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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히 뒤늦게 결혼준비하면서 몇 가지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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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17 13:42:51

요즘 추세에 비교해 볼 때 지나치게 늦은 것은 아니겠지만, 40이 얼마 남지 않은 나이에 결혼 준비 막바지 중 입니다. 지금까지 지인들의 결혼식만 참여하다가 막상 준비해보니까 왜 준비과정이 힘들다는지 알 수 있었네요

저희는 양가 지원 없이 진행해서 최소한으로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방심해도 오해가 생길 수 있더라구요. 제가 이번에 준비하면서 크게 느낀 세 가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양가는 각자가 철통방어 하며 최소한의 개입만 허용

...하는게 이론적이긴 한데, 그게 또 사실 잘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 영향은 받지만, 중요한 건 신부한테 최대한 맞춰주세요. 사실 신랑의 입장도 여기저기 중립외교를 펼치느라 쉽지는 않지만, 결혼이 다가올 수록 신부는 불안해합니다. 이게 꼭 신랑에 대한 믿음이 없다기 보다는 앞으로 잘 살수 있을지(집 값 걱정 등), 시부모님이랑 갈등은 없을지, 자녀계획은 어떻게 해야하나 등 여러 고민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다보니까 예민해지더라구요. 외부적 요인이 많기 때문에 결국 약간의 오해는 생길여지가 크지만, 최대한 자극하지 않고 진행하는게 결국엔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그 노력 결국 신부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분명 가끔 빡친 순간이 옵니다. 내 여자친구도 결국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하면서요. 그치만,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우가 다반사니,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것이 현명한 것같아요. 나중에 다 고마워 합니다.

 

2. 결혼시장에서 신혼부부는 정말 호.구. 이다

일생일대에서 보통 결혼을 여러 번 하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에, 이왕 하는거 좋은 곳에서 좋은 것에 돈을 쓰게 됩니다. 한 번 하는데 너무 아끼고 하는 것은 또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신혼 부부들이 지출이 커지게 되더라구요. 근데 귀신같이 결혼 업체들은 이 특성을 잘 알고 있어요. 상담받다가 귀신에 홀린 것처럼 계약하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보통 플래너를 끼고 하는게 합리적이라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그건 스.드.메까지만 그렇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잘 조사하고 방문한 뒤에 맘에 드는 곳으로 하는게 나은 것 같습니다. 스드메의 경우는 플래너랑 한 몸처럼 잘 짜여져 있어서, 통해서 하는게 조금 저렴한 것 같아요. 그리고 플래너마다 미는 회사들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추천 회사라고 무조건 덜컥 계약하시지는 마시고, 비교 꼭 하시구 선택하세요. 특히 드레스 투어는 꼭 하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신부도 여러 드레스를 입어보는것을 좋아할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 속에서 업체의 친절도, 혹은 트랜디함을 따져 볼 수 있습니다.

 

3. 청첩장을 줄 때는 예의를 차려서 주자

결혼을 늦게 하는 편이다 보니, 그동안 정말 많은 초대를 받고는 했었는데요. 이게 또 사람이다보니, 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급작스럽게 주거나, 혹은 모바일로만 딱 주거나 하는 경우는 솔직한 맘으로 그닥 유쾌하지는 않게 되더라구요. 이왕 줄 꺼면 일찍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결혼소식을 알리면서 누구한테까지 줘야하나 고민을 저도 많이 했는데요. 결론은 비지니스 관계(거래처 등을 말합니다)는 주게 된다면 꼭 회사를 통해서만 주고, 나머지는 친한 친구들 선후배들, 친한 직장동료들만 식사를 초대하고 꼭 실물청첩장으로 주자로 결정지었습니다. 식사초대 시에는 어느 정도는 좋은 음식점에서 음식이 조금 남을 정도로 충분하게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초대받았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보통 다수를 초대하게 되기때문에 초대한 입장에서 약간의 금전의 압박이 있을 수 있는데, 사실 초대받는 사람이 그거를 또 느끼게 돼요..다들 배고픈데 막 음식을 조금만 시키고 하면 서로 어색한 눈치만 보게 될 수도 있더라구요.저의 결론은 그런 경우는 오히려 초대 안한만 못하기 때문에 충분히 시키는게 오히려 맘이 편합니다. 조금 아끼겠다고 모자르게 시키는 것보다 배불리 대접하는 것이 호스트입장에서 맘도 편하고 좋습니다.

 

3-1. 이건 청첩장과 관련된 내용이라서 생략하려다가 하나 추가했네요. 청첩장 관련 여러 기타 생각들이에요

여러 지인들을 초대를 하게 되면 그 연관관계에 따라 각 그룹별로 초대를 하게 되는게 일반적일 텐데요. 예를 들어 과동기, 동아리 선후배 혹은 친한 직장 동료 등으로 나눠서 초대를 하게 되는데, 이게 꼭 초대할 때에는 미리 시간을 정해서 충분한 기일을 두고 날짜를 정하세요. 그래야지 다들 시간 맞추기가 편합니다. 사실 이렇게 하더라도 막상 당일 되면 당일에 못온다는 연락 많이 옵니다... 친한 사람들만 부른거고 최소2주전에 날짜 물어보고 픽스한건데, 당일이 되면 그 때서야 못온다고 단톡이 울리면, 좀 서운하긴 하더라구요. 만약 매니아님들께서 초대를 받으시고, 급작스런 일정에 따라 못 갈 것 같다면, 꼭 사정이 생겨서 못 가게 되었다고 전화 한번 주세요 ㅎㅎ

전 소심해서 그런지 단톡에 당일에 오늘 못 갈꺼같다고 메시지 받으면...서운했습니다.

 

이것 말고도 여러 참고할 사항이 많겠지만, 막 새 신랑이 되는 관점에서 생각나는 것 몇 가지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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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7-17 13:26:16

축하드립니다...

웰컴 투 유부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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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7 13:27:23

이래서 제가 결혼을 못 아니 안합니다

2
2020-07-17 13:27:27

 축하드립니다~

1
2020-07-17 13:36:01

굉장히 구구절절 옳은 글입니다.
큰틀에서 보면
신부가 결혼식의 주인공, 즉 주연이고 내가 그것에 보조를 맞추는 주조연이라고 설정하시면 거슬릴 일이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신부가 셜록홈즈고 내가 왓슨 박사라 할까요. 돈키호테와 산초, 조던과 피펜 정도.. 1옵션과 2옵션..

1
2020-07-17 13:40:29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유부계열에 합류하시는군요 

1
2020-07-17 13:43:39

축하드려요.

1
Updated at 2020-07-17 13:53:45

2번에서 좀 더 나아가서 아기 생기면 진짜 호구 of 호구가 됩니다. 다 비싸고 눈먼돈. 그래도 내 아이 뭐 싼 건 못해주겠고..

WR
2
2020-07-17 13:53:27

 아이구 잠시 일하다 왔더니 많은 분들이 축하를...ㅋㅋ 감사합니다 매니아 가입 5,700여일 만에 이제 유부가 되어가네요. 다시 한 번 축하 감사드립니다

1
2020-07-17 13:53:45

1번의 문제로 결혼식 직전에 나가리됏엇네요. 하하. 둘은 문제없는데 집안에서 고나리질하니까 답이없더라구요

2
2020-07-17 14:21:02

 2번에 대해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그럴일이 많이 없겠지만 혹시 모르니 업체와 돈, 서비스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최대한 녹음해두세요. 청첩장 보내기 직전에 결혼식장 나가리 될뻔한 사람입니다. 진짜 녹음해둔거 없었으면 큰일날뻔.......

1
2020-07-17 14:38:10

축하드립니다^^
이미 훌륭한 워크에틱을 가지고 계시군요!
행복하세요~

1
2020-07-17 15:04:50

4년전 31살에 결혼했습니다.
제일 후회하는 부분이 청첩장입니다. 왜 더 예의있게 못했을까 친구들한테 밥한끼 사주면서 했어야됐는데... 그런 부분들을 항상 반성합니다.

2
2020-07-17 15:14:48

연애는 사랑의 1라운드.
결혼은 사랑의 2라운드.
육아는 또 다른 라운드입니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더 힘들어지고 더 고통스러워지죠.

1
2020-07-17 16:05:16

연애가 NBA 정규리그,

결혼이 NBA 플레이오프라면...

 

 

육아는 갑자기 올림픽이 됩니다 ?!

만일 자녀가 셋이 되면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동시에 치르고 있는데

외계 올스타팀이 쳐들어 와서  스페이스잼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라 보면 됩니다!

2020-07-17 17:05:46

축하 드립니다 어차피 할거면 더 나이들기전에 하는게 맞네요...

1
2020-07-17 17:26:28

신혼여행은 제주도인가요 ....

결혼 축하드립니다

2020-07-18 01:06:28

청첩장 돌리는데 정말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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