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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법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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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25 23:41:31


[서평] 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법 연구

 

안녕하세요 리스펙트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애의 행방을 읽어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읽다보면 쓰고싶다

 

작가의 근사한 글을 읽다보면서, "언젠가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아니, "더 재밌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드가 가졌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는 그 누구에게나 공통된다 생각합니다.

삼다(三多)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보는 것이 좋은 글이 가지는 요건이라고 합니다. "많이 읽는 것"이 맨 먼저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좋은 글은 남이 쓴 좋은 글을 많이 읽는 것이 첫째입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하나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쓰는 글을 읽은 것도 같은 연유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애의 행방"을 읽다보니, 더욱 글이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용을 감상하기보다, 구조를 한번 분석해보기로 했습니다.

 

2. 등장인물 구조도

 

서사를 꾸밀 때, 얼개가 되는 것은 "등장인물 구조도"인 것 같습니다.

[사건]이란, 등장인물간의 갈등이니까, 일단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어떤 관계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애의 행방에서 나오는 등장인물 구조도는 이렇습니다.

 

연애의 행방은, 연작소설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연작소설이 으레 그렇듯, 챕터1에서 나왔던 등장인물과 챕터2에서 나온 등장인물이 단독으로 행동하다가 서로 얽히고 섥힙니다.

연애의 행방에서, 핵심인물은 "히다"입니다. 무미건조하고 여자한테 인기없으며 밋밋한 이 사람이 핵심인물인 이유는, 그저 히다가 많은 사람과 엮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인물이지만 성격 탓에 분량적으로나 내용적으로 큰 역할은 하지 못하고, 허브(다리)역할에 그칩니다. 허브(다리)역할을 하게 된 연유도, 그저 히다가 소설 속 많은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마호를, 아키나를, 미유키를, 모모미를 일방적으로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녀들의 상대방들이 서로 얽히게 되면서 이야기가 흥미로워집니다.

 

저는 이런 등장인물의 역할/인물들의 관계설정이 꽤 인상깊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적극적인 사람을 중심에 두어, 그를 중심으로 인물들을 배치하기보다는, 밋밋한 사람을 가운데 두는 방식/설정도 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꼭 대단한 사람이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겠구나, 주인공이 꼭 인물관계의 중심에 있을 필요는 없겠구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첫번째 깨달음

꼭 대단한 사람이 소설의 중심에 있을 필요는 없다. 밋밋하더라도 관계의 중심이 되면 충분하다.

 

3. 챕터별 등장인물

 

연작소설이니 챕터별 누가 등장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나중에 대단원에서는 모두 만납니다.

 

 

보니까, 히다는 미즈키와 항상 같이 나오네요. 소심한 히다와 적극적인 미즈키. 상반되는 성격의 둘을 듀오로 놓고 글을 전개해나가면, 캐릭터의 강점이 도드라집니다.


두번째 깨달음

밋밋한 사람 옆에는 컬러풀한 사람을 두자. 듀오는 어떻게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연애의 행방에서는 등장하는 인물만 봐도 대층 사건이 그려집니다. 캐릭터성이라고 할까요. 그러니까 사건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누가 만나느냐가 이야기의 처음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슈퍼맨과 배트맨이 만난다면? 그 다음은 캐릭터에 따라 이야기가 자동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슈퍼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만난다면?

배트맨과 아이언맨이 만난다면?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확실해야 될 것입니다.

연애의 행방에서는 각 등장인물의 매력이 확실하고 선명합니다.

저는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의 배치가 사건 생성의 열쇠가 될수도 있음을 생각해봤습니다.

 

 

세번째 깨달음

사건을 억지로 꾸며내려고 하지 말자. 선명한 사람들이 만나면 스파크가 발생한다. 

그 스파크가 사건이다.

4. 연애의 행방 총평

 

내용을 감상하지 않고 분석만 하다보니, 조금 독후감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나마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보드장에서 펼쳐지는 이런 사랑, 저런 사랑"입니다.

매우 추천, 단숨에 읽을 수 있습니다.

묘사가 두드러지기보다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플롯의 구성을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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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08-04 14:35:52

으익 히가시노가 연애물을 썼다길래 기대하고 봤는데,챕터1이 재미는 있었지만 단편인줄 알고 접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다시 봐야겠네요.

WR
2018-08-04 20:48:13

네^^ 사실 저도 챕터1이 너무 흥미진진했는데, 챕터2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오길래..뭐지..하면서 계속 휘릭휘릭보다가 아! 연작소설이구나!를 깨닫고 후다닥 읽었습니다. 복선을 알아가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한번 다시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018-08-04 15:50:33

저도 이책 재미있게 읽었네요~ 히다의 답답한면이 좀 아쉬웠지만..재미있는 사랑얘기죠!!

WR
2018-08-04 20:49:38

히다가 무척 답답합니다^^ 마지막에 모모미와 잘 이어질 뻔하다가.. 모모미의 자존심이 허락치 못하는 상황도 안타깝지만, 대단원에 어울리는 제목(리벤지)이요, 마무리라 생각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보다, 이런 달달한 이야기(나미야 잡화점, 연애의 행방)가 개인적으로는 더 좋습니다. 

2018-08-05 07:28:33

책 소개글 너무 좋아요

WR
2018-08-05 15:14:08

잘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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