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미래-탱킹? 윈나우?
의식의 흐름대로 써봤습니다. 평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최근 부진의 원인
후반기 험난한 일정+샬럿전 이후 코로나 프로토콜로 가용 인원이 확 줄었던 여파가 제대로 터지면서 게이. 밀스 등 베테랑들의 기복이 굉장히 심해짐. 어금니가 빠져서 송곳니를 무리하게 썻는데, 막상 어금니가 다시 나니 이젠 송곳니가 말썽이고, 이게 반복되며 팀 전체가 만신창이가 된 느낌. 개처럼 굴리던 머레이 역시 요즘은 체력에 부하가 왔는지 조금씩 관리를 해주는 모습. 요즘 폼이 올라오긴 했지만 슈팅 기복은 여전한 화이트, 손목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해보이는 워커, 백업 센터 하나 없는 빈약한 로스터에서 고군분투 중인 퍼들. 안 풀리는 경기력의 대책으로 내세운 건 드로잔 비롯한 베테랑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 머레이 등 유망주들은 4쿼터 5분~연장 되면 초반 한두 포제션 공 만져보는 것 제외 그냥 병풍 그 자체처럼 서 있음.
2. 샌안 로스터의 한계
잘 나갈 때 샌안은 코트 위 5명이 모두 3점을 던지고, 빠르게 공을 움직이면서 드라이브앤킥으로 계속해서 기회를 창출해내면서 쉬운 득점을 만들어냈음. 그러다 공흐름이 죽는다 싶으면 드로잔이 나서서 해결해주고. 컨디션 좋은 밀스, 게이가 벤치에서 오펜스를 이끌어주고, 바셀, 퍼들이 이 둘의 수비 약점을 가려주며 벤치 타임 때 확실한 우위를 가져감.
머레이도 3점이 없고, 드로잔도 없고, 켈든 존슨, 화이트 모두 믿음직스러운 슈터는 아님. 퍼들은 어휴.. 팀 내에서 3점 샷 크리에이팅을 기대해볼만한 자원은 화이트, 밀스, 워커. 이 셋 뿐. 일단 전체적으로 3점 능력치가 아주 좋다고 말할만한 선수는 밀스 뿐이고, 그마저도 앞서 말한 체력 부침 탓에 기복이 심해진 상황. 결국 스페이싱이 안되고, 볼흐름은 뻑뻑해짐.
센터 자원은 암울 그 자체. 알드리지가 제외되고 퍼들이 주전으로 올라오면서 유뱅크스가 백업으로 올라오는데, 수비에선 든든하게 골밑을 지켜주고 공격에선 양질의 스크린을 제공해줬던 퍼들이 사라지면서 벤치 멤버들의 약점이 부각되기 시작함. 윗돌이 말썽이라고 대들보를 떼어다가 올려놓은 격. 주전 라인업에선 안 그래도 뻑뻑한 스페이싱에 퍼들이 합류하며 더욱 코트가 뻑뻑해짐. 화이트 감이 안좋은 날이다? 그날은 주전 라인업에서 공격이 시원하게 풀리는 모습을 기대하기 힘듬. 드로잔, 머레이가 미들에서 해결해주는 걸로는 한계가 있음. 퍼들은 좋은 스크리너지만 골밑 마무리에서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다. 애초에 자유투가 꽝. 켈든 존슨도 끊임없이 공을 움직이며 생기는 작은 균열을 찢어버리는데 큰 강점이 있는 선수지, 지금처럼 공도 안 돌고 스페이싱은 뻑뻑한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 외에는 자기 기량을 완전히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음.
결국 지금 이 팀에 필요한 건
스페이싱 제공해줄 수 있는 샤프 슈터, 스트레치 빅
그리고 기동력 겸비한 수비 좋은 백업 빅맨
셋 다 부르는 게 값인 귀중한 자원...
3. 앞으로의 방향성
최근 답이 없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샌안에 굉장히 실망하며 아예 탱킹을 주장하는 팬들이 많음. 그 분들의 주장을 보자면,
(1) 지금 유망주들의 실링에 한계가 있음. 기껏해야 롤플레이어들 수준이며, 확실한 코어를 잡고 리빌딩을 해야 함.
(2) FA들이 올 일도 없는 스몰마켓 팀. 결국 답은 탱킹해서 얻은 유망주들을 키워쓰는 것이다.
맞는 말일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반대 의견을 한번 개진해보겠습니다. 너무 노여워하지 마시길.
(1) 지금 유망주들의 실링은 높고, 아직 성장할 여지도 남아있다 생각함. 단지 현재 과도하게 많은 롤을 소화하고 있는 만기 베테랑들과 어울리지가 않는 탓에 성장에 정체를 겪고 있을 뿐.
드죤테 머레이는 17-18 시즌의 수비 폼을 어느정도 찾은 상태, 짧은 오프시즌 동안 핸들링, 점퍼에서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며 3점 제외, 모든 면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는 시즌임. 아직 오펜스를 홀로 이끌어갈 깜냥은 없으며 중요한 순간에 믿고 맡길만한 선수는 아니라는 게 대부분의 평가고, 거기 동의하는 부분도 조금 있긴 하지만, 데뷔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며 수비 좀 하고 리바운드 좀 많이 잡는 말라깽이 가드에서 플옵권 팀 2옵션으로 성장한 머레이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도 성장을 기대할 여지가 남아있다 생각. 애초에 클러치 때 공을 못 잡는 상황인데함부로 재단할 건 아님. 코로나 프로토콜 이후 치른 OKC 전, 27득점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였지만, 승부처에서 끝까지 공격을 독점한 건 밀스. 결국 새드엔딩.
로니 워커는 팀 내 유망주들 중 유일하게 3점 삿크리에이팅이 가능한 선수. 수비에서 얼타고 공격에서 기복이 심하며 자기 롤을 제대로 못 찾는 듯한 모습에 실망했지만, 최근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는 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줌. 드로잔에 가장 악영향을 많이 받는 듯함. 드로잔 없을 때 치른 미네소타전, OKC 전에서 20+ 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이끈 적이 있을 정도. 첫 시즌은 G리그, 두 번째 시즌은 포브스. 벨리넬리 뒤치닥꺼리 하다 처음으로 20분 이상의 출장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 함부로 실링을 재단할 만한 상황은 아님. 단순 캐치앤슈터로 쓰면 안되고, 공을 많이 잡으면서 풀업으로 감을 찾아야 하는 스타일.
데릭 화이트는 보류. 이번 시즌 부상으로 상당히 고생하는 듯해서 안타까움. 발가락 부상은 그렇다쳐도 코로나 확진은 어쩔 수 없음.. 족저근막염도 있는 걸 감안하면 살짝 유리몸 끼가 있는 것 같긴 함. 개인적으론 머레이와 떨어뜨려놓고 벤치 때 나와서 밀스 손에서 공을 가져다가 공격 조율해주면 좋겠음. 팀 내에서 2:2를 제일 잘하고, 수비도 한창 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좋은 편에 속함. 3점 기복만 어떻게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켈든 존슨은 스틸 픽. 29픽으로 2년차에 14득점을 야투율 47%로 넣고 있는 선수를 뽑았다는 건 상당한 행운임. 돌파 시 시야, 판단력이 그렇게 좋지 못하고 캐치 앤 드라이브 제외 확실한 공격 무기는 없지만, 돌파 하나로 14득점을 박고 있다는 건 대단함. 특히 리바운드 상황에서 투지가 엄청나고, 공격 리바운드도 잘 잡음. 캐치앤3만 개선해오길 고대하고 있는 중. 수비는 피지컬은 있는데, 아직 경험이 덜 쌓인 부분이 있는 거 같음.
야곱 퍼들은 이미 최대한도로 키워냈다고 생각함. 퍼들의 장점은 고베어 하위호환이라는 점. 스크린 견고하고, 인사이드 수비 좋고, 샷블락 좋고.. 카펠라, 고베어, 터너 등에 버금가는 수비 스탯을 기록 중. 근데 단점도 고베어 하위호환임. 픽앤롤, 자유투, 스위치 수비 모두 고베어에 못함. 그래도 이 정도 센터를 3년 동안 1년에 9밀 정도 계약으로 쓰는 건 혜자.
데빈 바셀. 로테이션 따라가고 헬프 감각은 좋은데 대인 수비는 좀 아쉬움. 같이 뛰는 멤버가 밀스-게이-퍼들에서 밀스-게이-유뱅크스로 바뀐 영향도 좀 있음. 오펜스에선 핸들링 롤이 없다시피 하고 주로 캐치앤3, 간간히 던지는 미들, 속공 트레일러 정도. 선슈팅 마인드에 시야도 좁은 두 베테랑과 뛰어서 그런 건지, 요즘은 공이 오면 직접 샷크리에이팅을 해보려고도 하고, (원래 과감하게 시도하는 3점이 많긴 하지만) 진짜 저걸 올라간다고? 소리가 나오는 3점도 시도하는 등 조급해하는 듯한 느낌이 듬. 그래도 팀에서 유일하게 전문 3&D 포텐셜이 보이는 친구. 아리자. 대니 그린 정도 선수로 성장해주길 바라고 있음.
루카 사마니치는 G리그에선 수비가 안 좋은 인사이드 괴물이었는데, NBA에선 시몬스를 방불케 하는 범용성 있는 수비력을 선보임. 장기적으론 ‘켈리 올리닉 or 다리오 사리치 + 수비‘ 스타일의 선수로 성장하는 걸 기대하고 있음. 클락이 아쉽긴 하지만(사실 클락만 보면 배가 아려올 정도로 부럽지만) 애초에 오래 키울 생각으로 데려온 선수. 포텐셜은 있음.
퀸더리 웨더스푼은 이제 헤어질 시간, 트레 존스는 잘 모르겠습니다.
(2)피닉스의 예를 들자면, 현재 피닉스의 주축으로 활약 중인 선수는 크리스 폴, 데빈 부커의 백코트 듀오, 미칼 브리지스, 캠 존슨, 재 크라우더로 이어지는 두터운 윙맨진,그리고 수비의 중심인 에이튼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FA로 합류한 크라우더, 트레이드로 합류한 폴을 제외하면 피닉스가 지명한 선수들은 부커, 브리지스, 존슨, 에이튼 정도인데, 에이튼 제외 탑 5정도 되는 픽으로 지명한 선수는 없습니다. 드라간 벤더, 마퀴스 크리스, 알렉스 렌, 조쉬 잭슨 등 여러 최상위픽 지명자들은 이미 피닉스를 떠난지 오래고, 크리스 폴 트레이드의 에셋으로 활용된 선수도 없죠. 우브레, 리키 루비오는 모두 FA로 영입한 선수들입니다. 오늘 경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폴, 베테랑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피닉스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크라우더는 모두 외부에서 수혈한 선수들이죠. 이들이 피닉스를 택한 이유는? 버블에서 선즈가 기록한 8-0 run이 그 계기였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습니다. 이 8-0 run을 만들어낸 원동력은? 어떻게든 플옵 막차를 타보려고 했던 선즈 구단의 노력의 결과물이죠. 피닉스가 지금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오랜 탱킹으로 이어져온 '선즈는 뭘해도 안되는 팀이다'라는 편견을 타파해낸 것 아닐까요.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nbatalk&wr_id=8005394
간단히 말해서,타이틀 컨텐더 팀을 100, 애매한 플옵권 팀을 50이라 쳐봅시다. 10, 20에서 100까지 올라가는 것보다 50, 60에서 100까지 올라가는 게 훨씬 쉽지 않을까요. 유망주들이 아예 매말라버린 팀도 아니고, 샐러리ㅣ캡 관리도 잘되어 있는 팀이라면 더욱 그렇죠. 서부 5위에 휴스턴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리셋 버튼을 누른 OKC의 리빌딩도 아직 그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클리퍼스가 카와이-조지 듀오를 구성할 수 있었던 것도, 듀란트-커리의 골스를 상대로 30점차 열세를 극복하여 승리를 따내는 등 경쟁력이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덕분입니다. 어빙 하든 듀란트 빅 3를 구성한 브루클린 역시 그 시작은 디러셀을 중심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그동안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넌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냐? 하고 물으신다면, 전 탱킹은 아니고, 플옵권 전력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지금의 체제로 계속 가면 안되고, 지금 베테랑들을 다 보내고 제대로 된 사이드킥들을 영입하고 이번에 지명할 신인까지 해서 영건들을 주축으로 가는 식으로 말이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카와이 이후 알드로잔으로 너무 오랫동안 끌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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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동감합니다
저는 최근 부진때문이 아니고
시즌내내 그 생각을 했습니다(성적이 잘나오니 그 말 꺼내기 쉽지 않았지만요)
베테랑 다 내보내고
우선은 지금 있는 자원의 최대 실링을 뽑아내고
안되면 완전 리셋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모은 자산들이 결코 막 버려도 되는 재능은 아니라 봅니다
머레이 워커 켈존은 우선은 지켜야 되는 자산에
바셀도 기대되는 자원입니다
화이트는 오락가락이 지속되면 가차없이 버려야 하지만
아직은 유보(사실 얘가 들락날락 하며 라인업과 호흡에 혼선을 준 게 상당히 컸죠...그리고 요샌 3점 슈터로 작정하고 변신했는지 진짜 거침없이 올라가는데 거침없이 안들어가서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