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은 왜 int 30개를 던졌는가
요즘 진지한 글만 썼더니 좀 질리는 감이 없지 않아서 문제의 그 남자, 제이미스 윈스턴을 다뤄보려 합니다.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오는 수준이 된 윈스턴인데, 왜 못하나류의 아주 진지한 글이라기보단 인터셉션 장면들을 모아 얘가 왜 이러나... 정도의 글입니다. 글이 좀 산만하니 재미로 읽어주세요.
윈스턴은 평가하기 어려운 쿼터백입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엘리트 쿼터백 같다가도, 어떻게 이런 디시전을 할 수 있지 싶은 장면들도 많습니다. 물론 이번 시즌 5천 야드를 넘기며 올타임에 몇 명 없는 기록을 남겼고, 오라인은 빈말로도 좋다고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리시빙 코어는 대단했고, 인터셉션 장면들은 대부분 본인의 실수였으며,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의 디시전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자이언츠전입니다. 벅스는 언밸런스한 Trips 포메이션으로 자이언츠의 존을 무력화시켰고, 마이크 에반스는 활짝 열렸습니다. 윈스턴은 마이크 에반스를 정확히 봤고 공을 던졌지만 마이크 에반스가 잡을 수 있는 공이 아니었을 뿐입니다. 57번에게 던진 거라면 완벽한 공이었다고 칭찬해 주겠지만, 더 할 말이 없네요.
타이탄스전엔 int 2개를 던졌는데, 설명할 필요도 없는 나쁜 쓰로우입니다. 아래 장면은 4쿼터 막판 뒤지고 있던 상황이지만, 위의 장면은 어떻게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미스 커뮤니케이션?
콜츠전엔 대리어스 레너드에게 2개를 던졌습니다.
벅스가 드라이브 컨셉을 들고 나왔습니다. 화면 아래의 마이크 에반스가 딥 디그 라우트를 탑니다. 콜츠는 프리 스냅에서 2 하이 세이프티를 보여주고 커버 3로 전환합니다.
윈스턴이 공을 던지는 순간 DB들은 따돌렸지만 레너드가 라우트 앞에 있습니다. 레너드가 없었다면 아주 좋은 공이었겠지만, 레너드를 보지도 못했는지 과감히 공을 던졌고 대가를 치릅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저는 그냥 레너드가 있는지 몰랐다고 생각합니다. 레너드를 저평가했듯 아예 보지 못했던 해서는 안 되는 플레이였습니다.
이건 이 플레이와 관련은 없지만 윈스턴의 문제를 하나 더 꼽자면 얘는 터치가 별로입니다. 스파이럴이 예쁘게 감기는 쓰로우가 별로 없고 거의가 패스트볼이죠. 이런 터치의 부재가 다양한 상황에 유연한 대처를 어렵게 만든다고 보여요.
두 번째 인터셉션입니다. 레너드가 0테크닉에 라인업했고 콜츠의 LB(DB?)들이 더블 A갭 블리츠로 벅스의 라인을 공략합니다. 블리츠를 보여준 레너드는 마지막 순간에 몸을 돌려 커버리지에 들어갔고, 이번엔 레너드를 전혀 보지 못한 윈스턴의 공이 레너드의 손으로 들어갑니다. 윈스턴의 실수라기보다도 레너드가 잘한 게 정말 크지만,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건 정말 아쉽습니다.
이건 잘못 던졌다기보단 리시버와 호흡이 안 맞았습니다. 윈스턴은 리시버가 더 바깥쪽으로 뛰어나갈 거라 생각했지만 멈춰버렸고, 마커스 윌리엄스가 편안히 인터셉션에 성공합니다.
이 플레이에선 깔 게 많습니다. 먼저 짚고 넘어가자면, 마이크 에반스는 6-5입니다. 매치업한 PJ 윌리엄스는 6-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에반스만 받을 수 있는 높이로 더 바깥쪽으로 던져줬어야죠. 이건 백숄더 페이드도 아닌 짧은 50:50 볼인데 에반스가 할 수 있는 게 없죠. 레드존에선 심플한 플레이가 가장 위협적이고, 에반스와 윌리엄스는 압도적인 미스매치업입니다. 경합할 수준의 공만 되었어도 에반스가 가져갈 확률이 훨씬 높았을 텐데, 이건 기본이 안 된 플레이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그렇다고 30개 모두가 윈스턴의 잘못은 아니었습니다. 리시버의 손에 맞고 수비수에 손에 들어가기도 했고, 황당한 장면도 있었습니다.
이건 300% 하워드 잘못입니다.
• 정리
장면들을 살펴본 결과, 몇 가지 경향이 보였습니다.
윈스턴은 1쿼터에 10개의 인터셉션을 던졌는데, 대부분이 쿼터 극초반에 나왔습니다. 이는 읜스턴이 필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거나/ 어깨가 데워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쿼터백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근거는 없습니다만, 이런 유형들이 가끔 있는 건 사실이죠. 커리어 전체로 봐도 1쿼터 패스 시도 수에 비해 인터셉션이 많은 편이긴 합니다.
또한 공을 버려야 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하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이건 좀 너무한 평가일 수 있겠지만, 정말 어이없는 판단들은 이렇게밖에 설명할 수가 없어요. 필드를 보지도 않고 공을 던지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는데, 이건 정말 심각하네요. 물론 본인 스타일이 그런 편이지만,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어야죠.
딱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면,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건 주관의 영역으로 좀 들어갔지만, 전 언제나 이렇게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분명히 드라이브를 잘 이끌어가다가도 뜬금없이 흐름을 끊어먹는 쓰로우들이 많고 그것들 중 상당수가 인터셉션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윈스턴이 떠났으니 하는 말이지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을 떠나는 게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단 생각도 듭니다. 이번 시즌은 24:6의 int 비율로 홈에서 아주 약했고, 커리어 내내 홈보다 원정에서 더 잘했습니다. 왜 홈에서 약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힘든 상황에 있다면 환경을 바꾸고 부담감을 덜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당장 세인츠의 주전이 되긴 힘들더라도 브리스가 은퇴하면 주전 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꽤 있기도 하고,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세인츠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윈스턴은 잘 고쳐 쓴다면 좋은 쿼터백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에, 윈스턴 팬이 계시다면 기대를 접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보너스) 주목해볼 만한 인터셉션 기록들
In home: 24...?
On Play action: 1
10+ yards to go: 22
Own 21~50: 16
On blitz: 13
No blitz: 17
3rd&4th down: 13
1st Quarter: 10
4th Quarter: 10
보너스로 브래디가 어떨지 러프하게 예상하자면, 브래디는 굉장히 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리시빙 코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뛰어나고 조합도 훌륭합니다. 오라인도 평균 이하지만 일반적인 평가보단 좀 낫고요. 약간 걸리는 점이라면 오펜스 시스템 자체가 다르다는 건데, 브래디의 장점 중 하나가 범용성이라 생각하기에 사람들의 예상만큼 고전할 거라 보진 않아요. 애리언스가 당연히 스킴을 조정해 줄 거구요. 걱정되는 점을 하나 더하자면 패스캐칭 되는 러닝백이 없다는 부분이겠네요. 브래디의 게임에서 정말 중요한 파트 중 하나가 패스캐칭 되는 러닝백인데, 이쪽은 루키 키션 본에게 기대하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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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바로 치면 위긴스과죠..
쟤 뭐지??? 갸우뚱하게 만드는 선수입니다.
아리송하고.. 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