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브룩-월 트레이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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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2-03 12:35:21
1. 로켓츠는 리빌딩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임
월은 웨스트브룩과 동일한 기간, 동일한 규모의 슈퍼맥스 계약자입니다. 기간이나 샐러리 규모에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닌데, 1라운드 보호픽 하나로 웨스트브룩을 넘겼다는 건 로켓츠도 리빌딩 생각이 없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월을 굳이 받았다는 것이나 우드를 영입한 것 모두 리툴링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지, 리빌딩하겠다는 의지는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코빙턴 트레이드에 더해 이번 웨스트브룩 트레이드로 픽 수집을 했으나, 이건 리빌딩을 위한 안배라기 보다는 잃어버린 에쎗을 다시 채우는 과정이라 보는 것이 합당해 보입니다.
물론 리빌딩을 위한 기본적인 픽 수집은 해놨으니, 언제든지 리빌딩 모드로 들어갈 가능성은 있지만요(결국 하든 트레이드의 향방에 따라 리툴링/리빌딩이 결정되겠죠).
(추가) 사실 로켓츠 입장에선 리빌딩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로켓츠는 자체픽이 많지 않은데, 이 경우엔 리빌딩이 매우 어려워지니까요.
월-우드가 코어가 되어준다면, 만약 하든이 트레이드된다 해도 하든이 남길 어마무시한 에쎗, 유망주들과 함께 두 시즌 전 클리퍼스와 같은 돌풍을 일으킬 여지도 있습니다.
하든의 트레이드 매물로 르버트-딘위디 + a, 시몬스 + a가 거론되는 상황이니까요(실제 성사 가능성은 차치하고라도).
올스타 월 영입으로 하든을 설득시켜 남길 여지도 생겼다는 것도 주요 포인트입니다(월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이 설득이 먹힐 지는 미지수겠지만요).
(추가) 만약 월 영입이 하든 잔류로 이어진다면, 이 트레이드의 최대승자는 로켓츠가 될수도 있겠죠. 그래서 이 부분도 주요 포인트로 보고 있습니다.
월은 큰 부상 이후에도 몸상태가 좋다는 루머들이 계속 전해져 왔었죠. 허나, 사실 이런 큰 부상을 겪으면 단순히 지금 몸상태가 좋다고 해서 끝인 게 아니라 바디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큰 부상들이 연이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같은 팀의 커즌스만 해도 시즌아웃급 부상을 다시 당한 바 있고, 탐슨도 유사한 사례죠. 그래서 월의 건강도 2 시즌은 뛰어봐야 판단이 설 겁니다.
그래서 월의 몸상태는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 봅니다.
그럼에도 월-우드 코어로 리툴링한다는 생각 자체는 흥미롭네요. 하든 트레이드가 실제로 이뤄질지 여부가 관건이겠습니다.
사실 월이 회복만 된다면, 웨스트브룩보다 두살이나 어린 선수라는 것이 메리트이긴 합니다. 역시 월의 관건은 건강이겠지만요.
2. 웨스트브룩의 트레이드 가치는 높지 않았음
커리어를 좌지우지할 부상을 당한데다가 동일한 기간/규모의 슈퍼맥스 대상자인 월을 받는데, 1라운드 보호픽 하나가 들어간 게 전부였다는 것이 웨스트브룩의 현 가치를 대변합니다.
로켓츠가 사방으로 알아봤지만 웨스트브룩의 가치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그래서 결국 저런 트레이드가 이뤄진 거겠죠.
(추가) 웨스트브룩 트레이드가 어려웠던 건 현 시장 상황도 반영되었을 겁니다. 샐러리를 비운 대부분의 팀이 21년 FA를 노리는 상황이라, 장기/고연봉 계약자인 웨스트브룩 영입에 소극적이었을 거에요.
이런 부분도 로켓츠의 상황을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었을 겁니다.
웨스트브룩은 최근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컨디셔닝 문제가 계속 있었고, 결정적으로 버블에서 정말 안 좋았어요(코로나 여파 + 대퇴사두근 부상).
버블에서 안 좋았던 건 코로나 및 대퇴사두근 부상 여파가 분명하니 크게 걱정은 안하지만, 상대팀 입장에선 최근 경기력이 극도로 부진했다는 점은 영입을 꺼리게 된 주요 이유였을 겁니다.
웨스트브룩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안고있고 전성기의 끝자락에 있는 슈퍼맥스 대상자이니까요.
그럼에도 위저즈는 빌의 파트너로 웨스트브룩을 영입하는 도박을 했고, 전 이 도박이 성공할 거라 봅니다.
3. 웨스트브룩-빌 듀오의 위저즈는?
웨스트브룩은 중단 직전 정말 잘했습니다. 가히 all-NBA 1st team 레벨의 경기력을 보여줬죠. 즉, 여전히 웨스트브룩은 관리만 잘 받으면 충분히 All-NBA team 급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는 건데요.
월의 경기력이 미지수인 상황에서 브래들리 빌을 만족시켜줘야만 했던 위저즈 입장에선 웨스트브룩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이 팀의 감독은 스캇 브룩스죠. 웨스트브룩을 잘 아는 감독이고, 웨스트브룩을 잘 쓸 수 있는 감독입니다. 브룩스는 무려 7년간 웨스트브룩과 동고동락한 사이죠(슈퍼스타 웨스트브룩의 성장을 이끈 감독).
위저즈의 팀컬러는 우당탕탕 닥공 농구입니다. 슛찬스만 나면 일단 쏘는 농구죠. 웨스트브룩이 이런 시스템에서 얼마나 잘하는 지는 모두가 아는 부분이고, 위저즈 프론트오피스도 이 부분에 주목했을 거에요.
위저즈의 닥공 농구로 당장 동부를 제패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웨스트브룩 영입으로 위저즈는 다시금 플옵 컨텐더로 도약할만한 힘을 얻었습니다.
닥공 농구와 웨스트브룩의 조합은 분명히 성공적일 것이고, 그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영입은 성공가능성이 높은 도박이라 봅니다.
웨스트브룩은 위저즈가 추구하던 닥공 농구를 극한까지 끌어올려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비록 닥공농구 만으로 우승은 힘들다 해도, 일단 팀이 플옵 컨텐더가 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거에요.
그래서 전 위저즈의 선택을 좋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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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은 신의 한 수를 택했고 휴스턴은 정말 보이지 않는 길을 짜냈다는 느낌이네요..왜 서브룩을 그렇게 트레이드 해야만했는지까지는 내부사정을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