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버튼 진화의 비밀 : 돌파와 핑거롤 레이업 / 수싸움의 다각화
들어가며.
할리버튼을 대학때부터 굉장히 좋아했지만, 지금과 같은 선수가 될것이냐 예상했냐면 전혀 아닙니다.
저는 론조볼 타입의 링커/세컨더리 플레이메이커로서 최상급 선수로 예상했지, 지금과 같은 온볼로
전권을 휘두를 선수로 크리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대학때 그의 평가를 적은 제 글을 인용해볼까요?
8. 티레스 할리버튼 (1번,2번,3번)
-제일 평가하기 힘든 선수입니다.제 스스로도 걍 3픽놓을까 싶다가도 아니야, 로터리
끝자락 가자 이러고 갈팡질팡 하는데, 이 선수는 정말 글자 그대로 "Linker"입니다.스스로
뭔 온볼 상태서 창출하거나, 혼자 슛을 풀업/3점 때리거나 림돌파 드리블 드라입브 하거나
할땐 별로 매력이 없고 굉장히 괴기한 슛폼과 몸태와 맞물려 이상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속공이건 하프코트건 리터치 및 오프더캐치후 패스등에서 창의성이 철철 넘치고
볼흐름 각도를 살짝 비틀어주거나 슛하기 좋은 각/속도로 패스 주거나 할때 보면 론조볼의
그것이 보입니다. 수비도 팀디펜스 차원은 굉장히 훌륭하고 1:1수비도 너무 빠르거나 너무 갖다
박는 타입이 아니면 쓸만해요. 링커 / 퍼실리테이터(촉진자)란 단어가 딱 어울리는데, 팀에서
조합만 잘 맞춘다면 박스 스탯보다 임팩트(온오프 마진)에서 빛을 발할 타입이라 봅니다.
그렇다면 그때의 예상과 달리 대단한 발전의 폭을
보인 그의성장세의 비밀을 무엇일까요. 제게 묻는다면 전 2가지로 요약할수 있다 생각합니다.
1. 체공력을 살린 온볼 돌파로 림어택이 가능해짐 -> 핑거롤을 통한 수싸움의 가짓수 증가.
2. 풀업 3점의 볼륨 장착.
2번은 공격전술의 대가 릭칼라일의 맞춤전술과 그를 보좌하는 맞춤 선수들 구성이 큰 몫을 하겠지만
1번은 정말 중요하고 그의 폭발적 성장세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즉 기존의 초강력 점프패스에다 핑거롤 레이업을 통해 체공력을 살린 상태 디시전 메이킹을 다양화
해서 상대에게 수비하기 어려운 헷갈림을 각인하기 시작한후 돌파가 위력을 발하기 시작했단점.
할리버튼은 대학때까지 트랜지션이 아닌 하프코트 돌파는 효율도 평범했고, 빈도는 매우
별로였습니다. 하프코트 림어택이 경기당 2회를 넘지 않았던 기록이 이를 증명하고
(물론 속공포함하면 림효율좋음) 어디까지나 밖에서 볼을 연결해주고 짧은 돌파후 공을 분배하는데
재능이 뛰어났죠. 프로와서도 체공력을 살린 점프패스 하나만큼은 초일류임을 보여줬지만,
깊게 들어가지 못하는 특성이 자주 약점으로 들춰지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에서 점점 온볼 돌파 비중을 늘려나가는것이 인디애나 이적후 칼라일의 전술과
인적구성과 시너지를 내고는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는데 그 근간엔 본인의 약점을 가리고,
장점을 살리는 드라이빙 핑거롤/드라이빙 플로터의 활용증대에 있습니다.
상술했듯, 본래 비큐가 좋고 예측과 상대 수를 읽어 점프동작에서 패스를 기가 막히게 하던 선수
였지만, 약한 프레임, 파워, 낮은 점프등으로 인해 림어택의 효율로 그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드라이빙 핑거롤과 드라이빙 플로터라는 체공력을 살려 멀리 길게 점프하며 그 시간동안
패스랑 이지선다를 수비에게 각인시키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의 돌파는 빛을 보기 시작한셈인거죠.
일단 드라이빙 레이업에 비해 높이보단 멀리 뛰며, 체공시간으로 슈팅릴리스 지점을 길게 펼치는
핑거롤류는 점프 패스가 기가 막힌 할리버튼과 상성이 찰떡일수 밖에 없죠.
3줄 요약하면
1. 핑거롤 레이업 장착후 체공력살린 패스랑 시너지가남.
2. 패스훼이크까지 곁을이니 수비로선 패스/슛/훼이크 3박자에 농락당하기 시작.
3. 풀업3점 장착도 크긴함. (하지만 이것도 돌파위력각인후 더 위력이 살기 시작)
본론. 할리버튼의 드라이브와 체공력 그리고 패스.
자 일단 할리버튼의 대학때 낮은 빈도의 하프코트 림어택은 언급했고 프로에서 그의 림어택을
살펴보죠. 빈도와 효율 함께 봐보시기 바랍니다.
20/21 시즌
드라이빙 플로터 : 33/65 (50.8%)
드라이빙 레이업 : 25/51 (49%)
드라이빙 핑거롤 레이업 : 8/9 (88.9%)
(낮은 레이업 효율과 낮은 빈도의 핑거롤을 볼수 있죠)
21/22 시즌
드리이빙 플로터 : 60/129 (46/5%)
드라이빙 레이업 : 22/66 (33%)
드라이빙 핑거롤 레이업 16/31 (51.6%)
(레이업이 형편없고, 핑거롤 빈도도 낮습니다)
22/23 시즌 (인디애나에서 풀시즌 시작 with 칼라일)
드라이빙 핑거롤 레이업 : 57/86 (66.3%)
드라이빙 레이업 : 41/76 (53.9%)
드라이빙 플로터 : 31/69 (44,9%)
(자 이떄부터 핑거롤 레이업의 빈도가 셋중 1위로 올라오고 효율도 올라오죠.)
23/24 시즌
드라이빙 핑거롤 레이업 : 24/34 (75%)
드리이빙 레이업 : 12/28 (42.9%)
드라이빙 플로터 : 16/24 (66.7%)
(올시즌 보시면 핑거롤 레이업이 빈도도 셋중 최고, 효율까지 올라옵니다. 여전히 정통 레이업은
효율이 떨어지는걸 볼 수 있죠)
기록에서도 보듯, 핑거롤 레이업을 늘리고 일반 레이업을 줄이고부터 그의 돌파 위력이 불을 뿜는걸
알 수 있습니다.이걸 영상으로 한 번 볼까요.
1. 자 이게 드라이빙 핑거롤 레이업입니다.
-직선으로 들어가지 않고 점프 체공력을 살리고 옆으로 뛰며 핑거롤을 활용하죠. 저 체공시간동안
미리 결정한대로가 아닌, 상대 수비를 읽으며 거기에 맞는 패스를 할 수 있습니다.
2. 자 이번엔 핑거롤 레이업을 하다 패스로 연결하는 장면입니다.
-돌파하다 공중에 뜨고 핑거롤 레이업인데 그게 옆으로 가서 빅맨에게 가는 패스가 되었습니다.
핑거롤 정확도가 올라가니, 이런 점프순간 함부로 빅맨에게 붙을지, 할리버튼 슛을 막을지 수싸움에서
지고 들어갈수 밖에 없는게 수비가 됩니다.
3. 드라이빙 플로터 패스 훼이크
-자 이러니 할리버튼은 점프패스와 핑거롤에 이런 플로터까지 되니까 위 장면처럼 점프 전후에
패스 훼이크를 엄청나게 자주, 그리고 잘 넣습니다. 수비 입장에선 이걸 언제 떠서 컨테스트 해야할지
엄청나게 헷갈리수 밖에 없고, 위에서도 보듯 엠비드나 수비가 점프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어서
더욱 플로터/핑거롤 레이업 효율까지 올라가버리는 선순환이 가능해집니다.
대학때 돌파 2개만 볼까요.
-플로터도 아니고 레이업도 아니고 이렇게 림어택이 하프코트에선 어정쩡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멀리서 일찍 뜨면서 훅슛 비슷하게 플로터를 날리니 위력도 줄었죠.이걸 낮고 멀리
뛰며 체공력을 살리는 핑거롤류로 바꾸며 패스훼이크까지 섞게 되니 점프패스가 더 위력적이 됩니다.
이처럼 돌파에 대한 옵션이 없거나 약해서 배제되어야할 선수에게 돌파시 핑거롤 레이업과 이
과정에 패스훼이크, 그리고 빅맨에게 주는 패스가 시너지가 나니 수비 입장에선 수비결정 내리기가
힘들어지고 이것이 스텝백 3점에도 좋은 영향력을 끼칩니다. 돌파가 되니 앞뒤로 움직여 낮은
릴리스 포인트의 할리버튼 3점을 막기가 훨씬 어려워지죠. 돌파가 없다 생각하면 수비가기 쉬운
슈팅 폼이니까요.
플레이메이커의 품질을 논할떄, 빠르고 화려한것도 중요하지만, 때론 감속도 중요하고 (돈치치)
이렇게 의사결정구조를 다채롭게 할 수 있는 중간지점 선택지 증대도 중요합니다.(플로터의 모란트
숏미드의 팍스, 할리버턴의 핑거롤 레이업등등)
물론 할리버튼은 수비를 움직이며 읽고, 그에 맞춰 대응할수 있는 비큐가 전제되기에 이게 가능할
테고 리그에서 점프패스 하나만큼은 원래 기똥찬 선수였으니 핑거롤 레이업이란 기술 장착이
더 크게 다가올테죠.
여전히 미드존에서 멈춰서 볼킵하면 약점이 있고 (다리가 길고, 힘이 약해서 중심이 흔들림)
왼쪽에선 위에서 나온 모든 장면들의 돌파/패스/슛이 오른쪽만큼은 안나오는게 있지만 엄연히
이젠 리그 최강급 볼핸들러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생각합니다. 또 무엇을 더 붙여 발전할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마치며.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투수로 치면 파이어볼러가 아니지만, 직구랑 체인지업의 투구폼과 릴리스 포인트가 거의 똑같아서
타자가 수싸움에서 직구/체인지업을 구분못해서 범타나 삼진 당하기 딱 좋은 투수.
파워 피쳐가 아닌듯 파워 피쳐인 그렉 매덕스처럼 말이죠. (류현진도 직구/체인지업 비슷하죠)
아래 제가 참여한 유투브 동영상으로 좀 더 많은 시각 자료를 즐기실수 있습니다.
https://youtu.be/LSiMoB2EoNw?si=DTp2y4giw9MLvA2v
저 핑거롤 기술이 장착 된건 좀 대단하네요. 말씀하신 중간지점의 선택지와 레이업을 제가 리키루비오에게 한참 바랬던 시절이 있는데 도저히 안되는 선수들은 안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