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00 : 00
자동
Free-Talk

국기에 그려진 세계사 - 5)아르헨티나

우리라우리
13
  1274
Updated at 2018-01-21 04:24:27

 

북미, 아프리카, 동유럽, 중동을 거쳐 오늘 소개할 나라는 남미에 있는 나라입니다.

2bffc9773410422bcbaa0d60bc2dd1e1c6216a82c29996eab31797e3e4f468d811bc3a7684050edc39b0ceb6464408783d3f1899b93e0cf64c49dfb0e02d61341086ebe9a4f0b55c437e88170614f8a8.jpg

022d2246bee8322e51453469ca8834d648381298700a4040cc571355786acf960c5d162b1bde23131062799e5a153bf53027fa6c42fc020a12c8001b19a14e8e9d68aafb1d0784fb2c9bc632a5033c1b.png

 

두 국기가 닮았죠? 

위가 우루과이 아래가 아르헨티나입니다. 

62bbfe860e5a858c0fee7964aecaed54b98accaef503fea1ead9406cb88563ed08293101c3c17376e44f907bc937cc47059865c4b86fed45eac74d961e7c76d67f4ec6335bac2b00abf044e1d6bb64f4.png

 리오 데 라플라타를 사이에 두고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이기도 하고 두 나라의 수도 또한 이 강을 마주보고 있을 정도이기도 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나라의 관계는 이 두 도시를 중심으로 영국의 침략을 막아내기도 했고,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던 시기에도 함께 힘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은 두 나라 가운데 아르헨티나를 다룰 것입니다. 278만 제곱킬로미터의 광대한 땅을 가진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8번째로 큰 나라이고 남미에서는 브라질 다음으로 큰 나라이지만 인구는 4200만으로 대한민국과 비교하자면 28배나 큰 국토면적에 우리보다 적은 인구를 가진 나라입니다.

 아르헨티나라는 이름은 은을 뜻하는 라틴어 아르젠툼(argentum)에서 왔습니다. 은이 나라 이름에 붙은 연유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흐르는 거대한 강 리오 데 라플라타에서 찾을 수 있는데 스페인어로 은의 강이라는 뜻입니다. 리오 데 라플라타가 은의 강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있을 때 끊임없이 탐험을 계속하였고 탐험가의 한 무리가 남미 동쪽에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강 어귀를 발견하고 그들은 이 강이 남아메리카를 가로질러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물길이 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탐험가들은 원주민들이 은으로 만들어진 목걸이, 팔찌 등으로 온몸을 장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탐험가들은 유럽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내밀자 천진난만한 원주민들이 은붙이들과 바꾸어줬고 탐험가들은 김치국을 한사발 드링킹합니다. 은붙이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주다니, 근처에 은광이 있는게 틀림 없어!!!

 탐험가들이 착각할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 당시 아메리카 곳곳에서 금광과 은광이 발견되던 시기였고 특히 볼리비아에 위치한 포토시는 산 자체가 은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이 있었을만큼 엄청난 양의 은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 포토시 광산에서 나는 은의 양이 얼마나 많았는지 유럽인들은 포토시라는 단어 자체가 부유함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서도 이러한 표현이 나오는데 "Vale un Potosi" 포토시만큼이나 가치가 있다. - 

 어딘가에 은이 있다는 기대감을 품은 유럽 탐험가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이 강에 '은의 강'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 강이 지나가는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중심으로 발전한 아르헨티나 역시 '은'에서 이름을 따오게 됩니다. 그러나 라플라타 강 유역에서는 은광이 발견되지 않았고 스페인은 이 지역의 식민지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다른 남미 지역에 비해 200여년이나 늦게 부왕령을 설치합니다. 부왕령이란 스페인의 커다란 식민지에 왕의 대리인인 부왕이 통치를 대신하는 체제였습니다. 강 이름을 딴 1776년에 설치된 리오데라플라타 부왕령은 곧 많은 유럽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라플라타 강 유역은 위의 지도에서도 보듯이 대서양으로 바로 빠져나올 수 있어 본국과 오고가기 쉬운 항구였고 북아메리카에 발전하고 있던 영국령 식민지와의 교역도 활발해졌기 때문입니다. 

 홍철없는 홍철팀처럼 은 없는 은의 강은 비록 은은 없었지만 이곳에 정착한 유럽인들은 새로운 '은'을 찾아냅니다. 바로 리오데라플라타 부왕령에 끝없이 펼쳐진 목초지였습니다. 원주민들의 말로 초원이라는 의미를 지닌 드넓은 팜파스 목초지에서 수많은 소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사육한 소를 도축하여 염장한 고기와 가죽이 주된 수입원이 되었습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지역에서는 팜파스에서 나온 쇠고기와 가죽들에 대한 수요가 넘쳐났습니다.

 19c 초 스페인의 본국 정치 문제로 인해 부왕령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이 이 지역의 가치를 눈여겨 본 영국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침공합니다. (영국 아르헨티나의 악연은 여기에서부터 시작!) 이럴 때 책임지라고 보낸 부왕은 전쟁을 피해 도망을 치고 본국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었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은 직접 민병대를 꾸려 영국의 침략을 막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영국을 몰아낸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민들은 더 이상 본국을 기대하지 못하고 둘 사이의 거리는 멀어지게 되고 결국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은 부왕령의 통치를 받던 식민주들과 힘을 합쳐 리오데플라타 연합주를 결성하고, 해방군을 조직합니다. 이것이 1801년 5월에 시작된 아르헨티나의 독립 혁명입니다. 독립 영웅 호세 산마르틴 장군의 지휘하에 독립전쟁을 시작합니다.


na04fo01.jpg코케이드: 원래 계급, 소속 정당등을 나타내기 위해 모자에 다는 표시

 

 해방군은 전쟁터에서 서로를 알아보기 위해 표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하늘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코케이드와 깃발을 자신들의 상징으로 삼기로 합니다. 이처럼 국기의 출발은 전쟁에서 아군을 알아보기 위한 표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해방군은 왜 하늘색과 흰색을 사용했을까요? 여기에 대해 몇가지 설이 있는데 첫 번째는 흰색이 은색을 나타내는 것으로 은의 강인 라플라타 강을 상징하는 흰색과 바다의 하늘색 바닫와 강이 만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상징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척추인 안데스 산맥의 푸른 산과 빙설을 나타내는 색깔이라고도 합니다. 

 흰색과 푸른색의 진실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해방군은 스페인을 몰아내는 데 성공하고 스페인 부왕에게 통치를 받던 식민주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수도로 삼고 독립 국가를 건설합니다. 해방군을 이끈 장군 중 한 사람인  마누엘 벨그라노는 새로운 나라에 걸맞은 국기는 독립을 위해 피를 흘렸던 해방군을 상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하늘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아르헨티나 국기입니다. 그리고 국기 가운데 태양은 1810년 5월 아르헨티나가 독립을 선언하던 순간 구름이 가득했던 하늘이 갑자기 걷히면서 밝은 태양이 솟았다고 합니다. 남아메리카의 잉카제국의 신이자 상징이던 태양이 솟아오른 것은 신이 아르헨티나의 독립을 축복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5월의 태양이라 칭하고 국기 가운데 넣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독립한 아르헨티나는 이른바 사막 정복전쟁을 통하여 원주민들을 대거 학살하고 지금의 영토를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복전쟁으로 살아남은 원주민들은 유럽인들의 멸시를 받으며 살아가게 되었고 저항했던 원주민 지도자들은 덜 진화한 생물의 표본으로 산 몸이든 시체든 박물관에 전시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영토 확장을 배경을 통해 20세기 초 까지만 하더라도 목축업과 농업으로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늘 빠지지 않은 강대국이었고 유럽에서 수 많은 이민자들이 아르헨티나 드림을 꿈꾸며 아르헨티나로 이주했습니다. 유명한 '엄마찾아 삼만리'에서 주인공 꼬마아이는 이탈리아 아이였고 엄마를 찾아가던 곳이 아르헨티나 였습니다.

 이로 인해 남미에서도 특이하게 백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97%에 가까운 국가로 또 특이점이 다른 남미국가들과 다르게 비 스페인 계열의 백인이 많은데 특히 독일계, 이탈리아 계의 이민의 후손이 많습니다. 이들은 앞에서 말한 아르헨티나 드림을 이루려 온 사람들도 많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나치 독일의 전횡을 피해 이민 온 이민자들도 많았습니다. 국가 산업의 90%이상이 농업이었기에 2차 세계대전에서는 아르헨티나라는 국가 자체가 연합국의 군량고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나라 자체가 너무 농업이라는 산업에 몰려있었던 아르헨티나는 1929년 일어난 대공황으로 인해 농업과 목축업으로 수출이 거의 유일한 수입이었기에 직격탄을 맞았고 이런 경제 혼란을 틈타 군부가 쿠테타를 일으키면서 다른 남미 국가처럼 혼란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2차 세계 대전 후 포퓰리즘을 바탕으로 한 페론 집권기에 안정기가 있었으나 경제발전을 뒤로 한 구제 정책은 결국 한계를 맞이했고 쿠테타로 쫓겨나게 되고 그 후 다시 재집권을 하긴 했지만 그가 죽고 난 뒤 다시 군부 쿠테타가 일어났고 혼란이 이어집니다.

 군부 정권은 반정부인사들과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가차없이 대서양에 수장시키는 무시무시한 공포정치를 펼쳤으나 이런 무시무시한 반대파들 척결과는 다르게 경제에는 무능해 국내 산업의 피폐화와 어마어마한 국채만 남겼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전하고자 한게 월드컵 개최. 돈으로 산거나 다름없는 개최권으로 우승까지 성공하여 월드컵 우승으로 국민의 관심을 돌렸으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기에 새로운 방법을 모색. 영국령으로 되어있던 포클랜드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였으나 준비도 없이 전쟁부터 치뤘던 아르헨티나와는 달리 자국령이긴 하지만 대서양너머에 있는 쓸모없는 섬이나 다름없었던 포클랜드를 포기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영국은 치밀한 협상과 준비로 아르헨티나를 역관광 전쟁을 승리로 이끕니다. (악연은 이어진다.) 

 

포클랜드 전쟁 이후 1986년 벌어진 멕시코 월드컵에서 이 악연의 두 국가가 8강에서 붙게 되었고 그 유명한 신의손 골이 나오게 된다.

handofgod.png 신의 손

GIF 최적화 ON 
13.1M    901K

신의 손 골 이후 나온 전설의 마라도나의 골 (이 두 골로 2-1로 아르헨티나 승리)

 

  

-기억하시는 분이 많으실거라 생각하는데 98 월드컵에서도 두 팀은 맞붙는데 한창 스타가 되가고 있던 베컴이 한 쓸데없는 다리걸기로 퇴장을 당하죠. (걸려서 넘어진 사람이 시메오네!!)

1311922812.jpg

 

 4년 뒤 이 인연깊은 악연의 나라는 예선부터 한조에 묶이고 죽음의 F조에서 결국 스웨덴/잉글랜드(고작 5점)가 올라가고 아르헨티나(4점)/나이지리아(1점) 탈락

25.jpg 그라운드의 로맨티스트의 눈물.

 

 전쟁에도 패배하고 경제상황까지 파탄으로 이끈 군부정권은 결국엔 정권을 이양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 민주정권이 들어서지만 지금까지도 경제 상황을 잡지 못하고 현재에 이르게 됩니다. 위의 2002년도 바티스투타의 눈물도 디폴트를 선언(국가파산)한 국가에 대한 절망과 분노를 축구가 국기나 다름없는 아르헨티나에서 축구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으나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아르헨티나 모든이의 슬픔과 절망을 바티스투타란 개인을 통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 유럽인들마저 부를 위해 이민올 정도로 부유했던 나라. 나치를 피해 수 많은 유럽인들이 도망쳐온 나라. 그리고 그 나치 전범들마저도 도망치고 숨었던 나라. 국기에 원주민들의 상징인 잉카의 태양을 넣었지만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탄압한 나라. 92년 그 전설의 드림팀 출범이후 올림픽 농구종목에서 미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한 나라. 그리고 전 세계에서 밀림과 빙하를 모두 볼 수 있는 유일한 나라. 그리고 한 번 국적을 획득하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나라 - 지금의 네덜란드 왕비인 소레기에타 왕비도 네덜란드 국적 획득 전까진 비자 연장을 계속 하며 아르헨티나 국민이면서 왕세자비 신분을 유지했었다.(지금도 네덜란드/아르헨티나 이중국적자)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에서 최초의 교황이 된 현 교황도 바티칸시국 국적이지만 아르헨티나 여권을 보유한 이중 국적자. - 이상 아르헨티나 였습니다.

 

                 다운로드.jpg

8
댓글
BADBOYS!
1
2018-01-21 02:51:23

연말에 아르헨티나로 여행 다녀왔는데, 모레노 빙하가 참 멋졌습니다. 국기 색깔이 빙하의 흰색과 푸른색을 절묘하게 반영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코케이드의 유래는 처음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WR
우리라우리
2018-01-21 02:55:27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이라니 부러워요. 

 

도마개
1
2018-01-21 04:19:44

중간에 월드컵 우승과 관련해서, 군부독재정권이 개최해서 우승까지 차지한 월드컵은 1978년 대회입니다. 그 유명한 종이가루 날리는 비쥬얼로 유명했고, 결승에서 토탈싸커 네덜란드를 물리치고 첫 월드컵 우승을 가져갔죠. (이때 네덜란드의 스타 요한 크루이프는 군부독재정권이 여는 대회에는 나서지 않겠다며 출전을 거부했지만, 네덜란드는 크루이프 없이도 2대회 연속 결승까지 오릅니다.) 마라도나가 신의 손 골을 넣은 대회는 1986년 멕시코 대회입니다. 조별예선에선 32년만에 월드컵에 나선 한국과 맞붙기도 했었죠.

WR
우리라우리
Updated at 2018-01-21 04:24:54

영국 연관해서 축구매치를 쓰다보니 중간에 겹쳐버렸네요 죄송합니다.//수정했습니다 ^^

berlioz
2018-01-21 06:17:55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되네요.

WR
우리라우리
2018-01-21 10:43:47

감사합니다. 다음편은 스페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교 다닐때 교양수업으로 스페인문화권의이해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이번 아르헨티나하면서 그 때 했던 내용들 기억나는대로 메모중이라 언능 써먹을려면...

[OKC]외로운 오클팬
2018-01-30 08:10:13

요번화가 굉장히 재미있고 잘 읽혔네요 감사합니다

WR
우리라우리
2018-01-30 08:38:34

감사합니다 ^^

댓글 남기기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2:49
 
87
(CHI)불타는개고기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