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파올로 뱅케로 Breakdown
최근 파올로 뱅케로의 영상들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사실 로터리 추첨 이전에는 뱅케로 영상들보다는 쳇 홈그렌이나 자바리 스미스 Jr.의 영상들을 주로 찾아봤었습니다. 시즌 초반 한 번 파올로 뱅케로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종합해서 올린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티어면 공 소유가 적은 선수를 더 선호하는 개인의 성향 상 이후에는 뱅케로보다는 다른 두 선수들을 찾아보게 되더군요.
어쨌든 3픽으로는 뱅케로가 가장 유력한 현 상황이라 부랴부랴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충 찾아본 감상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다른 스카우팅 리포트들과 겹치는 부분들도 많은데, 봐주십사...
파올로 뱅케로. 듀크 대학의 1학년생이자 에이스로 활약했던 빅맨의 사이즈를 가진 윙플레이어 스타일의 선수입니다. 전체적으로 플로어가 높아 보이며 버스트 확률이 낮은, 소위 말하는 '안전픽' 유형의 선수라는 평가에 공감이 갑니다. 선수의 플레이 특징별로 제 감상을 공유해봅니다.
파올로 뱅케로 Breakdown
- 피지컬
- 탑클래스의, 소위 말하는 'Athlete' 정도 수준의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는 아닙니다. 다만, 사이즈나 포지션 대비 훌륭한 레벨의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점프력, 스피드, 순발력은 포지션/사이즈 대비 좋은 수준으로 보이며, 파워는 NBA 레벨에서도 훌륭하다 평가받을 수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포지션/사이즈 대비입니다.
- 뱅케로의 플레이를 보면 모든 움직임들이 부드럽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게 볼핸들링이건, 드리블이건, 포스트업이건 상관없이 좋은 유연성과 밸런스를 지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공격 스타일
- 대체로 퍼리미터에서의 플레이를 즐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 역시도 이런 퍼리미터 상황의 3점라인 바깥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걸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대학 레벨에서 사이즈, 힘, 운동능력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때때로 너무 퍼리미터에서의 공격에 매몰된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도 이게 심각한 정도는 아닌지라, 자신의 장점을 못 써먹는다기보다는 플레이에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로 해석해도 될 만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가 NBA 레벨에선 딱히 걸림돌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 1대1 상황에서의 드라이브 시도 등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돌파를 가져가거나 움직임을 가져가는 비율이 높아 보였습니다. 이 때문인제 전체적으로 탑 지역부터 코트 왼쪽 전반에서의 공격 비율이 확연하게 높아 보였습니다. 실제 샷차트를 찾아본 결과도 코트 왼쪽 지역에서의 샷 시도가 유의미하게 많아 보였습니다.
- 하이스크린이나 DHO(드리블&핸드오프)를 건네기보다는받아서 움직이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퍼리미터 플레이를 즐기는 헤비 볼핸들러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건 수비수가 제자리에 멈춰있기보다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을 잡기를 원하고, 또 수비수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수의 중심을 흩뜨려 놓는 등 움직이는 수비수를 여러 방법들로 잡아먹는 능력이 발군이었습니다.
- 온볼 (볼핸들링, 드리블)
- 비슷한 맥락으로 1대1 상황에서 드라이브 시도 시 크로스오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느낌입니다. 평범한 퍼스트스텝을 크로스오버 등의 방향전환으로 수비수의 중심을 흩뜨려놓은 뒤, 우월한 피지컬로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보완한 것으로 보입니다.
- 뱅케로의 주무기로 많은 사람들이 스핀 무브를 꼽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스핀 무브가 알고도 못 막는 필살기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효과적인 움직임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요.
- 개인적으로 이 스핀 무브는 뱅케로의 풋워크, 내지는 피벗 스킬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스핀 무브를 적절한 상황에 잘 쓰는 쪽에 가까워 보입니다.
-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뱅케로는 수비수의 무게중심이 약간이라도 한 쪽에 쏠려있을 때 그걸 포착하고 반대 방향으로의 스핀 무브를 잘 만들어내는 느낌입니다. 분명 효과적이고 NBA에서도 통할 움직임이지만, 양방향을 모두 대비하고 있는 수비수를 그냥 뚫어낼 정도의 킬러 무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트랜지션 플레이에서 정말 위력적인 선수입니다. 리바운드를 잡은 뒤 자신이 직접 볼핸들링을 하며 드라이브나 킥아웃 등의 공격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트레일러로서 공격을 마무리하는 능력도 좋습니다. 특히 트레일러로 움직이며 퀵3를 시도하는 것도 가능하며, 클로즈아웃하는 수비수를 공략해 드라이브를 시도하는 능력 역시 뛰어납니다.
- 시야/BQ
- 드라이브 이후의 패싱과 시야가 두드러집니다. 드라이브&킥에 정말 적합한 자원입니다. 드라이브 이후의 킥아웃이나 앨리웁, 피딩 패스 등 드라이브에서의 볼 가딩 능력과 시야, 패싱 스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소위 말하는 베이스볼 패스 등 아울렛 패스 능력도 좋아 속공을 말 그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입니다. 앞서 달려나가는 가드에게 있어 이런 선수와 함께하는 일은 축복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 엘보우 근처에서의 하이-로우 게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투빅 라인업이 뱅케로에게 있어 단점이 아닐 것으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더블팀에서의 대처 능력이었습니다. 더블팀에서도 볼키핑이 가능하며, 침착하게 동료를 포착해 킥아웃을 해내거나 스윙패스를 건네는 능력이 발군이며, 무엇보다 더블팀에서 컷인을 하는 선수를 정말 잘 봐줍니다.
- 다만 빅맨이자 헤비 볼핸들러임을 감안하더라도 턴오버는 좀 더 줄일 필요가 있으며, 볼핸들링도 좀 더 타이트하게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포스트 플레이
- 림 근처에서의 풋워크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에 더해 막기 까다로운 높은 타점의 페이더웨이 점퍼도 구사하는 등 다양한 골밑 득점 루트를 가진 로우포스트 득점원입니다.
- 양손 모두로 림 근처 마무리를 준수하게 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뛰어난 힘과 함께 컨택을 이겨내고 앤드원을 얻어내는 능력도 좋아 보입니다.
- 공격 리바운드도 대학 기준으로 잘 건져내며, 풋백득점 능력도 좋아 보였습니다.
- 분명 힘이 좋고 림 근처 마무리 능력이 좋은 선수이지만, NBA레벨에서도 대학시절 만큼의 로우포스트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예 막히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어느정도 위력이 반감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동포지션의 파워포워드들을 상대로 뱅케로가 대학시절 만큼의 포스트업, 골밑 마무리를 가져가는 그림은 잘 그려지지 않네요.
그래도 아예 안 통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뱅케로의 힘과 사이즈는 NBA 레벨의 것이긴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차이가 크게 줄어들 뿐...
- 픽앤롤 롤맨
- 스크린 이후의 롤링이 좋은 편입니다. 롤링 과정에서 패스를 건네받기 좋은 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며, 롤링 이후에 곧바로 마무리를 가져가거나, 패스를 건네받고 포스트업을 가져가는 움직임이 좋아 보입니다.
- 스크린 이후 팝 무브먼트도 정말 좋습니다. 숏롤, 팝 이후의 미드레인지나 3점 캐치 앤 샷을 잘 던져주기도 하며, 클로즈아웃을 잡아먹고 드라이브를 가져가는 2차 푸쉬 능력도 뛰어납니다.
- 슈팅
- 엘보우 근처에서 잽스텝을 활용해 공간을 벌린 뒤 던지는 미드레인지 점퍼도 좋아 보였습니다. 엘보우 근처에서 슛, 패스, 드리블 돌파가 모두 가능한 트리플 쓰렛의 면모를 갖췄습니다.
- 굳이 페이더웨이가 아니더라도 미드레인지에서와 마찬가지로 숏코너에서 가져가는 점퍼도 좋아 보입니다.
- 생각보다 의외였던 점은 코너 3점이었습니다. 페인트존이 빡빡한 경우의 경기에서 뱅케로가 코너 쪽으로 빠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때 가져가는 코너 3점의 성공률이 꽤 좋아 보였습니다. 고무적인 점은 이 코너 3점이 좌우측을 딱히 가리지는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 그래도 3점의 성공률은 더끌어올려야 합니다. NBA 레인지에서 35%정도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번 시즌 대학에서 약 33%에 그친 3점은 그리 안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보다 타이트한 NBA 수비 속에서 3점을 집어넣어줄 수 있어야 클로즈아웃 공략 등의 장점 역시 써먹을 수 있는 법이니까요.
당장 센군만 하더라도 시즌 초반 이후로 펌프페이크가 안 먹히고 오픈 3점이 안 들어가주니 드라이브가 봉쇄된 것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습니다.
- 또 가끔 캐치 앤 슛 3점을 시도할 때 쓸데없는 헤지테이션을 섞는 모습도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이런 헤지테이션을 섞어 스스로의 리듬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 보였는데, 와이드오픈 상황이라면 그대로 올라가서 3점을 던져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수비
- 퍼리미터 수비 상황에서 퀵니스는 다소 부족하겠지만, 사이즈나 풋워크를 활용한 대인 수비는 나쁘지 않은 편 같았습니다. 가드들을 상대로도 어느정도 스위치 수비가 가능해 보였습니다.
- 집중하면 딱 본인 앞가림만 하면서 1인분을 해낼 수 있지만, 팀 디펜스에서는 영 아니올시다 느낌입니다. 수비 로테이션을 따라가거나 헬프 디펜스를 가져가는 일, 페인트존 손질 등은 잘 해내지 못합니다.
- 픽앤롤 수비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뱅케로는 픽앤롤 시 스크리너의 수비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빠른 반단을 가져가지 못하는 느낌을 줍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플레이 방향을 결정짓는 작업이 한 박자 느려서 픽앤롤 시 쉽게 뚫리는 선수입니다.
- 무엇보다 유명한 뱅케로의 수비 시 문제점은 수비 집중력 부족입니다. 너무 공이나 사람에 정신이 팔려 때때로 웨스트브룩과 같은 수비 실수들을 보여줍니다. 너무 본인 마크맨에게 집중해 볼핸들러 돌파 시 적절한 견제를 못해주거나, 너무 볼핸들러에 정신이 팔려 마크맨의 오프볼 무브나 컷인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장면들이 포착됩니다. 스카우트들은 이런 집중력 문제들이 프로에 데뷔해서는 개선될 거라고들 하지만 글쎄요...
- 림 프로텍팅도 딱히 잘 해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프로에선 스몰볼 5번으로도 출장하는 시간이 꽤 될 것 같은데, 림 프로텍팅이나 블락에선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블락 숫자도 그렇게 말해줍니다. 다만 그래도 리바운드는 어느정도 잡아주는 편으로 보인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파올로 뱅케로 = ?
- 마음에 걸리는 점
- 뱅케로에 대해서 어느정도 아는 바가 있으신 분들께선 여기에 빠진 이야기를 하나 알고 계실 겁니다. 바로 다한증, 탈수증 등의 체력 이슈입니다. 일단 전 체력 이슈에 대해선 보류해놓으려 합니다. 물론 어느정도 전/후반 비교 시 기록의 감소가 있긴 하지만 제가 본 영상들로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기도 힘든 문제일 뿐더러, 정확하게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될지, 또 어느정도의 문제인지를 알 수 없는 노릇이라 언급해놓지 않았습니다.
- 스카우트들은 별반 신경을 안 쓰는 것 같긴 합니다. 내부적으로는 분위기가 어떨 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겉으로는 이런 부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느낌입니다. 다만 만약 이런 우려들이 사실일 경우를 가정하고 이야기하자면, 만약 수비에서의 집중력 부족이 이런 체력 관련 이슈들과 연계된 사항이라면, 뱅케로의 수비 문제점은 스카우트들이 말하는 것 처럼 쉽게 넘어갈 만한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그래도 만약 체력적인 이슈라면 공격에서도 순간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는 듯한 장면들이 눈에 띄어야 할 텐데, 딱히 그런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아서 어쩌면 스카우트들이 옳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각 팀의 프런트와 스카우트들이 제일 잘 알겠죠.
- 컴패리즌
- 다만 저는 케이드 커닝햄도 컴패리즌에서 빠져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랜들이 포스트업 플레이에 패싱을 장착한 유형이라면, 뱅케로는 패싱/드라이브 퍼스트에 포스트업 플레이를 장착한 유형으로 느껴졌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질적으로는 사이즈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시야와 패싱 스킬을 뽐내는 커닝햄과도 유사한 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 종합하자면 커닝햄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20-21 or 21-22 랜들 ver.땀 정도가 되겠습니다.
찾아보면서 재밌었던 점은 뱅케로가 고등학생 시절 쿼터백 이력이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오데이 고등학교에서 쿼터백으로 플레이했었다는데, 6-10이 전망되던 예상 키 때문에 쿼터백을 접고 농구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써놓고 휴스턴이 뱅케로를 지명하지 않게 되면 그것도 참 웃기는 일이 될 것 같지만, 만약 휴스턴의 차례에 홈그렌이나 자바리가 미끄러져 내려오는 게 아니라면 저는 휴스턴이 꼭 뱅케로를 지명했으면 합니다. 센군과의 조합 문제는 리빌딩팀이 고려해선 안되는 문제죠. 무조건 재능 퍼스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휴스턴이 만에 하나 재능을 이유로 뱅케로가 아닌 아이비나 샤프를 지명하더라도 이유 자체는 수긍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저는 두 선수보다는 뱅케로의 재능이 더 높다고 보기 때문에 욕은 한 사발 가량 퍼붓겠지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알려진 스카우팅 리포트들과도 겹치는 부분들이 많은데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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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케로가 1,2픽에서 뽑히지 않으면...무조건 가야하는게 맞아 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무조건 픽다운으로 다른 무엇인가를 얻는 움직임을 꼭 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