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이 발이 느려서 수비가 안 된다는 평가는 상당한 편견이 반영된 것입니다
마크 가솔은 전성기 때도 림프로텍팅으로 수비 임팩트를 줬던 선수는 아닙니다.
손을 잘 쓰고, 팀협력 플레이가 좋으며, 타이밍 적절하게 외곽 압박을 갔다가
림으로 리커버리하는 동작이 훌륭해서 수비임팩트를 남기는 선수죠.
리커버리 동작에서 파울을 피하며 적절하게 컨테스트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고요(이 부분이 훌륭한 수비수들의 특징이죠).
가솔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이 발이 느려서 수비가 안 된다라는 것인데, 일정 정도 이미지 왜곡이 담긴 평가이기도 합니다.
멤피스 시절부터 가솔은 픽앤롤에서 헤지를 탁월하게 갔던 선수에요.
7푸터들은 대체로 발이 느립니다. 제 눈엔 가솔보다 비슷한 사이즈의 너키치 발이 더 느려 보여요.
너키치는 지난 버블에서도 발이 느리고, 패스 연계동작의 판단 문제로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계가 많이 거론된 바 있기도 합니다(다만, 부상 복귀 상태라 가혹한 평가를 하면 곤란하겠죠).
그런데, 가솔은 단순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난 시즌 토론토는 수비 시 리그에서 빅맨들의 활동량을 가장 왕성하게 활용한 팀이에요. 코너 3점을 많이 허용한 것은, 가솔과 이바카가 수비시 외곽 압박을 공격적으로 했기 때문이죠(드랍과 헤지를 여러 디테일에 따라 변용함). 빅맨들이 외곽으로 나가니, 코너 윙수비수들이 림 수비 리커버리를 갔고, 여기에서 코너 3점 찬스를 내주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었습니다.
림야투 억제율이 트래킹 스탯으로 기록된 지난 몇 년간 가솔은 림 인근에서 상대 야투율을 그리 크게 억제했던 선수가 아닙니다. 쉽게 말해 고베어나 엠비드 류의 수비수가 아니라, 호포드 유형에 더 가까운 선수죠. 수비코트의 많은 영역을 책임지고 도움수비나 수비 앵커 역할에 탁월한 유형이라고 봐야 합니다.
지난 2년간 최강 레벨의 수비팀인 토론토에서 수비레이팅 압도적 1위가 가솔입니다. 넘사벽 수준이에요. 리그 전체로 봐도 야니스와 엠비드 정도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죠. 디테일 스탯들이 가공된 PIPM, RAPTOR 등의 여러 플러스마이너스 스탯들에서도 가솔의 수비 스탯은 굉장히 훌륭합니다. 아래는 정규시즌 팀내 RAPTOR의 스탯입니다.
RPM, BPM의 수비 부분도 모두 팀 내 1위고, PIPM은 라우리와 시아캄에 이어 가솔이 팀내 수비부분 3위를 기록했죠.
수비 임팩트가 한 시즌만의 것이면 플루크일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는 게 핵심이고요. 전년도에도 상황은 비슷했어요. 활동반경을 넓히는 수비를 했는데, 수비마진이 이렇게 꾸준히 훌륭했다면, 그 수비수의 수비범위 설정이나 컨셉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해야겠죠. 발이 느려서 외곽 수비를 못한다거나 하는 건 디테일이 없는 단순한 해석일 가능성이 높고, 일반적 경향에서는 오히려 외곽 수비 동선을 잘 가져가며 수비임팩트를 준다는 게 더 사실에 가깝습니다.
물론, 플옵으로 가면 출전시간에 제한이 걸리게 마련입니다. 실제 수비마진도 플옵에서는 정규시즌 대비 다소 하락했고요. 다만 이건 가솔만의 운명이 아니라, 모든 빅맨들의 숙명 같은 것이 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에너지레벨을 극한으로 올려, 코트를 사이즈 좋은 윙들로 채우는 컨셉이 몇 년째 유행 중이기에, 호포트급의 스페이싱과 스위칭이 되는 언더사이즈 빅이 아닌 이상은 거의 숙명적인 현상이고요. 심지어 이바카도 플옵에서는 출전시간이 많이 줄었어요.
글쓰기 |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자세한건 시즌 시작해보면 알수있겠죠?
스페인으로 돌아간다 라는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니까요.
개인적으로 보스턴팬인데 제발 토론토에 가솔이 나오기를 기도했거든요.