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옵 너겟츠 현재까지 간단 감상(드랍백 중심)
덴버가 올시즌 플옵에서 예년과 특히 달라진 부분 하나를 꼽자면 드랍백을 좀 더 자주 쓴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잘 먹힐 때도(레이커스 시리즈), 된통 깨질 때도(부커의 블랙캣+커리모드)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파이널까지 오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작년 플옵 골스시리즈를 복기해보면 블릿츠/헷지 들어가다가 디그린 숏롤 한방에 수비 포메이션 깨지고, 그렇다고 포켓패스 견제하자니 스플릿더디펜스 등으로 탈탈 털리고, 궁여지책으로 스위치하면…요키치쓰는 덴버 입장에선 대참사였죠. 수비는 수비대로 안 되고, 공격에선 이미 수비하다 체력갈린 요키치가 고전(평득 30이긴 하지만)했죠.
올시즌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도 사실 수비 기조자체가 엄청 크게 변한 건 없었다 생각하는데, 브레이크 이후에 5연패 박아가며 대개편을 시도했습니다. 요키치 시엠 3연패 날아간 건 덤이고요.
이유는
1. 서부 1위임에도 수비 세부지표가 그럭저럭
2. 심지어 3점 수비운이 꽤 따라주고 있었는데도 이런 결과
3. 2위인 멤피스가 아담스 부상으로 맛이 가버려서 1번시드 경쟁 부담이 없어짐
4. 1선 수비 라인업이 강해지면서(=지들 편한 스위치 난사하던 바튼 모리스 대신 KCP 브라운 쓰면서) 요키치가 적당히 스테이홈 해도 핸들러 견제 가능
5. 요키치는 리그 최고급 리바운더라 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손해
6. 요키치가 지난 2년만큼의 몸상태가 아니라(올해 하체잔부상이 두 번 있었죠) 활동 범위를 줄일 필요가 있음
정도가 있겠습니다. 6번은 굉장히 개인적인 아이테스트 감상이라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테지만, 저는 미묘하게 다이나믹함이 좀 줄었다 생각합니다.
어쨌든 스크린 네비게이팅 끝장나는 KCP가 들어오고 크브, 브브가 운동능력과 사이즈가 좋다보니 벅스식 리어뷰 컨테스트하면서 줄건줘가 가능해진 셈이죠. 결과적으로 요키치와 덴버의 2점 싸움을 이길 팀이 아직까진 없어서 서부를 순항했고요.
드랍쓰면서 나타난 효과들이
1. 고든 활용도 증가
2. 리바 안정성이 올라가서 변수제거&상대 수비전환 부담 증대
3. 요키치의 전장인 2점 시소게임 강제
정도 등이 있는 것 같은데, 특히 리바와 고든활용은 시리즈 적재적소에 주효했습니다.
1. 고든 활용
고든이 몸뚱이가 사기라 어지간한 팀 상대로는 미스매치 생성 머신이나 다름없는데, 문제는 핸들링이든 슈팅이든 나사가 미묘하게 하나씩 빠져있어서 정적인 하프코트에선 효율이 안 나옵니다. 온볼 기동 중 디시전도 그닥 좋진 않고요. 올랜도에서 실패하고 덴버로 트레이드된게(이미 그 사이즈로 상급 퍼리미터 디펜더였음에도) 결국 이게 해결이 안 되서죠. 대신 공간 주면서 제한적으로 쓰면 전술적으로 압박이 가능한 옵션 정도는 됩니다.
요키치가 이번 플옵에서 역사에 남을 슈팅 빅맨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상대 센터가 끌려나오는 게 강제되고/요키치가 리바잡으니 퍼리미터 수비하던 고든이 상대 가드 데리고 얼리덕인 해버리면 되죠. 선즈 시리즈 초반부에 듀란트 체력갉아먹는 옵션으로 쓰거나 파이널 1, 4차전에 고든이 인사이드 털어버린 것도 이런 드랍백 효용과 연관성이 있지 싶습니다. 반대로 컨파에서 데이비스가 공리를 좀 포기하고 빠른 수비전환 후 안에 자리잡아버린 것도 이런 맥락이 작용했고요. 게다가 애초에 레이커스는 하치무라 르브론 쓰는 팀이라 컨파 내내 고든이 힘을 못 썼고요. 고든 활용법이 막히니 슈팅기복심한 단점이 좀 부각됐었습니다.
2. 리바 안정성
이번 플옵 내내 리바때문에 덴버가 고생하는 걸 본 기억이 없는데(1라 타운스 고베어 상대로도), 극상급 리바운더인 요키치가 드랍해서 가능한 거죠. 힘이야 괴물이고 손끝감각이 사기인지라 로드맨 생각나는 톡톡리바가 기똥찹니다.
덴버는 수비는 반만가고 공격에서 두고보자라는 식의 팀인데, 마포주 요키치 쓰다보니 수비에서 스크램블이 심한 상황을 싫어합니다. 요키치가 든든하게 리바단속해주고 나머지 팀원도 좋은 리바운더들이라 애초에 공리 찬스자체가 잘 안나죠. 이게 플옵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에 큰 공헌을 했다 생각하고요.
더해서 요키치는 역대 최고의 아웃렛패스 스페셜리스트다보니 빠른 수비 전환을 강제합니다. 머레이 볼운반도 좀 편해지고(40분 넘게 갈아대도 안 퍼지고 있죠) 상대 체력 압박도 알게모르게 주효했을 겁니다.
3. 요키치 체력안배, 줄껀줘
요키치 있는 덴버는 2점싸움으론 못 이깁니다. 골스를 3점싸움으로는 못 잡는 것과 같은 원리로요. 뭔 스키마를 써도 답을 찾는 선수라, 화력전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런데 요키치는 올타임급 미들 장인인데다 레이업 어시 비율이 50퍼는 쉽게 넘기는 선수입니다.
결과적으로 드랍백으로 요키치 체력 세이브하며 적당히 미들 줄거 주고 3점만 막으면 공격에서 갚고 남습니다. 파이널에서 아데바요가 미들이 터진 이후 말론 감독의 인터뷰가 상징적이죠. "그건 우리가 바라는 바다"라고요.(그 슈팅 개수에 그 득점은 오히려 좋다)
3점 동반한 스코어링 런만 안 당하면 스코어링 레벨은 상대슛감, 덴버슛감 상관없이 어떻게든 맞출 자신이 있거든요. 이런 지점에서 컨파 시작 전 핸들러 풀업3점이 약한 레이커스가 상성이 안 좋다고 댓글에서 주제넘게 몇 번 말하고 다닌 기억이 나는데, 결국 머레이가 타이밍 좋게 터져주고 디러셀이 부진하며 전력 대비 압도적인 스코어로 시리즈가 끝났죠. 선즈 상대로는 미들이 주무기인 부커가 3점도 터지면서 2경기를 잡혔었습니다. 끝까지 롤플들 3점이 안 터지고, (개인적으론 스킵패스 안 되는 부커-듀란트 단점과 숏롤 디시전 느린 에이튼 단점이 롤플들 부진한 슛감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트랜지션 크로스카운터 날리면서 부커 듀란트 체력이 날아가버린 탓에 마지막 두 경기를 스무스하게 이겼지만요.
파이널에서도 아데바요 미들에 썰리기도 했지만 애당초 시리즈 내내 믿을만한 옵션은 아니라서 그냥 뒀죠. 30+를 Ts60이상 고효율로 집어넣는 정도는 아니니까요. 2차전에 클로즈아웃 제대로 안 되니까 그 뒤로는 더더욱 아데바요 버틀러 2점은 줘버리고 3점만 막겠다는 심산이 뚜렷이 보였고요. 4차전 페인트존 득점이 비슷했던 건 요키치 숏미드 슛감이 저점인 것도 있지만 3점 대신 차라리 드라이브 득점 주겠다는 전술적 방향성도 큽니다.
아직 시리즈가 끝난 건 아니지만, 이번 히트 포함 앞으로 몇 년간 덴버 로스터가 건강하기만 하면 핸들러 풀업3점 안 되는 팀은 다전제에서 덴버 상대로 꽤나 고전할 겁니다.
마무리
세부적으로는 여러 스키마 섞어썼지만, 큰 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같아 뭉뚱그려서 얘기해봤습니다.오늘 영화관에서 직관하고 들떠서 쓴 거라 이해부탁드립니다. One more left! Wuggets W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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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질때 마이애미가 3점이 거의 50%가까이 들어갔는데도 막판에 3점차 신승이었져. 아마 그경기 복기하면서 아 이팀은 2점은 어느정도 주고 3점만 견제하면 되겠다 싶었을겁니다. 3차전부터 보면 그전경기보다 3점주는 헐거움이 줄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