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보 새뮤얼: 섀너핸의 비밀병기
안 그래도 19드랩 선수들 글을 쓰던 와중에 나이너스와 엮으니 디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더군요. 거기에 저번에 썼던 DK와 정반대 느낌의 선수라서 한번 비교해서 써보고 싶었네요. 여기선 디보 위주로 써 봤습니다. 편안히 읽어주세요.
디보의 루키 시즌은 예상 외로 대단했습니다. 제 취향도 아니었던 데다, 사람들이 더 주목했던 건 오히려 더 낮은 픽인 동기 제일런 허즈였죠. 허즈가 나오지 못하는 동안, 디보는 지미 G의 세번째 옵션으로 성장합니다.
키도 작고, 스피드도 특출나다곤 하기 어렵고, 드랍 이슈까지 있었지만 이 특징들을 합치면 수준급 리시버가 됩니다. 대신 방향 전환에 뛰어났고, 라우트 러닝도 나름 괜찮았습니다(DK와 정반대죠).
• 기록(YBC= Yards before contact, YAC- Yards after contact)
15경기 출장 11경기 선발
리시빙: (57/81) 802 Yards 3TD YBC/R 5.8 YAC/R 8.3
러싱: 14 attempts 159 Yards 3TD YBC/att 7.5 YAC/att 3.9
펌블 2개, 드랍 9개 Drop% 11.1%
• 리시빙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게 포인트긴 하지만, 그래도 리시버라면 리시빙이 가장 중요합니다. 디보의 피지컬함도 매력적이지만, 리시버로서 가장 큰 장점은 좁은 공간에서의 퀵니스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말하는 스피디하진 않지만 퀵니스가 뛰어난 유형이죠. 그래서 섀너핸은 디보를 다양하게 사용했는데, 백필드에 세우거나/퀵 스크린/젯 스윕 등등 정말 여러 가지를 시켰습니다. 그렇다고 이게 디보에게 나빴냐 하면 그렇게 보긴 또 어렵습니다. 디보가 잘하는 안쪽으로 파고드는 라우트들(디그/슬랜트/컬) 을 많이 주문했고, 최대한 디보가 공을 많이 쥘 수 있게 플레이를 디자인해줬습니다.
디보는 LOS에서 프레스 커버리지를 이겨내고 릴리스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스텝은 괜찮았지만 수비가 재밍하는 걸 막고 본인의 라우트를 뛰기 위해 손을 이용해야 했는데, 손의 사용이 상당히 늦습니다. 코너는 본인의 레버리지를 유지하며 디보가 인사이드로 뛰어들어 가는 걸 손쉽게 막아냈습니다. 아래쪽의 플랫/슬랜트 콤보를 보면 이건 숏 패싱 컨셉이었다는 게 확실한데, 이렇게 코너백에게 완벽히 당해 버리면 이 스냅에선 사라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홉킨스와 비교해 보죠. 홉킨스는 재밍을 피하기 위해 아예 한쪽으로 릴리스합니다. 램지가 안쪽을 막기 위해 힙을 틀자 홉킨스는 램지 아래쪽으로 내려서며 손을 이용해 바깥으로 튀어나옵니다.
디보는 뭐... 많이 부족하네요. 물론 둘의 피지컬 차이도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무조건 테크닉 탓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피지컬/테크닉 모두 부족해 보입니다.
긍정적인 모습도 있었습니다. 시애틀과의 경기를 살펴보죠.
시애틀이 커버 1 맨을 보여줍니다. 키틀은 웨그너와 맥두걸드에게 더블 커버리지를 당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1 on 1입니다. 그리핀이 아웃사이드 레버리지를 가지고 디보와 매치업중입니다.
첫 스텝은 바깥쪽으로 밟아 인사이드 릴리스할 공간을 확보한 후, 인사이드-아웃사이드 페이크로 그리핀을 제압합니다. 물론 휘청인 건 그리핀의 실책이지만, 타이트한 재밍이 없자 좋은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같은 경기입니다. 이번엔 인사이드 레버리지를 가지고 디보를 상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디보가 승리합니다. 캡처한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리핀의 발 바로 앞에서 스무스하게 방향전환을 하며 그리핀을 이겨냅니다.
두 플레이들에서 보셨듯, 쿠션을 두고 수비하거나 재밍을 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확연히 나았습니다.
하나 더하자면 본인이 가장 자신있는 라우트인 디그입니다. 역시 쿠션을 두고 수비하던 일라이 애플은 대가를 치렀고, 반대편 사이드라인까지 갑니다.
• YAC
디보의 가장 큰 무기이자 섀너핸/가로폴로의 사랑을 받은 이유입니다. 워냑 유명하니 YAC 능력 자체를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림 하나로 보죠.
이건 나이너스 플레이 액션의 위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듭니다. Intermediate 구역을 커버해야할 웨그너와 kj가 PA에 완벽히 낚이며 거대한 홀이 생겼습니다. 켄드릭스도 완벽히 낚이진 않았지만 덕분에 반응이 늦었습니다. 오픈 필드에서 공을 잡은 디보를 멈출 방법은 없습니다. 무슨 러닝백처럼 오픈 필드를 질주하네요.
• 리버스/스윕/엔드 어라운드
시혹스 팬으로서, 가장 처절히 당한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이게 조딘 브룩스 픽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가볍게라도 써보고 싶네요. 하여튼, 예전 백필드에 세우는 리시버(이 유형을 칭하는 말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도저히 못 찾겠네요) 퍼시 하빈, 랜달 캅과는 좀 다르게 백필드에 대놓고 자주 서진 않습니다. 차라리 재작년쯤 타이릭 힐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대신 프로 셋에서 풀백 자리에 세운다거나, 슬랏/와이드에서 스윕에 자주 이용했습니다.
패커스/시혹스전 각각 두 번의 런을 시도했는데 두 번 모두 좋은 결과를 얻어냅니다.
이건 아웃사이드 존으로 속이고 유스첵이 리드 블라커로 나섰고
같은 드라이브로 기억하는데, 이건 트랩 컨셉에 유스첵이 멋진 액션과 함께 또 한번 리드 블라커 롤을 수행합니다.(다시 보니 약간 스윕 스럽네요)
이건 유스첵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스첵 오버페이설을 주장하는 분들께 이 플레이를 보여드리길. 오픈 필드에서 무려 두 명을 혼자 블락해 버리며 디보의 터치다운을 이끕니다. 물론 디보도 잘했죠.
• 런 블라킹
일반적인 상황에서 런 블라킹도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사이즈와 루키임을 생각하면 대단한 수준으로 평가받아도 될 만큼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꽤 좋았다는 것 정도로 정리해두고 재밌는 플레이 하나 보고 가시죠. 개인적으로 상당히 맘에 드는 플레이입니다.
일종의 트랩 컨셉으로 보이는데, 풀백 대신 젯 스윕하는 디보가 리드 블라커가 됩니다. 모스터트와 디보가 수비들과 2대 2 상황이 되었고, 라인배커는 스피드로 따돌려 버렸고 DB는 디보가 괜찮게 블락해줍니다.
정리하자면, 디보는 나이너스 오펜스에서 상당히 중요한 파트였습니다. 키틀과 샌더스 뒤의 #3 리시버로서는 부족함이 없었고, 리시버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다양한 활용도는 섀너핸이 디보를 중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없습니다. 내년엔 샌더스가 없습니다. 루키 리시버 브랜든 아이유크와 #2 옵션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될 듯한데(둘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들었습니다) 패싱 옵션에선 밀리더라도, 워낙 다양한 롤을 잘 수행해내는 선수다보니 입지 걱정은 크지 않을 듯 합니다.
+며칠 전 디보의 부상 소식이 들려오며 저를 허무하게 만들긴 했지만, 다행히 시즌아웃은 아닐 듯 하니 그래도 올려봅니다. 건강히 돌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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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너스 팬이신거 같은데 자꾸 시혹스 팬이라고 하시는군요
디보의 발 부상이 잘 회복되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짤들을 보면서 느끼지만 섀너한은 정말 대단한 플레이콜러이며 카일 유스첵은 역대급 풀백입니다. 데블린이 킹왕짱이라고 생각했는데 유스텍한테 한 수 접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