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달리기에 최적화된 러닝화?
요새 날씨 너무 별로네요.
개었다 비오다 변덕이 심한데, 더위와 습도가 더해지니까 이게 은근슬쩍 체력을 갉아먹는 느낌입니다. 선선한 밤시간 골라서 달린다고 하는데도 더 빨리 지칩니다. 차라리 비 맞으며 달릴 때가 좋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
그렇다고 비 안 맞고 달리냐면 그런 것도 아니고, 괜찮다 싶어서 나가 달리다 보면 중간부터 쏟아져서 흠뻑 젖은 채로 돌아오기 일쑤입니다. 다른 부위 젖는 건 별 상관 없는데 신발은 좀 괴롭습니다. 빨기도 힘들고 잘 마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매번 세탁소 맡기자니 귀찮기도 하고 은근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새는 이 신발만 신습니다.
그야말로 장마철에 최적화된 신발!
아디다스의 'CC 로켓부스트'입니다.
원래부터 CC라인이 여름에 어울리는 속건성 통기성을 강조하는 콘셉트이긴 하지만, 이놈은 거기서도 좀 별납니다. 패딩처리가 전혀 없는 게 특징이죠. 아무리 여름신발이라도 '러닝화' 타이틀을 달고 나오면 착화감을 위해 발등이라든지 발목에 얇게라도 패딩처리가 되기 마련인데, 이 녀석은 그런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속건 경량성의 매시재질이 전부!
거의 아쿠아슈즈 레벨입니다. 실제로 사용자 상당수가 아쿠아슈즈 대용으로 쓰고 있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죠.
심지어는 발바닥에도 통기구가 뻥 뚫려있습니다. 물론 인솔에도 구멍이 뻥!
그렇다보니...
CC라인 운동화들이 비에는 쥐약입니다. 비오는 날 신고 나가면 아무리 조심해도 양말까지 흠뻑 젖기 일쑤라 불편하게 여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젖을 각오로 나선다면?
이게 굉장히 편합니다. 일단 시원하기도 하고, 비가 와도 웅덩이건 개울이건 가릴 것 없이 막 다녀도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나와서 조금 뛰다보면 금새 마르니까요. 더러워져도 대충 물에 헹군 후 내버려두면 다음날 다시 신고 달릴 수 있습니다. 냄새도 안 나고 무좀 걱정도 덜합니다.
게다가 전장부스트!
아쿠아슈즈와는 체급이 몇단계 차이나는 쿠션을 제공하는데 심지어는 상당히 무르게 뽑혀나왔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몰캉몰캉한 재미가 있죠.
무게도 전장부스트 트레이너 중에서는 첫손에 꼽힐 정도의 경량급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점은 일체형 어퍼인데다 발목부분 신축력이 강해서 신고 벗기가 살짝 까다롭다는 점?
뭐, 익숙해지면 별 것도 아닌데다, 일단 신고 나면 잡아주는 핏의 일체감 덕분에 오히려 장점으로 변합니다. 성향차이가 있겠지만, 통기 속건 빼고도 꽤 좋은 러닝화라는 게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꽤 오래전 신발이라는 점이네요.
2016년 발매 제품인데 개성이 지나치게 강했던 탓인지 판매가 부진해서 결국 이월 재고떨이 신세가 되더군요. 최초 출시가가 14만? 정도였던 것 같은데 저는 작년에 인터넷에서 5만?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아직도 인터넷에서 판매중이던데...
판촉은 절대 아니고, 사실은 신발 자랑이었습니다. 오늘따라 비오는 날 신발 때문에 불편하다는 게시물들이 눈에 띄어서...
글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