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에게 빅윙이 필요한 이유 - 앨런과 로페즈의 수비 문제 (vs LA 클리퍼스)
오늘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 공격쪽으로는 사실 할 말이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즈루의 공격 퍼포먼스가 너~~무 안 좋아서 팀 오펜스가 제대로 돌아간게 거의 없었고(물론 클리퍼스의 수비가 일품이었습니다), 야니스가 진짜 혼자 다 했거든요...(오늘 경기 USG%=55.7%)
야니스가 날 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1차 저지선을 마련하지 않고 대부분 주바츠를 비롯한 빅맨들과 1대1 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2쿼터에 주바츠가 3파울로 아웃되고 난 뒤와 후반 주바츠에게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들이박을 때 점수가 제일 잘 나왔습니다.
주바츠의 파울 아웃 이후에 레너드가 3포제션 정도 1대1로 완전히 틀어 막은 걸 생각하면 클리퍼스 입장에서는 아쉬운거죠. 야니스에게 레너드 붙여놓고 골밑에서 주바츠가 대기타고 있었으면(마치 18-19 컨파에서의 레너드-가솔) 아마 야니스의 오늘 같은 기록은 택도 없지 않았을까...싶습니다.
물론 정규시즌에 굳이 레너드에게 프라이머리 디펜더로서의 부담을 짊어지게 하지 않고 싶어했던 것은 이해합니다. 어찌됐건 밀워키 입장에서는 한 수 번거죠. 개꿀...이었습니다. 레너드 붙었을 때 간담이 서늘하더라구요...
오늘 주목해봐야 할 점은 윙맨 제국과의 경기에서 두드러지게 나온 밀워키의 수비 한계일 것 같아요.
정확히는 앨런과 로페즈의 문제입니다.
앨런은 오늘 경기에서 클리퍼스 윙맨들의 메인 타겟이었습니다. 조지, 파웰, 모리스 등의 선수들이 앨런과의 1대1 매치업 만들어 놓고 자신있게 요리 해먹었어요.
열심히 수비했지만, 사실 이 정도면 손도 못 쓰고 조지가 하고 싶은대로 쏜 샷이죠.
가슴수비로 전혀 밀어내지도 못했고, 스텝도 못 따라갔습니다.
파웰이 작정하고 드라이브하는데 제어를 전혀 못해줬고, 앤드원까지 내주는 장면입니다.
스텝이 많이 둔한 것을 볼 수가 있어요. 그렇다고 밀어낼만큼 쎈 힘이 있거나, 위협적인 높이가 있는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이걸 앨런 탓하기엔 좀 가혹한 미스매치 현장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포스트업을 전혀 버티지도, 컨테스트가 위협적이지도 않는 모습은 아쉽기는 하죠.
그리고 애초에 앨런을 노려 대놓고 스위치하는 모습이니까 처음부터 문제이기는 합니다. 만약 저 자리에 좋은 윙디펜더가 있었다면 굳이 저렇게 바꿔서 자신있게 공략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거죠.
이거 말고도 많습니다. 오늘 대놓고 먹잇감이었어요.
이 선수가 올 시즌 전체적으로 팀 수비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주 부지런히 활동량 가져가주면서 빈틈을 잘 메워주고, 리바운드, 루즈볼 허슬도 아주 좋아요. 패싱레인 끊어 먹는 센스나 집중력도 괜찮구요.
다만 이런 윙맨들과의 대인수비 상황에서 전혀 대응이 되지 않는 모습 때문에 밀워키 입장에서는 고민인거죠. 수비센스나 의지와는 별개로 힘, 어질리티, 높이(윙스펜 포함) 다 밀리는 태생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반등을 바라는 것도 큰 무리입니다.
이는 지난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 보스턴과의 대결에서 크게 나타난 문제였는데, 역시 올 시즌에도 해당 문제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네요.
그럼 자신의 최대 장기인 슛으로 만회를 해주면 되는데....
여전히 컨테스트를 많이 두려워합니다. 제일 좋은 찬스 놔두고 탄 돌려서 허무하게 포제션 끝나버렸네요.
굉장히 신중하게 3점을 올리는 단점이 있는데, 올 시즌도 역시나 고쳐지지 않고 있네요. 타점이 낮기 때문에 블락 찍힐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 사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는 굉장히 좋은 선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는 선수이기에 참 어렵습니다...
결국 지난 플옵에서의 경험과 올 시즌도 반복되는 문제로 봤을 때, 앨런의 장점은 분명 지금 도움되지만 앨런 자리에 3점이 좀 약해도 수비는 확실한 3&D 윙자원을 넣는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하나는 로페즈의 수비 딜레마입니다. 정확히는 로페즈를 중심으로 한 드랍백 수비의 한계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윙어들이 어마무시하게 많은 팀들이 돌리는 올-3점 스몰라인업에 완벽하게 요리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문제죠.
경기 중간에 로페즈가 테런스 맨을 마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 5명 중에 3점이 가장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로페즈에게 맡기고 드랍시킨 것 같아요. 이전에도 이런 희한한 장면들이 나오긴 했어서 특별히 이상한 장면은 아닙니다.(21플옵 2라운드에서 브루스 브라운과 매치업)
그 문제와는 별개로, 일단 픽 받고 쏘는 미드레인지 점퍼에 아무런 대응을 못해줍니다.
근데 이건 원래 계산 범위 내의 문제기 때문에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진짜 문제는...
당연히 맨에게 오픈찬스가 날 수 밖에 없고, 맨은 이걸 놓치기가 더 힘든 슈터입니다. 고베어가 호되게 당하는거 다 봤지 않습니까...
드랍 쳐지니까 바로 오프스크린 3점 갈겨버리죠.
맨에게 로페즈가 붙어있는걸 이용해서 그에게 스크리너 역할을 맡긴건데 아주 제대로 통했습니다.
그리고 이 다음 포제션에서는 똑같이는 안 맞을라고 로페즈의 라인을 올리는데, 똑~~같이 맞습니다... (밀워키는 노먼 파웰을 막을 수가 없..)
사실 1, 3번째 장면들은 그냥 드랍백의 태생적인 한계이기는 한데(3번째는 테런스 맨->빅맨으로 바꿔도 똑같을테니), 진짜 문제는 2번째입니다.
평소에는(플옵 가서도) 당연히 로페즈가 수비의 핵심 중에 핵심이나, 모두가 3점을 쏘는 스몰라인업 상대로 전혀 대응을 할 수가 없다는 문제죠. 기도메타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실제로 오늘 바툼의 3점을 버린 판단은 아주 운이 좋게도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습니다.)
오늘 로페즈의 마진은 -32로 단연 압도적이었습니다.
나올 때마다 쭉쭉 밀렸는데, 야니스 혼자에게 남은 시간을 모두 맡길 수가 없었기에 털리는걸 알면서도 로페즈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결국 위의 짤과 같은 문제 때문에 큰 무대에서는 앨런과 로페즈 두 옵션을 제한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야니스 원빅 라인업 혹은 노빅 라인업을 길게 사용해야겠죠.
오늘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도 바로 이 두 선수의 출전시간을 낮춘 것에 있었습니다. (앨런 - 24분, 로페즈 - 23분)
특히 노빅 라인업으로 꽤 많은 시간을 버텼습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multimedia&wr_id=1198415
여기서 나오는 첫 두 짤의 라인업으로요. (즈루-코너튼/카터-미들턴-잉글스-매튜스)
아마 플레이오프에서는 그냥 야니스 갈갈 하면 되니까 노빅은 굳이 쓸 일이 없겠지만, 그렇다면 야니스의 부담을 덜어줄 강력한 빅윙자원은 필수로 있어야겠죠.
야니스 원빅이 제대로 자리 잡히면 로페즈는 짧게 쓰면서 그가 버틸 수 있는만큼 최대한 라인 올리고 몸 갈아가면서 수비하면 됩니다. 마치 21 파이널 2차전부터의 모습처럼요.
결론은
1. 앨런은 큰 경기에서 여전히 어렵다.
2. 상대의 라인업에 따라 로페즈의 출전시간을 크게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3. 즉, 앨런 대신 라인업에 들어갈 빅윙 자원이 필요하다.
가 되겠습니다.
올시즌 앨런이 참 잘해줘서 트레이드 칩으로 쓰는게 맞는건가 아닌건가 설왕설래가 참 많았는데, 그의 희생으로 제대로 된 빅윙 물어올 수 있으면 마다할 이유가 없겠다! 는게 진짜 결론이겠네요.(물론 지키면서 빅윙 데려오는게 제일 좋구요)
크라우더, 너만 오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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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건 프런트도 이걸알고있고 빅윙 영입에 최선을 다하고있다는 것이고.
그래도 빡치는건 무슨 깡으로 pj터커 안잡더니 아직도 터커 대체자 구하고 다닌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