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 3 경기 보고 느낀 문제점(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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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8 14:03:20
2021 필리
오늘 경기까지 보고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일단 공격만 정리해봤구요. 상세한 글은 5 경기 이상 본 후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1) 지금 전술의 중심은 엠비드이며, 현재 필리는 센터 중심의 스크린 농구를 추구함
2) 스태거 스크린과 DHO 활용빈도가 매우 높음
3) 빅맨 중심으로 가드 스크리너를 곳곳에 포진시켜, 오프볼 스크린을 적극 활용함(무한 스크린 세팅). 스크린에 섞이는 DHO를 애용함
4) 정리하면 스태거 셋(스태거 스크린을 활용한 세팅) + 위브(세명 이상의 DHO)의 조합이라 볼 수 있음
5) 스타일 자체가 과거 로켓츠가 보여준 아이솔 & 슈터를 위한 스태커 셋 + 위브 조합과 유사한 면모가 많음
6) 차이점은 필리는 전술의 무게 중심이 핸들러가 아니라 스크리너(빅맨)에게 있다는 것
7) 템포 푸쉬에 능한 볼 핸들러가 없는 문제를 스크리너 활용도를 높이면서 해결하려 함(엠비드-하워드 의존도 높음)
8) 이는 빅 핸들러 중심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임(필리 빅 핸들러들은 혼자서 템포조절하면서 아이솔이 안됨)
9) 빅 핸들러 혼자서 아이솔이 되지 않다보니, 그들이 돌파시동을 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데 초점을 맞춘 세팅이 많음
10) 그래서 스태거 스크린와 기브 앤 고를 적극적으로 쓰고, 가드 스크리너 활용빈도도 높음
11) 이를 통해 빅 핸들러들이 움직이며 볼을 잡아 돌파시동이 원활하게 되게 도와주려 함
12) 이런 세팅에도 하이스크린 앤 롤이 원활치 않아서 로고 픽 앤 롤 빈도가 확연히 늘어남 (하이스크린 앤 롤은 4쿼터에만 필살기 느낌으로 활용)
13) 아무래도 움직이며 가속을 살리는 상황을 만들기에는 정면보다 45도가 쉽고(DHO 이든 스태거 셋이든 코너에서 돌아나오면서 볼을 받는 게 편하기 때문), 이런 상황때문에 정면보다는 45도 사선 돌파가 많음
14) 팀 내에서 정상적인 성향의 PnR 볼 핸들러는 오로지 맥시 뿐
15) 허나, 밀튼(슈팅 베이스)-맥시(돌파 베이스)로는 이 문제 해결이 안됨
16) 그나마 템포 조절/세컨 푸쉬에 있어 맥시가 가장 좋지만, 점퍼 없고 점프 후 디시전메이킹이 아쉬운 맥시는 아직 미완의 대기임
리버스 농구는 픽 앤 롤 농구입니다. 그리고 픽 앤 롤의 무게중심은 원래 볼 핸들러에게 쏠리기 마련인데요.
필리의 메인 볼 핸들러는 빅 핸들러(시몬스-토비)이고, 이 둘은 정상적인 구도에서의 픽 앤 롤 수행이 안됩니다(특히 탑(정면) 픽 앤 롤 수행 불가). 그래서 필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크리너 활용빈도를 많이 높였어요.
스크리너가 보다 다양한 후속 움직임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스크리너의 단독 공격을 위한 일환으로 픽 앤 롤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엠비드는 정석적인 롤링이나 팝아웃을 하기 보다는 1 : 1을 위한 후속 움직임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죠. 즉, 현재 필리 픽 앤 롤의 무게중심은 스크리너 > 핸들러라 봐도 무방합니다.
당연하게도 이 구조는 기형적이고, 리버스가 원하는 농구를 백프로 구현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지금 필리가 리버스가 원하는 것보다 경기 템포가 느린 것에도 스크리너(빅맨) 중심 농구인 것이 분명히 영향을 줬을 겁니다.
필리 빅 핸들러들은 현재 정석적인 하이스크린 앤 롤 수행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리버스 감독은 픽 앤 롤 수행구간을 3점 라인 안쪽 혹은 사이드 쪽으로 빼주었죠.
그리고 빅 핸들러들이 움직이면서 볼을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세팅을 45도에서 섞어주고 있습니다(기브 앤 고/ DHO/ 스태거 스크린).
허나, 픽 앤 롤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구간인 탑(정면)이 의도적으로 전술 수행에서 배제되면서, 필리 스페이싱이 원활히 안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구요.
빅 핸들러들이 스크린타고 저돌적인 돌파가 안되다 보니, 메인 스크리너인 엠비드의 후속 무브도 볼을 다시 잡아 1 : 1 공격하는 형태로 굳어져가는 추세입니다(팀의 공격 템포가 늦어지는 주요원인).
픽 앤 롤은 강력한 스트롱사이드를 형성해, 위크사이드에 확실한 스페이싱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강한 세팅이죠.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탑(정면)에서의 하이스크린 앤 롤입니다. 3점 라인 밖에서부터 확실하게 픽 앤 롤이 구사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필리 빅 핸들러들로는 이런 기동이 전혀 안되고 있구요.
그래서 정면을 배제한 채 사이드/로고 구간에서 픽 앤 롤을 수행하는 중인데, 당연히 공간 창출은 하이스크린 앤 롤에 비할 바가 아니구요.
스크리너 엠비드의 1 : 1 공격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유독 많은 것도 문제라 볼 수 있습니다.
1) 이는 결국 픽 앤 롤로 형성된 스트롱사이드가 약화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픽 앤 롤이 주는 그래비티의 약화),
2) 엠비드 1 : 1로 다시금 스트롱사이드가 형성되면서(엠비드 단독 그래비티), 엠비드가 더블 팀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3 경기를 지켜본 현재 필리 하프코트 오펜스가 원활하지 않은 건 결국 빅 핸들러 문제 때문으로 보이구요.
오늘 경기 시몬스(6 턴 오버)-토비(3 턴 오버)가 무려 9 턴 오버를 범했는데 이 턴 오버 9개가 모두 45도 방면 사선 돌파 중에 나왔다는 것도 위에 설명한 맥락에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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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빅 핸들러가 정면 픽 앤 롤이 안되고, 스크리너 없이 돌파가 안되며, 45도에서도 제대로 돌파를 못하는 문제가 오늘 여실히 드러난 거죠. 오늘은 엠비드 결장-하워드 파울 트러블 문제로 정상적인 2 : 2 게임이 안된 문제도 있었지만, 하워드가 있을 때도 두 선수의 45도 돌파 비중이 높았던 편이었습니다.
허나, 45도 돌파에서 두 선수가 무려 9개의 턴 오버를 합작했다는 건 팀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생각해요(정상적인 아이솔이 되는 볼 핸들러가 맥시 뿐이라는 문제점).
현재 필리는 빅 핸들러가 메인 볼 핸들러이고, 정상적인 아이솔/픽 앤 롤 수행이 가능한 볼 핸들러가 없다는 문제가 생각보다 빠르게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서 두 경기는 수비의 힘 + 엠비드 중심 공격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엠비드 없는 캡스 전에서 그 단점은 매우 심각하게 드러나고 말았는데요.
지금 필리는 2 : 2 게임으로 제대로 된 그래비티 형성이 안되니 슈터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중입니다. 그래서 코크마즈가 두 경기 연속 크게 부진해도 중용할 수밖에 없고, 정상 컨디션이 아닌 타이불은 아예 쓸 엄두도 못내는 거겠죠.
이는 타이불이 못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현 필리에 슈터가 중요하기 때문으로 봐야 합니다(물론 타이불도 정상컨디션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하이스크린 앤 롤을 자유자재로 수행가능한 PnR 볼 핸들러 수급 혹은 시몬스의 성장) 슈터 의존만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것은 어쩌면 필리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단적으로 엠비드가 정말 잘해주고 폼도 좋아서 어찌 어찌 이 문제를 커버하곤 있는데, 2 : 2 게임의 마무리가 엠비드 아이솔 위주라는 건 절대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2 : 2 게임 대부분이 엠비드 마무리로 국한되면 이는 필연적으로 더블 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엠비드는 더블 팀 대처가 좋은 선수가 아니니까요.
필리는 수년간 엠비드 더블 팀 문제로 인해 큰 곤욕을 치른 팀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닉스 전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고, 캡스 전은 부정적인 요소가 도드라진 경기였는데요.
그나마 다행인 건 닉스 전에 시몬스의 돌파 후속동작이 꽤나 좋았다는 점입니다. 이 경기 시몬스는 깊숙히 돌파 후 숏패스날리는 방식을 선보였는데,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최소한 지금까지보다는 좋은 시도로 보였습니다.
시몬스의 궁극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너무 얕은 돌파 후 짧은 킥아웃이었죠. 이는 시몬스 돌파의 그래비티를 포기하는 것이었고, 슈터가 슈팅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팀에 긍정적인 무브는 아니었습니다.
반면, 닉스 전에선 깊숙한 돌파 후 킥아웃 + 숏패스 + 림어택을 선보였는데, 이 선택이 꽤나 괜찮았습니다(디시전메이킹도 빨랐죠). 덕분에 필리의 볼 무브먼트도 상당히 좋아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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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움직임도 결국,
1) 사이드 핸드오프로 시몬스가 고 앤 캐치 상황에서 움직이며 볼을 잡을 수 있게 해줬다는 점(가속을 살린 채 돌파 가능),
2) 결국 45도 돌파라는 점,
이 수반되어서 가능한 무브이긴 했지만, 어떤 세팅이라도 일단 시몬스가 저런 깊숙한 돌파에 이은 숏패스를 날렸다는 건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저게 하이스크린 앤 롤을 통해 나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뭐든 시작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이렇게 깊숙히 돌파해서 킥아웃과 숏패스를 섞어주는 건 시몬스의 돌파 옵션 다양화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문제는 저런 움직임도 엠비드가 있어야만 가능했다는 것이고(위 장면에서도 엠비드가 탑 3점 그래비티를 형성해주죠), 엠비드 없는 오늘 경기에선 비슷한 장면이 턴 오버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하워드는 엠비드와 달리 3점 그래비티를 제공못하기 때문에 시몬스에게 스페이싱 제공을 해줄 수 없죠).
결국 이런 모든 문제들은 하이스크린 앤 롤 수행이 안되는 빅 핸들러가 메인 볼 핸들러라는 문제에서 기인합니다. 아무리 엠비드가 잘해주고, 시몬스가 DPOY 급 활약을 펼쳐줘도 이 문제가 해결안된다면 결국 중요한 순간에 필리의 발목을 잡을 거에요.
과연 필리가 이 문제를 어찌 해결할 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로스터로는 이 문제를 고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있을 거라는 점입니다.
과연 로스터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시몬스가 성장할 수 있을 지, 혹은 트레이드나 새로운 영입이 이뤄질 지 궁금하네요.
물론 지금 시몬스는 잘해주고 있습니다. 수비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고, 공격에서도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공격에선 엠비드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 아쉽구요(이번시즌 초반은 시몬스도 엠비드 있을 때 잘해주고 있습니다. 이건 긍정적인 변화이긴 하네요).
슈터를 다수 영입했음에도 생각보다 시몬스 중심 속공의 위력은 17-18시즌만큼 안나온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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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가 뉴욕한테 지고 브루클린이 샬럿한테 지길래 1위는 필라인가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