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와 앨런이 그리운 날 - 밀워키 벅스 경기 리뷰 (vs 올랜도 매직)
로페즈가 처음으로 휴식을 부여 받은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빈자리가 너무 컸네요.
앨런도 경미한 부상으로 빠져 선발라인업으로 즈루-워라-미들턴-야니스-바비 가 나섰는데, 올랜도의 초빅빅라인업(펄츠-동그너-벵케로-볼-형그너)을 고려해 카터 대신 워라를 넣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대충 사이즈 매치는 맞기는 하죠. 로페즈가 없어 딥-드랍백 보다는 약간의 드랍과 스위치 수비를 선택해 센터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줍니다.
근데 까보니 펄츠를 미들턴이 막고, 동그너를 즈루가 막습니다. 부상으로 윙이 부족했던 이전 시기까지 즈루가 3번 에이스 윙맨에 대한 수비를 도맡아 하기는 했는데, 미들턴이 복귀했는데도 변화가 없었네요.
그래서 미들턴은 시작부터 펄츠에게 털리고, 워라도 볼 볼에게 공략 당합니다. 즈루도 수비를 잘해주지만 206cm나 되는 동그너를 막기는 버겁고요. 나중에 카터를 투입해 가드를 막고, 마무로 사이즈를 더 키운 다음에 좀 진정이 됩니다.
미들턴은 야투에서 엄청난 부진(FG 1-11, 3P 0-7)을 한 것과 더불어 수비에서도 최악이었고(마진 -14), 야니스도 스텟라인(34득-13리바-5어시)은 좋았지만 공수에서 기대치보다는 약간씩 아쉬운 모습(마진 -4)을 보였습니다. 선발로 나온 워라는 역시나 최악이었고요(19분, 마진 -12).
즈루는 무려 6턴오버나 기록했지만 +19의 마진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경기를 캐리했고, 투-웨이 플레이어인 마무(마진 +17!)와 AJ그린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자! 도대체 누가 어떤 플레이를 했길래 괴상한 마진이 나왔는지 한번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죠!!
너무나 실망스러운 미들턴
앞서 언급했듯이 야투 1-11으로 첫 야투 성공 후 10개 다 놓치며 미친 짓을 일삼았지만, 복귀미들턴이니 이 정도 세금은 승리를 얻은 벅스팬에게 타격이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실망스러웠던 것은 수비였어요.
처음에 매치된 펄츠 상대로는 기동력으로 털리고, 나중에 사이즈가 큰 동그너, 벵케로 등과 매치되었을 때는 성실하지 못한 수비로 공간 다 내줍니다.
또한 밀워키의 바뀐 3점 수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모습도 보여줍니다.
몇몇의 장면들을 통해 같이 살펴보도록 하죠.
시작부터 장난질이냐?
동그너가 돌파할 낌새가 보이자 코너 버리고 헬프 가려고 대기타고 있네요. 밀워키의 바뀐 3점 수비에 따르면 미들턴은 그대로 펄츠를 막고 있어야 합니다. 클로즈아웃도 안 가니 이건 뭐...
스크린 한방에 지워지고 미드레인지 맞습니다. 야니스와의 스위치를 생각했던 것일까요?
브로가 없어 센터의 라인을 올린 것은 맞지만, 기본적으로 드랍의 골자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스크린을 뚫으려는 성의 정도는 보였어야 맞습니다.
펄츠를 막을 때만 문제였던 것이 아닙니다.
형그너에 대한 박스아웃을 전혀 해주지 않죠. 덩치 차이로 밀렸다기엔 처음부터 형그너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고, 자세조차 잡지 않습니다.
결국 공리 내주고 펄츠에게 외곽슛까지 허용하는데, 이게 안 들어가서 다행이지 들어갔으면 투 포제션까지 좁혀질뻔한 아찔한 장면이었습니다.
동그너와 매치된 상태에서 또 스크린 한번에 지워집니다. 이번에도 스위치를 원했던 것 같은데 야니스는 딥-드랍을 해버리네요. 둘 다 이해가 안가는 수비입니다.
둘의 선택도 아쉽지만, 4쿼터에도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되고 있는 것에 더 화가 나네요.
또또 코너를 버리고 헬프만 생각하네요. 이쯤되면 정말 수비 전술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넋 놓고 있다가 공격 리바운드 내주는 것도 기가막히죠. 세컨 찬스를 잡은 로스가 3점을 놓쳐줘서 망정이지, 둘 중에 하나라도 들어갔으면 2점차 원포제션 경기가 되면서 미궁으로 빠질 뻔 했습니다.
일부 장면이지만 -14의 마진이 이해가 가죠. 야니스도 수비에서 어떻게 까먹었는지 약간 알 수 있겠네요.
전술이야 적응하면 그만이라지만, 수비 에너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병장수비 하려면 야니스처럼 매경기 30득점씩 박아줘야죠. 이 부분에서 올 시즌 정말 열심히 뛰어주는 앨런이 너무나 그리웠네요.
백코트, 프런트코트 가리지 않고 빡세게 수비해주던 그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짬 차는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부상 복귀 이후 컨디션 회복 중이라 적당히 뛴 것이라고 믿어보겠습니다.
워라, 너는 왜 병장수비?
앨런이 빠지는 바람에 무려 선발로 낙점 받았습니다. 단순하게 사이즈가 크다는 이유겠죠.
3점 2-2, 좋습니다. 근데 마진이 -12? 무슨 일이죠?
이 친구는 미들턴보다 수비를 더 못했습니다. 원래 수비를 못하는 선수지만, 아예 노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해보죠.
아무리 203cm의 워라지만 볼 볼에게는 상대가 안되네요. 워라의 수비가 아쉬운 것은 맞지만, 이건 사실 어쩔 수 없긴 합니다. 그저 림을 지켜주던 브로가 그리울 뿐이었습니다...
마크맨인 햄튼에 대해 박스아웃 했어야죠. 그냥 리바운드 잡으려고 멀뚱멀뚱 서 있는 저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리바운드 욕심만 그득그득하고 박스아웃을 등한시 하다니...
이러고 포르티스의 턴오버가 나오면서 벵케로에게 쉬운 2득점을 헌납합니다. 기본적인 것을 제대로 안하니 과정이 어떻든 뚜드려 맞을 수 밖에요.
로스가 빠른 선수이기는 하지만 스태거에 대한 대처를 전혀 못합니다.(그걸 같은 길로 따라가고 있냐...)
따라잡지를 못하니 야니스와 마무가 당황해서 동시에 골밑 헬프 들어오고, 쉬운 코너 3점을 내줍니다. 안되면 후속 동작으로라도 이어갔어야 했는데 자기 몸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네요.
똑같이 당합니다. 스태거에 한번 당했으면 대처를 어느정도 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택도 없네요. 이러니 -12의 마진이 나오죠. 기본적으로 수비에 대한 에포트가 너무나 부족한 선수입니다.
이럴거면 카터를 선발로 내는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요?
실제로 카터가 들어올때마다 수비가 크게 안정되었고, 야투가 1-5로 좋지 않았음에도 마진 +11이나 기록합니다. (펄츠-카터 붙이고 나머지 크기순으로 막으면 되겠구만...)
카터를 벤치로 보내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보여주는 모습과 가진 실력에 비해 구단에서는 워라에게 기회를 굉장히 많이 주고 있어요. 하지만 가뭄에 콩 나듯 열심히 뛰어주고, 기본적인 수비를 이행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네요.
특히 박스아웃은 안하고 리바운드 잡는거에만 혈안이 되어서 같은 팀원과 경쟁하다가 둘 다 못 잡는 장면이 꽤 자주 나오는데, 정말 쌍욕 마렵습니다...
이럴 때 보챔프가 뛸 기회를 얻어야 할텐데 도대체 무슨 질병에 걸렸는지 2주일 가까이 아웃이네요. 타이밍이 참 야속합니다.
투웨이 선수가 더 잘해!
마무(산드로 마무켈라쉬빌리)는 지난시즌부터 2년째 투웨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AJ 그린은 이번 시즌 루키입니다.
마무는 사이즈가 굉장히 좋지만(211cm) 빅맨이 아니라 그냥 스윙맨에 가깝습니다. 윙스팬이 평범하고, 힘이 약해서 골밑에서 자리 잡는 것조차 버거워요. 리바운드 경합능력은 하급이고, 포스트업도 거의 못합니다. 그렇다고 민첩하지도 않아서 절대적인 수비능력도 떨어져요.
대신 3점을 쏠 수 있을 정도로 슛거리가 길고, 능력과는 별개로 정말 열심히 뛰어줍니다. 기본적인 박스아웃, 클로즈아웃 등등의 플레이를 굉장히 성실하게 해줘요. 워라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늘은 그 사이즈와 성실함이 빛을 발한 날이 아닐까 싶네요. 야투 3-5(3P 2-3)과 더불어 무려 +17의 마진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좋은 헬프 수비로 펄츠의 레이업 미스를 이끌어 냅니다.
스위치 타이밍을 좋았기 때문에 벵케로가 쉽게 올라갈 수가 없었네요.
앞선 미들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죠. 스크린 오는거 바로 뚫어버리고 끈덕지게 붙어서 터프샷을 유도합니다. 일단 사이즈가 있으니 수비스킬은 부족하더라도 열심히 붙어주면 뭔가 나오죠. 좋은 모습입니다.
수비에서의 노력과 더불어 막판에 결정적인 코너 3점까지 넣어주니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AJ 그린은 언드래프티로 이번시즌에 벅스와 투웨이 계약을 맺었습니다. 서머리그부터 모습을 보여줬는데, 3점을 굉장히 잘 쏴서 많은 벅스팬분들의 눈에 띄었을거예요.
이 친구 대학에서의 기록을 보면 아주 타고난 슛수저입니다.
대학시절 자유투가 무려 90%네요.
3년차에 부상인지 뭔지 3경기에만 뛰면서 6개 밖에 못 던졌고, 1년차엔 70-81, 2년차 111-121, 4년차 140-153로 표본도 아주 많습니다.
믿을만한 슈터는 자유투에서 티가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이 친구 키워보는거에 꽤 긍정적인데, 최근 3점감이 아주 좋네요. 오늘 경기에서도 커리어-하이인 12득점을 기록하며 빛났습니다.
무빙슛...이라기엔 좀 정적인 그냥 캐치앤슛이지만 정확하고 릴리스가 꽤 빠릅니다.
드리블 치고 점퍼도 던질 수 있네요! 이 친구 3점 뿐만 아니라 코트 어디에서든 슛을 올릴 수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슛을 머리 뒤에서 던져서 빡센 컨테스트에도 대처가 가능한게 좋네요.
물론 수비적인 능력과 림어택 능력이 많이 딸리기는 하지만, 퓨어슈터로 키워볼만한 재능인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득점이 필요한 답답한 순간에 이 친구를 이용해서 활로를 뚫었죠. 마치 20-21시즌의 포브스처럼 활용해볼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마치며
분노만 쏟아냈는데, 전술의 핵심 중 하나인 로페즈에게 처음으로 휴식을 주면서 가져온 승리라 매우 값지고, 오늘 경기에서 칭찬 받을 선수도 많습니다.
로페즈를 대신해 선발 센터로 나와 18득-10리바(마진 +5)를 기록한 포르티스의 활약도 훌륭했고, 카터(마진 +12)와 코너튼(마진 +11) 둘 다 낮은 야투율과는 별개로 높은 에너지로 큰 힘을 불어 넣어줬습니다.
공격 리바운드를 내줬지만, 마무가 빠르게 클로즈아웃 붙어주고, 즈루의 빅 수비 그리고 코너튼의 성실한 속공 가담 후 3점 마무리까지
이 짤에 나오는 5명의 선수들 모두 마진이 큰 폭으로 플러스입니다(오늘 경기에서 힐을 포함해 6명만 플러스 ). 모두 성실히 수비에 임했다는 공통점이 있겠네요. 그만큼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로페즈의 림 프로텍팅과 앨런의 수비 활동량 공백이 많이 드러나는 날이었습니다. 대체 불가인 브로는 차치하더라도, 앨런 정도의 윙 하나가 빠졌다고 티가 이렇게 나도 되나.. 싶었네요.
구단에서 수비 좋은 빅윙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경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앞으로 일정이 매우매우 빡셉니다!
새크-@댈러스-@휴스턴-골스-@멤피스-유타-@뉴올-@캡스-@네츠-@보스턴(크리스마스)-...
미쳤네요...! 백투백은 없지만 전부 하루 휴식입니다. 이거 뭐 이동할거 생각하면 홈경기 이점도 딱히...
하지만! 이제 부상자들도 다 복귀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겠네요!! 복귀자들은 빠르게 폼을 끌어올려주고, 기존 자원들은 지금의 폼을 잘 유지하면서 아무쪼록 부상 없이 어려운 일정 잘 이겨내가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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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무서운데.. 조금만 살살 부탁드립니다..
지나가던 킹스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