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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2020 러시아 GP -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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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2 17:29:42

  역사

 

 첫 러시아 그랑프리의 역사는 제정 러시아 시절이던 1913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되었습니다. 

 첫 러시아 그랑프리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소련 시절 레닌그라드) 에 위치한 서킷에서 열렸고 우승자는 벤츠 팀(당시의 벤츠는 다임러와 합병하기 전) 소속이었던 러시아 출신의 게오르기 수보린(Gerogy Suvorin)이 차지했습니다.

 이듬해의 우승자는 마찬가지로 벤츠 팀의 윌리 숄 (Willy Scholl)이었습니다. 그러나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그랑프리는 취소되었고 전쟁이 끝난 이후 러시아에서 적백 내전이 발발하면서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면서 러시아 그랑프리는 기억에 잊혀지며 긴 휴식에 들어가게 됩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세계는 냉전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고 냉전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철의 장막 너머에서 F1 그랑프리를 개최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모스크바에서 '소련 그랑프리'라는 이름으로 F1 그랑프리를 열려고 했고 1983년에 개최하기로 세부적인 계획까지 잡았지만 소련 정부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여 계획은 취소되고 맙니다. 

 F1은 이에 굴하지 않고 소련의 영향력 하에 있는 다른 공산주의 국가로 눈길을 돌렸고 이것이 결실을 맺어 1986년 헝가리에서 F1 그랑프리가 열리게 됩니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소련이 붕괴되면서 냉전은 종식되었고 옐친의 뒤를 이어 러시아의 권력을 잡은 푸틴은 그동안의 러시아의 지도자들과는 달리 모터스포츠에 강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2001년 푸틴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풀코보 공항 (공식 명칭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국제 공항) 근처에 지어지고 있던 풀코프스코링(Pulkovskoe Ring)이라는 서킷 건설을 지원했지만 서킷은 완공되지 못합니다.

 2003년에는 모스크바 의회에서 모스크바에 상설 전용 서킷을 건설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건설에 착수했지만 관계 기관끼리의 이해 관계가 얽히면서 풀코브스코링과 마찬가지로 완공되지 못합니다.

 러시아는 이에 굴하지 않고 2008년 모스크바 근처의 페듀코보 (Fedyukovo) 에 모스크바 레이스웨이 (Moscow Raceway)라는 F1 서킷을 건설하기 시작합니다. 설계는 헤르만 틸케가 담당했고 F1과 모토 GP 레이스를 모두 열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동안 완공되지 못한 서킷과 달리 이 서킷은 무사히 완공되었고 2012년 르노 3.5와 2.0 레이스를 유치하면서 94년 만에 FIA가 주관하는 레이스 대회가 열리게 됩니다.

 한편 2010년 F1에 데뷔한 비탈리 페트로프 (페라리 팬들에게 2011년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알론소를 40랩 넘게 막아내면서 베텔이 첫 챔피언을 차지하는데 큰 공로(?)를 세운 드라이버로 기억되고 있죠.)의 등장은 러시아에 F1 그랑프리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에 큰 탄력을 주게 됩니다.

 당시 F1의 수장이었던 버니 에클스톤이 러시아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인 소치를 언급하면서 논의가 진행중임을 밝혔습니다. F1은 2010년 10월 14일, 2014년부터 2020년까지 F1 러시아 그랑프리를 소치에서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서킷은 소치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올림픽 공원 부지 내에 소치 오토드롬이라는 이름으로 건설되었습니다.

 마침내 2014년 처음으로 열리게 된 F1 러시아 그랑프리는 해밀턴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첫 우승자로 기록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그랑프리가 10월에 열렸지만 2016년부터 개최 시기가 4월 마지막 주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러나 2018년부터 다시 9월 말로 개최시기가 옮겨지면서 올해도 9월에 러시아 그랑프리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소치 오토드롬

     

     

     소치 오토드롬 (Sochi Autodrom)은 소치 국제 시가지 서킷 (Sochi International Street Circuit), 혹은 소치 올림픽 공원 서킷 (Sochi Olympic Park Circuit)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서킷입니다.

     이름에서 연상되듯이 소치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올림픽 경기장 부지 내에 위치한 서킷으로 정식으로는 상설 서킷으로 분류되지만 시가지 서킷의 느낌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총 길이는 5.848km로 전체 F1 서킷중 4번째로 긴 서킷입니다. 시가지 서킷에 포함시키면 바쿠 시가지 서킷에 이은 2번째의 길이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서킷의 높낮이 차이가 아예 없다고 할 정도인데 고작 1.6m에 불과합니다.

     설계는 헤르만 틸케가 맡았기 때문에 전형적인 '틸케드롬'의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습니다.

     DRS 구간은 1번~2번 코너, 10~13번 코너 사이에 두 곳에 설치되어 있고 많은 추월이 2번, 13번 코너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2번 코너는 추월하기에 만만치 않은 곳인데 2번 코너에서 추월을 위해 라인을 잘못 잡을 경우 이어지는 3번 코너에서 재추월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라인을 깔끔하게 타면서 추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치 오토드롬에서는 레이스 출발 순서가 마리나 베이 보다는 중요성이 떨어지는데 출발선에서 2번 코너까지의 거리가 매우 길기 때문에 첫 랩에서 많은 추월이 일어납니다. 2017년에 보타스가 3그리드에서 출발해 2번 코너에서 라이코넨과 베텔을 연달아 추월한 적이 있었고 작년에도 베텔이 스타트에서 르끌레의 슬립스트림을 크게 받으면서 선두로 치고 나선 적이 있습니다.

     13번 코너는 왼쪽으로 살짝 돌아나가며 오른쪽으로 크게 꺾이기 때문에 브레이킹이 상당히 까다로워 주의가 필요합니다. 2015년 FP3에서 사인츠가 이 곳에서 브레이킹에 실패하면서 방호벽을 크게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난 적도 있었습니다.

     15번 코너는 높낮이 차이가 없는 소치 오토드롬에서 거의 유일하게 높낮이가 존재하는 구간인데 오르막에 코너 안쪽이 높은 오프-캠버(Off-Camber)이기 때문에 공략 난이도가 매우 높은 곳입니다.

     서킷 전체적으로 저속~고속 코너가 골고루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각 팀들은 다운포스를 평균보다 약간 높인 수준으로 셋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운포스에만 신경쓰기에는 직선 구간이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파워 유닛 성능도 꽤 중요한 곳입니다.

     타이어 관리는 무난한 편이기 때문에 F1에서는 꾸준히 부드러운 타이어를 선택하며 타이어 전략의 다양화를 가져가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트랙 레코드는 2018년 보타스가 세운 1:31.387, 랩 레코드는 작년에 해밀턴이 세운 1:35.761입니다.

     

     눈여겨 볼 팀과 드라이버

       

       이 곳에서 강한 팀은 '메르세데스 전승' 이라는 한마디로 설명됩니다.

       현재 F1이 열리는 서킷들 중에서 한 팀이 모든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둔 곳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지금은 열리지 않는 곳까지 합치면 레드불이 전승을 거두었던 인도의 부드 서킷까지 2개입니다.)

       메르세데스를 제외하면 포디움을 차지했던 팀들은 페라리와 놀랍게도 윌리엄스, 레이싱포인트입니다. (윌리엄스는 2014년 보타스의 3위, 레이싱포인트는 포스인디아 시절 2015년의 페레즈의 3위)

       레드불은 우승은 커녕 포디움도 없을 정도로 이 곳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레드불의 최고 성적은 작년 베르스타펜이 거둔 4위입니다.

       드라이버 우승 순위에서는 해밀턴이 4번으로 가장 많은 우승을 거두고 있습니다. 해밀턴을 제외하고 이 곳에서 우승을 거둔 적이 있는 현역 드라이버는 보타스가 유일합니다. (2017년, 나머지 한번은 2016년 로스버그)

       그러나 전체적인 성적에서는 보타스가 해밀턴에 근소하게 앞서있는데 2014년 윌리엄스 소속으로 3위로 포디움에 오른데 이어 2016년에는 4위, 2017년 우승, 2018년, 2019년에는 2위를 거두었습니다. 2015년에는 라이코넨과 충돌하면서 리타이어하고 말았지만 마지막 랩까지 3위를 달리고 있었고 작년에는 팀오더로 해밀턴에게 우승을 내줬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승 횟수와 관계없이 이 곳에서 가장 강한 드라이버는 보타스라고 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베텔은 이 곳에서 3번의 포디움 경험이 있지만 좋은 기억 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 영상으로 설명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Bvai4xOEUk 

       (Danyl 'The torpedo' Kvyat)

       

       작년에는 초반 선두로 치고 나섰지만 파워 유닛 문제로 리타이어하면서 악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르끌레는 작년 폴포지션을 따냈지만 세이프티카가 나오면서 타이어 교체에서 큰 손해를 보며 3위를 거두었습니다.

       다른 드라이버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드라이버는 페레즈인데 2014년부터 작년까지 모든 레이스에서 포인트를 거두고 있습니다. 2015년 보타스와 라이코넨이 마지막 랩에서 충돌하면서 포디움에 오른 것은 덤입니다. (10-3-9-6-10-7위) 이번 그랑프리에서 레이싱포인트가 페레즈와 스트롤 모두에게 업데이트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분주하게 작업중이라고 하는데 만약 업데이트가 제공되고 위력을 발휘한다면 포디움도 가능해 보입니다.

       

       2019년 리뷰

       

       퀄리파잉에서 르끌레가 폴포지션을 차지하며 벨기에 그랑프리부터 시작된 폴포지션 행진을 4경기로 늘렸습니다.

       그러나 스타트에서 팀메이트인 베텔과 문제가 일어났는데 시작전 상의한것은 메르세데스를 막기 위해 베텔이 르끌레의 뒤에서 슬립스트림을 받으며 2그리드였던 해밀턴을 추월하는 것이었지만 3그리드에서 출발한 베텔이 르끌레까지 추월하며 선두에 나서면서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스타트에서 2위로 밀려난 르끌레는 팀에게 순위 정리를 요청했고 페라리에서도 베텔에게 르끌레와 순위를 바꾸라는 팀오더를 내렸지만 베텔은 해밀턴이 바짝 붙어있다는 이유로 르끌레에게 페이스를 올리라며 거절했습니다.

       결국 페라리는 타이어 교체 타이밍을 다르게 가져가며 르끌레를 선두로 내보냈지만 베텔이 파워 유닛 문제로 리타이어하면서 세이프티카가 나오고 말았고 이때를 놓치지 않고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고 있었던 해밀턴과 보타스가 타이어를 교체하며 르끌레가 타이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채로 3위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르끌레는 소프트 타이어로 다시 교체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리스타트에서 보타스를 추월하는데 실패하며 기회를 잡지 못했고 그대로 레이스가 끝나며 메르세데스가 원투 피니쉬에 성공했습니다.

       베르스타펜과 알본은 4, 5위를 차지했고 맥라렌이 사인츠가 6위, 노리스가 8위에 오르며 더블 포인트에 성공했습니다. 탑 10의 나머지 자리는 페레즈, 마그누센, 훌켄버그가 차지했고 패널티로 9위로 밀려난 마그누센과의 팀라디오에서 팀 수석인 귄터 스타이너가 심판진을 두고 'Idiotic Steward' 라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타이어

         

         러시아 그랑프리에서는 C3 (하드) / C4 (미디엄) / C5 (소프트) 타이어가 사용됩니다. 타이어 부담이 크지 않을것으로 보이지만 레이스카 성능으로 인해 타이어에 많은 에너지를 주는 메르세데스와 같은 팀들에게는 부담이 될수도 있습니다.

         

         일정 

           

           러시아 그랑프리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하 우리나라 시간)

           

           FP1 - 금요일 17:00 ~ 18:30

           FP2 - 금요일 21:00 ~ 22:30

           FP3 - 토요일 18:00 ~ 19:00

           퀄리파잉 - 토요일 21:00 ~ 22:00

           레이스  - 일요일 20:10 ~  

           

           이것으로 러시아 그랑프리 프리뷰를 마치고 토요일 FP1, 2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0-10-26 19:42:29'F1' 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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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
          1
          2020-09-23 09:42:58

          감사합니다. 언제나 즐겁게 읽고 갑니다.
          레이스도 리뷰도 기다려지네요

          WR
          2020-09-24 12:12:25

           감사합니다. 

          1
          2020-09-24 00:30:31

          이번에는 조금 일찍 하네요?

          WR
          2020-09-24 12:13:34

           소치가 흑해 연안에 위치한 곳이다보니 시간대가 약간 빠릅니다. 

          1
          2020-09-28 21:43:21

          지금 현재 활동하는 서킷 설계자는 헤르만 틸케밖에 없나요??

          WR
          1
          2020-09-29 20:17:24

           F1에서 사실상 공인하고 있는 서킷 디자이너는 틸케를 포함해 4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4명은 헤르만 틸케, 클라이브 보웬, 앨런 윌슨, 론 딕슨이며 이중 앨런 윌슨은 인제 스피디움의 설계, 론 딕슨은 헤르마노스 로드리게즈 서킷의 레이아웃 변경을 맡았습니다.

          2020-09-29 21:24:19

          아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 글 꽁으로 읽게 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Updated at 2020-09-13 11:49:14

          200이상의 속도 그것도 300 더 가까운 속도의 중력을 이겨내며 가장 빠르게

          운전한다는게..와.. 진짜 순간의 방심은 대참사인데.. 너무 몰입하면 오금이 저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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