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식서스 경기 감상 (21.11.24. at GSW)
- 6연속 원정의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형을 이기기 위해(?) 휴식을 취한 세스 커리가 돌아와, 선발 라인업은 드러먼드-니앙-타이불-커리-맥시가 되었습니다. 경기는 전반에 의외로 필리가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한때 17점차까지 앞섰지만, 2쿼터 막판 조던풀의 버저비터를 맞고 3쿼터엔 골스가 약속(???)을 지키는 바람에 마음껏 얻어터지며 20점차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 당하는 입장에서 이제는 신물이 나는 골스의 "약속의 3쿼터"는, 3쿼터만 되면 골스 선수들이 갑자기 잘해진다기 보단 코치진이 전반전을 보고 해주는 조정이 워낙 뛰어남을 보여주는 지표일 겁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그 조정의 중심에 위긴스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경기 시작 직후 위긴스는 자유투 4팅(!)을 기록했고, 이후 자신감을 잃은 것인지 전반 내내 존재감이 없었습니다(전반 0득점, 2리바, 0도움). 오늘 타이불이 형 커리를 핀포인트 마크하면서, 위긴스 쪽에서 계속 미스매치가 났었는데(맥시 아니면 동생 커리) 이걸 전혀 못 살렸죠. 덕분에 필리는 형 커리에게 계속 도움수비를 갈 수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드레이먼드 그린마저 이른 파울트러블(2쿼터 4파울째)로 빨리 물러나며 골스의 오펜스가 경직되었습니다. 필리 입장에서는 일단 커리만 폭발 못하게 묶고, 다른 쪽은 로테이션 수비로 줄거 주면서 가도 괜찮다고 본거죠.
하지만 3쿼터 시작과 동시에, 골스는 다시 위긴스에게 공을 몰아줬고 골밑에서 미스매치를 맞은 위긴스가 이번에는 연속 득점에 성공합니다(3쿼터 9득점, 야투 4-7).형 커리가 아닌 다른 쪽에서 득점이 터지니 이제 커리만 집중수비할 순 없게 되었고, 특히 픽앤롤에서 헷지로 커리의 돌파경로를 막던 드러먼드가 골밑 견제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죠. 이때부터 형 커리의 발이 풀리고, 골스는 볼이 돌기 시작하면서 슈터들이 연쇄 폭발을 일으킵니다(3쿼터 골스 34:23 필리, 골스 팀 야투 13-19, 3점 5-8).
- 한편, 필리는 골스의 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현재 필리는 보통 3명의 핸들러를 외곽에 일렬로 세우고 볼을 돌리다, 빅맨을 불러 픽앤롤로 진입하거나 DHO/오프볼 스크린으로 공간을 만드는 오펜스를 펼치는데요. 골스는 빅맨 혹은 도움수비수를 이용해 스크린 이후 핸들러의 진입 경로를 막아세우는 수비를 했습니다. 사실 최근 필리를 상대하는 팀들의 기본 수비 전술이긴 한데, 골스는 수비 로테이션이 워낙 좋고 그린-루니 모두 기동성이 좋은 빅맨이라 더 뚫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더블 스크린을 이용하거나, 빠른 횡패스로 돌파각을 만드는 등 필리도 대응책은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직관적인 해결법은 핸들러가 풀업 점퍼를 꽂아버리는거고, 이걸 복귀한 두 베테랑(동생커리, 대니그린)이 전반전에 해줬습니다(전반 세스 커리 17득점, 야투 6-10, 자유투 5-5 / 대니 그린 10득점, 야투 4-4, 3점 2-2). 다른 쪽에서 어그로를 먹어주니 맥시 역시 느슨한 견제 속에서 우측 돌파각을 볼 수 있었고, 계속 파울을 얻어내면서 골스의 수비를 공략하는데 성공했었죠(전반 13득점, 야투 4-9, 자유투 5-5, 4도움).
하지만 후반 들어 분위기가 골스 쪽으로 넘어가며 필리 선수들이 많이 얼었고, 턴오버까진 어쩔 수 없는데 슈팅 난조에 시달린게 컸습니다(후반 필리 팀 야투 12-40, 30%, 3점 3-15, 20%). 동료들이 지원을 못해주니 맥시 또한 집중 견제를 받게 되었고, 결국 필리의 3핸들러가 모두 외곽에서 묶이게 됩니다. 이때 가장 쉽게 보이는 패스길이 골밑에서 쉬운 1:1 찬스를 받는 드러먼드인데, 드러먼드의 공격 스킬은 너무 부족했고 루니의 수비력은 워낙 좋았죠.
스크린을 걸어줘도 핸들러들이 돌파를 못하고, 그렇다고 골밑에서 1:1을 성공시키지도 못하는 드러먼드. 오펜스에서 완벽히 애물단지가 드러먼드를 4쿼터 종료 7분전에 교체하면서, 필리는 니앙 원빅을 내세운 스몰라인업으로 승부를 겁니다. 하지만 드러먼드가 빠지자 필리의 높이가 너무 낮아졌고, 이번에는 JTA, GP2같은 운동능력 만빵인 골스 윙들에게 인사이드 폭격을 맞았죠. 결국 니앙이 6반칙퇴장을 당하고, 3쿼터까지는 그래도 팽팽했던 점수차가 10점차 이상으로 벌어지며 게임이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 6연속 원정을 2승 4패라는 성적으로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면도 있지만,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빠지고 들락날락하던 상황에서 그래도 선방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틀간의 휴식 후 다시 홈으로 돌아가고, 드디어 엠비드가 복귀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최근 팀의 중심으로 떠오른 맥시와 엠비드가 어떤 조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다음 경기를 기다려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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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엠비드와 불타오르기 시작한 맥시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