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과 빌 카트라잇간의 골깊은 갈등
시카고 제1 언론인 시카고 트리뷴에 기재되었던 기사입니다.
멀티미디어 게시판에 카트라잇과 조던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던데 여기에서 자세하게 소개하려 합니다. 아마 이 글을 읽은 후에는 조던의 리더십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실거라 생각합니다.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카트라잇이 오클리를 주는 조건으로 불스로 트레이드 되었을때 조던은 그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기자에게 처음 듣습니다. '이번 일어난 트레이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던은 놀라며 '무슨 트레이드요?" 라고 반색했고, 오클리가 나가고 카트라잇이 들어왔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그야말로 아연실색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클리는 조던과 불스에서 가장 친한 선수였는데다가, 그때까지만 해도 계속 상대편 덩치들에게 시달려야 했던 조던의 보디가드 역할을 톡톡히 했던 선수가 바로 오클리였기 때문이죠.
처음부터 아무 잘못도 없이 그냥 조던의 맘에 안 들고 시작했던 카트라잇은 그때부터 리그 최고의 수퍼스타이자 불스왕국의 독재자나 다름없는 조던의 공격을 받습니다. 90 플레이오프때 조던은 카트라잇의 무릎 상태가 매우 좋지 않고 운동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전광석화같이 레인을 돌파하더니 뒤에 있던 카트라잇에게 노룩패스를 찔렀고, 그런 패스를 받을 운동신경도 준비도 안되어있는 카트라잇은 공을 놓치고 턴오버를 하기 일쑤였죠. 그럴때마다 조던은 코치인 덕 콜린스를 보며 오만상을 찌뿌리고 역겹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양손을 하늘로 쳐들고 '대체 쟤를 어찌할꼬?' 와 같은 표정을 지었고, 리포터에게는 '카트라잇이 내 패스를 너무 많이 턴오버로 만들었죠' 라면서, 꼭 카트라잇이 방금 자신이 한 말을 들을 수 있게끔 기자들에게 확언을 받곤 했다고 합니다.
카트라잇은 필 잭슨이 인정하는 가장 성실한 선수 중 하나였고, 조던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에게 '선생님' 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존중을 받았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걸 알아챈 필 잭슨이 카트라잇을 팀의 공동 캡틴으로 발탁했는데, 유독 조던만 카트라잇은 농구 실력이 현격하게 떨어져 아무도 없는 골대에조차 골을 못넣는 열등한 선수라고 생각했다는군요.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카트라잇의 슈팅 포즈는 독특하기로 유명하죠. 양손을 쭉 뻗어 마치 붓으로 한자를 쓰듯이 요상스러운 포즈로 머리 뒤에서 슛을 날리곤 했는데, 조던은 잔인하게도 카트라잇이 같이 있는 라커룸에서 카트라잇의 슈팅 포즈를 우스꽝스럽게 과장하며 따라해 카트라이트를 매번 모욕했고 다른 팀원들이 웃음을 참느라 진땀을 빼고 있을때 카트라잇이 그 모습에 상처받고 낙담하는걸 즐겼다고 하네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조던은 자신에 이은 팀내 제 2인자, 3인자인 피펜, 그랜트 등에게 카트라잇에게는 4쿼터때 패스하지 말라고 은근히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는 '만일 너네들이 카트라잇에게 패스하면, 너네는 나한테 패스 받을 생각 말아' 라고 협박까지 해놓았죠. 빼도 박도 못하게 카트라잇의 불스에서의 농구인생을 봉쇄해버린겁니다.
이렇게 심한 모멸과 수치를 당하면서도, 천상 순둥이 카트라잇은 조던의 그러한 태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카트라잇에게 중요한건 오직 승리뿐이었고, 자신의 활약은 중요하지 않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나중에서야 카트라잇은 조던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다녔는지를 알게 됩니다. 기가 찰 노릇이죠. 같은 팀원이 자기에게는 패스하지 말라니.. 카트라잇은 조던에게 독대를 하자고 청합니다.
카트라잇이 조던에게 말했습니다. '난 네가 나에 대해 말하고 다닌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조던은 말 없이 카트라잇을 노려볼 뿐이었죠.
카트라잇이 다시 말했습니다. "네가 나에게 패스하지 말라고 다른 팀원들에게 말하고 다닌다는게 한번만 내 귀에 들어오기만 해봐. 그랬다간 너 다시는 농구 못하게 될거다."
이런 마찰이 있은 후 90시즌에 카트라잇은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의 결과가 좋아 기량이 좀더 향상하죠. 이때서야 조던은 카트라잇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는데, 이건 카트라잇이 좋아서가 아니라 윌 퍼듀나 스테이시 킹과 뛰어보니 그나마 카트라잇이 좀 더 잘하는것 같길래 롤을 좀더 주기로 한것이었습니다.
필 잭슨은 조던이 너무 비호같이 빠르고 운동능력이 동물같아서 카트라잇에게 받기 쉬운 패스를 주지 못한다는걸 알아차리고 조던에게 '다음부터 카트라잇에게 패스를 줄때는 얼굴에다 던진다고 생각하고 코 높이로 줘. 그럼 받을 수 있을거야' 라고 충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조던과 카트라잇의 갈등이 깊다는걸 감지하고, 팀 연습때도 절대 조던을 카트라잇과 상대팀에 넣진 않았죠. 그랬다간 카트라잇과 조던이 주먹질을 하며 싸울게 뻔했기 때문인데, 카트라잇도 이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정말 한번만 더 건드렸다간 조던에게 주먹을 날릴 준비가 되어 있었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조던은 카트라잇을 경기중에는 신뢰하지 않았고, 스크린 걸어주러 오는 카트라잇은 철저히 외면했고 오픈찬스가 카트라잇 쪽에 나도 절대 패스하지 않았습니다. 디트로이트전에서 이 점이 잘 드러났죠.
아무리 열심히 뛰어서 오픈 찬스를 만들어도 카트라잇에게는 절대 패스를 주지 않는다는걸 호레이스 그랜트가 감지하고 라커룸에서 카트라잇에게 말합니다. '이봐 카트라잇, 필 감독님이 조던에게 진짜 한마디 해야되는거 아냐? 이건 너무 심한거라고. 우리가 이기고 싶으면 'Michaelball' 플레이하는건 그만 두어야지."
카트라잇은 한번도 감정적이 되어본적이 없는데, 이번만큼은 감정적이었습니다. 화난거라기보단, 그냥 슬펐던 겁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하죠.
"조던은 내가 본 최고의 운동선수야. 아마도 모든 종목의 스포츠를 통틀어 최고의 운동선수일걸. 하지만 그는 농구선수는 아닌 것 같다."
훗날 2002년 워싱턴에서 팀메이트로 뛰었던 립 해밀턴도 비슷한 말을 했죠.
"난 사람들이 조던이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데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는 절대 최고의 리더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