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스 16-17시즌 8-9주차 + 골스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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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2-28 13:33:23
캡스 주간 시리즈
다들 즐거운 성탄 연휴 보내셨나요? 저는 가족들의 협조로 역대급 크리스마스 경기를 방해 없이 라이브로 잘 즐길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하루가 아니었나 싶네요.
7경기 6승 1패
캡스는 오늘 골스전 포함 최근 7경기에서 6승 1패를 거두었습니다. 1패는 멤피스 백투백 원정으로 빅3가 출전하지 않았던 경기였습니다. 이 기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턴오버 감소로 지난 3연패 동안 각 19-18-18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자멸했다면 지난 7경기 평균은 11.7개로 리그 탑3에 드는 좋은 수치였습니다. 오늘 골스 전에서도 르브론이 5개의 턴오버를 기록하긴 했지만 총합에서 12 vs 19개로 선전하였습니다.
밀워키와의 첫 경기 패배에선 19개의 턴오버가 많은 속공 기회로 이어지며 쉬운 득점을 많이 내줬다면 이번 2연전에선 10-11개로 줄일 수 있었고 공격에선 17개 (42.5%), 15개 (55.6%)의 고감도 3점슛이 터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양상에도 밀워키와의 백투백 모두 접전이었습니다. 밀워키의 미들턴이 과연 플옵 직전에 복귀할 수 있을지 미정이긴 하지만 캡스를 포함해 높이가 낮은 팀들은 플옵에서 정말 피하고 싶은 팀일 것입니다.
포인트가드 어빙
어빙의 포지션은 포인트가드이지만 실제적인 리딩은 르브론이 맡고 어빙은 득점을 담당하는 2번에 가깝습니다. 디트로이트 전에서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시즌 어시스트 평균도 4.7개였습니다. 그런 어빙이 멤피스와의 2연전 결장 후 1주일간의 휴식 이후 완전히 바뀐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델리의 전매특허였던 탐슨과의 2:2 플레이뿐 아니라 돌파 후 킥 아웃 패스와 컷인 하는 선수에게 찔러주는 노룩 패스도 수준급이었습니다. 복귀 후 5경기에서 평균 23.6점, 10어시스트, 5.6리바운드, 3.4스틸, 2.2턴오버로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전성기 크리스 폴이 연상되는 수치를 찍어주었습니다. 특히나 밀워키와의 백투백 2번째 경기에선 커리어 하이 13어시스트와 함께 65%의 야투율로 31점을 기록하며 득점력 받쳐주는 엘리트 포가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커리어 네 번째 30+득점 10+어시스트 경기).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빙이나 루 감독 모두 어빙의 플레이 스타일 변화에 대해 직접적인 이야기 대신 예전에 비해 게임을 흐름을 잘 읽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처음으로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디트로이트 전에서 루 감독은 어빙이 예전 델라가 르브론과 자주 쓰던 픽앤롤 셋을 사용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상대팀들이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많은 필름을 살펴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거의 모든 스크린 상황에서 저를 쫓아왔고 그 과정에서 르브론이 정말 스크린을 잘 걸어주었습니다." - 어빙, 밀워키전
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공격에 집중하는 어빙에게 수비수들이 달려드는 것은 예상되는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빙이 그 과정에서 빈 곳을 찾는 노력과 패스를 하면 상대 수비수들은 함부로 쉽게 어빙에서 도움 수비를 가기 어려울 것이고 가려고 하더라도 위크사이드에서 컷인 해서 들어오는 르브론이나 탐슨이 계속 신경 쓰일 것입니다. 바로 어제 위닝샷 플레이에서 듀란트 모습에서 수비수의 고민 흔적이 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141Kb6LYek
어빙의 플레이 바뀐 경기 운영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성공적이라면 르브론의 출장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르브론은 2, 4쿼터 시작에 세컨 유닛을 이끌면서 매 쿼터 시작을 책임지고 있고 그 결과 긴 출장시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골스 전에서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러브가 파울 트러블로 3쿼터에 쉬면서 임기응변으로 한 것인지 모르지만 어빙-러브가 세컨 유닛을 이끌며 4쿼터를 시작한 부분은 꽤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나 점수가 벌어지는 과정에서도 르브론의 도움 없이 다시 경기를 풀어갈 기회를 준 루의 뚝심도 빛을 발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빙이 이끄는 세컨 유닛의 약점은 어빙에게 수비가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것인데 만약 어빙이 이를 패스로 풀 수 있다면 루의 선수 기용의 폭이 넓어질 것입니다.
Next man up!
캡스 빅3 첫해, 플옵에서 선수들이 한 명씩 부상으로 빠지게 되자 캡스가 강조한 구호였습니다. 러브가 빠지자 탐슨이 그의 리바운드 공백을 메웠고 어빙의 빈자리는 델라가 훌륭하게 커버했습니다. 지난 시즌 어빙과 셤퍼트가 빠진 자리는 모윌과 제퍼슨이 잘 채워줬습니다. 불행히도 이번 시즌도 이 구호는 이어집니다. JR이 손가락 수술로 시즌 막바지에나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에 그 빈자리를 또 다음 선수가 잘 채워줘야 할 것이고 그 주인공은 리긴스가 될 것입니다.
리긴스는 JR이 빠질 때 나와 이제 7경기 주전에 나섰지만 이미 캡스 팬들에겐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델라가 골스와의 첫 파이널에서 커리를 시작부터 끝까지 쫓아다니며 수비를 했다면 리긴스는 정규 시즌 매 경기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코트에 나와 있는 시간 동안엔 엔드라인서부터 상대 포인트 가드를 집요하게 쫓아다니고 손을 뻗치며 전방 압박을 해줍니다. 리긴스와 함께 뛰면 어빙은 1번 수비 대신 2번 수비를 맡으며 픽앤롤 수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고 상대 패싱 라인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수 있게 됩니다. 어빙이 지난 5경기에서 3.4개의 스틸을 기록하게 된 부분에는 분명히 리긴스의 역할도 있었을 것입니다. 반대로 상대 포가 입장에선 매치업이 어빙에서 리긴스-셤퍼트로 바뀌기에 경기 내내 받는 압박이 상당할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경기는 토론토와의 3차전으로 리긴스-르브론이 후반에 라우리-드로잔을 막아내고 어빙이 캐롤과 매치되던 모습은 토론토전 비기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다음 보스턴, 샬롯 전에서 리긴스가 토마스와 켐바를 어떻게 막아낼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부담이 커진 빅3
골스, 클블, 미네소타, 워싱턴은 이번 시즌 주전의 득점이 평균 80점을 넘는 팀입니다. 그만큼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벤치의 득점 생산 능력은 떨어집니다. 지난 2시즌 동안 평균 12점을 채워주던 JR이 빠지고 그 빈자리를 수비형 선수인 리긴스가 채우면서 빅3가 해내야 하는 득점 부담이 더욱 커졌습니다. 어빙과 르브론은 골스 경기까지 최근 2주간 평균 38분을 뛰었습니다.
러브는 지난 마이애미전 28점-15리바운드에 이어 레이커스전에서 27점 17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리그 역사상 25+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3개 이상의 3점을 성공한 경우는 러브가 총 22번으로 9번의 노비츠키를 큰 차이로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르브론도 커리어 내내 딱 3번 기록했는데 러브는 이번 시즌에만 벌써 3번째 기록이었습니다. 다행히 러브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JR의 빈자리가 아주 크게 느껴지진 않지만, 시즌 중후반까지 이런 좋은 페이스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루 감독은 흥미로운 인터뷰를 합니다.
"그리핀에게 서두르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20승 6패이고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팀입니다. 우리는 그저 어떤 포인트 가드를 데려와 앉히길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맞는 조각을 데려오고자 합니다. 그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저는 그리핀이 뭔가 만들어 내릴 것을 압니다. 그는 항상 마술 같은 일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니 그가 그의 일을 하게끔 놔두고 저는 현재 우리 팀을 계속 이끌어나갈 것입니다."
JR의 부상으로 활용 가드 자원이 어빙-리긴스-셤퍼트로 줄어들었습니다. 던리비가 있긴 하지만 2번으로 뛰기 어려운 스피드와 아직 감을 덜 찾은 3점으로 로테이션에서 종종 제외되고 있습니다. 펠더와 맥크레이는 아직 좀 더 경험이 필요한 모습입니다. 루의 저 인터뷰는 JR이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필요한 자원은 백업 포인트 가드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어빙과 르브론의 출장 시간을 덜어주고 러브의 활용 폭을 넓혀줄 베테랑 가드의 영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지만 금방 일어날 일이 아닐 수도 있을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파이널 리매치
골스와의 파이널 리매치를 앞두고 캡스 선수들은 비장한 모습이었습니다. 르브론은 인터뷰에선 크게 신경을 안쓴다고 말했지만, 이 한겨울에 추운 오하이오에서 컨버터블 차를 타고 경기장에 왔습니다. 몸에 열이 넘친다고 말이죠. 그러면서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몸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조금씩 끌려가던 경기였지만 4쿼터 막판 결국에 역전을 시켰고 지난 파이널 7차전이 오버랩 되는 어빙의 위닝샷으로 승리를 이끌어 왔습니다.
"어빙은 4쿼터에서 우리의 고투가이 입니다." - 러브
"이 아이는 특별합니다. 물론 NBA에서 그는 이제는 아이가 아닙니다. 24살밖에 되진 않았지만 6년 차 선수입니다. 캡스 팬들은 그가 먼저 스타가 되고, 그 후 스코어러가 되었다가 지금은 위닝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 르브론
"그 슛을 쏘기 위해 동료들이 저를 믿어준 것은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동료들과 코칭진들의 믿음을 갖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 어빙
이번 골스 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눈여겨본 점은 러브의 활약이었습니다. 지난 파이널에서 스몰라인업을 맞아 수비 문제로 러브와 프라이는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러브는 파울 트러블로 고생을 하긴 했지만 32분 동안 20점을 기록했고 팀 내에서 가장 좋은 +12를 기록했습니다.
1쿼터에 KD에게 인유어를 먹으며 "motherfuxxxx"라고 도발을 당했지만, 전매특허 택배 패스로 멋지게 응수해주기도 했습니다.
https://twitter.com/gifdsports/status/813111159813505024
두번째로 인상 깊었던 점은 캡스의 수비로 골스의 정신없이 돌아가는 패스를 끊임없는 로테이션 수비로 따라가는 캡스의 수비가 정말 일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골스가 이번 시즌 진 경기들에서 2차 연장을 간 휴스턴 전을 제외하곤 모두 100점 이하로 득점을 기록한 것을 볼때도 골스 상대로 득점으로 맞불을 놓기 보다는 강한 수비와 리바운드로 상대를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14개의 스틸과 18개의 오펜스 리바운드는 야투가 3할대에 허덕이면서도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마지막은 루의 4쿼터 용병술이었습니다. 일단 4쿼터 초반 14점 차로 벌어지자 당연히 르브론을 다시 넣을 줄 알았는데 작전타임 후 같은 라인업을 뚝심 있게 밀어붙인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니가 판 구멍은 니가 스스로 찾아서 기어나와라.' 안 풀리는 경기에서 닥 리버스에게 배운 루의 철학 중의 하나입니다. 두번째는 르브론을 듀란트가 아닌 탐슨에게 붙인 선택입니다.
"탐슨의 움직임을 볼 때 제퍼슨이 그를 쫓아다닌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셤퍼트가 커리를 막고 있고 어빙을 공한테서 떨어져 이기를 막았습니다. 르브론이 탐슨을 막는 도전을 받아들였고 만약 조금이라도 늦게 된다면 바로 스위치 해서 르브론이 빅맨이든 누가 되었든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수비하는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 루 감독
이 분도 할 얘기가 조금 있지만 아래 사진에 나온 포스터로 대신하겠습니다.
약 시즌의 1/3을 치른 지금까지 7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5개 팀 (골스, 샌안, 휴스턴, 클블, 토론토)의 상대 전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골스: 1승 3패 (토론토 1-0, 샌안, 휴스턴, 클블 0-1)
샌안: 3승 1패 (휴스턴 2-1, 골스 1-0)
휴스턴: 2승 4패 (골스 1-0, 샌안 1-2, 클블, 토론토 0-1)
클블: 5승 0패(토론토 3-0, 골스, 휴스턴 1-0)
토론토: 1승 4패 (휴스턴 1-0, 골스 0-1, 클블 0-3)
클블이 토론토 상대로 벌써 3승을 거뒀고 골스와 휴스턴을 상대로는 홈 경기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1월 초에 있을 원정 트립 마지막에 골스와 재대결을 펼치고 1월 말 샌안과의 홈 경기를 치르는데 이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가 되네요.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 그리고 댓글로 좋은 말씀 남겨주신 분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다들 즐거운 연말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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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리차드 제퍼슨 볼때마다 다시 농구장으로 나가고싶어집니다. 포스터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