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 제이콥스: 진짜 OROY
2019 드래프트 전체 24번째 픽, 조쉬 제이콥스는 작년 루키 러닝백들 중 최고의 임팩트를 보여주며 리그에 연착륙했습니다. 기록부터 살펴보시죠. 13경기에서 1150 러싱야드(242 캐리), 캐리당 평균 4.8야드!를 전진하며 200번 이상 캐리한 선수 중 5위를 기록했습니다. 스냅 수 자체가 비교적 적긴 하지만, 일단 필드에 나오면 50% 이상이 제이콥스의 러싱이었다는 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데릭 카라는 좀 부족한 쿼터백이 있는 상황에서 존 그루든의 런 헤비 오펜스를 이끌어간 사람은 제이콥스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퍼스트와 세컨 다운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제이콥스의 러싱의 86%는 언더 센터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때, 레이더스는 아웃사이드 존이나 스트레치 컨셉을 주로 사용해 에지 쪽을 공략하기를 즐겼습니다. 가운데를 뚫고 들어가는 러싱은 별로 없습니다. 밑에서 다루겠지만 이 컨셉이 제이콥스의 대단한 컷백 능력과 맞물려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레이더스가 선호했던 언더 센터에 2 TE 셋이나, 러닝백 셋을 필드에 세운다면 파워 런을 생각하게 될 텐데, 레이더스의 러싱은 반대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제이콥스의 스킬셋에 있습니다. 제이콥스는 아웃사이드 존에서 결정적인 갭이 열릴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리고 갭이 열리면? 누구보다 빠르게 치고 나가죠. 또 하나의 장점으로는 플레이가 무너지거나, 런 블리츠가 들어올 때 야드를 잃을 위기를 벗어나 Positive play(야드를 얻어내는 것)로 만들어내는 능력도 인상적이었네요. 여기서 단점도 하나 보였는데요. 저렇게 Positive play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으면서도 가끔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야드를 더 많이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겁니다. 이건 필름을 열심히 돌려보고 연차가 쌓이면 나아질 문제라서 큰 문제는 아닙니다.
이제부터 루키 시즌에 보여준 장단점과 소포모어 시즌을 예상해보겠습니다.
아웃사이드 존 스킴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제이콥스는 존 블라킹 스킴에 상당히 잘 맞는 편으로 보이는데, 그건 제이콥스가 원 컷 스타일의 러닝백이기 때문입니다. 블락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훌륭한 이해를 보여주고 있고, 필드로 치고 나갈 타이밍이 나오길 기다리는 인내심도 충분합니다. 아래 짤에서 아웃사이드 존의 기본 컨셉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아주 쉬워요. 그리고 그게 존 블라킹의 장점이기도 하고요). 오라인 전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세컨 레벨 디펜더는 블락되지 않죠. 특별히 지정된 레인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움직이는 방향만 있을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아웃사이드 존이 노리는 포인트는 태클의 바깥쪽 다리/te의 안쪽 다리입미다. 수비가 지나치게 바깥쪽에 치중하게 되면 컷백을 노릴 수도 있겠죠.
• 원 컷 스타일?
심플한 한두 번의 방향전환으로 수비를 따돌리는 스타일을 말합니다.
• 아웃사이드 존?
존 블라킹 스킴에 기반한 러싱 방법의 하나입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오라인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어 사이드라인 쪽으로 전진하는데, 일반적으로는 풀링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매치업이란 게 없지만, 라인업 뒤에는 본인 앞에 있는 선수를 블락하게 되는데, 본인을 커버하는 디펜더가 없는 경우 더블팀/콤보 블락을 하거나 세컨 레벨로 올라가 라인배커를 블락합니다.
오라인 개개인으로 말하면 사이드라인과 본인이 블락하는 선수의 사이에 들어가는 느낌으로 이해하시면 괜찮을 것 같네요.
너무 허접하지만..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저기서 더블팀하는 선수들은 다음엔 세컨 레벨로 올라가게 됩니다. 특히 레이더스의 경우 백사이드(여기선 왼쪽 에지) 디펜더는 블락하지 않습니다.
존 러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따로 글을 쓰는 중입니다. 이걸 먼저 완성했어야 했는데. 순서가 좀 어긋나 버렸네요. 며칠 내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제이콥스로 돌아와서, 레이더스가 21 퍼스넬을 꺼내들었습니다. 45번(풀백)이 라인업해 te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다른 팀들도 그렇지만, te를 de와 1대 1로 매치업시키는 일은 드뭅니다. De를 감당할 수 있는 te는 그롱크나 키틀 같은 특별한 선수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다른 te,풀백, 태클과 더블팀을 시키곤 하죠. 보시다시피, 조쉬의 에이밍 포인트는 바깥쪽이었지만, 61번(센터)가 노즈태클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컷백을 해야만 했습니다. 컷백을 하면서도 방향은 유지했는데요, 이유는 제이콥스가 반대쪽 에지러셔가 블락되지 않았다는 걸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 많은 야드를 얻은 플레이는 아니지만, 컷백과 판단 능력을 보여준 플레이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스트레치 컨셉입니다. 이번에도 센터가 좋은 블락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 결과 또 센터 뒤에서 컷백을 시도합니다. 이전과 다른 점은 반대편 에지러셔가 블락되어 있었기 때문에 수직으로 꺾어 올라갔다는 점이겠죠. 컷백이 참 군더더기없고 빠릅니다.
• 크런치 액션
제이콥스의 컷백 능력을 살리기 위해, 레이더스는 TE나 풀백에게 크런치 액션을 자주 주문합니다. 여기서는 83번이 필드를 가로질러 크런치 킥아웃 블락을 보여줍니다.
83번(월러)은 감탄이 나오는 좋은 판단을 보여줍니다. 플레이가 이상적으로 돌아갔다면, 월러는 블락되지 않은 55번을 블락해야 했습미다. 하지만 레프트 태클(#74)가 너무 빨리 94번에게 벗겨지며 94번을 블락합니다. 계획된 플레이가 무너졌다면 컷백 레인을 확보해주는 게 핵심인데, 일단 레인만 확보해준다면 제이콥스가 다 알아서 플레이를 만들어냅니다. 저런 아름다운 원 컷을 보여주는 선수는 거의 없는데, 정말 특별한 능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네요. 심지어 저 원 컷 이후 세컨 레벨에서는 정확한 타이밍에 발을 땅에 박고 수비수가 알아서 지나가 버리게 만들기까지 합니다. 수비수의 모멘텀을 이용하는 법까지 안다는 뜻이죠.
크런치 액션을 한번 더 사용합니다. 이건 디자인된 컷백 플레이 같은데, 83번이 역시 필드를 가로질러 칼릴 맥(#52)을 막아냅니다. 표시된 라인배커들에 주목해보시면 좋습니다. 둘 모두가 플레이사이드 쪽으로 쏠려 버렸고, 따라서 오른쪽 라인맨들이 세컨 레벨로 올라가 블락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된 건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쨌든 센터 뒤에서 또 한번 아름다운 컷백을 보여주며 라인배커들을 따돌립니다.
• 퀵 피치/핀 앤 풀
예전 테이섬 힐 글 번역했던 것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핀 앤 풀도 섞어줍니다. 정확히 말하면 핀앤풀 퀵 피치 정도 될 텐데, 이건 아예 에지 바깥으로 돌아 나가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젯/슬로우 모션을 사용해 플레이사이드 반대편으로 수비수들의 눈길을 끌도록 합니다. 사실 위에서 보신 플레이들과 크게 다를 건 없는데, 플레이사이드에 타이트하게 붙은 리시버가 59번을 핀해버리고 태클이 풀링을 통해 리드 블라커의 역할을 수행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습니다.
이건 모션이 다 했습니다. 11번의 모션에 대부분의 수비수가 주목하느라 플레이사이드의 반응이 비교적 늦었습니다. 또 핀 앤 풀을 섞어 74번이 리드 블라커가 됩니다. 바로 위 플레이와 거의 비슷하죠? 이게 제가 몇 경기만 봐서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 계속 똑같은 스킴에 플레이를 구사하네요. 레이더스 팬 계시면 시즌 내니 그랬는지 알려주세요. 궁금합니다.
이것도 퀵 피치 플레입니다. 이번엔 베어스 디펜스가 빠르게 인지하고 잘 따라갔는데, 플레이사이드 디펜더들이 좀 과하게 따라가면서 수비가 두 그룹으로 나눠져 버립니다. 제이콥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컷을 통해 터치다운을 만들어냅니다.
• 약점
제이콥스는 홀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게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백사이드 디펜더는 블락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홀이 즉시 열리지 않을 경우 기다리던 제이콥스가 뒤따라오던 선수에게 잡히는 경우가 종종 보였습니다.
여기서 보시듯 센터 뒤로 컷백 레인이 열렸는데, 백사이드 디펜더를 보고 반대편으로 피하려다 야드를 잃고 맙니다.
이건 텍산스전인데, 또 한번 비슷한 상황이 보입니다. 이번엔 에지가 아니라 위크사이드 라인배커가 빡시게 쫓아와 태클에 성공합니다. 이건 존 러싱 글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지만 아웃사이드 존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백사이드 에지나 라인배커가 los 뒤쪽에서 공략하는 건 꽤 효과적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이렇게 오클랜드의 오라인이 느리고 나쁜 블라킹을 보여주는 경우에 좀 큰 문제가 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이 포인트는 내년 제이콥스& 오클랜드 라인이 좀 애먹지 않을까 싶습니다.
• 총평
전체적으로 보면 아주 좋은 시즌이었습니다. 최소한 제가 본 바로는 아주 제한된 런 스킴 하에서도 말도 안 되게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준 제이콥스였습니다. 내년의 포인트는 서드 다운입니다. 지난 시즌 서드 다운에서는 아직 제일런 리처드가 중용되는 것 같았습니다. 올해는 퍼스트/세컨 다운에서만 주요 옵션으로 쓰였는데, 이미 좋은 패스 프로텍터인 데다 본인보다 패스캐칭 능력이 확연히 나은 러닝백도 없다 보니 아마 내년엔 서드 다운에도 많이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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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글 잘 봤습니다.
18시즌 닉첩이 있었다면 19시즌은 제이콥스가 있었죠.
제이콥스를 보면 잘 나갈 때 르비온 벨이 살짝 겹쳐보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