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포트
제가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자치방에 갖고 있었던 적도 있는데 참.. 에스프레소 머신이라는게 집에 두기는 부피도 많이 차지하고 깔끔하지도 않아서 결혼할 때 버리고, 에스프레소 베이스 커피들은 밖에서만 사마셨었습니다.
아내가 ASMR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데 무슨 뽐뿌가 왔는지 에스프레를 만들어 마시고 싶다고 하더군요. 아니 이런 축복이!
아내는 저를 만나기 전엔 커피를 안마셨습니다. 제가 워낙 좋아하니까 조금씩 즐기게 되었죠. 에스프레소 처음 마시고는 한약이냐고 물었던 것이 기억에 생생하네요
이제 저보다 먼저 만들어 마셔보고 싶다하다니. 유치한 감정인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렇게 주위 사람이 제 영향 받아서 저랑 취미 비슷해지면 기분이 참 좋더군요.
결국 사진의 녀석을 샀습니다. 간편해서 좋을 것 같았거든요.
일주일정도 마셔봤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네요. 우선 단점부터
1. 만들어서 마셔보니 생각보다 크레마(에스프레소 위에 뜨는 커피기름 거품같은 것)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 찾아보니 모카포트로 만들어낼 수 있는 압력은 에스프레소 머신의 1/5 이하라 그렇다네요. 내부 압력을 높이기 위한 이런 저런 꼼수를 써봤는데, 그래도 머신 못따라가네요.
2. 알루미늄으로 된 포트가 열전도가 아주 우수해서 취급시 조심하지 않으면 화상을 입기 쉽상이라는 것. 상단과 하단 연결 또는 분리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데 상단엔 손잡이가 있지만 하단엔 없어서 키친 글러브가 필수에요.
이건 제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커서 그랬는지 처음에 가장 불편했고 점점 나아지긴 하더군요. 그래도 키친글러브 꼭 사용해야 하니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고요.
3. 생각보다 청소하기가 까다롭다는 것. 포트를 물로만 씻어야 하고, 뜨겁다보니 커피를 만들고 또는 마신 후 바로 씻기도 어렵고 애로사항이 많으네요. 내부 금속필터는 식히기 전엔 뜨거워서 건드리지 못하고, 식힌 후에도 미끌거려서 손으로 분리시키기 귀찮습니다. 오전에 나가기 전에 마시면 청소까지 하고 나가긴 힘들어요.
머신을 청소하는 것보다야 쉽지만 머신 청소는 마실 때마다 할 필요는 없는 것이고 드립커피는 그냥 필터만 따로 잘 커피 찌꺼기와 함께 버리고 나머지는 물로 빠르게 헹구면 되니 깔끔한데 포트는 그렇게는 안되고, 필터도 구석구석 잘 씻어야 하고 관리가 쉬울 거란 예상을 완전 빗나갔네요. 싸니까, 관리 완벽하게 하는 것은 포기하고 대충 쓰려고요.
장점은 위에 적은 것처럼
1. 공간을 적게 먹고 부담없는 가격에 핸드드립커피나 콜드브루와는 다른 풍미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것과
2. 다행인 것은 에스프레소 자체로는 좀 떨어지는 느낌인데, 물을 어느 정도 섞은 후에는 굉장히 훌륭하네요. 아무래도 커피 원료는 더 신선하고 좋은 것을 구해다 쓸 수 있니까 맛이 좋습니다. 집에서 좋은 머신으로 뽑아서 먹는 것만큼은 못하지만, 밖에서 사먹는 스타벅스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보다는 나아요. 물론 이 역시 요령이 필요한데 저는 핸드드립을 오래해왔기 때문에 커피 맛 조절에 경험이 있으니까, 몇번 해보니 마음에 드는 맛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후 적당히 마음에 들도록 물조절해서 마실 수 있으니 역시 좋네요.
전동 그라인더도 커피 가루 날려서 다 버리고 그냥 핸드그라인더 하나만 남겼기 때문에, 그냥 그라인드된 걸 파는 커피를 샀는데도 어느 정도 맛이 나오고 있으니 만약 그라인더까지 구입하면 더 좋은 맛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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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커피를 즐기지는 않지만 와이프가 좋아해서 매일 사용하고 제가 끓여주기도 하는데요
우선 분리 및 설겆이는 다 식은 다음에 하기때문에 열때문에 문제 되는 경우는 없네요 저는
그 다음에 물을 좀 부어놓고 나중에 씻어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