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뭇했습니다.
사실 5차전 질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지면 좋겠다 생각했기에 오늘 경기 시작 전까지도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문득문득 이겨서 스코어 2-3 되는걸 상상하면서도 지겠지... 오늘 집에 가겠지... 이 멤버로는 여기까지겠지 브록던도 부상당했다는데 라고요. 어찌보면 '포기하면 편해'라는 만화 대사처럼 그래야한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렇게 경기를 켰는데 오늘 제가 본 것은 '제가 사랑했던 보스턴 셀틱스의 모습' 이었습니다.
한발 더 뛰고, 한번 더 손질하고, 한번 더 점프하고, 한번 더 몸싸움하고, 한명이 어려워하면 다른 한명이 가서 바로 도와주고. 분위기 이상해진다 싶으면 칼같이 끊어가고. 경기에 내용이 있고 열정이 있던 팀이 셀틱스였거든요. 그걸 오늘 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오늘 한경기 이겼지만 여전히 확률은 절망적이고 6차전은 원정가서 치러야합니다.
버블에서의 컨파도 6차전에 이궈달라한테 3점만 7개인가 8개 맞고 멸망했었죠.
가비지타임이 난 덕에 히트 선수들은 출전시간을 오늘 줄였고 6차전에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있을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리즈가 끝나더라도 4~5차전에서 셀틱스가 보여준 모습은 '아 그래도 다음을 기대해 볼수도?' 라는 생각을 조금은 들게하는 경기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면 다음 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을 전 제 삶에서 경험했고, 그 생각은 이제 제 중요한 정체성이 되었거든요.
사람들은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서야 많은 깨달음을 얻고, 일상적인 것들이나 평범한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등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셀틱스와 셀틱스를 응원하고 있는 팬들 모두 이젠 그런 평범한 시기에서의 모습이나 좋았던 때의 모습에 감사해하면서 겸손함을 가지게 된건 아닐까 합니다. 정말 어려운 상황인건 여전하지만 그런 겸손함 가지고 시리즈 지켜보겠습니다.
마지막이 될수도 있으니 외쳐봅니다.
UNFIN18HED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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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차전을 지고 나서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컨파 탈락이 눈 앞에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응원하는 셀틱스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지더라도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아서 셀틱스팬이었는데 올해 플옵은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워했었고, 1,2,3차전에는 정말 실망감이 대단했습니다. 특히 3차전의 그 멘탈나간 모습은 정말 다시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씀처럼 오늘 셀틱스는 예전의 제가 좋아하던 셀틱스였네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방심하지 않고 계속 서로 수비 콜링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너무 멋졌습니다.
다음 6차전 원정이기에 쉽지 않아보이지만, 오늘처럼만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준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박수를 쳐줄겁니다. 물론 이기길 간절히 바라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