어 |
13m |
12m |
10.8m |
|
개리 해리스 |
13m |
|
|
|
파올로 밴케로 |
11.6m |
12.1m |
|
|
조 잉글스 |
11m |
11m |
|
|
모 바그너 |
8m |
8m |
|
|
제일런 석스 |
7.2m |
9.2m |
|
|
앤서니 블랙 |
7.2m |
7.6m |
8m |
10m |
콜 앤서니 |
5.5m |
12.9m |
13.1m |
13.1m |
프란츠 바그너 |
5.5m |
7m |
|
|
추마 오케이케이 |
5.3m |
|
|
|
젯 하워드 |
5m |
5.3m |
5.5m |
7.3m |
고가 비타제 |
2m |
|
|
|
케일럽 휴스턴 |
2m |
2m |
2.2m |
|
올랜도 매직은 이번 여름에 40m 정도의 캡 스페이스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Sportac.com에서는 40m을 예상하고 있고, 요시 고즐란 기자는 40m~60m까지 확보가 가능하다고 X에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핵심 선수들이 루키 스케일로 묶여있는 중에 맥스 하나는 낭낭하게 지를 여유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 오프시즌에 큰 움직임을 가져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우선은 영입 가능성이 있는 맥스급 선수가 없습니다. 폴 조지나 제임스 하든이 이 팀에 올 일은 없을 겁니다. 디안젤로 러셀과 게리 트렌트 주니어는 맥스급이 아니어도 충분히 노릴 만하나, 도약을 삼을 정도의 영입은 아니라고 봅니다. 두 선수를 데려온다면 전력은 상승하겠으나, 그대로 성장 한계성도 닫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나마 유의미한 영입이 있다면 즈루 할러데이일 겁니다.
또한 차례로 다가올 연장계약들을 고려하면 다년 계약을 크게 지르기도 부담스러울 겁니다. 아직은 우승을 위해 달릴 시점이 아닌 만큼, 유동성이 막히는 위험을 감수할 것 같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경영진은 극단적으로 안전 우선주의입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인내심이 있습니다.
먼저 바그너와 석스가 내년 여름에 루키 스케일이 종료됩니다. 바그너는 무조건 맥스 계약 대상이고, 석스도 현재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꽤 높은 금액으로 계약하게 될 겁니다. 내후년에는 밴케로가 맥스 계약을 맺게 될 예정입니다. 당장 다가올 여름에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크게 움직이기 어려워 보이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원투펀치와 핵심 롤플레이어들(웬카주, 석스 등)이 저렴하게 묶여있을 때 자유계약을 크게 질러서 우승권으로 도약할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또 그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의 구성을 이어가면서 도약의 시점을 다시 재는 것이 안정적일 겁니다. 스몰마켓 팀에게는 나쁘지 않은 전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음 시즌의 계약이 비보장 또는 팀 옵션으로 있는 아이작과 잉글스를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해리스는 부상도 많고 기량이 떨어져 가는 것이 보여서 내보내는 것이 맞는 듯합니다. 펄츠가 매우 애매한데, 1+1 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취약성이 뚜렷해도 분명 도움이 되는 선수입니다.
구단은 석스, 바그너, 밴케로, 웬카주을 핵심 자원으로 보고 있을 겁니다. 주변 선수들도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다가 도약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트레이드 자원으로 활용할 겁니다. 다리우스 갈랜드 - 에반 모블리 - 자렛 앨런의 코어를 확보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도노반 미첼을 영입한 것처럼, 앤서니 에드워즈 - 칼 앤서니 타운스 - 제이든 맥다니엘스를 확보한 미네소타 울브즈가 루디 고베어를 지른 것처럼, 올랜도 매직도 시점을 엿볼 겁니다. 이때를 위해서 애매한 영입을 하는 것보다 현재를 이어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경영진의 행보를 지켜보니 언제나 큰그림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섣불리 움직이다가 미래에 제한이 오는 것보다는 현재를 유보하여 때를 기다리는 것을 방향성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바그너-석스-밴케로의 연장계약 시점이 다가오면서 당장 40m~60m의 확보가 가능한 캡 스페이스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이번 트레이드 마감시한도 도약이 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던 만큼, 선수단의 조화를 깨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은 트레이드가 없던 것에 대하여 만족감을 크게 표현했었습니다. 선수들의 친밀도와 단합력이 리그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뛰어난 팀이기는 합니다. 팀은 예상보다 잘하고 있는데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고,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이 함께 성장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분간은 유지하는 방향성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상으로 트레이드 없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후기...였습니다.
반농담 반진담이지만 이 팀은 보스턴 구성 따라갈 겁니다. 수비형 가드 백코트에 깔고 윙이 메인 핸들러하는 팀으로… 저번 시즌부터 그렇게 될 것 같은 필(?)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