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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리딩의 예 (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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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3-01-09 19:46:36


리딩이라는건 광의적인 개념이라고 봅니다. 상황을 읽는 능력일수도 있고 패턴을 수행하는 능력일수도 있고 두가지 다일수도 있죠. 처음 탑에서 사이드 갈라주는것도 리딩의 시작일수 있습니다.

딱 부러지게 정의된 것은 아니고 그걸 논하자는 글도 아니지만 일반적인 인식에 비추어보면 템포조절, 사이드 선택을 비롯한 코트밸런스 맞추기, 볼분배 등은 확실히 포함된 개념 같고 여기에 경기흐름을 보고 나서서 해결하는 능력과 적절한 어시스트 등이 추가된다고 보고……볼터치가 길다거나 공격성향이 강하고 아니고는 선택의 차원이지 리딩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은 못된다고 봅니다.


아무튼 이걸 논하자는 글은 아니고 1번 본인의 공격이든 긴 터치든 킬패스든 위에 열거한 플레이들이 온전히 리딩, 게임메이킹의 차원에서 이해되려면 한가지 전제가 필수라고 봅니다. 1번이 하는 플레이의 목적을 동료가 이해하고 대강이나마 다음 플레이를 예상할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공격성향을 발휘하든 탑에서 사이드만 바꾸고 빠지든 동료가 다음 플레이를 머리에 그릴수 있어야 그 포제션을 리드했다고 말할수 있다고 봅니다. 동료가 볼은 못만져도 적절한 길로 움직일수는 있게 해줘야죠.


가령 데릭로즈가 공격성향이 매우 강한 1번이라도 그의 돌파가 다른 선수들을 경직시킨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건 목적과 루트가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탑에서 스크린 하나를 끼고 가운데로 돌파해서 빅맨과 컨택하기 때문에 늘 수비 2~3명이 달려있고 다른 선수들은 빈 스팟을 찾아가면 됩니다.

한명은 팔로우해서 덩크나 공격리바를 노리고 나머지 둘은 코너로 넓게 퍼지고 첫 스크리너는 옆쪽으로 이동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세컨볼을 찾으면 된다는걸 4명이 다 알고 있고…..로즈 역시 그런 배치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수비가 빡센 상황이라도 플로터나 숏점퍼를 함부로 쏘지 않고 무리해서라도 끝까지 가서 빅맨과 부딧힙니다. 마무리가 안되더라도 일단 거기까지 가서 점프해야 밖으로 킥아웃을 하든 동료가 세컨볼을 잡든 다음 플레이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전 이런식의 게임은 패스 위주의 리딩보다 더 높은 생산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결과로도 합격점이고 조직적인 면에서도 평가받을 여지가 충분한, 투박하지만 수준높은 오펜스라고 봅니다.

무기가 운동량과 피니쉬일뿐 정해진 동선을 정확하게 지킨다는 점에서 로즈나 토니파커의 돌파는 공격성향의 발로라기보단 오히려 패턴수행과 의미가 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문제가 되는건 돌파가 안될때의 디시전인데 이 점에서 바디밸런스라는 원초적인 무기가 좋은 로즈가 유리한 부분이 있죠.


크리스 폴은 데릭로즈보다 더 느린 템포를 가진 선수고 볼소유도 긴 편이며 개인적으로 폴을 완전한 도우미 타입의 선수라고 보지 않습니다. 타고난 눈썰미와 개인기, 감각으로 디퍼런스를 만드는 선수고 이 선수가 코트에 균열을 내는 방식은 다른 선수와 전혀 다른 것이 스피드가 아닌 개인기로 압박을 모아서 순식간에 디펜스를 바보로 만들죠. 폴 투 챈들러와 같은 플레이는 다른 선수들의 픽앤롤과 달리 정해진 동선으로 코트를 찢는 공격이 아니며 미리 어떤 장면을 무조건 전제하고 전개하는 플레이도 아닙니다. 폴에게 밀집된 공간에서 볼을 끌면서 수비를 묶는 아주 특이한 능력이 있고 (3점라인 밖에서는 몰라도 미드레인지에 아예 멈춰서 볼을 끌수 있는 선수는 현재 폴이 거의 유일합니다) 언더레이업이 강한 다른 가드들과 달리 두발점프에 이은 플로터를 주무기로 쓰는 선수이기 때문에 빅맨의 롤링이 선택지 하나를 더 주는 형태로 존재할 뿐이지요. 그래서 보는 관중마저 플로터인줄 알았는데 앨리웁이 된다거나, 스윙패스에서 오픈이 나온다거나 하는 장면이 유독 많은 것이구요.

플레이의 끝이 패스인 경우가 더 많을뿐 어떤면에선 로즈에 비해 개인기 (+ 독자적 판단) 의존도가 더 높다고 말할수도 있습니다. 최고의 패서지만 그리핀처럼 리듬면에서 안맞는 선수도 있죠.

다만 그럼에도 폴이 평가받는건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디시전과 기술이 이루 말할수 없이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2:2에서의 완벽한 점퍼와 패스,돌파, 스크린 없을때의 마무리, 라인 밖에서 헷지를 받았을때 바로 포기하고 사이드 바꾸는 능력, 속공에서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양 날개로 세컨브릭 3점 열어주는 모습 등 도무지 부적절한 결정을 찾기 힘들죠. 기술적으로 이 정도 정확도가 되면 아무리 수비가 독해져도 작은 틈이 계속 생기게 되고 폴은 클러치타임에도 와이드 오픈은 아니라도 80% 정도의 찬스는 늘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폴이 2:2를 하면서 스크린 왼쪽을 보다 갑자기 45도의 크로포드에게 스윙시키면 가운데를 견제하던 (팝하는 빅맨에 대한 로테이트) 크로포드 수비수가 뛰어오다 슛훼이크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그런 장면이 좋은 예죠.

그래서 약간 리드하는 경기에서 폴은 제일 훌륭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프코트에서까지 업템포를 하면서 수비 전체를 붕괴시키는 타입은 아니지만 늘 선택지를 최대한 늘려놓고 균열을 만들면서 확률게임을 하죠. 폴의 게임이 로즈와 다른 점은 자기 판단력으로 패턴을 대체하는 형태라는 점….


웨스트브룩은 다 아시다시피 로즈나 폴과 다르게 리딩의 측면에선 좋게 평가받기 힘듭니다. 주로 엘보에서 경기하면서 점퍼를 무기로 쓰는 선수라 디시전을 예측하기 힘들고 때문에 벤치에서도 프리오펜스를 주는 형태로 이 선수를 사용하죠. 로즈와 웨스트브룩은 돌파하는 형태와 리듬에서 차이가 확연한데 로즈는 일정거리를 두고 두발로 점프해서 공중에서 다음 플레이를 연결하는 타입이고 웨스트브룩은 끝에서 한발을 더 넣고 올라가는 타이밍에서 레이업을 합니다. 골대 바로 아래, 너무 깊은 지점에서 레이업을 시도하기 때문에 일단 뜨고=>밖을 보는 식의 플레이가 어려운 선수죠. 웨스트브룩의 레이업을 유심히 보면 짝발의 비율이 유별나게 높습니다. 왼손+왼발점프, 오른손+오른발 점프…..

보통 오른손잡이들이 왼손드리블에서 점퍼가 나오는데 반해 이 선수는 이것도 그 반대에 가깝고 (왼쪽으로 한번 꺾고 올라갈때 보이는 높이가 엄청나죠)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어떨때는 자기편 스크린이 방해가 되는것처럼 보일 정도로 가진 리듬이나 드리블 높이 등이 일반적인 돌파형 1번들과 다릅니다.

마인드셋 자체도 잘 세트된 수비를 어떻게 헤집기보단 자기 득점으로 분위기를 일단 바꿔보겠다는 쪽이고 이런 오펜스는 잘 풀려도 동료의 연쇄폭발까지 이끌어내는 못합니다. 이런게 웨스트브룩의 한계라는 점은 팬으로써도 부인하기 힘들고 그는 코트 전체를 아우르기엔 기술,마인드 모두 지엽적인 게임에 특화된 타입이라 자신이 만든 균열을 통해 동료를 점화시킬수 있는 1번은 아닙니다.

다행인건 흐름을 바꾸거나 컨트롤하진 못해도 나쁜 흐름을 잠깐 막을 능력은 됩니다. 그래서 1번보다는 공격옵션으로 평가해야되는 선수라는 평이 많은거고 갠적으로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얘기하자면 이 글을 쓴 이유는 브랜든 제닝스…

언뜻 보면 좋은 패서고 결정력도 있고 기술도 좋고 어찌됐던 1번처럼 보입니다. 직관적으로 보면 스킬도 뛰어나 보이고 실제로 잘되는 경기에서 그는 매우 화려합니다. 과거 명성대로죠.

그러나 그는 기술적으로 아주 치명적인 약점을 세가지 갖고 있는데 첫째는 피지컬의 한계로 인해 기이할 정도로 떨어지는 레이업 성공률, 두번째는 1번치곤 너무나 큰 슛폼이고 세번째는 이동중에 몸 왼쪽으로 절대 볼을 보낼수 없는 패스기술입니다. 첫번째로 인해 그는 돌파가 되도 빅맨과의 컨택을 피하면서 급한 타이밍에 상식 이하의 플로터 (얼핏 보면 버저비터 3점처럼 보이는 폼의)를 던지는게 습관이 되어 있고 이런 샷들의 성공률은 그야말로 형편없습니다. 애꿎은 빅맨들은 그걸 또 세컨찬스로 연결하기 위해 달려들지만 그렇게  던진 샷들 다수가 롱리바에 이은 속공으로 연결되구요.

두번ㅤㅉㅒㅤ 이유로 인해 그는 3점라인 한발 뒤에서도 3점을 쏠수 있는 대신 어떤 자리에서도 일정한 적중률을 보장하지 못하며 미드레인지에선 약간의 견제에도 슛시도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있고 세번째 이유 때문에 오른쪽에서 2:2가 이뤄지면 슬립하는 선수의 무브와는 관계없이 볼이 완전히 죽어버립니다. 왼쪽으로 절대 바운드패스를 보낼수 없기 때문에 (혹은 몇번의 실수로 그 패스를 매우 두려워하기 때문에) 보통 멈추고 돌아서 반대쪽으로 돌리거나 아예 본인이 러닝하면서 한발로 점프해서 뱅크샷 같은 것을 쏘곤 하죠. 물론 어떤 결정이 나올지 동료는 예상할수 없습니다.

왼쪽에 있을때 스크린 받으면 드리블을 하든 말든 3점을 쏜다는것 외에 어떤 플레이도 동료가 다음 움직임을 예상할수 없습니다. 거기에 컨택을 피하기 위해 쓰는 엄청나게 많은 훼이크 동작과 이상한 타이밍의 슛시도, 초장거리 3점 같은 것들은 오펜스 전체의 흐름을 경직시키고 다른 선수들을 구경꾼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동료는 제닝스가 샷클락에 쫓기다 뿌린 노룩패스를 받다 볼을 더듬죠.

자기 공격이 안된다 싶으면 몇번 스윙시키면서 코트밸런스를 맞추고 동료들을 적응시키는게 기본 중의 기본인데 이 선수는 지금까지 본 바론 그런 플레이를 배운적이 없는듯 합니다. 그 상황을 근본적으로 타개하기보단 모면하려 한다는 점에서 웨스트브룩과 동일한데 결정력은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고 이 선수 옆에는 효율머신 듀란트가 아닌 전성기를 지난듯한 몬타 엘리스가 있습니다.


결정력이 안되는 지엽적인 게임, 다시 말해 최악의 리딩을 하는 선수입니다. 며칠전에 그와 맞붙은 뉴올의 브라이언 로버츠는 픽앤팝 하나로 일야소바의 늦은 로테이션을 집요하게 공략했지만 이 선수는 끝까지 본인의 점퍼로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일념하에 플레이했고 결과는 대패였죠.

농구에 개인능력을 넘어서는 전술, 추상적인 요소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본은 지켜야 일정수준 이상의 경기력이 나오는건데 제닝스의 경기를 보다보면 새삼 기본기의 중요성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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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3-01-09 22:19:03
소닉님 글에 매우 공감하면서 추천!! 1번으로서 기본기가 좀 딸립니다.. 팬으로서 느낀거라 좀 사심이 들어갈 수 도 있는데 시야와 드리블링 스킬에비해서 판단력이 진짜 구려요.. 그래서 스무스한 경기운영이 안되고 문제는 아직도 1.5번같은 스멜이 많이 난다는거죠.. 정녕 왼손잡이 아이버슨이 되고 싶으면 페인트존 마무리를 앤서처럼 할 수 있는 필살기를 익히던가 아니면 점퍼를 극강으로 완성하던가 해야하는데 이게 안되는 상황이고 진짜 1번처럼 플레이하기에는 플레이 디시젼이 캐구리니 나름 스탯은 잘뽑는데 리그에서 알아주는 1번급의 완소플레이어랑은 거리가 굉장히 멀죠.. 지금으로서는 런앤건팀에 가더라도 걍 스탯 잘 뽑는 1번 그이상 그 이하도 아니에요.. 스카일스 꼰대 밑으로 들어갔을때 그나마 기대했던게 꼰대가 얘를 진짜 1번으로 만들수도 있겠다 이거였는데 2년차때 잠깐 설레이게 하더니만 또 그자리 그대로 왔어요
2013-01-10 00:33:07

타 블로그에 보존되어 있기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글이었습니다. 재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3-01-10 16:00:48

하하 느바매니아에서 제가 읽은 글 중에 역대급인것 같습니다. 추천!!!!

2014-11-21 21:17:43

실례가 안된다면 저희 모임 까페에 퍼가겠습니다. 

포인트 보는 사람들이 한번 읽어보고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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