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20 프리시즌 테스트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모두 건강과 위생에 유의하시길 바라며 2020 시즌 프리시즌 테스트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테스트를 앞두고
프리시즌 테스트를 앞두고 각 팀들은 이번 시즌을 대비한 레이스카를 공개했습니다.
단순히 리버리만 공개한 팀들도 있고 르노같이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 실차대신 렌더링 이미지로 대체한 팀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많은 이야깃거리가 나왔습니다.
단연 관심을 모았던 팀은 메르세데스와 페라리였습니다. 메르세데스는 지난 시즌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레이스카를 선보였고 새로운 스폰서인 INEOS가 합류하면서 리버리도 약간 바뀌었습니다.
반면 페라리는 이번 시즌 1000번째 그랑프리를 맞이하여 대규모의 발표회를 열어 신차인 SF1000을 공개했습니다. SF1000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 시즌의 컨셉을 180도 뒤집었다는 점인데 발표회에서 수장인 마티아 비노토가 언급했듯이 이번 시즌의 레이스카는 다운포스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습니다.
실제로 프론트윙의 컨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바지보드와 사이드포드의 형상이 크게 달라져 공기역학적 성능의 양상이 크게 바뀔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다른 팀들 가운데서는 2021시즌부터 애스턴마틴과 손을 잡게 되는 레이싱포인트와 르노가 눈길을 끌었는데, 두 팀 모두 노즈의 형상이 메르세데스와 매우 유사한 가느다란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레이싱포인트는 지난 시즌 메르세데스의 레이스카 노즈와 비교하면 구별이 힘들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르노는 메르세데스에서 관리하고 있는 드라이버인 오콘을 기용하면서 그에 대한 댓가로 기술 제공을 받지 않았냐라는 얘기도 돌고 있습니다.
DAY 1 (2/19)
올해 프리시즌 테스트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그랑프리가 열리는 카탈루냐 서킷에서 진행됩니다.
테스트 첫 날에는 각 팀들 모두 새로운 레이스카의 데이터가 실제 환경과 얼마나 다른지 체크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페라리, 레드불, 맥라렌, 알파타우리, 하스는 한 명의 드라이버만 테스트에 참가했고 나머지 팀들은 두 명의 드라이버들을 오전, 오후로 나눠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페라리는 당초 베텔이 첫 날 테스트에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몸상태가 갑자기 안좋아지면서 르끌레르가 첫 날 테스트를 진행했고 알파로메오는 라이코넨 대신 리저브 드라이버인 쿠비짜가 참가했습니다.
리카르도는 밝은 보라색의 헬멧을 준비했는데 헬멧에는 24번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두 아실꺼라고 생각합니다.
테스트 도중 베르스타펜이 13번 코너에서 스핀을 일으킨걸 제외하면 별다른 사고는 없었고 레드플래그도 나오지 않는 무난한 진행이었습니다.
첫날 테스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작년과 달리 메르세데스가 첫날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페라리는 메르세데스에 1초 정도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1년만에 복귀한 오콘과 올해 유일한 루키인 라티피는 팀 메이트와 근소한 차이의 기록을 보여주며 무난하게 첫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Day 2 (2/20)
이날 가장 많은 얘기를 낳았던 화두는 메르세데스가 새롭게 선보인 DAS(Dual-Axis Steering)였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스티어링을 조작해 앞타이어를 안쪽으로 오므리거나 바깥으로 벌리게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앞타이어가 안쪽으로 모이게되면 코너링 성능은 떨어지지만 직선에서의 속도에 도움이 됩니다. 바깥으로 벌어진다면 반대로 코너에서 이득을 보게 됩니다.
메르세데스는 스티어링 휠을 잡아당기거나 미는 조작으로 이 시스템을 구현했으며 팀에서는 규정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팀들에서는 FIA에 해당 시스템이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지 조사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전날 테스트에 나오지 못한 베텔은 감기 증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둘째날에 참가해 끝까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전날 가장 모습을 보여준 메르세데스는 보타스가 13번 코너에서 스핀을 일으킨데다 레이스카의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기면서 조기에 테스트를 마무리했습니다.
하스는 그로장이 158랩을 소화했지만 오전에는 차가운 날씨탓에 어려움을 겪었고 오후 막바지에는 4번 코너에서 미끄러지며 방호벽을 들이받는 바람에 리어윙이 손상되었습니다.
둘째날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알파로메오가 전날보다 눈에띄게 향상된 기록을 보여주었고 레이싱포인트도 전날의 기록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Day 3 (2/21)
오늘을 끝으로 첫번째 테스트 세션은 마무리되고 두번째 테스트 세션까지 5일간의 휴식을 가지게 됩니다.
전날 조기에 테스트를 마무리했던 보타스는 가장 부드러운 C5 타이어로 1분 15초대의 기록을 내며 테스트를 마무리했습니다. 보타스의 기록은 같은 타이어를 사용했던 해밀턴의 기록보다 0.9초 이상 빠른 기록이었습니다.
반면 페라리는 어려움을 겪었는데 베텔의 레이스카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번 테스트들어 첫 레드플래그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베텔은 파워 유닛을 교체하고 오후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문제가 생긴 파워 유닛은 페라리의 본부인 마라넬로로 보내 확인 작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르노는 오콘이 오전, 리카르도가 오후에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리카르도가 기계 문제로 멈추면서 레드플래그가 나왔고 정비후 진행한 테스트에서 9번 코너에서 스핀을 일으키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윌리엄스는 라티피가 엔진 이상으로 테스트를 급하게 마무리했고 하스는 오후에 테스트를 진행한 마그누센이 타이어에 펑쳐가 일어나는 바람에 8번 코너에서 자갈밭에 빠지며 4랩밖에 달리지 못했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Day 4 (2/26)
셋째날 테스트가 끝나고 5일 간의 휴식동안 각 팀들은 3일간의 테스트에서 나온 문제점들을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두번째 테스트 세션부터는 최종 준비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첫 3일보다는 각 팀들이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이날 테스트에는 마그누센이 불참했고 지오비나찌 대신 쿠비짜가 테스트에 참가했습니다.
지오비나찌를 대신해 테스트에 참가한 쿠비짜는 C5 타이어로 가장 빠른 기록을 내며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베르스타펜은 쿠비짜에 0.4초 차이로 2위를 차지했지만 C3 타이어로 낸 기록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되겠습니다. 그러나 베르스타펜은 종료 5분여를 남기고 레이스카 문제로 트랙에 차를 세우며 레드플래그를 불러왔습니다.
좀처럼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페라리는 이날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베텔이 오전에만 두번의 스핀을 내며 두번 모두 레드플래그가 나왔습니다. 기록도 쿠비짜에 비해 1초 이상 뒤쳐지며 작년만큼의 인상적인 모습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중위권 팀들 가운데서는 레이싱포인트와 알파타우리가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레이싱포인트는 페레즈가 4일 동안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고 있는데 비록 테스트이더라도 기록이 꾸준하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보입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Day 5 (2/27)
이날은 테스트 직전 비가 내리면서 세션 초반 트랙이 상당히 미끄러웠습니다. 이런 조건 속에서 베텔이 처음으로 1위에 오르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4번 코너에서 크게 스핀을 일으키면서 자갈밭에 빠지는 바람에 레드플래그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메르세데스는 이날 만큼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해밀턴이 레이스카 문제로 인해 단 14랩만 소화한채로 테스트를 마무리했습니다. 일정이 끝나고 메르세데스에서는 해밀턴의 레이스카 문제가 유압 계통쪽의 문제였다고 밝혔습니다.
알파타우리는 가슬리가 2위에 오르며 여전히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레이싱포인트도 스트롤이 3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테스트를 이어갔습니다.
레드불은 베르스타펜이 6위에 올랐지만 5번 코너에서 자갈밭에 빠지는 바람에 레이스카를 끌어내기 위해 레드플래그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타스도 5번 코너에서 자갈밭에 빠졌지만 간신히 벗어나는데 성공했습니다.
5일째 테스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Day 6 (2/28)
프리시즌 테스트 마지막 날입니다.
이번 프리시즌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냈던 보타스가 이날도 가장 빠른 기록을 내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베르스타펜은 2위를 기록했지만 보타스가 가장 부드러운 C5 타이어로 낸 기록인 반면, 베르스타펜의 기록은 그보다 한단계 더 단단한 C4 타이어로 낸 기록이기 때문에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될것 같습니다.
르노는 리카르도가 3위를 기록하며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내며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반면 페라리는 르끌레르가 4위를 기록하며 기대보다는 아쉬운 성적으로 테스트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작년의 기록과 비교해도 나아지지 않았지만 스페인 그랑프리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던 섹터 3의 기록만큼은 작년보다 빨라졌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입니다.
하스는 마그누센의 레이스카의 클러치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오후 테스트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로장도 레이스카가 자갈밭에 빠지며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맥라렌은 5일 내내 중간 정도의 기록을 낸 가운데 마지막 날에도 사인츠가 8위를 기록하며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마지막 날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총평
작년 프리시즌 테스트에서는 페라리가 압도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가 따라잡는 모양새였다면 올해는 메르세데스가 전반적으로 다른팀들을 압도하는 구도로 흘러갔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DAS는 그동안 메르세데스가 페라리에 비해 밀렸던 직선 구간에서의 성능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경쟁자인 페라리보다 테스트 기간 동안 파워 유닛 문제를 더 많이 겪었다는 점은 파워 유닛의 신뢰성에서 문제가 될 소지도 있어 보입니다.
페라리는 전체적인 페이스에서 메르세데스에 크게 밀리는 것은 물론 레드불에게도 상당한 차이로 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전력을 다하지 않았을수도 있지만 기록으로만 봐서는 시즌 초반이 불안해 보입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도약을 노리는 맥라렌은 큰 문제 없이 무난하게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가장 큰 라이벌인 르노도 4, 5일차를 제외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중위권 팀들 가운데서는 레이싱포인트와 알파타우리가 눈에 띄는데 테스트 결과만 보면 5위를 두고 르노, 레이싱포인트, 알파타우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수도 있어 보입니다.
반면 하스는 잦은 사고와 레이스카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충분한 테스트 시간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작년 프리시즌 테스트에서 이틀을 빠져있었던 윌리엄스는 올해만큼은 6일 간의 일정을 모두 소화했습니다. 이것만 하더라도 작년보다는 나아진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프리시즌 테스트 리뷰를 마치고 저는 다음주에 개막전인 호주 그랑프리 프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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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카르도 올해엔 포디움 갈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