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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원앙들의 첫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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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22:28:20

https://youtu.be/ePcphV22OgU?si=6PN2m0Q2nnjFF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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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2-17 23:55:51

저건 사실 비행보단 추락에 가깝죠. 원앙이 애초에 둥지를 저렇게 나무 중턱 쯤에 만들기 때문에 새끼들이 둥지를 벗어나려면 저렇게 뛰어내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둥지를 저렇게 높이 만드는 건 알을 품을 때 각종 천적들의 위협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새끼들이 태어나면 계속 둥지에서만 기를 수가 없기에 둥지에서 뛰어내린 뒤 어미를 졸졸 따라다니며 자랍니다. 

 

새끼를 줄줄이 데리고 다니는 건 오리, 기러기 등의 공통적인 육아방식으로, 어미가 가장 가까이에서 새끼를 보호하며 함께 먹이를 구하러 다니죠. 물가에는 워낙 천적이 넘쳐나기에 어미가 잠시라도 둥지를 비우고 따로 먹이를 구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함께 데리고 다니는 겁니다. 

 

그래도 원앙 새끼의 추락은 그나마 약과입니다. 저 높이에선 뛰어내려봐야 다치지도 않죠. 북극 가까이에 사는 흰뺨기러기는 100m가 훌쩍 넘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둥지를 만듭니다. 이 역시 북극여우 등 각종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죠.

 

그러다 새끼들이 태어나면 고립된 절벽 위에는 먹이로 삼을 것이 없기에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 새끼를 데리고 다니며 육아를 해야 합니다. 근데 원앙은 기껏 나무 중턱에서 뛰어내리는 거라 새끼들이 그리 위험하지 않은데, 흰뺨기러기 새끼는 무려 100m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 밑으로 목숨 걸고 뛰어내려야 합니다.

 

새끼들이 그렇게 추락하는 도중에 그래도 단단한 바위 등에 부딪히지 않고 풀숲이나 흙바닥 같은 곳에 안착하면 다행히 살아납니다. 물론 추락의 충격 때문에 잠시 정신을 잃고 기절하곤 하지만요. 도중에 바위에 너무 계속 부딛히거나 하면 결국 충격 때문에 추락사하기도 합니다.

 

새끼가 추락한 후, 어미가 신속히 달려가 기절한 새끼를 보호하는데, 갈매기나 큰까마귀, 북극여우 같은 천적들이 간혹 이렇게 추락하는 새끼들을 노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새끼 3마리 중에 1마리 정도는 추락하다가 충격으로 죽거나 겨우 추락에서 살아났어도 곧바로 천적에게 목숨을 잃곤 합니다.

 

흰뺨기러기의 새끼는 이렇게 태어나자마자 목숨을 건 번지 점프를 하지만, 의외로 흰뺨기러기 새끼의 1년 생존률은 50%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절벽 밑 추락으로 33% 정도 죽고, 또 1년 동안 자라면서 17% 정도가 목숨을 잃지만 그래도 절반은 살아남기에, 그런 추락의 방식이 오히려 새끼의 절대 생존률을 높이는 결과가 되죠.

 

절벽 위에서 새끼를 계속 날 수 있을 때까지 기르면서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주면 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는데, 주변에는 갈매기, 큰까마귀 등 '날 수 있는' 천적들도 넘쳐나기 때문에 어미가 잠시라도 둥지를 비우고 먹이를 구하러 갈 수 없습니다. 그랬다간 흰뺨기러기 둥지는 까마귀들의 만찬장이 되버리니까요.

 

흰뺨기러기 새끼들의 목숨을 건 추락을 보면, 척박한 야생에서 동물들이 생존하기 위해 얼마나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나를 새삼 느낄 수 있죠.

 

https://youtu.be/EC3QKhq3sr0?si=tQFyvw2mwdW9Obz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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