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치치의 득점 기록을 멈춰세운 올랜도 매직
현재 올랜도 매직에는 조나단 아이작이 없고, 마켈 펄츠가 없으며, 개리 해리스도 없는데, 모 바그너마저 없습니다. 그래도 이들은 개막 때부터 결장 중인 선수들입니다. 이제는 콜 앤서니가 없고, 투웨이 계약자인 케본 해리스 또한 없는데, 심지어 파올로 밴케로까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올랜도 매직은 오늘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경기에서 루카 돈치치의 30득점 연속 기록을 가로막으며 진땀승을 거두었습니다. 매버릭스도 크리스티안 우드가 없었고 원정 경기라는 난점이 있긴 했으나, 경기 내용 면에서 매직이 준비를 더 잘해온 경기임이 분명했습니다.
지난 매버릭스와의 경기에서는 돈치치가 미스매치 헌팅을 통해서 44득점이나 기록했었습니다. 주로 테렌스 로스를 비롯한 백코트 선수들을 노리며 백다운 플레이로 커다란 재미를 봤었습니다.
그래서 매직으로서는 돈치치의 백다운 플레이가 나오지 않도록 저지하면서, 미스매치 헌팅 대상으로 백코트 선수들이 딸려가는 상황을 피해야 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돈치치가 미스매치 공략 대상으로 주로 빅맨을 선택했었습니다. 매직도 이에 대응하여 선제적으로 스위치하며 2대2 과정에서의 균열 자체를 막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돈치치의 대인수비자를 제외한 선수들이 모두 페인트존을 감싸며 돈치치의 미드레인지 및 페인트존 공략을 방해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아래 장면에서 해당 경향이 잘 나타났습니다.선수들 모두가 페인트존에 한발 걸치면서 접근 자체를 막으려는 의도가 보였습니다. 모 밤바를 비롯한 빅맨 선수들은 돈치치에게 달라붙기보다는 조금 떨어지면서 스탭백 3점만 컨테스트하고 돌파는 최대한 지연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돈치치가 스탭백 3점을 계속 꽂아냈다면 별수없었겠으나, 30득점 이상 기록을 9경기나 이어낸 만큼 지쳤는지 오늘 슛감이 좋진 못했습니다(3점 2/11). 4쿼터에는 야투가 1/6에 어시스트는 하나도 없을 정도로 지친 모습이었습니다. 백코트 선수들보다 빅맨 선수들을 주로 노린 이유도 체력 탓이 컸다고 추측합니다.
로스 털어먹기도 저번 경기처럼 마냥 쉽지는 않았습니다. 돈치치의 돌파 경로 양쪽에 윙스팬이 긴 웬델 카터 주니어와 밤바가 있었던데다가 케일럽 휴스턴은 아예 제한구역 바깥을 선점하기도 했습니다. 위크사이드 코너를 버리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돈치치의 미드레인지와 페인트존 공략만큼은 막아내겠다는 의도가 확실했습니다.
빅맨 선수들이 돈치치에게 스위치를 선제적으로 했던 것에 반해서, 백코트 선수들은 돈치치를 최대한 회피하고자 했습니다. 로스도 제일런 석스도 첫 드리블을 막는 선에서만 견제하고 바로 돈치치로부터 빠져나갔습니다.
또한 추마 오케이케이의 스위치 지시와 판단도 주효했습니다. 밴케로의 공백이 덜 들어났던 이유도, 2쿼터 벤치 대결 구간을 제외하면 공격에서의 어려움이 크지 않았던 것에 더해서 경기 자체가 수비전 양상을 띄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오케이케이는 팀 디펜스의 이해도와 수행력이 롤플레이어로서는 꽤나 훌륭한 편입니다. 대인 수비도 어느 정도 괜찮기에 돈치치의 주요 수비자이자 팀 디펜스의 톱니바퀴 역할을 제대로 해냈습니다.
매버릭스가 아쉬웠던 것은 결국 동료 선수들의 지원이었습니다. 스펜서 딘위디가 29점을 올리기는 했으나 주로 돈치치의 휴식 기간에 나오기도 했고, 돈치치와 나올 때도 연계되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스팟업 3점마저 들어가지 않으면서(돈치치 제외 3점 성공률 29%) 공격에서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확실히 두 번째 옵션의 부재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제일런 브런슨의 이탈이 정말 크게 느껴졌고, 우드라도 있었으면 매직의 페인트존 감싸기 수비에 대처할 수단이 좀 되었을 겁니다. 하다못해 컷인이라도 잘 들어와주면 좋았겠으나, 도리안 핀리-스미스를 제외하면 딱히 커터도 없었습니다.
상대 팀이 본인에게 올인 수비를 하는 상황에서도 돈치치는 꽤나 잘 대처했었습니다. 더블팀으로 충분히 가뒀다고 판단했던 장면에서도 패스를 수차례나 빼주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난 놈은 난 놈입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좋은 의미로 미친놈인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돈치치라도 경기 내내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어낼 수는 없으니 구도 자체가 매버릭스에게 불리하게 흘러갔었습니다.
매직의 주요 수비 전술은 빅맨 선수들의 선제적 스위치였고, 주전 센터인 웬카주는 이를 상당히 잘 수행해냈습니다. 밤바가 엉거주춤하게 서있다가 겨우 손만 뻗어내는 컨테스트를 했던 것에 비하여, 웬카주는 돈치치와 얼굴과 얼굴을 맞대며 스탭을 맞추어 따라가고 점프샷도 최대한 가까운 위치에서 방해했습니다.
웬카주의 스탭이 느리거나 힙턴이 잘 안되는 편이었다면 결국 스위치 수비 자체가 무너졌을텐데, 꽤나 잘 버텼습니다. 볼 볼은 너무 전투적인 탓에 벗겨지는 경우가 잦아 4쿼터는 아예 나오지 못했고, 4쿼터에 점수가 벌어지기 시작한 시점도 밤바가 들어가고 웬카주가 투입되었을 때였습니다.
웬카주는 3점만 견제한 것이 아니라 돈치치의 드리블 돌파에 대비하여 스탭을 따라가고 범핑하며 도움 수비 위치까지 잘 유도해냈습니다. 빅맨이 미스매치되어 나왔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장면들 때문에 오늘의 숨은 수훈 선수는 웬카주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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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카주 붐은 온다.. 오란도 마-직 붐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