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놀라운 야투효율
요즘에는 코트를 아래처럼 4구역으로 나누어 구분합니다.
1. 골밑슛 (= 제한구역 =restricted area)
2. 플로터존 (= 제한 구역 바깥 페인트존 = floater zone)
3. 미드레인지 (=페인트존 바깥 2점슛)
4. 3점라인 바깥
이 구역에서 고르게 좋은 스코어링을 보여주는 선수를 4레벨 스크어러, 여기에 자유투까지 잘 넣는 선수를 5레벨 스코어러라고 부르기도 하죠.
모든 구역에서 최소 20회의 슛을 시도한 155명의 야투율을 나열해봤을 때 상당히 눈에 띄는 한 명이 있어 따로 파란 점으로 색칠해보았는데요. 이 선수는 누굴까요??
파란 점 옆에 숫자는 백분위로 나타냈을 때 위치입니다. 98.7는 수능으로 치면 상위 1.3%인 것이죠(155명 중 3위). 골밑/플로터존/미드레인지에서 모두 극강의 효율을 자랑하며, 3점슛도 평균 이상으로 쏘고 있는 이 선수는 바로.. ?
두둥
네, 듀란트입니다.
이번 시즌 듀란트의 볼륨을 동반한 효율은 역사적으로도 극히 드문 수준인데요.
NBA 75년 역사에 평득 상위 200위 시즌을 야투효율(TS%)순으로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29.6득점 TS% 67.4%
개인적으로 가장 센세이셔널했다고 느꼈던 커리의 15-16시즌(66.9%)보다도 높은 TS%를 보이고 있습니다.
NBA 역대 모든 시즌을 통틀어,22-23 듀란트보다 높은 평득을 보인 시즌 중 TS%가 더 높은 시즌은 없고, 반대로 듀란트보다 효율적인 시즌 중 더 높은 평득을 기록한 시즌도 없습니다.
듀란트의 이러한 야투율에는 놀라운 특성이 더 남아있는데요. 슛의 난이도를 비교하면, 가만히 서서 쏘는 스탠드스틸 슛보다 움직이다 쏘는 슛이 더 어렵고, 근처에 오픈슛보다는 수비가 바짝 붙은 슛이 더 어렵습니다.
1. 풀업 점퍼
아래 그림은, 이번 시즌 풀업 점퍼를 30개 이상 시도한 301명의 선수의 경기당 풀업 점퍼 시도수(x축)와 야투율(y축)을 나타낸 것인데요
x축 = 경기당 풀업 시도수
y축 = 풀업 야투효율(eFG%)
색깔 = 풀업에 의한 평균득점
돈치치, 듀란트, 커리, 미첼, 부커, 어빙 등이 이번 시즌 뛰어난 풀업 점퍼 효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미들턴.. ㅠ) 그 중에서도 듀란트의 볼륨과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드리블 점퍼는 그림 우상단에서 특히 돋보이는데요. ▼듀란트 하이라이트
시도 4위, 효율 7위, 둘을 곱한 경기당 평균 풀업점퍼 득점은 2위입니다 (1위는 돈치치).
이번시즌 리그의 평균 eFG%는 54.1%로, 고볼륨 샷테이커인 돈치치/부커/영의 효율은 절대적으로는 리그 평균 공격효율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에 거의 준하는 시도를 가져가는 듀란트는 위 세 선수보다 10%이상 높은 압도적인 효율을 보여주고 있죠.
2. 수비 강도
뛰어난 공격수는 수비가 절대 쉽게 쏘도록 내버려두는 경우가 없습니다. 항상 '타이트'하게 붙어 슛을 어렵게 만드는데요. NBA 공홈에서 제공하는 타이트샷(2-4피트 이내 수비수가 존재)의 시도와 효율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최소 200회 이상시도)
x축 = 타이트샷 시도
y축 = 타이트샷 효율
색깔 = 경기당 타이트샷 득점
골밑슛이 포함되기 때문에 매우 높은 효율을 보이는 선수들은 대부본 볼핸들러/패서에게 종속적인 받아먹기형 빅맨이 많습니다 (가포드/캐슬러/클랙스턴/고베어), 하지만 시도수가 200-300회를 넘어가면 수비가 절대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즉, 항상 수비를 달고 쏘는 선수들만 남게 되는데요.
경기당 타이트샷 득점 상위 6인은 따로 표기하였는데,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팀의 1옵션으로 고군분투하는(또는 했던) 선수들이죠.
1. 듀란트 13.9점
2. 야니스 13.2점
3. 자이온 13.0점
4. 갈매기 12.3점
5. 테이텀 12.0점
+6. 요키치 11.6점
종합적으로, 듀란트는 직접 공을 드리블하다가, 수비 머리위로, 가장 많은 슛을 가장 훌륭한 수준의 효율로 집어 넣고 있습니다.
사실 아킬레스 부상 이후 복귀한 32살 시즌 26.9득점 66.6% TS%를 보면서 이정도면 됐다, 이나이, 이상황에 이보다 더할 수는 없겠다라고 느꼈는데, 이번 시즌 듀란트는 이런 허튼 생각을 박살내고, 퓨어 스코어러의 정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다만, 최근 2시즌은 부상으로 시즌을 끝까지 건강히 치루지 못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네츠의 37경기 중 1경기만을 결장하며 누적 출전시간 7위 (경기당 출전시간 1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
계속 테이텀 MVP 지지자였는데
팀 성적도 다 따라왔겠다 듀란트로 요즘 마음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