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보는 14 드래프트 당시 티어1 선수들 평가
최근 몇년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2014 드래프트에서는 채드 포드의 티어1 평가를 받은 선수가 무려 3명이나 있었습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티어1의 평가를 받았던 선수로는 2009년 이후로 블레이크 그리핀, 존 월, 그리고 앤써니 데이비스 이 3명밖에 없었기에 티어1급 선수들이 3명이나 있다는 것은 큰 화제였습니다.
이번 주말에 자바리 파커가 시카고 불스와 40m/2년 계약을 맺으며 당시 티어1 평가를 받았던 위긴스, 엠비드, 파커 모두 내년에 어디에서 뛸지 정해졌습니다. 이 3명의 선수들에 랜들까지 14 드래프트 지명식 이전에 이들의 전망을 분석했던 글이 있어서 간단히 번역하여 올려봅니다. 4년전에 있었던 스카우터의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스카우터는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바라보는지를 중심으로 읽어보시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ESPN GrantLand에 Ryen Russillo가 2014년 5월 23일에 게재한 글입니다. 익명의 GM, 어시스턴트 GM, 그리고 스카우터 책임자까지 총 3명에다 Ryen Russillo까지 유망주들에 대한 본인들의 의견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글인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과감하고 표현이 직설적이었던 익명의 스카우터1 의 분석을 번역해봤습니다. 링크로 들어가시면 이 4명의 분석을 직접 읽으실 수 있습니다.
http://grantland.com/the-triangle/ryen-russillos-nba-draft-confidential-real-scouts-on-wiggins-randle-embiid-and-parker/
* 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하여 대화체 반말로 표현하였으며, 종종 비속어가 섞여있을 수 있다는 점 미리 양해 드립니다.
* 오역 및 의역 다수 존재한다는 점 미리 양해드립니다.
1. 조엘 엠비드 (14드래프트 3픽)
-> 만약 엠비드가 건강하기만 하다면 나는 그를 1픽으로 데려가겠어. 이건 그다지 어려운 선택도 아냐.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줄 테니 한번 들어봐. 우리는 선수들을 티어 별로 분류하지. 나열 순서와 관계없이 어떤 사람들은 티어1에 엠비드, 파커, 위긴스, 랜들 그리고 엑섬까지 놓고 티어2에는 본레와 고든을 배치할거야.
근데 내 탑 티어 자리에는 오직 엠비드 한명 밖에 없어.
나는 2014 드래프트 유망주들 통틀어서 오직 엠비드만이 코트 위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라고 봐. 나도 파커랑 위긴스 좋아해. 근데 이 두 선수가 너네 팀 고투가이라면 아마 너가 응원하는 팀은 매년 드래프트에서 로터리 순번에 들걸.
엠비드에게는 타고난 본능이 있어. 나는 이런 것들을 처음부터 지니고 태어난 것이지, 코치들로부터 배운 것이 아니라고 봐. 엠비드가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멈출 때 엄청 빠르다는 것을 보면 말이지. 또 문자 그대로 농구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기도 하고. 로우 블락 지점에서 엠비드에게 공을 쥐어주면 마치 던컨이 하는 것 같은 인사이드 피벗을 보여준단 말이지. 거기서부터 출발하여 페이스업 공격을 하거나, 돌파로 뚫어버리거나, 아니면 패스를 빼줘. 정말이지 이런 움직임들은 놀라워. 나는 한평생 이렇게 수비를 ‘박살’ 낼 수 있는 빅맨을 원해왔단 말이지.
발놀림도 굉장하고, 거기에 블락 능력까지 가지고 있어. 엠비드 기록이랑 그가 뛴 시간을 한번 봐봐. 엠비드를 보면 아주 굉장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보여.
리그에 입성한 엠비드는..
드래프트 이전부터 건강에 의문 부호가 붙던 엠비드는 리그에 입성한 이후에도 부상 때문에 경기에 못 나오며 한때 ‘전설의 포켓몬’취급을 당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첫 2년을 부상으로 날린 엠비드는 그러나 경기에 나서면 드래프트 이전에 높게 평가받던 대로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여줍니다. 소속팀 필라델피아는 이런 모습을 보고 계약 당시만 해도 3시즌 동안 31경기를 치룬 엠비드에게 2017년 10월 148m/5년 계약 을 안겨주었는데요. 17-18 정규 시즌 막바지에 안면 부상을 당하며 자칫 플레이오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으나, 히트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3경기부터 복귀하여 경기를 치룹니다. 17-18 정규 시즌 63경기를 뛴 엠비드는 ALL-NBA 세컨드팀에 선정되었습니다.
2. 앤드류 위긴스 (14드래프트 1픽)
-> 위긴스의 슛이나 볼핸들링 기술을 믿지 마. 공격할 때 왼쪽으로 가질 못해. 위긴스에게는 “모두 닥치고 내가 최고야” 하는 마인드가 없어. 코비 같이 "x까고 내가 너보다 훨씬 농구 잘해”하는 그런 마인드 있잖아. 도대체 이런 투쟁심은 어디로 간 거야? 나는 그가 스스로에게 안주하는 선수라고 봐. 이건 감독인 Bill Self(위긴스 캔자스 대학 선수 시절 감독) 탓이 아니야. Bill Self는 위긴스에게 슛 쏘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단 말이지.
위긴스는 사람들이 세 번째로 좋아할 선수는 될 수 있어도 첫 번째로 응원할 선수 타입은 아니야. 만약에 위긴스를 데려온다 치잔 말이야. 공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겠어? 슛을 많이 쏴서 팀에게 승리를 가져다줄까? 위긴스가 가지고 있는 재도약 점프 능력은 지금껏 내가 봐온 선수들 통틀어서 한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뛰어나. 그리고 앞으로도 가끔 “와 진짜 쩐다”하는 플레이를 보여 줄 거야. 그렇지만 그런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은 위긴스의 천성이 아니야.
아마 그는 엘리트 수비수가 될 수 있을 거야. 1번부터 3번까지 두루 막을 수 있겠지.
그렇지만 공격에서는 리그에서 통할까 하는 의문이 남는단 말이지. 볼 핸들링 안 좋고, 패스 능력도 없으며, 슈팅도 기복이 심해. 위긴스가 가지고 있는 성적 매력은 오직 그의 피지컬과 운동 능력뿐이야. 오해는 하지 마. 나는 위긴스가 운동 능력만 있고 농구를 할 줄 모르는 선수처럼 될 거라고 말하지는 않았어. 그렇지만 내 드래프트 순번에서는 3명의 선수(엠비드, 랜들, 파커)가 위긴스보다 위에 있어.
리그에 입성한 위긴스는..
미네소타는 러브 트레이드로 데려온 위긴스에게 많은 공격 룰을 부여합니다. 위긴스는 2년차에 평균 20득점을 넘어섰으며, 16-17 시즌에는 평균 23.6점을 기록했습니다. 포스트업을 비롯하여 다양한 공격 스킬을 보여주며 공격력에 대한 의심은 떨쳐냈으나, 높지 않은 효율과 비슷한 평균 득점을 기록하는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2차 스탯은 줄곧 지적받았습니다. 수비는 17-18 시즌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으나, 16-17 시즌까지만 해도 큰 문제로 꼽혔습니다. 2017년 10월 소속팀 미네소타와 146m/5년 연장 계약 을 체결하였습니다. 부상으로 커리어가 얼룩진 14 드래프트 동기들과는 다르게, 리그에 입성하고 4시즌 통틀어서 단 한경기만 결장하고 나머지는 모두 출전하며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3. 줄리어스 랜들 (14드래프트 7픽)
-> 랜들은 운동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움직임이 뻣뻣한 건 아니야. 공격할 때 왼쪽으로 가려는 경향이 크고, 다른 왼손잡이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오른쪽 어깨를 중심으로 턴 하는 유형이지. 항상 포스트 쪽의 스트롱 사이드로 오거나 드라이브를 하지. 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이런 경향은 절대 놓치지 않기에 아마 이런 식으로 득점을 계속 올리지는 못할 거야.
이건 슛의 발전 가능 여부를 예측해볼 때 내가 쓰는 방식인데, 자유투를 괜찮게 쏘는 걸 보니 슛을 장착할 여지가 있어 보여. 랜들을 숏 코너에 배치시켜서 엘보우 지점에서 달리게 하거나, 아이솔 공격을 시켜서 공간을 주고 일대일 하게 하면 괜찮겠네. 그래도 일단 슈팅 실력부터 늘리는 게 좋을 거야. 랜들은 패스를 잘 못 빼줘. 이게 능력이 안 되서 못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안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는데 그건 아마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너무 들떠서 그런 걸 거야. 그래서 나는 이게 딱히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
랜들을 랜돌프에 빗대는 것은 그만 둬. 나는 랜돌프를 그가 12살 때부터 봐왔는데, 랜들과는 달리 랜돌프에게는 굉장히 빠른 발과 슈팅 능력이 있었어. 랜들은 랜돌프가 아니야.
좋은 아이지. 영리하고 성격도 원만해. 그렇지만 나는 랜들의 피지컬을 좋게 보지는 않아. 몸이 너무 무르고 두껍다고 해야 하나. 그가 열심히 운동할 것 같냐고? 유망주들은 돈을 많이 받기를 원하지. 당연히 지금부터 체육관으로 달려가서 바로 연습할거야.
리바운드 능력은 지금 당장이라도 통할거야. 이건 걱정할 부분이 아니야. 랜들은 좋은 팀의 주전 선수로 거듭날 수 있기에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4픽~7픽 사이로 평가받는 거지. 나는 고든이나 본레를 랜들보다 먼저 뽑지는 않을 거야.
리그에 입성한 랜들은..
안타깝게도 본인의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고 시즌 아웃된 랜들은 15-16 시즌에 루키 시즌을 치릅니다. 15-16 시즌부터 30분이 안 되는 시간을 뛰며 경기당 10.2개의 리바운드를 거둬낸 랜들은 드래프트 이전 평가대로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줍니다. 미지근한 성장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랜들은 올해 1월부터 주전으로 나서며 2,3월에 좋은 월별 성적을 기록합니다. 그러나 막바지에 기세가 꺾인 랜들은 결국 이번 오프 시즌에 만족스러운 계약을 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레이커스를 떠나 뉴올리언스와 18m/2년 (마지막 해 선수 옵션) 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FA 재수에 들어갔습니다.
4. 자바리 파커 (14드래프트 2픽)
-> 나는 파커 무진장 좋아해. 좀 더 거대해진 폴 피어스라고나 할까. 파커의 슈팅력을 완전히 믿지는 않아. 나는 파커의 플레이가 무진장 이기적이라고 생각해. 콘테스트 당하는 상황에서 터프샷을 쏘는 데 거리낌이 없어. 이건 아마도 파커가 듀크 팀원들을 보면서 “너희들은 빠지고 내가 처리한다”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걸지도 몰라.
파커는 다양한 루트로 득점이 가능해. 리바운드랑 패스도 할 줄 알고. 근데 스몰포워드로 뛰는 건 걱정되네. 만약에 파커가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평균보다 낮은 슈팅력을 가지고 있었어도 리그에서 통할 거야. 반대로 뛰어난 슈팅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운동 능력이 문제가 안 되고. 불행히도 파커는 이 두 부문 모두 평균 이하란 말이지. 나는 파커를 정말 좋아하지만, 아마 최고의 선수는 될 수 없을 것 같아.
파커는 충분히 영리하기에 코칭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봐. 대학에서 항상 포스트 수비를 맡았었는데, 리그에서 4번으로 뛰면서 림 주위를 수비하기에는 신장이 너무 작아. 파커는 수비할 때 리그의 스몰 포워드들한테 아이솔레이션 공략을 지독하게 당하겠지만, 그렇다고 4번으로 쓰자니 파커가 러브나 알드리지, 그리핀 이런 선수들을 막는다고 생각해봐. 솔직히 말하면 파커가 설린저(자레드 설린저로 현재는 중국 리그에서 뛰고 있습니다) 막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겠어. 조만간 알게 되겠지. 자존심 강한 파커이기에 어떻게든 해결될 수도 있을 거야.
리그에 입성한 파커는..
예상을 웃도는 골밑 마무리와 운동 능력을 보여준 파커는 그러나 첫 시즌에 ACL 파열 부상을 당하며 안타깝게 시즌 아웃 당합니다. 16-17 시즌에는 경기당 3.5개의 3점슛을 시도하여 36.5%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준수한 슈팅력을 보여주나, 또 한번 같은 부위에 부상을 입으며 시즌 아웃 되었습니다. 올해 2월 코트에 복귀한 파커는 이후 보스턴과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까지 출전했으며, 이번 오프 시즌에 자유계약선수로서 시카고와 40M/2년 (마지막 해 팀 옵션) 계약을 맺으며 고향 팀에서 뛰게 되었습니다.
드래프트 이전부터 지적받던 수비 문제나 건강 이슈가 걱정되고, 또 은근히 로즈의 이미지와도 겹치는 면이 있어서 불안하지만 어려움 이겨내고 멋지게 활약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시카고 출신 선배 선수들인 로즈(1번), 웨이드(3번)의 사이 번호인 2번을 등번호로 선택한 자바리 파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의 스카우터 평가가 실제로 맞은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는데요. 참고로 해당 원문은 올해 6월에 레딧에도 올라오며 재조명받았습니다. 이에 대한 코멘트 반응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의 글에서 직접 확인 가능하십니다.
https://www.reddit.com/r/nba/comments/8ss4g3/old_grantland_article_of_scouts_discussing_andrew/
재밌네요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생각보다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스카우터가 모든 것을 맞춘다면 뭐 그야말로 신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모습들은 상당히 근사치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