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드래프트 RJ 베렛, 자이온 극초반 모습에 대한 생각
근래 응원팀인 시카고의 성적이 주춤하기도 하고, 또 대학 경기들을 보는 것이 신선하기도 해서 듀크 경기를 간간이 시청하곤 합니다. 기세가 높던 듀크가 곤자가와의 대결에서 첫 번째로 패배한 시점까지의 경기들을 보고 느낀 점들 몇 가지를 적어봤습니다.
사실 대학 경기를 풀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고, 또 대학 농구나 리그 농구나 모르는 점이 많기에 잘못된 점이나 다른 의견 있으시면 코멘트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RJ 베렛
전체적인 신체 스펙과 운동 능력을 경기에서 활용하는 스타일에서 차이점이 분명 있지만, 몇몇 카테고리에서의 약점(돌파시 볼핸들링이 발목을 잡는다는 점과 낮은 슈팅 효율)이 비슷하기에 저는 베렛의 비교대상군을 위긴스로 설정했습니다. 위긴스의 캔자스 대학 시절 기록과 베렛의 현재까지의 기록 중 몇몇 분야를 표로 만들어서 서로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기록 출처 : hoopmath
위긴스는 대학 시절 돌파에 대해서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았으나, 동시에 돌파에 대한 지적들도 많이 받았었습니다. 림 근처 성공률이 썩 좋지 않고, 돌파시 볼 간수가 안 좋으며 왼쪽으로 가는 돌파나 왼손 마무리(위긴스의 슈팅핸드는 오른손입니다)를못한다는 비판이었는데요. 그런데 hoop math에서 대략적으로 제공하는 림근처 FG% 을 보면 현재까지 베렛의 기록이 오히려 더 안 좋습니다.
베렛은 위긴스와 슈팅핸드가 반대쪽이고, 취약한 상황도 그 반대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즉 오른쪽으로 가는 돌파나 오른손 마무리가 안 좋다는 점인데요.
▲ 위 장면에서는 오른쪽에서 돌파하면서도 슈팅핸드인 왼손을 써서 성공시키나, 종종 왼손을 쓰기에는 어색한 상황에서 왼손을 쓰는 경우와 더불어 실패하는 모습을 노출합니다.
▲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와중에, 더군다나 수비수가 왼쪽에 붙어있을 때 제가 보기로는 오른손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느쪽 손으로 마무리 하는지를 떠나서, 곤자가는 베렛의 돌파에 대한 완벽한 수비 를 보여주곤 했습니다. 아래 장면이 그 예시 중 하나인데요.
▲ 베렛의 마크맨 수비수가 뒤로 밀리더라도 베렛의 앞에 머물면서 끝까지방해해주고, 등번호 15번 선수 클락은 완벽한 타이밍에 헬프를 가서 블락을 성공시킵니다. 이 장면에서도 자세히 보시면 베렛이 왼손으로 슛을 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베렛은 사실상 듀크의 마지막 공격인 상황에서도 돌파를 선택하는데, 이번에는 하치무라의 좋은 수비를 상대로 오른손으로 슛을 올리나, 이는 에어볼이 되고 맙니다.
베렛은 종종 스핀무브를 섞어 쓰는데, 이런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공격 선택지 중 하나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볼핸들링이 불안해서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곤 합니다. 위긴스가 그러거든요. 베렛은 사실 위긴스보다 신체 스펙은 물론 점프력도 꽤나 밀리기에 앞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볼핸들링 개선은 필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베렛이 보여준 슈팅력 또한 좋지 못하며, 이는 낮은 2FG%(44.8%)나 3FG%(31.6%)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슛성공률은 차치하더라도 자유투 성공률이 현재까지 60% 대에 머무르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자유투 성공률과 슈팅의 발전 여부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확실히 지금까지의 모습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vs 곤자가 전에서 승부처 때 듀크는 공격권을 연이어 베렛한테 맡깁니다. 리그에 입성하고 올스타급 혹은 그 이상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분명 본인이 해결한다는 킬러 본능 이 중요하기에, 이 역할을 어린 나이부터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베렛한테 여전히 기대가 큽니다. 그렇지만 팀의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킬 돌파력이나, 클러치 때 더더욱 중요해지는 슈팅력이 부족하다면 그 훌륭한 마인드는 에이스 본능이 아니라 난사 본능, 소위 니갱망이 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대학 경기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2. 자이온 윌리엄슨
자이온의 위력적인 공격들은 하이라이트등으로 많이 접하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수비와 미진함 점들 위주로 다뤄보겠습니다. 자이온은 그간 받았던 지적들 - 마크맨을 끝까지 방해하는 수비가 아니라, 스틸이나 블락등 홈런성 플레이를 노린다는 - 에 해당하는 장면들이 몇몇 보이기는 했어도, 의외로 수비 감각도 나쁘지 않고 또 수비를 꽤나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아래 장면에서는 잠깐 본인 마크맨을 놓치고 오픈샷을 내어주는듯했으나, 정말 동물같은 움직임으로 3점을 블락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이렇게 외곽슛을 블락하는 장면들도 종종 나오곤하는데, 반응 속도나 도약 능력이 참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옵니다.
▲ 위 장면에서는 팀동료인 등번호 2번 레디쉬가 돌파하는 선수를 끝까지 잘 따라간 점도 공이 크지만, 어쨌든 자이온은 타이밍을 잘 맞추고 들어가서 블락을 기록합니다.
물론 자이온의 높이의 한계상 제대로 된 수비를 하여도 대학 무대 골밑에서조차 쉽게 득점을 허용하는 장면들이 나오고 있으니, 리그에 입성하고 나서 어떻게 수비 포지션을 잡아줄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아래 장면이 그 예의 하나로, 림 근처로 진입하는 상대 빅맨에 맞추어 잘 다가가지만 슛을 허용합니다.
▼ 또한 계속 지적받았던 점들 - 스틸과 블락을 노리는 수비를 한다는 지적 - 처럼 예측 수비를 하다가 페이크에 넘어가서 이렇게 쉽게 벗겨지는 장면들도 나왔니다.
공격에서는 그의 사이즈를 고려했을 때는 괜찮은 볼핸들링을 보여주고 있으나, 불안정한 모습도 종종 노출했었는데요. 아직까지는 안정적인 3점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총 8개 시도해서 2개 성공) 그럼에도 특유의 파워풀한 플레이는 참 볼 때마다 놀랍습니다. 자유투 성공률도 70%에 근접하는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앞으로의 대학 무대나 리그 입성 후 슛 발전에 대한 기대도 존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야나 패스도 좋고 무엇보다 자유투도 대학무대에서는 굉장히 잘 얻어내고 있는데, 이것이 리그에서도 통한다면 분명 그 파괴력은 대단할 것이고요.
위와 같이 멋진 장면들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아래 장면들같이 드리블이 미숙한 장면들도 종종 나왔습니다.
번외) 캠 레디쉬
사실 레디쉬를 위의 두명만큼 집중해서 본 것이 아니기에 기록 중심으로 짧게 다루고자 합니다. 현재 레디쉬는 94.4% 에 육박하는 자유튜 성공률과 43.2% 라는 높은 3점 성공률, 그리고 풀업 3점까지 괜찮게 넣어주며 예전부터 높게 평가받던 뛰어난 슈팅력 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FG%는 40.0% 로 윙맨으로서는 상당히 낮은데, 아직 시즌 초이기는 하지만 림근처 야투성공률도 고작 47.1% 밖에 되지 않습니다. 미국 대표팀에서 뛸 때도 어느 정도 핸들러 역할을 할 정도로 볼핸들링이 안정적인 것에 비해 돌파 능력이 부실한데요. 현 리그에서 슈팅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돌파가 안 되면 슛 성공률이 낮은 것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한계를 갖는다고 보기에 어느 정도의 발전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글을 다 써놓고 쭉 읽어보니 부정적인 진술들이 많은데, 위에서 다룬 점들은 "이 선수들이 앞으로도 쭉 못할 것이다"라는 뉘앙스가 아닌, "이런 것들은 고쳤으면 좋겠다" 라는 개인적인 바람으로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응원팀인 시카고가 이번 시즌도 하위권 순위를 기록하며 로터리 픽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듀크 3인방은 물론 올해 드래프티들이 앞으로 남은 대학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풍성한 드래프트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시카고가 수비되는 윙맨들이 없기에 맞춤 선수로서 수비 포텐셜로 기대받는 신입생 나씨어 리틀이나 2학년 디안드레 헌터의 대학 경기들도 앞으로 조금씩 시청해보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분석글 잘읽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3명가 눈에 그닥 안차네요 ㅜㅜ 불스의 미래라고 보기엔 말이죠..
전 올해 불스가 픽업을 꼭 했어야 한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ㅜ
웬카주가 참 좋은 선수이지만.. 올해는 개인적으로 앞으로 프랜차이의 명운을 걸만한 재능이 3명이 있었다고 보거든요. 에이튼-돈치치-JJJ입니다.
배넷은 솔직히 올해 나왔으면 탑3감은 아닌거 같고.. 자이온은 진짜 매력적이지만 사이즈에서 오는 애매함이 참 감이 안오거든요.. 둘 중에 한명온다면야 쌍수를 들고 환영하겠지만.. 올해 못 건진 저 3명의 재능이 계속 아쉽습니다. 죽은 자식 부랄만지기인것 알지만.. 솔직히 그렇네요ㅜ
배넷의 저 자유투는 솔직히 심각한거 같거같거든요... 그나저나 벌써 이런 생각하는게 웃프네요 ㅜ
다시한번 멋진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