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팬으로써 하든 트레이드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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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15:29:24
2021 필리
필리팬 입장에서 하든 트레이드를 지켜본 후, 감상평을 정리해봤습니다.
1. 트레이드를 위한 명분이 있었던 넷츠
앞선 글에서 전 필리가 뉴 로스터를 돌려보고 성적이 기대이하일 때 하든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시도할거라 예상한 바 있습니다(성급하지 않을 것).
제 예상보다는 하든 트레이드가 일찍 터졌는데, 의외로 넷츠가 성적이 기대만큼은 아니었던 것이 결단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넷츠는 현재 7승 6패로 53.8% 승률을 기록중인데요. 성적 대비 경기력은 좋았다 하나(NETRTG +5.2, 리그 3위), 초반 좋았던 수비가 점차 나빠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성적에 더해 어빙의 이탈이 팀 분위기를 흐트려놓으면서 넷츠에겐 트레이드를 위한 확실한 명분이 생겼죠.
명분이 있으니 적극적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르버트-앨런-프린스-1라 픽 4장-스왑권리 4장이라는 엄청난 에쎗으로 트레이드를 성사시켰습니다.
넷츠는 댄토니 코치의 페르소나이고, 듀란트의 절친이자, 어빙과도 교감이 있는 하든이 오면서 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댄토니-듀란트가 있기에 하든의 적응은 빠르겠죠. 또한, 어빙도 하든이 오면서 다시금 동기부여가 될 거에요.
넷츠는 조금 아쉬운 성적-어빙의 이탈로 트레이드할 명분을 얻었고, 명분이 생기자마자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빅3를 구축했습니다.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잡았지만, 그 현재가 하든-어빙-듀란트 빅 3라면 해볼만한 도박인 건 분명합니다.
세 선수 모두 프라임타임을 보내는 중이니까요. 데드라인 추가보강만 적절히 이뤄지면 우승도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빅3를 구성했다는 점이 인상적이고, 빅3가 다음시즌에도 유지된다는 점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실로 대단한 팀이 만들어졌네요.
2. 트레이드를 위한 명분이 없었던 필리
반면, 필리는 코로나 직격타로 2연패를 당하면서 3연패했음에도 8승 4패로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주전 다 있을 때는 수비 1위도 유지했고, NETRTG도 꾸준히 상위권이었죠.
그렇다보니 필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급할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대량의 트레이드 매물로 하든을 데려올만한 명분이 없었다는 것이 정확하겠죠.
모리 사장이 필리 합류한 지 이제 고작 2달 반입니다. 고작 2달 반밖에 안된 시점에 팀의 핵심자원들을 트레이드하려면 확실한 명분이 있어야 했는데요.
필리 팀 성적이 기대이상으로 나와주면서, 모리 사장은 트레이드할 명분이 크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현 시점 타이불이 부진하기 때문에 시몬스-타이불 두 선수 중심으로 패키지만드는 것까진 허용된 것으로 보이나, 팀의 최대 기대주로 올라선 맥시까지 포함시키기는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서 필리의 최종안이 시몬스-타이불-픽(데릭 보드너 소스)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당연히 픽은 넷츠가 제시한 수준에는 많이 못 미쳤을 겁니다(1라픽 4개, 스왑권리 4회).
필리가 트레이드에 소극적이었다는 건, 부진한 선수들이 주축이 되는 딜을 제시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모리사장이 트레이드를 성사시키고 싶었다면 최소한 타이불 대신 맥시를 넣었겠죠.
현재 타이불과 맥시를 비교하면 가치 차이가 매우 큽니다. 타이불은 부상여파로 아직까지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반면, 맥시는 루키시즌임에도 확실한 주요 로테이션 멤버로 자리잡았죠.
게다가, 맥시는 최근 39 득점을 해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두 선수의 나이가 3년 8개월이나 차이난다는 것도 무시못할 요소입니다.
그렇기에 필리가 시몬스-타이불-픽이 아니라, 시몬스-맥시-픽 패키지를 제시했다면 조금 더 가치높은 트레이드 제안이 되었겠죠.
그러나 모리 사장이 과감한 트레이드를 하기에는 명분이 없었고, 특히 맥시까지 내놓을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트레이드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넷츠의 적극적인 제시에도 로켓츠가 필리에게 최종 선택권을 주고 기다렸다는 건(윈드호스트, 맥마흔 발 소스), 그만큼 시몬스-맥시를 탐냈다는 거겠죠.
그러나 필리는 결국 맥시를 포함시키길 거부했고, 이로 인해 트레이드가 결렬된 듯 합니다.
이제 필리 팬 입장에선 무려 하든을 거절하고 지킨 시몬스-맥시-타이불이 잘 성장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3. 시몬스가 남은 필리의 미래는?
시몬스-맥시-타이불을 지킨 필리는 수비 퍼스트 팀이라는 장점과 샷 테이커(돌파가능한 볼 핸들러) 부족이라는 단점이 공존하는 팀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팀의 메인 볼 핸들러가 돌파/샷테이킹/투맨게임이 안되는 빅 핸들러라는 문제(돌파되는 볼 핸들러는 맥시 뿐)는 여전히 필리의 아킬레스 건으로 남아있구요.
이로 인해 기형적인 농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당분간 개선되긴 힘들어보입니다. 모리 사장은 이 문제를 이번시즌동안 천천히 고쳐나갈 거라고 했고, 이 문제를 가장 확실히 고칠 수 있던 하든 영입기회는 스스로 포기했습니다(명분 부족).
다행인 건 맥시가 백업 볼 핸들러 문제를 해소해줬다는 점이지만, 맥시가 필리의 근본적인 문제(돌파/샷테이킹/투맨게임 부족)를 해결해줄 정도의 기량을 가진 건 아니라서 모리 사장은 이 문제를 어찌 해결할 지 고심중일 듯 합니다.
3인게임의 중추이자 메인 엔트리패서인 커리 한 명만 빠져도, 그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질 정도로 필리의 백코트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편입니다.
팬으로써 이 문제를 FO가 어찌 해결해나갈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그리고 시몬스가 남으면서 수비와 속공이 더욱 중요해졌죠.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고나면 리버스 감독이 수비와 속공을 어찌 궤도에 올릴 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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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가 브루클린과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더라도
크게 밀릴거 같지 않습니다
브루클린의 센터 뎁스를 생각해보면
엠비드가 폭격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