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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 와타나베, ‘말이 가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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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9-30 11:37:26

 


*원문 주: 이 아티클은 일어로 쓰인 본문의 번역본임을 알리는 바입니다.

 

 

 

 

 

 

 

 


 

 

 

 "Yuta 씨, 오늘 가비지 타임에 나오셔서 리바운드를 많이 잡으셨더라고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기자 분께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질문을 받자마자 곧장 받아쳤지요.

 

 

 

 

 "제 생각입니다만, 세상에 '가비지 타임'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요.

 

 

 

 

 그랬더니 미디어 룸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습니다. 

 

 

 

 물론, 저도 그 기자 분께서 부정적인 의미로 그 단어를 사용하신 건 아닐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날 경기는 저희가 아주 큰 점수 차comfortable margin로 이기고 있었고, 제가 투입된 시점도 1~2분 정도 밖에 안 남은 상황이었으니까요. 

 

 

 더구나 그 질문을 하신 것 자체도 제 활약에 대해 긍정적인 기사를 써주시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그럴 의중이 없으셨다면 그런 질문을 하실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렇긴 해도, 기자 분께서 선택하신 그 어휘는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Garbage time' 말입니다.

 

 

 

 

 이 말을 제가 쓰는 일어로 번역하면, 말 그대로 '시간 낭비'라는 뜻이 됩니다. 

 

 

 

 하지만 NBA에선 이 '가비지 타임'이라는 말을 경기 막판에 점수차가 워낙 많이 벌어져서, 경기 결과가 눈에 뻔히 보이는 그런 상황을 지칭할 때 쓰지요. 

 


 여기 NBA에선 다들 익숙하게 쓰는 어휘인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그 말을 입에 올려본 적이 없습니다. 

 

 

 

 '지상 최고의 농구 리그'인 이 곳에서 뛸 수 있는 '행운아'는 전 세계를 통틀어 단 450명 뿐입니다.  

 

 

 

 언젠가 전 세계의 농구 선수가 4억 5천만 명 정도 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충 계산해보아도 NBA에서 뛰는 농구 선수가 되려면 말 그대로 '100만 분의 1'의 경쟁률을 뚫어내야 한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저 역시 그 '행운아'가 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셀 수 없을만큼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습니다. 그 모든 여정을 지나, 마침내 NBA에 들어온 거지요. 

 

 

 

 제가 NBA 코트 위에 있는 단 1분, 1초도 '가비지 타임'이라 부르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코트 위에서 몇 분,

 

 아니, 몇 초를 뛰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저는 다음 경기에도 출전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는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적은 시간을 뛰더라도, 코트 위에 있는 모든 순간들이 제게는 기회입니다. 제가 이 곳에 있다는 흔적을 남길 기회지요. 

 

 

 이제 제 사전에 '가비지 타임'이라는 단어가 존재할 수 없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저는 '언어가 가진 힘'을 믿습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든, 부정적인 방향으로든,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의 정신을 규정지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규정되어버린 정신은 우리의 앞날을 지배해버리지요.

 

 

 

 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 제가 굉장히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문장들, 단어들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보면 어떨까합니다.

 

 

 

 저라는 사람을 만들어낸 '말',

 

 

 저라는 선수를 만들어낸 그 '말'들을 말입니다. 

 

 

 

 

 

 

 

 

 

 

 

 "Shoshin, 그리고 kenkyo. 이 두 단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평생 까먹으면 안 된다."

 

 

 

 

 

  제 고교시절 감독님이자 제 멘토이신 시카마 선생님께서 제게 가르쳐주신 단어들입니다.

 

 

  번역해보자면 '초심beginner's mind', 그리고 '겸손'을 뜻합니다. 

 

  

 

 

 

 지금은 NBA 선수가 되었습니다만, 농구를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제가 늘 '엘리트 레벨'에서만 뛰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중학 시절, 저는 굉장히 고통스러운 성장통을 겪었습니다.

 

 

 유명한 농구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자 했는데, 그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지원하는 학교들마다 번번히 저를 거절한 거지요.

 

 

 

 

 그런 어려운 시기에 제게 기회를 주신 분이 바로 진세이 고교의 시카마 선생님이셨습니다. 

 

 

 당시만 해도 진세이 고교 농구부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습니다.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그런 학교가 아니었죠. 하지만 감독으로 계셨던 시카마 선생님은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명 감독이셨습니다.

 

 

 

 시카마 선생의 지도 아래서 저는 단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그렇게 감독님 밑에서 1년을 보내고 2학년이 되었을 때, 저는 일본 국가대표팀 역사상 가장 어린 선수로 발탁되었습니다. 

 

 

 

 국가대표로 발탁되었을 때, 시카마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평생 못 잊겠지요.

 


 

 

 "국가대표 뽑혔다고 거만하게 굴지 마라. 항상 겸손해야 돼."

 

 

 

 

 그러시고나선 '국가대표'가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해주셨습니다. 

 

 

 

 국가대표가 되면 당연히 저를 지지해주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라고 말씀해주셨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저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거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국가대표가 된다는 건 그런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예, 미국이 아니라 조국인 일본에도 헤이터는 늘 있습니다.)

 

 

 

 그리고 "너는 아직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나이 많은 선수들보다 에티켓과 매너에 더 신경써야 한다. 코트에서 행실만 말하는 게 아니야, 코트 밖에서 특히 더 그래야 돼."라고 말씀해주셨죠. 

 

 

 

 그때부터 저는 '겸손 kenkyo'을 늘 되새기며 살았습니다. '겸손'이라는 단어가 정의해주는 삶을 살았지요. 

 

 

 

 

 

 

 

 

 

 

 

 그 덕에 저는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도움들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 못한 시기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로 말이죠.

 

 일본을 떠나기 전, 저는 국내 전문가들로 부터 정말 많은 비평들을 들었습니다. 

 

 

 

 '분명 언어 장벽이 문제가 될 거다.', 

 

 '미국에서 뛰기엔 이미 나이가 너무 많다', 같은 이야기들이었지요.

 

 

 

 하지만 저는 그 '말'들을 마음에 새기는 대신, 시카마 선생이 가르쳐주신 말, '초심 shoshin'을 마음에 새기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NBA에서 뛰겠다'는 저의 어린 시절의 꿈 또한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도착한 지도 벌써 8년이 다 되어갑니다. 제 인생의 거의 3분의 1을 이 곳에서 보냈네요. 

 

 

 그간 저의 여정을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첫 학교였던 St. Thomas More School의 팀메이트들이 '영어'라는 커다란 장벽을 마주했을 때 정말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George Washington University에서 만난 팀메이트들은 제가 수업을 잘 들을 수 있게 항상 도와줬지요. 

 


 이 모든 시간들을 거치는 동안, 저는 가능한 한 가장 '겸손'하기 위해 늘 노력했습니다. 

 

 

 심지어 NBA에 들어온 지금도, 

 여전히 겸손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아보니, 미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겸손'이라는 말이 가지는 뉘앙스가 뭔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두 나라의 문화를 모두 경험하면서 느낀 차이를 설명하려면 한 에피소드를 얘기해야만 할 것 같은데요, 저희 부모님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 얘기는 지금도 처음부터 끝까지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대학 2학년 때였습니다. 

 

 

 2학년 시즌이 막 끝난 때였고, 저는 NBA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 한창 저울질해보고 있을 때였죠. 

 솔직히 말하면 자신 없었습니다. 제가 드래프트에 뽑힐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드래프트보다는 섬머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죠. 

 

 

 

 그러던 차에, 하루는 부모님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더군요. 

 

 

 부모님은 여전히 일본 카가와 현에 살고 계시는데, 부모님과 정말 친하게 지내는 편이라 하루 종일 서로 연락을 주고 받습니다. 그날도 여느 날들과 다름없이 문자를 보내셨죠.

 

 

 

 "유타야, 어제 진짜 짜증나는 사람을 한 명 만났었어. 우리더러 네가 진짜 NBA에 들어갈 수 있겠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냥 '유타는 아직 갈 길이 멀죠~'하고 말았어."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문자를 읽었을 때, 정말 충격을 심하게 받았습니다. 

 

 

 저 스스로도 그 해 드래프트에 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생각하곤 있었지만, 장담컨데 세상 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며 드래프트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도 전혀 자신은 없었습니다. 

 

 

 정말 외로운 시간들이었고, 제 자신을 북돋아보려고 정말 애를 많이 썼습니다. 동기부여가 전혀 안 됐었거든요. 어떻게 해서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보려 애썼습니다. 

 

 

 

 그렇게 제 나름의 노력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깊은 절망에 헤어나오긴 정말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그렇다보니 저도 모르게 누가 '아냐, 너 할 수 있어, 너도 잘 하고 있어, 지금처럼만 하면 될 거야.'하는 '힘있는 말'을 듣고 싶어 하던 시절이었지요. 무의식적으로 그런 응원을 갈구하던 때였습니다. 

 

 

 

 

 그런 우울한 시기에 제 부모님에게까지 그런 문자를 받은 겁니다. 

 

 

 부모님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저도 이해했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선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려 애쓰셨을 테니까요.

 

 그래서 제 가능성을 믿는 질문에 그런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셨던 겁니다. 자식 가진 부모 마음이 그런 거 아니겠어요, 자식 문제에는 항상 신중해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런 부모님 의중을 이해하면서도, 내 부모님들까지 "아, 유타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걸 도저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더군요. 

 

 

 어떻게 해석을 해도 그 문자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 겁니다. 제 힘으론 도저히 극복이 안 됐습니다. 

 

 

 


 

 

 

 

 제 미국 생활 초기 때부터 제 눈에 정말 크게 띄었던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 부모님들은 어떤 상황에도 자기 자녀들을 항상 칭찬하고, 북돋아준다는 점이었죠. 

 

 

 

 학교 시합이 있을 때, 미국 부모님들은 경기장에 오셔서 "Oh, 제 아들 진짜 잘 하지 않아요? 어메이징하죠?"하고 말하시죠.

 

 

 그게 전혀 유별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확신에 찬 모습으로 자기 자식들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질투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 문자를 받고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지만, 부모님께 대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대신 일본에서 고교 팀 동료였던 제 베스트 프렌드, 류스이 쿠스모토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속풀이라도 좀 하려고 말이죠. 

 

 

 

 류스이는 지금 노베오카 고교의 감독으로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저와 가장 친한 친구일 뿐만 아니라 제가 굉장히 존경하는 친구예요. 그 친구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나 시합에 나설 때 가지는 마인드셋을 지금까지도 존경하고 있지요.

 

 

 

 류스이한테 전화를 걸어서 솔직히 털어놨어요, 

 

 "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게 너무 짜증나, 계속 신경쓰이고.. 나도 엄마 아빠가 나를 전적으로 믿고 응원하고 계신다는 건 알아, 근데 꼭 그런 말을 입에 올릴 필요는 없잖아.. 그 문장이 계속 생각나고, 나를 잡아먹어."하면서요.

 

 

 

 

 류스이의 대답은 심플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숙고해봤다는 생각이 들어? 그럼 부모님께 말씀드려. 네가 왜 그 문자를 그렇게 해석할 수 밖에 없는지 분명 이해하실 거야."

 

 


 

 

 

 그 말을 듣고 나서, 부모님께 제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문자를 드렸어요.

 

 

 "저는 지금 제 농구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그래서 제 자신감을 갉아먹고, 저를 짓누르는 그 어떤 부정적인 말도 지금은 피하고 싶어요. 두 분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이시고, 제가 농구를 시작한 첫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보다도 저를 많이 응원해주는 분들이세요."

 

  "그래서 두 분이 제 편이 되어주시는 게 저한텐 너무나도 중요해요."

 

 

 

 문자를 보내자마자 부모님이 전화를 걸어오셨습니다. 

 

 

 고향에서 걸려온 전화,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 

 

 전화를 받고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은 "아들, 미안해."였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히 느껴지네요. 

 

 

 

 이게 바로 '말이 가진 힘'입니다. 

 

 

 만약 그 시기에 제가 110%의 전력투구를 하지 않고 있었거나, 혹은 아예 재능이 없는 선수였다면 "아, 우리 아들은 갈 길이 멀어"라는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를 부모님도 알고 계셨거든요. 

 

 

 NBA에 들어갈 수도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눈 앞에 펼쳐졌는데,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든 긍정적인 생각들만 쥐어짜고 있던 때였습니다. 조금의 부정적인 생각도 용납하지 않았죠. 

 

 

 그래서 부모님께도 긍정적인 말만 듣고 싶어했던 거였죠.

 

 

 

 

 

 

 

 

 이 얘기를 들려드리자니 제 대학 시절 일화가 하나 더 떠오르는데요, 

 

 

 1학년 시즌을 잘 마치고 2학년 시즌을 맞았을 때였습니다. 2학년 때 갑자기 슬럼프에 빠졌죠.

 

 

 

 이러면 안 되는데... 이거 왜 이래...?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출구가 없는 터널에 갇힌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시카마 선생님께서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저를 우울과 불안에서 끄집어내 줄, 그야말로 '퍼펙트 타이밍'이었죠. 

 

 

 

 "웃으면서 뛰거라. (Play with Smile.)"

 

 

 

 

 내용은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 '말'이 저의 눈을 열어주었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농구를 사랑하는지 다시 일깨워주었죠. 고교 때부터 종종해주시던 말씀이었는데, 잊고 있었던 겁니다. 

 

 

 

 바로 다음 경기, 저는 커리어-하이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이게 바로 '말이 가진 능력', 아니, '아주 작은 말이 가진 힘'입니다. 

 

 

 

 

 

 

 

 

 

 2018년, 마침내 저는 NBA에 입성했습니다. 

 

 그 오랜 세월동안 품고 있었던 꿈을 드디어 실현하게 됐지요.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뛰던 첫 시즌, NBA가 돌아가는 방식을 보며 정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NBA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놀라웠죠. 출전시간은 거의 받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두 번째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더 적으면 적었지, 더 뛰진 못했죠. 시즌 대부분을 G 리그에서 보냈습니다. 어쩌다 콜-업을 받더라도, 부상 선수 빈자리 채우는 용도였죠.

 

 

 부상으로 로스터에 구멍이 나면 제가 메꾸는 역할이었죠. 올라가서 부상 당한 선수들 훈련이나 재활을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들었네요.

 

 올해는 토론토 랩터스로 팀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엔 트레이닝 캠프 때부터 일찌감치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랩터스라는 팀이 어떤 컬러를 가진 팀인지도 파악할 수 있었고, 다른 팀원들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어떤 식으로 헌신하면 될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죠.

 

 

 

 

 토론토는 수비를 기반으로 경기를 치르는 팀입니다. 공격도 수비에서부터 시작하는 팀이죠.

 

 

 저는 수비가 좋기 때문에 랩터스에선 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항상 분석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제가 가진 스킬들을 어떻게 이 팀에 가장 도움되는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죠.

 

 

 

 "팀을 승리의 자리에 데려다 주는 선수가 돼야 한다."

 

 

 

 이 말 역시 시카마 선생께서 자주 해주셨던 말입니다. 

 

 

 제 안에 새겨주신 말들 중에 가장 큰 가르침을 주는 말이지요. 특히, NBA에 들어오니 이 말씀이 너무나도 크게 와닿습니다. 

 

 

 

 'NBA'라는 세계에는 에고가 센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그런 부류가 못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제가 있는 팀들은 제가 공을 오래 들고 있거나 슛을 많이 쏘길 바라지 않아요. 

 

 

 

 그런 선수들과는 달리, 저는 '궂은 일dirty work'을 통해 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탯으로 치환되지도, 치환될 필요도 없는 그런 플레이들 말입니다. 

 

 

 

 언젠가 한 지인과 'Kenkyo(겸손)' 무엇일까에 대한 대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말하길, 

 

 

 "유타, 내 생각에 'Kenkyo'라는 것은 겸손할 줄 아는 것과 감사할 줄 아는 것의 혼합체mixture인 것 같아."라고 하더군요.

 

 

 

 Kenkyo를 정말 잘 표현한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NBA 경기장에 서있는 모든 순간second들이 제겐 모두 의미가 있고, 소중하니까요. 

 

 

 

 몇 주 전에 랩터스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하지만, 랩터스가 제게 원하는 것도 지금껏 다른 팀들이 제게 원했던 것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제 역할은 똑같겠지요. 

 

 

 

 그래서 저는 '롤 플레이어'까지 도달하기 위해 더 노력할 거고, 항상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제 사전에 "Garbage Time"은 없습니다. 

 

 

 1분이라도, 단 1초라도.. 제게 의미없는 시간은 없습니다. 

 

 

 

 

 얼마가 됐든, 코트에 올라가면 저는 제가 가진 능력을 전부 사용해서 플레이합니다. 

 

 

 그것 뿐입니다. 

 

 

 

2021. 4. 30.

Yuta Watanabe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2-08-20 08:18:36'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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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Updated at 2022-08-19 09:55:26

 지난 2021년 4월 30일에 유타 와타나베 (그 유타 아님)가 The Players' Tribune에 기고한 아티클을 전체 번역해보았습니다. 

 

 모델 출신의 미인 아내와 결혼한 아시아 최악의 선수, 아니 세계 최악의 선수인 줄로만 알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글 옮기면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공부 목적으로 해본 졸역임에다, 보다 나은 의미 전달을 위해 중간 중간 의역을 다소 섞었습니다. 이 점 양해바라며, 원문이 워낙 훌륭하니 원문 그대로의 감상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제 번역은 스킵하시고 원문을 읽으시는 편을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원문입니다.

  

https://www.theplayerstribune.com/posts/yuta-watanabe-toronto-raptors-basketball-nba

1
2022-08-19 10:15:59

항상 글 잘읽고있습니다

저도 공부 겸, 아티클들 보는데 혹시 궁금한 몇가지가 있어 쪽지드려도괜찮을까요 ?

WR
2022-08-19 10:20:19

 에고, 제가 도움될 부분이 없을 텐데요? 

 쪽지 주시는 건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1
Updated at 2022-08-19 09:55:55

구구절절 옳은 말이네요

잘 생기고 농구 잘하고 말도 잘하고 마누라도 이쁘고 와

WR
2022-08-19 10:09:24

 큰 관심 없던 선수라 몰랐는데 사진 고르면서 보니까 얼굴도 엄청 미남이네요. 피부도 희고.

 제가 가진 더티 플레이어 명단에 등재시켰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저렇게 사나요.

1
2022-08-19 09:55:37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 선수 보면 볼수록 인성이 정말 좋습니다
게임메너는 물론 하드 파울 당해도 웃으며서 괜찮다 하더라구요
비단 nba선수한테만 하는게 아니고 아시아 대표탐 경기에서도 그렇구여.

엄청난 노력과 도전으로 nba입성한걸로 호감이 생겼는데 인성보고 더 팬됬습니다.

아시안컵에서 부상당해서 아쉬운데 얼른 복귀 했스면합니다

WR
Updated at 2022-08-19 10:49:4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아시안 컵에서 부상을 당했나보군요? 어서 리그에서 자리잡아야 할 텐데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1
2022-08-19 09:55:43

본문에서 큰 감동을 받고 댓글을 보니 최악의 선수 맞네요 

 

는 농담이고 이현중 선수가 오버랩되는건 어쩔 수 없네요 저정도 선수가 되려면 농구 실력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어마어마하게 성숙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WR
2022-08-19 10:11:50

 체형도 그렇고, 저도 이현중 선수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일전에 두 선수가 자주 교류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런 선수가 본보기가 되어줘서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현중 선수도 와타나베를 굉장히 존경한다더라고요.

1
2022-08-19 10:16:32

저도 이현중이 떠오르더군요, 꼭 느바에 입성 했으면 좋겠습니다

1
2022-08-19 09:57:58

 오늘도 잘 봤습니다. 가비지 타임에 뛰는 선수들도 얼마나 어렵게 저 자리까지 간건지 잠시 잊어 버렸네요...

WR
2022-08-19 10:14:12
그러게 말입니다, 전 세계가 아니라 '미국 내의 고교 선수'로만 한정해도 그들이 NBA에 입성해서 4년 이상 살아남을 확률이 0.003%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THT가 미운 건 어떡합니까.. 

 

 매번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1
2022-08-20 09:30:52

tht는 겸손이없는 플레이를 하는것처럼 보여지고있어서 더 그런것 같습니다..

1
2022-08-19 09:58:01

멋진 사람이네요..

WR
2022-08-19 10:14:44
1
2022-08-19 10:01:04

 성공하는데에는 이유가 있다는걸 다시 한번 더 느낍니다

WR
2022-08-19 10:15:04

그러게나 말입니다. 

WR
Updated at 2022-08-19 10:14:23
 그랬군요, 플레이어스 트리뷴에선 Humble이라 옮겨놓았길래 '겸손'으로 옮겼는데, 상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
2022-08-19 11:21:38

 댓글에 덧붙이자면, 켄쿄가 한자로는 겸허가 맞지만 실사용은 우리말의 겸손의 의미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겸손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1
Updated at 2022-08-22 17:55:36

사실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처음 공부할 때 우리말의 '겸손'을 의미하는 상황에 켄쿄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유독 어색하다고 느꼈는데, 아마 저는 항상 '겸허'가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인다'처럼 부정적인 상황에서만 쓰이는 단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한국어로 겸허의 의미를 다시 제대로 찾아보니 겸허도 겸손과 같은 의미이지만 좀더 내면적인 의미라고 하네요. 아마 그것이 원문의 켄쿄가 의미하는 바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어 단어 뜻부터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것이 부끄럽습니다.

 

언급해주신 문구에 대해서는 일어원문에서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켄쿄가 영어로는 humble로 번역되지만 humble에는 부정적인 뉘앙스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기에 humble의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켄쿄와 감사를 합친 것이 일어의 켄쿄가 함축하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나와있네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겸허를 겸손의 더 내면적인 의미라고 본다면, 굳이 한국어로 번역했을 땐 겸허가 겸손과 감사를 합친 것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맞겠군요. 물론 켄쿄는 켄쿄로, humble은 humble로 놔둔채로 번역하는 것이 가장 좋아보이긴 합니다.

 

자세히 써주신 댓글 덕분에 많이 공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WR
2022-08-22 11:28:45

 일어 원문에 그런 내용이 있군요. 

 그런 중요한 내용을 왜 누락한 건지

1
2022-08-19 10:09:07

진짜 멋진 선수였네요.
오타니뎌 생각나고 미국의 세계 최고무대가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들은 진짜 달라도 다르네요.

저보다 어린 선수지만 많이 배웁니다.

부모로서도 느끼는 바가 크네요. 앞으로 응원해야겠습니다.

WR
Updated at 2022-08-19 10:21:59

저도 부모님과의 에피소드 부분에서 울컥하더라고요. 

 

 자기들끼리 백 년 넘게 공고히 쌓아올린 무대에 혈혈단신으로 올라 경쟁하는 느낌은 어떨까요? 감히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말씀대로 아시아 선수들, 정말 대단합니다.

1
2022-08-19 10:11:56

제목만 보고 호스파워인줄 알았습니다.. 

WR
Updated at 2022-08-19 10:22:11

 저 같아도 그럴 것 같아서 처음엔 '언어가 가진 힘'으로 올릴까 했더랬습니다. 

 

 근데 너무 맛이 안 살더라고요

1
2022-08-19 10:12:53

멋있네요

WR
2022-08-19 10:18:19
1
2022-08-19 10:13:56

칼럼리스트인가요? 뭔 글을 이리 잘 쓰나요...

자국리그에서 에이스로 뛰는 것도 재미있을 텐데 뱀머리보다 용꼬리를 택했군요. 

WR
2022-08-19 10:19:10
 그렇죠? 글 정말 잘 쓰더라고요. 아직 어리니 그래도 NBA에서 끝까지 해보는 쪽을 택한 것 같습니다. 
1
2022-08-19 10:14:55

너무 멋있잖아..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WR
2022-08-19 10:19:28

말씀 감사합니다!

1
2022-08-19 10:24:23

와 진짜 멋지네요. 이번 시즌도 계약 성공해서
볼 수 있었음 좋겠네요

1
2022-08-19 10:26:00

이번 시즌 어느 팀에서든 꼭 보고싶습니다.

1
2022-08-19 10:41:55

 아름다운 글이네요. 번역 감사드립니다.

1
Updated at 2022-08-19 10:57:20

정말 멋지네요. 어머니와의 에피소드는 읽으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초심과 겸허, 말은 쉽지만 항상 지키기 어려운 가치입니다. 유타의 행보 앞으로도 기대되네요.

1
2022-08-19 11:05:01

멋진 선수, 멋진 사람이네요.

1
2022-08-19 11:12:56

정말 멋집니다

1
2022-08-19 11:34:02

세계 최악의 농구선수인데 글까지 잘쓰는군요
주먹이 우네요

1
Updated at 2022-08-19 12:16:08

멋진 선수네요! 아시아컵에서 꽤 큰부상을 당했다던데, 빨리 회복해서 활약하는 모습 보고싶습니다.

1
2022-08-19 12:49:09

멋있는 사람이네요. 주변사람들도 멋지구요. 정말 저런 마인드를 가지고 싶네요

1
2022-08-19 13:01:13

와 너무 종은 글이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네요
팬이 되버렸고여 응원합니다
부모님 에피소드는 울컥했네요
와타나베 선수 파이팅

1
2022-08-19 13:36:12

실제 인터뷰 인지 알고 도입부를 너무 감동적으로 읽다가, 음? NBA판 박찬호 시즌2 인데 싶더군요^^
얼굴도 친숙하고 아시아인으로 내심 응원하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훌륭하군요. 멋집니다.
좋은글 소개 감사합니다.

1
2022-08-19 13:41:07

450만명을 4억5천만명으로 잘 못 쓰신 것 같습니다.

WR
Updated at 2022-08-19 14:16:09
 그렇진 않습니다.

 

 본문에 450 million, 즉 4억 5천만이라고 쓰여있는 터라 그대로 옮겨썼습니다. 

 

 저도 읽으며 의아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선수가 직접 쓴 글이니 만큼 손대지 않고 그대로 옮겼습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1
Updated at 2022-08-19 16:46:51

원문을 보면 프로선수 athletes가 아니라 농구를 하는 사람들 전체를 basketball players로 지칭했거나 숫자가 잘못 기재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뒷부분에 one in a million chance to play basketball in the nba 라는 부분을 보면 혹시 농구를 하는 사람으로 4억 5천을 이야기한것일까요?

WR
2022-08-20 14:07:16

저는 프로페셔널로 이해했습니다만, 충분히 그런 의미로 사용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분 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1
2022-08-19 14:33:56

세상에 가비지 타임이란 없습니다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네요

글 너무 잘봤습니다

1
2022-08-19 16:26:43

갑자기 궁금한데 농구 선수가 4억 5천만이라는 건 어디서 나온거죠....?

1
2022-08-19 20:36:31

프로 아마추어 다 합하면 나오는 숫자 아닐까요? 동네 농구팀, 고교팀, 묘기팀, 여자팀, 등등

WR
2022-08-20 14:08:52

‘자기가 듣기론’이라고 했으니, 다음에 만나면 정확한 소스가 어딘지 물어보겠습니다.

그러니 만약 잘못된 통계라면 저 말고 와타나베를 욕해주시기 바랍니다.

1
2022-08-19 18:33:18

번역도 잘하시고, 좋은 글도 잘 찾아 소개해주시고, 감사합니다. 

NBA에서 살아 남는 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를 넘어, 인생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까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1
2022-08-20 08:14:45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읽었네요.

선수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경험 등을 보고 깊은 고찰을 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1
2022-08-20 09:28:40

 글도 잘쓰네.... 이정도로 멋진 선수인지는 몰랐네요

 

1
2022-08-20 10:51:08

제가 언더독 선수들을 특히 좋아하고 응원하는 이유입니다.

1
2022-08-21 10:58:52

네이버 웹툰 가비지 타임 작가님이 보시면 안되는 글이겠네요..

1
2022-08-23 11:54:42

경기보다보면....에이.. 가비지네.... 라고 혼잣말 많이 했었는데 이젠 안해야겠네요. 무심코 했던 말이었는데 저 선수 뿐만 아니라 저 타임에 뛰는 선수들에게는 1분 1초도 아까울테니까요

denmin
101
5954
24-05-01
denlal
45
6250
24-04-30
ncaa
85
15431
24-04-30
denlal
65
6006
24-04-30
min
70
8340
24-04-30
bos
43
3858
24-04-29
74
9621
24-04-29
bosmia
54
3671
24-04-29
cleorl
40
3711
24-04-28
cleorl
36
3915
24-04-27
dengsw
54
6123
24-04-26
bosmia
97
7867
24-04-25
minphx
45
4846
24-04-25
nyk
68
6067
24-04-23
nykphi
34
3867
24-04-21
miaphi
43
7792
24-04-18
bos
81
10420
24-04-16
min
85
15442
24-04-16
atlbkn
41
6931
24-04-13
por
69
16904
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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