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라빈 이야기 (Ver. 썸머리그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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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9 23:20:23
잭 라빈이 썸머리그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군요.
30분이 미처 안되는 출장시간 동안 22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온코트 마진 +14를 기록하며 팀의 97-78 대승을 이끌고 MOM으로 선발되어 인터뷰까지 했네요. 썸머리그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유종의미를 거두었습니다.
솔직히 러브 트레이드 루머로 인해 게시판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썩들썩하지만 라빈을 보다보면 뭐 트레이드야 어찌되건 배부르네요. 허허. 역시 성격이 쪼잔한 친구들이 발전이 빠릅니다(?).
그리고 만약 러브가 남는다면, 러브의 스크린과 아웃렛 패스를 받는 라빈이 과연 얼마나 멋진 장면을 많이 보여줄까.....하는 기대도 생깁니다. 글렌 테일러 말마따나 팀이 이기면 러브가 굳이 떠나려 하지도 않을테고...사실 미네소타의 주전 라인업은 지난 시즌 리그 전체에서도 상위권의 위력을 보여주었는데, 리그 최악의 경기력으로 일관했던 벤치멤버들이 신인들과 MLE 등으로 보강될테니 - 그리고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JJ바레아의 출장시간을 잭 라빈이 먹어줄테니 - 지난시즌보다는 필히 나아지리라 기대합니다.
각설하고,
라빈이 좀 빛났다 싶은 경기에는 어김없이 올라오는 늑춤의 경기 하일라잇 주절주절입니다.
NASA에서도 사용하는 최첨단 기기를 이용하여 초단위로 하일라잇을 디벼보겠습니다.
최첨단 기기가 무엇이냐구요?
그야 당연히....
콤퓨타입니다. (개콘 쉰 밀회 생각이 문득....)
□ 0:00~0:13 : 빅맨 Morgan과 픽앤롤을 시도했는데, 두 선수 모두 어설프게 움직이다가 동선이 어그러졌습니다. 깔끔하지 못한 패스가 오가며 어느새 샷클락은 7초밖에 안남고, 3점라인 1미터쯤 뒤에서 공을 받은 라빈이 냅다 장거리 3점을 시도합니다. 깔끔하게 성공. 슈팅만큼은 정말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 0:13~0:31 : 픽 자체는 제대로 걸리지 않았지만 이번엔 모건의 움직임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지찬스를 막기위해 글로삼의 매치업이 모건에게 붙으며 자연스럽게 글로삼이 와이드 오픈. 아마 루비오였다면 여기서 코트를 가로지르는 자로 잰듯한 패스가 글로삼에게 배달되었겠지만 라빈은 그대로 자기가 올라가 버리네요. 도저히 컨테스트를 생각하기 어려운 타점의 스탑앤팝. 성공.
아마 라빈의 커리어 내내 이 스탑&팝이 가장 주무기가 될 것 같습니다. 슬램덩크 정우성의 주무기 중 하나로 등장하는 슛인데 (그러고보니 헤어스타일이라든가 체형이라든가 어딘지 모르게 공통점이....쿨럭) 라빈이 볼핸들링이 좋고 타점이 워낙 높다보니 수비 입장에서는 참 골치아픈 무기가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라빈의 대학시절 경기를 많이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아시겠지만 대학시절 라빈의 슛폼은 에릭 고든의 그것 + 점프...랄까요. 아무튼 보기에 조금 독특한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라빈의 슛폼은 그야말로 가볍고 정석적인 슛폼에 가깝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샷 매커니즘을 바꾼 것은 아마도 본인의 피나는 노력이 뒤에 숨어있지 않을까 합니다. 트위터에서 누가 자기 슛폼을 흉보기라도 한 것 아닐까요.(라빈은 자신에 대한 온라인상의 비판을 전부 체크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죠.^^;)
□ 0:33~0:42 : 또 한번 스탑앤 팝을 선보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페이더웨이 끼도 있어서 수비수 입장에서는 더 멀어보였지 싶네요. 해설자의 멘트가 아마 수비수의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음....저거 어떻게 막죠?"
□ 0:51~1:02 : 우선 골귀 졩의 강력한 블락과 함께 미네소타의 속공이 시작됩니다. 특유의 글라이더같은 움직임으로 드리블 세번만에 3점라인까지 다다른 라빈이 케네디에게 식도패스 - 그대로 마무리.....였으면 참 좋았을텐데 펠리컨스의 트랜지션 수비가 좋았네요. 케네디가 하일라잇 피블락의 위기에서 간신히 공을 빼주고 하이에서 공을 다시 돌려받은 라빈이 돌파하는 척 하다가 어느샌가 골밑까지 뛰어들어와 있는 졩에게 재차 패스. 그대로 슬램으로 마무리. 라빈이 참 여유있고 침착하게 플레이한 장면이었습니다.
□ 1:09~1:16 : 라빈, 졩, 글로삼이 호흡을 척척 맞춰 만들어낸 명장면이었습니다. 엘보우에서 볼을 받은 라빈이 그대로 졩의 스크린을 받으며 돌아나오고 졩은 골대를 향해 돌진, 펠리컨스 수비의 이목이 라빈과 졩에게 집중된 사이 글로삼이 무주공산이 된 백도어를 잘라 들어오고 이를 놓치지 않은 라빈이 정확한 패스를 전달, 글로삼의 앨리웁 슬램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글로삼도 오늘 17득점으로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펼쳤는데, 덩크를 시도하다 하드파울을 당하는 장면에서 머리가 거의 림이랑 같은 높이에 올라가 있더군요. 역시 버티컬 점프 40인치대의 선수들은 높이가 다르더라는....
□ 1:16~1:24 : 어슬렁어슬렁 코트를 넘어온 라빈이 케네디에게 볼을 넘기더니 갑자기 부스터를 시전, 번개같은 기브앤 고로 순식간에 골밑까지 파고듭니다. 그리고 그대로 글로삼에게 정확한 킥아웃. 글로삼의 깔끔한 3점으로 마무리됩니다. 원래 글로삼이 3점슛 성공률이 높은 선수가 아닌데, 사실상 공을 가지고 있을 대는 별로 할 수 있는게 없는 선수라 캐치앤 슛을 반드시 발전시켜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컷인과 캐치앤 슛, 속공 피니셔. 글로삼이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수행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됩니다.
□ 1:25~1:54 : 또 스탑앤 팝. 이번엔 왼쪽이고 앤드원입니다. 스탑앤팝이 오른쪽 왼쪽
자유자재네요. 매치업인 러스 스미스가 잘 쫓아가서 컨테스트 했지만 힘껏 뻗은 손이 라빈의 팔꿈치에 닿고 말았네요. 타점이 정말 후덜덜합니다.
□ 2:00~2:09 : 엘보우에서 볼을 받은 졩 근처에서 얼쩡거리던(?) 라빈이 바디훼이크를 한번 확 주고 그대로 골밑으로 컷인해 들어갑니다. 졩의 적절한 바운드패스가 이어지고 (졩이 이름과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패싱스킬이 상당히 세련된 선수죠.) 공을 받은 라빈이 그야말로 아크로바틱한 동작으로 마무리를 해냅니다. 원래 사람이 공중에서 몸을 한번 접었다 펴는게 저렇게 쉬운 동작....이군요.
□ 2:17~2:40 : 미네소타의 1:3 속공. Horner가 라빈에게 앨리웁 패스를 띄웠는데 아뿔싸. 골대에 너무 가깝게 던졌습니다. 그런데 라빈이 그걸 골대 바로 밑에서 낚아채서 그대로 펌핑동작으로 덩크해버리네요.
라빈은 이 경기의 MOM이자 NBA가 선정한 오늘의 Player of the Day로 뽑혔습니다. 무려 20점 15리바운드로 팀을 승리로 이끈 자바리 파커를 제치고....음....좀더 볼거리를 많이 보여줘서 그랬을까요? 헐헐헐. 개인적으로 가장 강력한 ROY 후보라고 생각하는게 자바리 파커인데 정규시즌이 되면 라빈도 ROY 레이스에서 한 몫 끼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는 평이었기에 그 정도의 포텐셜을 가지고도 13픽이라는 어중간한 픽에 뽑혔지만, 대학시절과 비교해 볼 때 짧은 시간 안에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를 보여주는게 정말 기대가 되네요.
덕장 추일승 감독을 연상시키는 코트의 신사 드웨인 케이시 감독의 창시자(?), 추일승 네이버 연관 검색어를 바꾼 남자 샘 미첼이 플립 손더스의 오른팔로서 그와 함께합니다.
1996년, 그러니까 라빈이 만으로 막 한살이 되었을 무렵에 라빈과 마찬가지로 6-6의 사이즈에 말라깽이었던 십대소년이 라빈과 똑같은 13번째 순서로 NBA에 데뷔했습니다.
그는 라빈처럼 연마되지 않은 원석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라빈처럼 타점 높은 스탑앤 팝을 주무기로 했고 노력으로 자신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를 잠재우며 리그 최고의 득점머신으로 한 시대를 호령했습니다.
그의 등번호 역시 라빈과 똑같은 8번이었죠.
LV Up. LaVine.
이 게시물은 Macchiato님에 의해 2014-07-20 00:24:42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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