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서스@호네츠: 마음에 드는 팀 플레이 장면 탑8.
7시간 정도 뒤면 이제 페이서스의 두번째 시범경기인 뉴욕 경기가 할 시간인데요.
첫번째 경기에서 기억해두고 싶은 장면들이 있어서, 저장하면서 겸사겸사 올려봅니다. 지난 번 글에서 '팀의 조직력이 좋다'라는 걸 좀 더 정리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아주 화려한 장면은 아니지만, '팀 합이 잘 맞는다' 또는 '아, 너무 좋아...'하는 순간들이에요.
순서는 그냥 제 마음에 드는 순서대로 올립니다.
8위: 터너와 스미스의 하이앤 로우
다른 분들도 말씀 주셨지만, 터너와 스미스는 장단점이 비슷한 선수라서 '잘 맞을까?'하는 의심이 좀 있었어요. 실제로 경기에서도 터너와 스미스가 초반에는 같이 뛰었지만, 이후로는 대부분 따로 뛰었고요. 그 짧은 몇 분에 나온 연계 플레이인데요. 터너는 포스트업은 거의 없는, 대부분 페이스업으로 해결하는 선수더라고요? 탑에서 훼이크 후 림으로 쇄도, 림 아래에 있던 스미스에게 건네주는, 어찌보면 단순한 플레인데요. 앞으로도 터너, 스미스가 같이 서면, 터너가 좀 더 탑에 있고, 스미스가 좀 더 골 밑에 있는 형태로 역할을 분담해나갈 것 같네요.
7위: 힐드-테일러의 투맨 게임
첫 경기에서는 테리 테일러가 고정 로테이션이고 브리셋이 오히려 가비지 타임에 나왔는데요. 그 이유를 보여주는 장면 같아요. 키는 테일러와 브리셋이 비슷할 텐데(테일러가 오히려 좀 더 작을 거예요), 브리셋이 전형적인 윙이라면, 테일러는 키는 가드 수준이지만 플레이는 픽앤롤의 롤러 역할인 빅맨이거든요. 이 장면에서도 보면, 코너 3점을 기다리다가, 힐드의 공을 받아 돌려준 다음, 슬립, 더블팀을 받은 힐드와 기브앤 고로 올라가죠. 이런 연계 플레이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마무리도 좋고... 올해는 왠지 테일러가 확 클 해가 아닐까 싶네요.
6위: 스크린-슬립 후 하이포스트에서 랍 올려주는 터너
마치 8위와 7위를 섞어놓은 것 같죠? 핸들러에게 빅맨이 올라가서 스크린 겸 자기 수비를 붙여주고 자기는 슬립, 그러면 더블팀을 당한 핸들러가 빅맨에게 공을 주고(여기까지는 7위의 힐드-테일러와 동일), 포스트로 들어간 터너는 노마크여야 하는데 코너 수비수가 자기한테 붙으니 코너에 있던 선수는 오픈된다는 걸 알 수 있죠. 페이스업 자세라서 시야도 좋으니 바로 들어오는 두아르테에게 랍 패스.(이 동작은 8위의 터너-스미스 하이-로우와도 좀 비슷하죠.) 잘 보시면, 코너에서 쉬면서 기회를 보던 두아르테가 터너가 안 쪽에서 공잡고 자기 오픈되니 화들짝 놀라며 팔을 저으며 쇄도하는, 나름 귀여운 모습도 보입니다.
5위: 내가 더블팀이면 누군가는 오픈이야! 두아르테 편
6위에서는 다른 동료들이 자기 수비수를 가져가며 오픈이 됐던 두아르테입니다만, 이번엔 반대죠. 할리버튼이 스킵패스로 코너의 두아르테에게 패스. 두아르테는 가장 자신있는 코스로 파고 들었고, 여기에 플럼리가 반응해서 더블팀으로 붙습니다. '나한테 두 명 붙으면 누군가는 오픈이야!' 이번에는 플럼리에 붙어있던 잭슨이죠. 멋지게 랩어라운드 패스. 잭슨은 덩크 시도하나 파울로 끊겼네요. (자유투는 2개 다 넣음)
4위: 속공은 약속된 위치로 뜁니다!
이 장면도 참 어처구니가 없었는데요. 일단 볼의 진입을 쌈싸먹는 수비가 좋았고(그걸 가능케 한 억제기인 터너도 좋았어요. 뚫었는데 터너가 앞이니 볼이 순간 움찔하더라고요), 거기에서 속공으로 갔는데요. 일단 4:2 속공이 될 정도로 숫자 우위를 챙겨가긴 했는데... 수비 때문에 바로 올라가기는 애매한 상황(킹스 시절 힐드라면 이 상황에서 오픈이면 속공이라도 3점 던지는데, 안 던지는 것도 인상적이죠.), 탑에서 힐드가 멈칫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림 쇄도가 무산된다 싶으니 바로 자리를 찾아들어갑니다. 할리버튼은 45도 3점, 두아르테는 코너 3점, 스미스는 골밑으로 말이죠. 그리고 서로 약속된 자리가 어디인지 아니까, 정말 너무 쉽게 정석적인 속공으로 끝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가장 놀라웠어요. 이 선수들 분명 같이 뛴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3위: 베테랑의 꼼수
매서린이 한 번 안을 파다가 실패해서 넴하드에게 공을 빼고 다시 달라고 한 다음, 림어택해서 레이업을 올려놓는 장면인데요. 잘 보시면 제임스 존슨이 마크 윌리엄스를 슬며시 끌어안고 있다가 슬쩍 놓아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파울로 불리지는 않았는데, 덕분에 마크 윌리엄스가 매서린에게 달려가는 게 한 발짝 늦었죠. '제임스 존슨이 페이서스 같은 젊은 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인 것 같아서, 보면서 엄청 웃었습니다.
2위: 베테랑(?)의 허슬과 속공
볼이 골 밑에 공을 잘 투입했는데, 그 곳엔 터너가 있었습니다! 터너의 블럭 후 PJ 워싱턴이 공격 리바운드를 따냈는데, 빅맨이 공 잡고 내려올 때 달려드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힐드죠. 힐드가 이런 식의 툭툭 쳐서 얻어내는 스틸이 꽤 많은 편인데요. 그 다음에 펌블난 상태에서 다이빙 허슬까지 보여주죠. 나름 팀에서 베테랑 취급인 힐드인데, 힐드가 이런 모습을... 그리고 다른 젊은? 선수들은 이 걸 살려서 할리버튼이 잽싸게 잡아서 쇄도하는 두아르테에게 연결, 속공에서 파울을 얻어냅니다. 터너 블럭-힐드 스틸&허슬-할리버튼 연결-두아르테 레이업. 각자의 역할이 뭔지 알고 착착 맞아들어가는 이런 모습. 너....무 좋아요.
1위: 수비 실책을 놓고 토론하고 훈훈하게 마무리한 힐드와 할리버튼
어쩌다 보니 1위도 힐드 영상이군요. 이건 이 영상 뒤의 5초쯤까지 이어서 봐야 하는데요. (리그 패스 있으신 분들은 한 번 꼭 찾아보세요.)
호네츠의 빠른 공격 전개에서 할리버튼이 코너에 있던 로지어에 달려가고, 로지어가 탑쪽으로 올라오면서 골 밑 쪽으로 접근하자, 탑에서 볼을 마크해야 했던 힐드가 헬프를 하면서 손을 대고 파울이 불렸어요. 영상에서는 힐드도 발 동동 구르고, 할리버튼도 대체 뭐한 거야 하는 제스처로 막 따지는 거 같습니다만... 영상에서 짤린 부분까지 더 찾아보시면, 할리버튼이 '왜 그렇게 한 거야?'라는 듯이 묻고, 힐드가 탑 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나는 이렇게 하려고 했지'하는 듯이 설명하고, 할리버튼이 그에 대해 '그럴 때는 이런 식으로 해야지'하는 듯 얘기하고 둘이 싱긋싱긋 웃으면서 고개 끄덕거리고 주먹 쥐고 퉁퉁 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힐드가 수비 개념이 좋은 선수는 아니라서 가끔 실수할 때가 있거든요. 특히 킹스에 있을 때는 이상하게 팀 수비를 망가뜨릴 때가 많았고, 하도 이런 경우가 생기니 하클리스가 벤치에서 진짜 왕짜증내면서 힐드한테 소리 질러서 분위기 싸했던 기억도 있고요. 그런데... 할리버튼... 짚을 건 짚으면서도 정말 웃는 얼굴로 따뜻하네요. 약간 동네형 챙겨주는 분위기.
하, 제가 진짜 몇 년 전에는 힐드 진짜 뭐라고 했는데, 그 사이 여러 스토리들 접하고 이런 모습까지 보니 이제 힐드 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진짜 왠만하면 힐드 페이서스에서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뉴욕과는 과연 어떨지?
이제 몇 시간 뒤면 뉴욕과 경기인데요. 헤이워드, 브릿지스가 빠진 호네츠와 달리, 뉴욕은 풀 로스터죠. 게다가 브런슨...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이번 경기도 재미있고, 모두 다치지 않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승리까지 하면 더 좋고요.
WR
2022-10-08 02:21:33
아직 뭐 시범경기이긴 하니까요. 브런슨이 어떨지 걱정인데, 칼라일 감독이 브런슨 잘 알 테니, 어찌어찌 해주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
글쓰기 |
닉스전이 플인 경쟁이 되냐 안되냐를 판단하게 해줄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경기 내용이 긍정적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