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 체제에서 레길론 바이백이 어려운 이유
1.토니 크로스와 상극인 레길론
레길론이 지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토니 크로스와의 공존 문제 때문입니다. 레길론은 중원에서부터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조립해나가는 마르셀루나 망디 같은 선수들과 달리 하프라인을 빠르게 넘어서는 윙어 유형의 풀백입니다. 그러나 크로스는 이런 유형의 풀백들과 상극입니다. 실제로 솔라리 감독 체제에서 크로스는 매우 좋지 못한 활약을 펼쳤는데, 이는 파트너인 레길론의 이런 문제점 때문입니다.
왜 지단 감독이 복귀한 이후 레알 마드리드가 페를랑 망디를 샀는지 의아한 분들이 많으신데, 지단 감독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 선수는 바로 크로스입니다. 지단 체제에서 크로스의 빌드업 능력은 매우 중요한데, 크로스의 가장 큰 단점인 소극적인 수비 가담 능력과, 느린 발은 레길론이 파트너로 있을 경우 더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마르셀루가 이런 크로스의 단점을 잘 커버해줬지만, 이제 신체 능력이 떨어지면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보니 피지컬 능력이나, 수비력이나, 경기를 조립하는 능력이 더 좋은 망디가 온 겁니다.
따라서 지네딘 지단 감독이 있는 한 레길론의 복귀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시절부터 레길론은 급발진하는 성향이 있었는데, 이런 성향 때문에 윙어들과 조합이 그렇게 좋은 선수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2018/2019시즌에 비니시우스와 같이 뛰었을 때 좋았다고 말하는데, 정작 그 경기 자세히 살펴 보면 두 조합은 엉망이었습니다. 레길론은 공을 잡고 뛰면 전방 깊숙이 들어갔다가 동료를 보지 못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비니시우스가 아무리 좋은 위치를 잡아도 그 위치를 발견하지 못해서 턴오버를 범하거나, 혹은 패스 타이밍이 늦어서 나쁜 슛으로 연결하게 하는 등 윙어들과 호흡이 그렇게 좋은 선수가 아닙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호흡이 별로인 점도 사실 따지고 보면 레알 마드리드 시절부터 보여준 저런 플레이 스타일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레길론 판다고 했을 때 딱히 크게 아쉽지 않았어요. 이미 오랫동안 본 선수였던 만큼 한계가 명확했기에 그냥 비싸게 팔면 땡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건 하키미도 마찬가지였고요.
https://football-tribe.com/korea/2019/05/30/%ec%9a%94%eb%a0%8c%ed%85%8c%ec%99%80-%eb%a0%88%ea%b8%b8%eb%a1%a0%ec%9d%80-%ec%99%9c-%ec%a7%80%eb%8b%a8%ec%9d%98-%ec%84%a0%ed%83%9d%ec%9d%84-%eb%b0%9b%ec%a7%80-%eb%aa%bb%ed%95%98%eb%82%98/
이거는 제가 기자 일 했을 때 썼던 기사인데,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돈
바이백 아웃 금액이 제가 알기로 이번 여름에 4000만, 내년 여름에 4500만 유로 이렇게 아는데, 지금 레알 마드리드는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와 엘링 홀란드, 킬리앙 음바페 같은 선수들 영입에 적극적인 상황이라 레길론의 바이백 아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안 그래도 지금 저 선수들 영입할 수 있네, 마네 소리 나올 정도로 지금 재정이 어렵기에 레길론 바이백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안 됩니다.
되팔면 되지 않냐 이러실 수 있는데, 문제는 바이백 아웃 조항은 엄연히 선수 본인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되팔려는 게 목적이면, 선수가 거부할 수 있어요.
결정적으로 아무리 요즘 풀백이 귀하다고 해도 많은 구단이 풀백 영입에 큰 돈을 쓰는 걸 주저합니다. 요즘은 그냥 풀백 영입에 거액을 쓰기 보다는 그냥 윙어나 미드필더 중 한 명을 포지션 변경해서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 보니 레길론을 바이백 조항으로 영입한다고 해도 투자한 금액만큼 더 벌기가 어렵습니다. 차라리 그냥 토트넘과의 장기적인 관계 생각해서라도 놔두는 게 더 이득이에요.
3.유스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들은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지금 경쟁이 가장 치열한 포지션이 바로 레길론 자리인 왼쪽 풀백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에는 미겔 구티에레스라는 왼쪽 풀백이 있는데, 이 선수는 주력 자체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순간적으로 상대를 제칠 수 있는 민첩성과 방향 전환성이 좋고, 클러치 능력도 좋은 데다가, 피지컬 능력도 뛰어나서 수비력이 훌륭한 선수입니다. 종종 헤딩으로 골을 넣을 정도.
여기에 현재 라요 바예카노로 임대 간 프란 가르시아라는 왼쪽 풀백 유망주도 있는데, 이 선수도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에서 엄청난 오버래핑 능력으로 왼쪽 측면을 이끈 선수입니다.
하지만 가장 치열한 팀은 역시 후베닐 B인데, 이 자리는 진짜 미쳤다는 말밖에 못합니다. 다비드 데 라 비보라라고 현재 이스라엘 살라사르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 중 가장 주목받는 유소년 선수입니다. 그런데 지난여름에 마요르카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인 2004년생 라파엘 오브라도르라는 왼쪽 풀백 유소년 선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그 밑에는 지네딘 지단 감독의 막내 아들인 엘야스 지단도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왼쪽 풀백 유소년 선수들은 정말 뛰어난 선수들이 많고, 저들 모두 오랫동안 주목 받은 선수들입니다. 제가 2017년부터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 경기를 보기 시작했는데, 데 라 비보라는 14살부터 이스라엘 살라사르와 함께 주목받은 재능입니다. 그만큼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굳이 레길론을 바이백 아웃 조항으로 살 필요가 없어요. 있어도 자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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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알라바 까지 사는거 같은데
알라바도 충분히 그쪽 자리에서 활약이 가능한 선수라 생각해서
더더욱 안살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