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 주민의 고베어 유감
먼저 이 글은 고베어의 행동을 옹호하거나 쉴드치기 위함이 아니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유타의 현재 분위기를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저는 비빈트 아레나가 있는 솔트레이크 시티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여러 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주마다 정책과 분위기가 다른 만큼, 현재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도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타는 비교적 내륙 지방으로 워싱턴주나 뉴욕주에 비해 코로나 확산세가 낮은 편이었고, 어제까지만 해도 제가 알기로는 주 전체 확진자가 3명이었습니다. 또한 어제까지만 해도 유타대학교는 spring semester를 취소하거나 연기하지 않고 원래대로 진행할 예정이었을 만큼, 코로나에 대해서 인지는 하고 있되 한국 뉴스를 통해 느껴지는 것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유타 주지사가 공식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바뀐 것 같습니다. 유타 주지사는 오늘 성명에서 100명 이상 모이는 집회는 자제하고 취소할 것을 권고했고, 이후 유타대학교는 다음주 월/화요일 수업은 모두 취소하고 수요일부터 학기 끝날때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서도 오후에 전체인원 미팅을 열어서 남은 3월 간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서 의논했고요, 집에 돌아오니 아파트 오피스에서도 바이러스 대응 지침에 대한 노티스를 집집마다 전달했더군요. 오늘은 목요일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마트엔 평소보다 확연하게 사람도 많고 식료품도 많이 비어있었습니다. 어쩌면 재즈 선수 두명의 확진이 유타주에 강렬한 경각심을 심어준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어제까지만해도 제가 한국 소식을 들으면서 대비하는 것에 비해 미국인들은 자기 일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았고, 오늘 하루동안의 변화는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고베어가 한 행동은 잘못이었던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오명일 겁니다. 또 그 선수가 감당해야 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이기도 하고요. 그의 부주의한 행동에 대해서는 여러 분들께서 비판하시는 것도 마땅하다고 봅니다. 다만 지침이 있는 것과 별개로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을수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과도한 조롱이나, 악의를 가지고 테러를 한 것이라는 비난이나, 시즌 중단의 책임이 고베어에게 있다는 듯한 표현은 재즈 팬으로서 상처가 되기에, 긴 고민을 하다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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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몰몬교도 집회금지하기로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