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은 재발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뿐입니다.
어빙이 드디어 돌아왔고 본인의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코로나 프로토콜 위반으로 인한 리그 차원에서의 연봉 삭감을 포함해 팀 내부 징계가 추가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런 처벌은 어빙이 져야할 책임의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잘못에 대한 처벌규정을 마련해놓는 것은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가 잘못을 뉘우치고,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너무 당연하게도, 잘못을 했어도 처벌을 받으면 책임을 다했으니 없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수아레즈가 월드컵에서 들어가는 골을 손으로 막고 받은 레드카드는 그러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고, 드레이먼 그린이 폭력적인 행동 후에 받은 테크니컬 파울들은 그린의 행동을 옳은 것으로 만들어줄 수 없습니다. 반드시 그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뒤따라야 하며 피해 당사자들이 이를 납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소명해야 합니다.
어빙의 결장 이유가 무엇이었건간에, 아주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였다면 어빙 본인의 입을 통해 팬과 구단, 선수들에게 직접 양해를 구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경황이 없어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최소한 사후에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해야 합니다. 이것만이 어빙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어빙은 말없이 사라지고, 소식이 없고, 심지어 돌아온 후에도 팬과 구단, 선수들 및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진심을 담은 사과는 커녕 "사람들은 나를 모른다"는 식의 말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이는 어빙을 응원하고, 리그패스를 끊고, 유니폼을 사고, 기타 NBA 컨텐츠를 소비하는 모든 팬들과 어빙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돕는 구단 및 리그 관계자들에 대한 모욕입니다.
또한 BLM이던 민주주의던, 어빙이 스스로 지키고자 "매일 매일 변화하고 있는" 그 대단한 신념이 무엇이건 간에, 그 신념을 공유하고 그를 위해 힘써온 모든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합니다. 감히 자신의 의무를 져버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신념을 방패로 삼다뇨. 남에게 피해를 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면 그 신념을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희생할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네요. 설마하니 사후 처리까지 이런 식으로 할줄은 몰랐습니다. 원래 응원하지는 않았지만 호감은 가지고 존중하던 선수였는데, 앞으로는 어빙과 관련된 컨텐츠를 되도록 전혀 소비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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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댓글이지만 글 잘 쓰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