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 휴스턴전 후기
아침 7시에 졸린 눈 비비고 일어나서 밀스, 알드, 게이 벽돌 던지고 드로잔 멘탈 나가서 테크 받고 머레이 속공 때 공 흘리는 걸 보면서 속이 쓰라려 왔지만, 어떻게 이기긴 했네요?! 그럼 된거죠 뭐.
1. 오늘의 MVP, 머레이
오늘 3점 2개도 모두 중요한 상황에 터져줬고, 수비에서도 3스틸을 기록하면서 잘해줬습니다. 4쿼터 5점차, 3점-미들-스틸 후 덩크로 12점차까지 확 벌리는 모습은 정말 멋졌어요.
2. 오늘 샌안이 이길 수 있었던 이유
(1) 휴스턴의 오펜스
벤 맥클레모어가 엄청난 슛감을 자랑하긴 했지만, 월, 올라디포, 커즌스가 빠진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로만 8인 로테를 돌리다보니 오펜스에서 턴오버가 많았던 휴스턴이었습니다. 무려 22개... 수비에서도 강한 압박과 루즈 볼 다툼에서 엄청난 허슬을 보여주면서 체력이 떨어진 건지 이지샷도 많이 놓쳤고요. 저승사자같았던 크리스챤 우드가 켈존, 알드, 워커를 집 앞 놀이터에서 유치원생 삥 뜯는 골목대장마냥 털어먹었던 건 어쩔 수 없죠. 해설이 말했던 거처럼 Budget Giannis, 그 자체였습니다. 또 터커한테 찬스가 많이 생겼는데 다행히 오늘 슛감이 바닥을 기더군요.
(2) 퍼들 중용
https://www.youtube.com/watch?v=G0Gfnx6zji4
알드가 공격에서도 공헌을 못해주고 수비에선 언제나 그랬던거처럼 탈탈 털털 털리는 바람에 폽감독이 강수를 뒀습니다. 퍼들이 마지막 클러치 상황에서도 계속 코트를 지켰던 건데요, 29분을 뛰면서 13득점 11리바운드, 거기에 3블락을 기록했습니다. 공격 리바운드도 7개나 잡아주면서 스퍼스 슈터들의 벽돌 파티를 만회할 수 있었죠. 공격에서도 직접 드라이브인을 시도하거나 공리 후 자리잡고 훅샷을 날리는 등 적극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커터들 잘 봐주기도 했고, 여러모로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이었죠. 루키 바셀이 끝까지 따라가면서 슛 방해하고, 마지막에 퍼들이 제대로 컨테스트 해주면서 몇번 수비를 성공시킨 덕분에 리드를 크게 내주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기를 기점으로 반등하길.
(3) 데빈 바셀의 놀라운 디펜스
이 친구가 이 팀에서 가장 수비를 잘하네요. 화이트가 돌아온다면 화이트-바셀-퍼들이 벤치 타임 때 보여주는 디펜스는 정말 편안할 겁니다. 맨투맨 뿐 아니라 팀 디펜스에서도 빛나는데, 밀스와 게이 이 두 수비 구멍이 바셀이 한 98%까지 완성한 수비를 마지막 한 끝을 따라가지 못하고 내주는 장면이 참.. (뒷목) 리바운드 참여도 열심히 해주고, 요즘 3점이 잘 들어가진 않지만 오늘은 미드레인지-인사이드에서 적극적으로 삿을 가져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3점 파울도 하나 얻어냈고요. 화이트 오기 전까진 바셀을 주전으로 올리고 워커가 오펜스에서 밀스 의존도가 너무 큰 벤치타임에서 활약해주면 좋을 거 같습니다.
3. 반등이 필요한 베테랑들, 빛나는 영건들
패티 밀스 4-12(2-6) 2턴오버
루디 게이 2-6(0-2) 2턴오버
알드리지 2-7 1턴오버. 오늘 워낙 오펜스가 안 풀려서 초반에 우드 상대로 포스트업을 2번인가 3번인가 시도했는데,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고 떡블락도 하나 당했습니다.
드로잔 9-25 3턴오버. 비록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진 않은 거 같습니다. 오늘 수비가 안풀리고 콜에 불만이 있던 건지 테크도 하나 받고..
전체적으로 아쉬웠던 베테랑들과 달리 켈든, 종태, 바셀의 대활약으로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오늘 워커가 슛감이 많이 안 좋았던 거 빼면 뭐, 영건들이 직접 일궈낸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다음 포틀전에서 베테랑들이 빨리 슛감을 찾기를 바랍니다.
다음은 포틀-골스-댈러스 3연전이 잡혀있네요. 워싱턴은 아마 지금 상황 보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니, 뉴올까지 하면 서부 플옵권 팀 4연전입니다. 너키치가 빠지긴 했지만 뜨거운 릴맥듀오가 있는 포틀이라 화요일 새벽은 그냥 거르고 자야겠습니다. 디그린이 보면 혈압 올라서 쓰러질 거 같은 허점 투성이 수비로 어떻게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 크네요. 근데 3점 성공률 20.9%로 이긴 걸 보면, 우리 꽤 강한 걸지도? 슛감 좀 빨리 올라와서 시원했던 시즌 초반 경기력을 보고 싶습니다.
센터 보강은 필수, 로테 조정도 개인적으론 필요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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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스는 화이트가 없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긴 한데 신인 가드(이름이 생각 안나는...) 한번 써 볼만 한데 뭐 영감님 성향성 쓰지 않겠죠. 문제는 부담감때문인지 밀스 3점 감이 시즌초랑 비교해서 완전 폭망 했다는게 안타깝네요.... 화이트가 돌아 와야 한다는게 오늘 같은 휴스턴 앞선 수비에 당황해서 안그래도 구린 드리볼러들이 턴오버를 많이 해서 경기를 어렵게 하고 아무래도 게임 풀어 가는건 화이트가 좀 더 좋아서.... 거기다 머레이에게 오는 부담도 좀 덜고....
올해 내년에 과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센터진에 괜찮은 애를 데리고 오는건데 어떻해 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