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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가 마지막으로 신었던 아디다스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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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20 18:18:05

 

 

언젠가 AUDI TT 다이캐스트를 구하게 되면 이 신발과 같이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당근에서 폐급 수준의 다이캐스트를 무료나눔 받았습니다. 드디어 이 둘을 같이 놓고 사진을 찍어보네요. 



adidas THE KOBE II 


코비의 아디다스에서의 마지막 모델입니다. THE KOBE III의 샘플까지 이미 나온 상태였지만 결국 이 모델을 마지막으로 코비는 아디다스와 계약을 파기하고 이것저곳 간보기를 하다가 나이키로 이적하게 되죠. (그리고 곧바로 '그 사건'이...ㅠ)


일부 조던 시리즈나 푸마 스피드캣 등 자동차를 모티브로 하는 운동화는 많지만, 이정도로 특정 자동차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차용한 신발은 이 녀석이 유일합니다. 당시 코비가 타던 AUDI TT를 모티브로 삼은 모델이죠. 정확히는 직전 모델인 THE KOBE I이 TT의 디자인을 차용한 모델이고, II는 그 연장선 상에 있는 모델입니다. 그래서 이 모델에서도 TT의 차체 실루엣과 라디에이터 그릴 등의 디자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죠.


지금 관점으로 봐도 그렇지만 당시 굉장히 독특한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리던 신발이었습니다. 디자인이야 그렇다 치고, 심각한 건 기능성이었죠. 오직 디자인에만 집착한 탓에 농구화로서의 기능성은 꽝이었던 어퍼, 3D 토션만을 적용한 초라한 구성의 솔유닛, 끈을 아무리 동여매도 들썩거리는 뒷꿈치의 힐슬립은 농구 동호인은 물론 주인인 코비에게마저 외면받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제 기억으로는 코트 사이드에서 휴식중이던 코비가 이 신발을 벗어 집어던졌다는 기사도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장면을 기록한 영상이나 기사는 다시 찾아볼 수가 없네요) 그리고 코비는 그렇게 아디다스를 떠났죠.

 

 

 

아디다스와 결별한 코비는 농구화 시장의 FA가 되어 리복, 컨버스, 나이키, 조던 등 다양한 브랜드의 농구화를 신게 됩니다. 그리고 뒤이어 나이키와 계약을 하고, (원래 코비의 첫 번째 신발이 될 예정이었던) 줌 허라치 2K 시리즈를 거친 뒤 사진 속 ZOOM KOBE 1이라는 모델을 선보이게  됩니다. 아디다스의 마지막, 나이키의 첫 번째 코비의 농구화가 함께 사진에 담겨 있네요. 

 

이후 코비에 대한 소심한 복수인 것인지, 아디다스는 이후 코비 시그니처 모델의 리트로 버전에 'crazy'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게 됩니다. (물론 진짜 의도는 알 수 없지만요) 그리고 THE KOBE I의 리트로 버전이 crazy 1이라는 이름으로 두 번 판매된 적이 있습니다. 이 사진 속 THE KOBE II는 리트로 된 적이 없어 이렇게 OG 모델로 접하는 수 밖에 없구요.



어찌 보면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수준 이하의 모델이었지만, 코비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제는 이 신발마저 애틋하게 여겨집니다. 저 역시 제가 가진 농구화 중 가장 아끼는 모델이 되었네요. 아디다스에서 코비 모델을 다시 리트로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의 신발을 다시 내놓는데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어쩌면 아디다스에서 코비의 리트로 모델을 더 만나기란 어려울지도 몰라요. 

 

그래도 만약, 아디다스가 그의 신발을 다시 리트로 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이 신발이 가장 먼저 리트로 되길 빌어봅니다. 그를 나이키의 품으로 떠나보내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와 함께 했음이 영광이었음을 추모하는 의미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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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10-21 16:17:34

개인적으론 이지500 말고 KB8 III low? 나 다시 나와 줬으면 좋겠습니다.

WR
2021-04-12 09:20:49

이제 아디다스에서 코비 제품을 리트로하는 것이 무척 조심스럽게 될듯합니다만,

저도 아디다스 시절 코비의 명기가 하나 둘씩 리트로되길 기대해봅니다.

1
2020-10-24 08:57:25

디자인이 워낙 독특해서 한번쯤은 신고 농구해보고 싶었는데..기능이 많이 떨어지나보군요.
그래도 재발매 된다면 한번 신어보고 싶네요.

WR
2021-04-12 09:19:59

네, 요즘 기준으로 보면 기능성은 처참한 수준일 듯합니다.

하지만 (제 기준) 디자인이 매력적인지라 저도 리트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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