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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볼의 위기와 재조명 받을 전략적 요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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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28 20:53:08

 

 이 글은 이번 시즌 플옵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일어나고 있는 NBA 트랜드 변화를 추측하고 추론해보는 글입니다. 글에 사용되는 용어는 일반적이거나 실제 필드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양해와 많은 지도편달, 의견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최근 몇년간 NBA는 모리볼과 융합된 가드 포워드의 히어로 볼 열풍이었습니다. 많은 팀들은 이 열풍에 탑승해 재미를 보았고 많은 팀들은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힘들어했습니다.

 쿰보, 하든, 돈치치, 르브론, 카와이, 릴라드 등등 선수들에 따라 공격 세팅의 디테일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양 코너에는 캐치엔 슛에 능한 3점슛터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위 선수들의 공통점은 3점라인에서부터 시작하는 아이솔레이션 효율이 최상급인 공격 스페셜리스트라는 점 입니다.
 사실 이 탑 아이솔레이션의 영역은 리딩이 되는 전통 포인트가드의 영역이었습니다. 게임 조율과 스크린을 바탕으로한 다양한 공격 전개의 시작점이죠. 히어로볼은 이 공식을 깨고 에이스에게 가장 넓은 아이솔레이션 공간으로 탑을 제공합니다. 거기에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적이거나 단순화 시키고도 효율적인 패싱게임이 되도록 시스탬을 구축했습니다. 최근 패싱 센스로 게임을 풀어가는 전통 포인트가드의 비선호 추세와 약세에는 이런 상황이 어느정도 관계가 있습니다.

 히어로 볼의 공격은 에이스의 성향에 따라 디테일이 달라지지만 가장 중요한 공격 포인트는 코너 3점과 골밑입니다.
 우선 NBA와 FIBA는 코트 규격이 약간 다르지만 3점라인의 거리는 그에 비해선 차이가 큽니다. 그 결과로 NBA에서 코너 삼점은 다른 지역 3점에 비해 50cm 이상 가까이에서 슛을 던질 수 있습니다. 이로써 코너 3점은 NBA에서 유의미하게 기대값 높은 슛이 되었죠. 농구는 림에 가까워질수록 성공률이 올라가고 가장 강하게 수비해야될 곳은 골밑인데 기대값으로 보면 그와 비슷한 공간이 또 생겨버린겁니다. 이 공간들로 아이솔레이션 공간을 만들거나 에이스의 그래비티를 이용해 기대값 높은 공격을 가져가는게 기본 골조입니다.

 결국 히어로 볼 공격은 NBA에서도 특별한 레벨의 기술과 재능을 갖춘 선수를 극한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에이스 외 선수들의 기본적인 기술의 완성도(3점슛과 돌파 마무리)만 확보되면 복잡한 수행능력 없이 완성도 높은 공격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에이스의 체력 과부화나 부상과 같은 의존도 문제, 경기마다 팀 3슛의 성공률의 편차가 클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 히어로볼이 올해 버블에 와서 공략당하거나, 에이스의 부상이나 체력문제와 팀 3점 성공률에 변화가 없음에도 다변화를 꾀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는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히어로 볼의 유행
 NBA 제도의 장점이자 거의 모든 팀들이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인데, 이 히어로볼에 최적화된 선수들이 귀해졌습니다.
 스트레치 빅맨, 3&D 윙맨, 3점이 가능한 트위너 등 요 몇 해 사이 가치가 많이 올랐죠. 이런 흐름의 최전방에 있었던 휴스턴은 초반 히어로볼에 재능있는 선수들을 다양하게 수급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쉽지 않습니다. 이렇듯 처음 트랜드를 만들어나가는 팀들은 초반 선점이나 숨겨진 가치를 찾으며 강팀이 되지만, 셀러리 캡과 연봉제도, 드래프트 등 NBA 시스탬 상 그 방식대로 3~4년을 넘겨 강함을 유지하긴 쉽지 않습니다.

2. 버블의 특수성
 버블은 일반적인 상황에 비해 팀 완성도를 높이기보다 유연성을 높이는게 효과적인 환경입니다.
 팀의 숫자가 줄어들었고, 이동도 없으며, 다음 상대의 경기도 눈앞에서 펼쳐집니다. 원정이나 홈과 달리 연습환경도 고정됩니다. 일반적으로 컨디션을 망칠 수 있다고 알려진 사회의 다양한 요인들이 차단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신들의 강점을 강화시키고 팀의 완성도를 높이는게 일반적인 NBA 리그에 강팀을 만드는 방법이라면, 버블에서는 상대에 대한 대처능력(흔히 말하는 맞춰잡는 능력), 감독들의 디테일한 지략대결과 작전을 수행하는 선수들의 수행범위와 수행능력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버블은 상대를 분석하고 대처하기 용이하고, 선수들에게 이런 변경된 전술을 준비시키기 더 적합하며, 체력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환경입니다.

3. 토론토가 유행시킨 로테이션 수비 방식
 작년 토론토의 우승의 요인에는 올 시즌 바로 유행이 되어버린 토론토의 로테이션 수비 방식이 있습니다. 이 수비법이 리그 페러다임을 어느 정도 바꿔놨습니다.
 먼저 코너에 대한 재해석, 코너 3점은 가깝기에 가장 위협적인 공격루트지만 반대로 가깝기 때문에 로테이션으로 마크하기 가장 효과적인 지점으로 생각했습니다.
 두번째는 로테이션 과정에서의 서로의 수비 공간(특히 골밑)을 바꾸는 스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여기에 핵심이 되는 선수는 골밑 수비가 가능한 높이에 3점 라인까지 커버 가능한 속도와 활동량을 지닌 선수입니다. 토론토로 치면 시아캄과 같은 선수죠. 핵심이 되는 골밑에서 코너 3점까지 지역을 커버를 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걸 갖춘 빅 포워드의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로테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정면이 아닌 45도와 같이 치우친 방향으로 돌파해 주거나 한쪽 방향의 돌파와 패싱 라인을 차단하는게 유리합니다. 한쪽 코너를 비우고 이 후 로테이션을 돌아야 되는데 어느 코너를 비울지 선택을 쉽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정면 수비수는 상대를 특정 방향으로 몰아야 하고 여기에 더블팀이나 백업을 오는 선수도 그를 한쪽 방향으로 강제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수비가 반복되다 보니 상대가 어떤 공격을 해올지, 무엇이 위협적인지 제한되고 라우리와 같은 선수들은 오팬스 파울을 유도하기 쉬워집니다.
 당연히 이런 유기적인 수비법은 많은 커뮤니케이션과 높은 완성도를 위한 훈련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다소 논점에서 어긋난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여기서 한번 정리하자면 5아웃이나 오프 볼 플레이어들이 정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히어로볼은 이번 플옵에서 전멸했다고 봐도 무관합니다. 이는 히어로볼이 장기화, 보편화되어 운용하기 힘들어지고, 조건은 다소 까다롭지만 파훼법들이 등장했으며, 플옵이 1라운드부터 7전 4선으로 바뀐 점, 각 팀이 상대를 연구하고 준비하기 용이한 버블이라는 환경 특수성이 겹쳐진 결과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보고 느낀점을 정리한 지금의 트랜드가 아닌 앞으로 더 중요해지는 전략지점과 선수들의 특징을 유추, 추론해보겠습니다.

 지금 유행하는 수비는 결국 코너 로테이션 수비법이 추가된 지역방어에 가깝습니다. 상황에 따라 아예 지역방어를 돌리는 마이애미도 좋은 성적을 내고있죠. 결국 지역방어는 옛날부터 유행하던 수비법이고 이를 깨기 위해 만들어진 공격법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하이로우 게임과 3점라인 안쪽에서의 픽 세팅들이 있죠.
 결국 현재 유행하는 수비법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하이포스트 공격 부분에서도 강점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하이포스트는 위에 말한 하이로우 게임과 픽 세팅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결국 전술적으로 하이포스트는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지금의 공격기조를 유지하는 팀들에게도 공격의 다양성을 추가하기 위해 하이는 중요한 지점이 될겁니다. 덴버가 잘 보여줬죠.

 올 시즌까지 선수들의 기술 발전은 탑아이솔레이션과 3점 위주로 이루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탭백과 유로스탭, 돌파 후 수비자 컨택을 통한 파울유도, 빠른 릴리즈 3점슛, 롱3 등이 있습니다. 전통 포인트가드의 영역에 득점 스킬이 합쳐지면서 수준이 올라간 예인데, 이와 같은 변화가 하이포스트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기존 센터들은 3점을 갖추며 스트레치 형태로 변화했고, 이런 3점을 던지지 못하는 선수들의 가치가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이포스트 구역은 전통 센터의 영역이었습니다. 결국 탑에서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센터의 영역인 기술을 가드나 포워드가 익히고, 자신들이 장점을 덧씌워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포스트업과 피벗을 활용하는 장신 가드, 미드레인지와 스탠딩 패싱게임을 가져가는 포워드, 포지션과 무관하게 모든 선수들이 스크린과 여기서 파생되는 롤, 팝, 핸즈오프 등 옵션을 익히는 쪽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공격에서 더 유기적이고 움직임이 많은 공격 전술을 취할수록 전통 포인트가드의 티어는 다시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 조율과 움직임을 살리는 패스의 질과 판단력, 이 부분을 갖추고 있는 포인트가드의 공급은 최근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젊은 세대에는 패스와 볼 운반을 전담하고 게임을 풀어가는 포인트가드라는 포지션 자체가 희미해졌기 때문입니다. 커리나 하든이 젊은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컸기 때문인데, 패스나 게임조율 경험을 쌓는 시간에 슛이나 드리블 같은 득점기술에 투자하고 리딩이나 패싱은 모두 기본이 된다면 시스탬으로 극복하는 농구가 현대 농구의 트랜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능의 집합인 NBA에서는 유기적인 움직임보다 정확한 작전 수행을 통해 재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효율적이고, 이런 방식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배태랑 전통 포인트가드들의 티어가 많이 올라간 만큼 그 위치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찾는 수요도 생기리라 봅니다.

 이렇게 보면 큰 지각변동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 트랜드가 과거로 어느정도 회귀하면서 조금 더 발전된 형태를 기대할 뿐입니다. 탑에서 시작하는 히어로볼은 여전히 클래식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잡을겁니다.

 단지 A+를 줄 수 있을 정도의 리딩과 패싱능력이 에이스에게 추가로 필요한 덕목이 되겠죠. 이 조건에 이미 충족하는 선수들은 르브론, 돈치치, 릴라드 등이 있습니다. 이 선수들을 보유한 팀들은 여전히 위력적인 히어로볼을 펼칠 수 있을겁니다.


결론

 3점슛과 아이솔레이션, 히어로볼로 이야기되던 농구 시대가 버블을 만나며 수명단축이 가속화된 시즌 같습니다. 여기서 히어로볼이 그를 극복하고 발전될 수도 있고, 지금 히어로볼을 부수는 농구가 주력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습니다.

 히어로 볼을 상대하기 위해 혹은 히어로 볼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하이포스트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써 다시 전술적, 기술적 발전의 공간으로 재조명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그가 소프트콜로 공정성을 맞추려고 하는 정책과 맞물려서 하이포스트에서 피지컬적인 측면보다는 활용법과 스킬의 발전이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습니다.
 히어로볼은 여전히 리딩과 패싱이 가능한 히어로들에게는 위력적인 무기로 자리잡을겁니다. 당장 리그가 일반적으로 돌아온다면, 버블과는 다르게 전술적 유연성보다는 완성도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 외의 내용들은 디테일에 가깝기에 여러 방향으로 그려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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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9-28 21:13:30

이번 버블서 히어로볼을 잡아먹은 건 뱀과 AD였죠.

WR
Updated at 2020-09-28 21:39:28
위 글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가 뱀이고 샌터의 영역에서 탈 센터의 테크니션으로 완성형인게 AD죠.
그 외에도 아담스의 픽과 3가드 조합으로 휴스턴을 괴롭히던 선더, 최약체였는데 밀워키에게 맞춤 전략으로 한경기를 이긴 올랜도가 있었습니다.
덴버를 상대하는 클리퍼스의 아이솔레이션 게임도 처음엔 요키치가 골밑 트랩과 핼핑식으로 수비법을 준비해왔는데 레너드가 미드레인지 게임으로 승리를 가져왔고 이 후 덴버의 수비 전략이 요키치가 하이포스트 부근을 사수하고 비어지는 골밑을 밀셉이 커버하며 승기를 가져왔죠.

버블이라 일시적일지 모르겠지만 제 2의 뱀이나 AD와 같은 선수를 수급하기 위해 모든 팀들이 혈안이 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D야 부상위험을 제외하면 피지컬 스킬 등등 약점이 없는 선수지만 뱀, 시아캄, 그랜트, 하워드와 비슷한 능력을 지닌 선수를 찾거나 육성하는데 힘을 쏟을 집단은 많을 것 같습니다.
2020-09-29 16:54:40

좋은글이네요 다 정독햇습니다

WR
2020-09-29 20:33:3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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