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글이 싫으면 보지 않으면 된다는 견해에 대하여
아래 글을 쓴 분을 저격하는 글이 결코 아님을 밝힙니다.
댓글로도 많은 의견(보지 않으면 된다)이 눈에 띄어 별도의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로 인해 또한 피로감을 느낄 분들께 미리 용서를 구합니다.
'옵션 하나 키고 끔에 따라 정치글을 거를 수 있다, 보기 싫으면 안보면 되지 않느냐'
그렇게 근시안적으로 해석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정치글이 허용이 된다'의 다음 단계는 거의 모든 커뮤니티에서 그런 절차를 밟았듯이 자유 게시판의 정치 게시판화로 이어집니다.
정치 게시판을 별도로 만들지 않는 이상, 가장 민감하고 소위 잘 타오르는 장작같은 주제인데 당연히 게시판의 많은 지분을 차지하게 될 겁니다.
저 아래 '커뮤니티 섹션 최다'에 글 한 번 띄워 보기 위해 온갖 자극적인 문구로 무장한 글들이 올라올 거에요.
그렇다면 자유 게시판이 정치 게시판화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단순 정보성 글에도 그 순간의 정권의 정책이 이러니 저러니 하는 사족도 들어갈 거고요.
(ex) 예전에는~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했는데~ 이번 정권 들어 직구 규제 때문에~ 과하게 비싸져서~)
또한 전혀 다른 주제의 글이라 하여도 핀트가 엇나간 정치성 댓글이 달리기 시작할 겁니다.
무슨 글을 올려도 이 글을 쓴 사람의 정치 성향에 대해 분석하고 본인이랑 다르면 저격하고, 글의 주제와 상관없이 그 저격한 댓글이 많은 추천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거에요.
그렇게 정치글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면서, 다른 주제의 글은 리젠율, 댓글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거고요.
저 버튼 하나 눌러서 정치 카테고리를 거르고 나면, 게시판에 뭐 올라오는 글이 없는 수준까지 가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면 정치 싸움이 시작된 커뮤니티라는게 결국 한 쪽 진영이 득세하게 되는 상황이 올 것인데, 그러면 다음 수순은 게시판의 이용자들 중 특정 다수가 급감하게 될 겁니다.
소위 패배한 반대쪽 진영의 유저들이, 그리고 정치글에 지친 유저들이요.
그리고 '매니아'라는 사이트가 훗날 속하게 될 정치 진영의 반대편에 있는 대중들에게, 매니아는 굉장히 편협한 이미지로, 이용한다는 말만으로도 그 사람을 판단하는 재료로 삼게 될 거에요.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정말 속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펀게가 되었건 자게가 되었건 재미있는 글, 유익한 글을 그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링크 공유할 수 있는 자랑같은 커뮤니티였거든요)
사이트 자체는 이번 규정 변화로 인해 전체 유저는 늘고 더 부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약 15년 이용해왔던 매니아가 이렇게 변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별도의 정치 게시판이 존재했었던 시절이 왜 결국 잊혀진 과거가 되었는지...
지금 반대하는 분들이 별다른 것이 불편한게 아닙니다.
각자가 사랑하고 오랜 기간 이용해왔던, 각자 기억의 작은, 혹은 클 수도 있는 부분을 차지하는 '매니아' 그 자체가 기억 속으로 잊혀지는게 두려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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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정확한 부분을 짚어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