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OFF] 돌아보는 디비저널 라운드. 버팔로 빌스 vs 캔자스시티 칩스
이 경기를 관람한 풋볼팬들은 응원팀 승패와 관계없이 모두 승자입니다.
실제 저도 빌스와 앨런이 마홈스와 칩스를 잡아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경기가 끝나는 순간 응원하던 팀의 패배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멋진 경기를 관람했다는 점에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이제 슈퍼볼까지 세 경기 밖에 남지 않았지만 올시즌 나잇풋볼 경기를 포함해서 모든 플레이오프 경기를 중계해주고 있는 쿠팡플레이 중계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디비저널 라운드의 마지막 경기였던 빌스와 칩스 경기는 그야말로 명승부 중의 명승부였고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은 회자될 경기라고 확신합니다.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를 넘어서 2020년대를 장식할 두 명의 엘리트 쿼터백 라이벌리가 진정한 서막을 열었습니다.
그럼 이 미친 경기의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패배한 쿼터백 중에 가장 완벽한 쿼터백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48/62(77.4%)의 패스 성공률로 637패싱야드를 던지고 9TD 0INT와 함께 149.0 패서레이팅과 함께 17캐리 134야드의 러싱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쿼터백이 있습니다.
그는 바로 빌스의 새로운 얼굴이자 심장 조쉬 앨런입니다.
비록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했고 큰 실망을 했을 조쉬 앨런이지만 그의 플레이에 수많은 풋볼팬들은 감동받고 환호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 어떤 미사여구도 아깝지 않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경기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큰 감동을 받게 했습니다.
디비저널 라운드에서 조쉬 앨런은 팀의 넘버원 리시버인 스테폰 딕스가 꽁꽁 묶여있는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위기의 순간마다 퍼스트 다운과 터치다운을 만들어냈습니다.(포스다운 컨버전 4/4 100% 성공) 앨런은 강한 어깨와 시원시원한 러싱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칩스의 디펜스를 상대로 경기 내내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경기의 백미였던 4쿼터 8분55초부터 시작된 조쉬 앨런의 드라이브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 드라이브에서 조쉬 앨런은 세 번의 써드다운 컨버전을 성공시키고 두 번의 포스다운 컨버전을 성공시키면서 끝끝내 터치다운을 만들어냈습니다. 17번의 플레이로 7분을 태우면서 터치다운과 투 포인트 컨버전까지 따낸 이 드라이브에서 조쉬 앨런은 본인의 역량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그 이후 마홈스가 52초만에 터치다운을 만들어버렸지만(후술) 또 다시 조쉬 앨런은 본인에게 주어진 1분 남짓한 시간동안 이날의 또다른 히어로 WR 가브리엘 데이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당연히(?) 게임 위닝 터치다운이라고 생각되었을 플레이를 완성했습니다. 3점을 앞선 채 상대 공격 시간이 13초 밖에 남지 않았으니 당연히도(?) 승리를 예상했던 빌스의 사이드라인에 어둠이 밀려오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습니다....
최고의 영웅이 될 수 있었는데...
이 날 빌스가 이겼다면 가장 빛났을 선수가 바로 WR 가브리엘 데이비스입니다.
2020년 드래프트 4라운드에 뽑힌 가브리엘 데이비스는 이 경기 전까지 스테폰 딕스, 콜 비즐리, 엠마누엘 샌더스에 밀려서 팀의 4번 리시버 역할을 담당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조쉬 앨런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그를 구해주고 엔드존에서 그의 패스를 찰떡같이 받아준 선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브리엘 데이비스였습니다. 차바리어스 워드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경기 내내 잘 보이지 않았던 에이스 리시버 스테폰 딕스를 대신해서 그는 이 경기에서만 무려 네 번의 터치다운 리셉션을 만들었습니다.
8번의 리셉션으로 201야드를 전진했는데 그 중 터치다운이 4개였으니 빌스 팬들에게 얼마나 예뻐보였을까요? 칩스의 후방 빈공간을 잘 찾아들어가면서 정말 중요한 순간마다 터치다운을 만들어줬습니다. 4쿼터 투미닛 워닝이 들어간 이후 만들어낸 그림같은 터치다운 2개는 앞으로 길이길이 자료화면으로 쓰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베테랑 리시버 엠마뉴엘 샌더스가 팀을 떠날 의사를 내비쳤는데 아마 다음 시즌에도 빌스의 막강한 딥쓰렛 리시버이자 앨런의 웨폰으로 맹활약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마홈스는 진짜 미쳤다
이 엄청난 명승부의 최종 승리자는 바로 패트릭 마홈스가 이끄는 캔자스시티 칩스였습니다.
뭐 마홈스가 얼마나 잘하는지 일일이 이야기하는 것도 힘들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마홈스는 언제나 상식을 뛰어넘는 플레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날도 마홈스이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던 플레이들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쿼터 후반부에 빌스의 디펜시브 라인에게 쫓기면서 바이런 프링글에게 던졌던 터치다운 패스였습니다. 그 순간 그런 패스는 인터셉션의 위험이 엄청 큰 패스라서 코치들이 좋아하지 않을만한 패스였지만 성공시켜버리면 인정해야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이 날 마홈스는 마치 카일러 머레이처럼 러싱으로도 엄청 맹활약했습니다. 적극적인 스크램블을 통해 발로 많은 야드를 따냈고 터치다운 하나를 만들면서 빌스의 패스러셔진들의 혼을 쏙 빼놓았습니다. 리그 최고의 디펜스를 자랑하는 빌스를 상대로 딱 2번의 펀트와 벗커가 미스했던 필드골을 제외한 모든 드라이브에서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
4쿼터 투미닛 워닝부터 연장전 끝내기 터치다운이 나올 때까지 마홈스와 앨런이 주고받은 쇼다운은 정말 풋볼 역사에 두고 두고 남을 명장면이었습니다. 특히, 13초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타임아웃이 남아있었지만) 그가 얼마나 위대한 클러치 플레이어인지 완벽하게 증명했습니다.
타이릭 힐과 트레비스 켈시에게 정확한 패스를 안겨주면서 10초만에 44야드를 전진하고 벗커가 가까운 거리에서 동점필드골을 트라이할 수 있도록 세팅해주는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4쿼터가 동점으로 끝난 순간 코인토스의 승자가 경기를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고 연장전에서도 완벽한 드라이브로 터치다운을 만들면서 경기를 매듭 지었습니다.
주전으로 자리잡은 이후 4년 연속 컨퍼런스 챔피언십에 진출한 패트릭 마홈스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리그 최고의 쿼터백이며 브래디의 GOAT 자리에 도전할 자격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마홈스가 이끄는 칩스 다이너스티의 끝은 어디일까요?
마홈스+타이릭 힐+트레비스 켈시는 사기의 끝판왕
마홈스가 엘리트 쿼터백을 넘어 레전드 쿼터백을 향해 갈 수 있는 것은 마홈스의 기량도 있지만 타이릭 힐과 트레비스 켈시라는 극강의 웨폰이 함께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마홈스 - 힐 - 켈시의 삼각편대는 제가 풋볼을 본 이후 가장 완벽한 삼각편대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07년 패트리어츠가 전승우승하는 시즌 브래디 - 랜디 모스 - 웨스 웰커보다 더 좋아보일 정도입니다.
스피드와 YAC를 가지고 필드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타이릭 힐과 훌륭한 피지컬과 타이트엔드라고 보기 어려운 민첩성과 스피드로 마홈스의 안전장치 역할을 완벽하게 하고 있는 트레비스 켈시는 상대 디펜스에게 정말 공포의 대상입니다.
4쿼터 투미닛 워닝에 들어간 이후 동점을 만들 때까지 마홈스가 성공한 패스는 모두 켈시와 힐이 잡아주었으며 리셉션하는데 그치지 않고 YAC를 따내면서 빌스를 압박했습니다. 두 선수가 이 경기에서 따낸 야드가 246야드인데 이 중 159야드가 YAC입니다. 마홈스 견제하기도 빡쎈데 후방에서 이렇게 디펜스를 뒤흔들 선수가 둘이나 있다는 것은 상대 디펜스에게 정말 치명적입니다.
타이릭 힐(2022년 계약 만료)과 트레비스 켈시(2025년 계약 만료)가 칩스에 남아 있는 이상 칩스의 다이너스티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워낙 오펜스에서 볼 거리가 많았던 경기라 디펜스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날 스테폰 딕스를 경기 내내 완벽하게 틀어막았던 칩스의 CB 차바리우스 워드를 칭찬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프리뷰에서 딕스와 힐 둘 중 세러모니를 하는 팀이 승리할 거라고 예측했는데 힐은 터치다운도 하고 중요한 리셉션을 만들었는데 딕스는 워드의 커버리지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양 팀의 디펜스가 체력이 많이 떨어진 4쿼터 이후 전혀 상대 오펜스를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장전 코인토스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빌스를 응원했던 입장에서 패배가 아쉽지만 전 현재 연장전룰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지금의 룰이 있기 때문에 선공을 하는 팀이 더 공격적으로 터치다운을 노리는 플레이를 하고 그런 과감함이 변수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년 연속 컨퍼런스 챔피언십에 오른 칩스의 승리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이 경기가 앞으로 마홈스와 앨런의 10년(?) 라이벌 매치의 서막이 되기를 바라고 다음에 플레이오프에서 둘이 또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앨런이 승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둘이 다해먹으면 우리 맥 존스와 패트리어츠는 슈퍼볼에 언제 갈 수 있을까요??
다시 한 번 이런 명승부를 펼쳐준 양 팀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전 컨퍼런스 챔피언십 프리뷰로 돌아올게요
그럼 또 뵙죠
https://blog.naver.com/bonghong8765/222633599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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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릭 힐 YAC 런 하는 모습은 마치 치타 한마리 풀어놓고 잡으라고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본 가장 좌절스러운 사기 플레이는 브레디 - 그롱코스키 였는데 마홈스 - 힐 - 켈시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이 게임의 빌스의 가장 아쉬운 순간은 마지막 빌스의 터치다운이었습니다. 15초 남겨놓고 던진 패스를 가브리엘 데이비스가 잡아 엔드존에 들어갔는데 13초(?)나 남겨놓고 TD를 했습니다. 가능하다면 라인 앞에서 멈추거나 아니면 공을 놓쳤어야 합니다. 아직 first down이었고 타임아웃도 2개나 남아있어서 굳이 그렇게 급하게 TD를 했어야 했나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일반적인 QB에 13초는 필드골 레인지에 가긴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막판에 빌스 수비가 마홈스 패스를 거의 못막고 있었고 칲스가 타임아웃 3개나 남아 있었습니다.
다음에 칲스 만나는 팀은 마지막 공격은 본인들이 한다는 생각으로 타임 메니지먼트를 해야 이길 확률이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